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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3/05 23:48:03
Name sylent
Subject OSL 관전일기 - 자멸한 변은종
<OSL 관전일기 - NHN한게임배 스타리그 3,4위전>

'NHN한게임배 스타리그 3,4위전'은 많은 팬들의 예상을 뒤엎고 나도현 선수가 3 : 2의 스코어로 승리하였습니다. 모든 테란 플레이어를 집어 삼킬 것 같았던 '테란 헌터' 변은종 선수였기에 많이 아쉬운 오늘이었습니다. 마지막 GG 선언 직후 보여준 변은종 선수의 지뿌러진 미간에서 스스로에 대한 원망을 읽은건 비단 저만이 아닐것입니다.


'폭풍', '삼지안'의 계보를 잇는 '뉴웨이브'

변은종 선수는 '폭풍' 홍진호 선수, '삼지안' 박경락 선수와 함께 테란전 스페셜리스트로 손꼽힙니다. 세 선수의 경기 운영 철학은 각각 다르지만, 공통분모가 있으니 바로 '레어'에서 경기를 마무리 한다는 것입니다.

'황제' 임요환 선수의 등장 이후 꾸준히 발전해온 테란 플레이어들의 바이오닉 컨트롤은 소규모 혹은 중규모의 저글링/럴커를 순수 바이오닉 병력만으로 상대하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저글링 1부대와 럴커 6마리가 마린/메딕 2부대에 쫓겨 다녀야 하는 신세가 된 것입니다. 경기가 흐르면 흐를수록 강해지는 마린/메딕에 비해 후반으로 갈수록 저글링/럴커의 공격력은 상대적으로 작아지기 때문에 저그 플레이어는 테란의 병력 구성이 완성되기 전에 기본 병력의 수를 줄여줘야 합니다. 저글링/럴커로 상대방의 마린/메딕의 수를 줄여주지 못하면 가디언 혹은 디파일러를 생산하기 직전에 달려드는 업(!)마린/메딕/탱크/베슬 조합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마린/메딕을 잡을 수 있는건 럴커밖에 없다"는 신조를 가지고 있는 듯 변은종 선수는 지속적으로 럴커를 모읍니다. 그리고 바이오닉 병력만으로 상대하기 벅찬 수의 럴커가 모였을 때 반드시 교전을 유도하고, 상대의 마린/메딕을 잡아냅니다. 여의치 않을때 가끔 '하이브' 체제로 넘어가곤 합니다만 대부분의 경우 후속 저글링/럴커와 함께 그대로 밀어부쳐 승리를 따냅니다. 1가스든 2가스든 3가스든 상관 없이 "일단 한번의 전투는 이겨야 한다"는 굳은 의지가 그의 높은 승률을 지탱해왔고, 그 전투의 선봉에는 언제나 럴커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펼쳐진 다섯 경기에서 볼 수 있었던 럴커는 단 4기뿐, 게다가 섬맵 <패러독스2>에서였습니다.

첫 번째 러쉬에 패한 1경기와 두 번째 러쉬에 패한 2경기. 이 두 번의 경기는 논리적인 설명이나 전략 혹은 전술에 대한 언급조차 버겁습니다. '평소만 못한 플레이'라고 말하기에도 미안할 정도로 허무한 패배였기 때문입니다. 큰 경기에 대한 경험의 부족이 낳은 극도의 긴장감 때문이라고 납득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연이은 패배를 통해 각성한 것일까요. 3경기와 4경기에서는 '변은종스러움'을 찾아가는 듯 보였습니다.


냉정과 열정사이

벙커러쉬/치즈러쉬 라는 강력한 카드를 보유한 나도현 선수, 게다가 손쉽게 2승을 챙길 수 있었던 나도현 선수였기에 여유를 가지고 2팩 메카닉을 시도할 수 있었습니다. 벙커러쉬가 실패한 상황이기 때문에 나도현 선수의 첫 진출 타이밍이 늦는 것이 자연스러웠음에도 불구하고 수상한 냄새를 느끼기라도 한 듯 변은종 선수는 절묘한 위치에 성큰 콜로니를 건설합니다. 저글링과 성큰 콜로니로 벌처의 난입을 차단한 변은종 선수는 "1가스 메카닉은 3해처리 히드라가 답"임을 증명해보이며 냉정한 경기 운영으로 <노스텔지어>에서 승리합니다.

