오늘 기대하고 기대하던 엠비씨게임 결승전을 봤습니다. 저저전이라 재미가 떨어질줄 알았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뮤탈3마리에 도망가는 스커지 6마리와 투해처리를 제압하는 원해처리. 저그대 저그의 극을 보여준 느낌입니다. 그 정도면 게임내용이면 손색이 없는 최고라 불릴만한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마재윤 선수의 경기는 전율이 일더군요. 블리치에서도 해처리만 깨지지 않았으면 이겼을수도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뭐 저저전이라 게임내용이 타 종족전에 짧을 수 밖에 없다고 여겼는지 게임과 게임사이의 시간이 불필요하게 길었다는 것빼고는 아주 만족입니다.
하지만 저를 정말로 화나게 하는 건 그게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특설경기장이었죠. 진주 공군 교육사령부라 해서 애초에 짐작은 했었습니다.
관중이 많이 안 와서 그랬는지원래 관중수에 관계없이 군인들을 자리에 배치시키기로 협의 되어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게임 중간중간에 카메라가 관중석을 비춰주더군요. 근데 묘한 이질감을 느낀 건 저뿐입니까?
앞 좌석에는 일반인들이 각종 응원도구를 들고 좋아서 응원하는 반면에 군인들 사이로 카메라를 비춰주자 다 부동자세더군요. 솔직히 말해서 그 군인들 불쌍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카메라가 비추자 약간 자세가 흐트러진 군인이 깜짝 놀라 바로 각잡는거 보고 안스럽고 안타깝더군요. 참 나. 아니 군인들을 응원에 이용한 건 좋은데, 꼭 그렇게 응원을 시켜야만 합니까? 응원이란 본래 침묵이 없는 법입니다. 더러는 아주 긴장감이 감돌거나 팽팽할때 분위기에 조용해지는 법도 있긴 하지만 응원이란 신나고 재미있게 해야 하는 겁니다. 근데 무슨 목석인형도 아니고 각잡고 눈만 부리부리하게 뜨고 있고, 아 진짜 티비보는데 확 티비 꺼버리고 싶었습니다. 앞쪽에서는 신나게 응원하고 또 뒤쪽은 그 응원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각잡고 그냥 앉아 있기만 하구요. 군인이면 그렇게 굴려도 되는건가요?
또 엠비씨게임은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했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아예 응원을 배제 시키던지 아니면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아니더라도 편하게 관람하게 해주게 하던지 무슨 조치를 취했어야죠. 무슨 군인들이 봉도 아니고. 국가에서 불러서 2년 넘게 있는 것도 그런데 무슨 민간인들이 하는 대회에 왜 그들이 들러리가 되어야 되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날씨는 춥게 보이더군요. 앞에 배슬기양이 노래할떄 보니까 치마가 한 쪽으로 계속 쏠리는 것으로 보아 바람도 많이 불었을거 같은데 한 2시간 정도 했습니까? 군인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그 추운 날 그래야 하는 건지.
저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오바하는 것일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온 사람으로서 별로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정말  엠비씨게임~~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