이제 <패러독스2>에서 가장 강력한 저그 플레이어라면 변은종 선수를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 해처리를 늦게 가져가는 대신 빠른 테크트리를 확보한 변은종 선수는 집요한 뮤탈리스크 컨트롤을 통해 다수의 SCV를 사냥하였고, 자원 수급율의 우위를 바탕으로 나도현 선수의 대규모 드랍을 손쉽게 막으며 승리하였습니다. 나도현 선수는 변은종 선수의 뮤탈리스크를 '견제'로 해석하였기에 발키리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레이스를 선택하였으나 이는 효과적인 방어에 실패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골리앗, 레이스, 터렛의 공격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SCV를 잡아내는 뮤탈리스크에서 변은종 선수만의 뚝심과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자멸한 변은종

<기요틴>에서 펼쳐진 5경기는 가스 러쉬에 성공한 변은종 선수의 페이스로 흘러가는 듯 보였습니다. 벙커/탱크 조이기는 (변은종 선수의 납득하기 어려운 실수만 아니었다면) 정상적인 타이밍의 저글링 3부대와 뮤탈리스크 8기 정도로 충분히 제압할 수 있었습니다만, 본진을 지키고 있던 저글링 1부대를 터렛을 건설중인 SCV 1기와 바꾸고 진출해 있던 저글링 1부대를 나도현 선수의 후속 병력에 헌납한데다가 '레어' 타이밍 까지 늦는 등 불운에 실수가 겹치면서 아쉽게 GG를 선언해야 했습니다. 변은종 선수에게는 전략과 전술, 컨트롤보다 큰 경기를 치루는 마인드가 우선되어야 함을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뉴웨이브'에게 거는 기대

박태민 선수와 함께 '조진락'을 이어갈 차세대 저그 플레이어이기에 변은종 선수에게 거는 저그팬들의 기대는 매우 높습니다. 주먹만한 실패 뒤에는 주먹만한 성취가 있고, 산덩이 같은 무너짐을 품으면 산덩이만한 성취가 있습니다. '차기 스타리그의 마지막 시드'라는 대어를 놓친 오늘을 거울 삼아 열혈 저그의 선봉에 다시 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벙커러쉬/치즈러쉬에 의존한다는 세간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를 잃지 않으며 결국 차기 스타리그에 입성한 나도현 선수의 분발도 지켜보아야 할 것입니다.



2004/03/05, syl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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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yHigh~!!!
04/03/05 23:57
수정 아이콘
으.. 변은종 선수 온게임넷에서 대테란전 4패가 전부다 나도현 선수 이군요 ㅠㅠ
미츠하시
04/03/06 00:02
수정 아이콘
첫번째 두번째를 너무 허무하게 넘겨 준거 같습니다 변은종선수를 우승할꺼라 예상했던 사람으로써 너무 슬픔니다 듀얼에서 꼭 진출 하세요~
후추가루
04/03/06 00:04
수정 아이콘
오늘 1,2,5 경기의 변은종선수는 평소의 변은종선수가 아닌거 같았음..
Zard가젤좋아
04/03/06 00:16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어바웃스타크래프트 에서의 정신못차리는 세갈래드랍을 보고싶엇는데.. 드랍을 한것은 패러독스뿐..
그레이브
04/03/06 00:22
수정 아이콘
오늘의 3.4위전에서 변은종선수가 조진락 정도의 자리에 오를면 아직도 많은 것이 필요하다 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체적으로 경기에서 매끄럽지 못한 운영과 잦은 실수가 분투했음에도 불구하고 3:2로 패했던 원인으로 보입니다. 역시 큰경기 경험부족일지? 이번의 패배가 쓴 약이 되서 좀더 강해지기를 바랍니다.
04/03/06 00:40
수정 아이콘
도대체 5전 3선승에서 저그가 테란한테 이긴 적이 있나요?
생각나는 건 정식 리그가 아닌 왕중왕전/위너스 챔피언십 밖에 없네요.
결승에서 저그가 테란에게 전패한 건 그렇다 쳐도, 준결승/3,4위 전에서 조차도 저그가 고전하네요..
4강, 3,4위전이 3전 2선 승일 때는 몇번 저그가 이긴 것 같긴 합니다만.. 5전 3선승이 되면 상성을 뒤엎기 정말 힘든가 보네요.
베링방정식
04/03/06 00:40
수정 아이콘
경기운영은 조진락에 못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심리적인 측면은
불안정한 느낌이 있습니다. 아직은 방송무대에서 신인급이라서
그런걸지도 모르겠군요
04/03/06 00:48
수정 아이콘
전유님 // 오늘 경기에 '상성'의 영향은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나도현 선수는 일반적인 수준의 플레이를 보여주었으나, 변은종 선수가 일반적인 대처를 하지 못했기에 패배한것 같습니다.
서쪽으로 gogo~
04/03/06 00:49
수정 아이콘
온게임넷 스타리그 첫출전에 이정도면 좋은 성적입니다. 꼭 듀얼 통과해서 저그의 로망을 보여주세요.
04/03/06 01:09
수정 아이콘
오늘 경기에서 상성이 문제라는게 얘기가 아니구요.
5전 3선승에서 저그가 이긴 적이 있나 궁금해하는 겁니다.
04/03/06 01:12
수정 아이콘
전유님 // 네, 제가 잘못 이해했네요. ^^;
포켓토이
04/03/06 01:25
수정 아이콘
그런데 나도현선수 다음시즌에 출장가능한가요? 군대문제가 상당히 시급한 것으로 아는데.. 나도현선수가 출장포기하면 시드는 변은종선수에게로 넘어가는건가요?
네로울프
04/03/06 01:36
수정 아이콘
아...제목을 이렇게 달아버리시면....ㅠ.ㅠ
재방송 볼려고 들왔는데...ㅠ.ㅠ
어딘데
04/03/06 01:55
수정 아이콘
네로울프님// 결과를 모르는 상황에서 재방송을 보고 싶으면 그 사이엔 pgr에 접속 하지 않는게 좋을 듯 합니다ㅡ.ㅡ;
FlyHigh~!!!
04/03/06 02:11
수정 아이콘
전유님/

스카이02배때 3,4위전에서
베르트랑 vs 홍진호 선수 해서 홍진호 선수가 이기지 않았나요??
마아가린
04/03/06 02:11
수정 아이콘
축구경기가 끝난뒤 축구 팬사이트에 들어와서 게시판에 쓰여진 글제목 때문에 재방송 보기전까지 알고 싶지않았던 결과를 알게 되었다고 하소연한다면...
Reminiscence
04/03/06 06:33
수정 아이콘
FlyHigh~!!!님//별로 차이는 없어 보이지만 SKY2002배의 3.4위전은 3전 2선승제였습니다.
해피맨
04/03/06 09:10
수정 아이콘
두게이머 모두 좋아하는지라 아무 생각없이 보다가 마지막에는 변은종 선수에게 기울고 말았습니다.
잘해서가 아니라 너무 답답해서요.;;(저만 그랬나요?)
"진짜 변은종 맞아?"를 연발했더랬죠.
저도 저그로 플레이 할때는 드론 욕심을 부리긴 합니다만, 어제의 5경기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더군요.
변은종 선수, 테란의 초반 러시 타이밍을 정교하게 가늠하는 플레이에 더 신경을 써야할것 같습니다.
나도현 선수의 스타리그 3위 입성을 축하하며, 차기 리그에서는 업그레이드 된 변은종 선수를 기대하겠습니다.
04/03/06 09:36
수정 아이콘
끄윽, 네로울프님 죄송합니다. 제가 그부분을 깜빡했네요;
04/03/06 10:28
수정 아이콘
K.DD님 // 그러쿤요, 이런 실수를. 그동안 발키리는 레이스보다 비싸고 오래걸리는 유닛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vividvoyage
04/03/06 13:58
수정 아이콘
이번에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요즘 TV를 못보고 지내는지라 sylent님의 글을 보면서 위안 삼고 있답니다. ^^;
04/03/06 15:51
수정 아이콘
vividvoyage님 //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
김광일
04/03/06 19:51
수정 아이콘
본문 마지막즘에 버글링->저글링이요..^^;;버로우저글링인가하면 한참 생각했습니다;;암튼 변은종 선수는 박태민 선수에게 당했던 패배도 복수도 하고 신흥 강호 저그유저로서 강한 인상을 남긴 리그였다고 생각됩니다. 4강에 유일한 저그가 증명해주었죠. 그런데 쓸데없는 질문하나만.. namomokiller라는 전설이 정말 변은종선수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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