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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11/07 06:01:07
Name legend
Subject 저그의 동그라미, 세모, 네모.세가지 스타일, 세가지 모양.
저그란 종족은 다른 두 종족과는 다른 체제를 갖추고 있습니다. 해처리와 라바를 통해
모든 유닛을 생산하고 자원을 채취하죠. 그래서 타종족과 달리 체제변경이 유연하기 때문
에 변화의 속도 또한 빠릅니다. 그리고 해처리 숫자에 따라 생산력 또한 배로 증가하면서
세종족 중 가장 물량이 좋습니다.

이런 특징때문에 저그는 운영이라는 부분에 특화된 종족입니다. 체제가 유연하지 못하고
유닛도 어느 수준 이하로 한정되어 있는 타종족들은 어떤 테크를 타느냐, 어떤 유닛을
뽑을것이냐에 따라 플레이의 방향이 결정되고 그것은 곧 스타일의 차이를 불러옵니다.
이에 반해 저그는 특유의 유연함과 생산력 덕분에 어느 특정 테크나 유닛에 집착하지 않
아서 스타일구분이 타종족의 게이머보단 엷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그게이머에게도 구분을 지어보자면 세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데, 가장 적절한
예시로 동그라미와 세모, 그리고 네모로 나눌 수 있다고 봅니다. 왠 모양새냐? 사실 스타
일구분이라고 해도 결국 저그는 공통적으로 운영이라는 베이스가 깔려있기에 그것을 어
떤 형식으로 진행시키느냐의 차이일뿐이라서 모습도 그리 큰 차이는 없습니다.


동그라미, 원의 대표적인 게이머라면 마재윤선수를 뽑을 수 있습니다. 마재윤식으로 대표
되는 원의 운영은 예전까지의 저그와는 달리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며,
상대의 약점을 간파하여 그쪽으로 밀어붙이는, 상당히 세련되고 예리한 플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그의 장점인 유연성을 극도로 활용하여 상대가 무얼 해도 다 막아낼 방패로
변했다가, 그 공격을 막은 후엔 상대의 빈틈을 찌를 무기로 순식간에 변화하여 비수를 꽂
는, 정말 유(柔)의 극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이러한 플레이는 깔끔하고 세련되어서 보기에도 좋지만 한가지 약점이 있다면 상대
방을 예측하지 못하거나, 상대방이 예측 밖의 기이한 플레이를 했을때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즉, 게임전체를 꿰뚫는 예리한 통찰력과 판단력이 없다면 아무나 할 수 없
는 플레이입니다. 그래서인지 딱히 원형 저그게이머는 마재윤선수 외엔 떠오르지가 않습
니다. 박태민선수는 원형과 사각형의 사이 정도에 위치해 있다고 생각되고, 김준영선수는
원형쪽이긴 하지만 네모와 세모쪽에도 지분을 가지고 있기에 진정한 원형 게이머라고 보
긴 힘들다고 보입니다. 이런 원형 게이머는 저그의 유(柔)를 가장 잘 표현해낸 게이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모, 삼각형의 대표적인 게이머를 뽑자면 박성준선수를 들 수 있습니다. 이 선수들은
다른 원이나 네모형 선수들처럼 유연성이나 생산력이 아닌 또 다른 저그의 장점에 주목
했습니다. 바로 순환력이죠. 저그는 다른 두종족보다 유닛생산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생
산력뿐만 아니라 병력순환속도도 타종족을 압도합니다. 바로 이런점을 활용하여 세모형
선수들은 끊임없는 공격을 통해 상대에게 피해를 입히면서 자신은 저그의 빠른 순환속도
를 이용해서 다시 상대보다 많은 병력으로 몰아붙이며 경기를 펼쳤습니다. 이런 저그의
순환력은 곧 공격성으로 드러났고 현재 대부분의 공격형 저그선수들은 세모형이라고 보아
도 무방합니다.
그러나 세모형 플레이가 다 그렇듯이 공격을 갔을때 상대에게 피해를 입히지 못하면 어이
없이 패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제아무리 순환력이 좋다고 해도 상대가 피해를 입지 않는
한, 해처리와 드론으로 갈 자원을 병력에 투자했기 때문에 가난에 쪼들리다가 굶어죽는
수밖에 없게 되는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세모형 선수들은 유닛 컨트롤에 모든 힘을 기울
여 플레이합니다. 병력을 통해 상대에게 피해를 못주면 지기 때문에 정교한 컨트롤능력
이 없으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는 박성준선수 외에도 세모형의 원조인 변성철, 그리고 초기
세모형의 대표주자 홍진호, 드랍을 통해 좀 더 치명적인 곳에 소수의 병력으로 타격을 주
는 날카로운 세모형 플레이를 창조한 박경락, 그리고 이외에 변은종, 심소명 등이 있습니
다. 이들 세모형 게이머들은 일반 저그의 플레이와는 달리 상당히 특색있고 멋있는 플레
이를 펼쳐서 많은 주목을 받고 구분도 쉽습니다. 세모형의 플레이는 운영의 저그라는 타
이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스타일이며 저그는 운영만이 아니다라고 외치는, 저그라는
종족의 공격성을 가장 잘 들어낸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네모, 사각형의 게이머라면 조용호 외의 올드저그, 그리고 왠만한 일반저그들의 모습이
다 이렇습니다. 원형은 유연성, 세모는 순환력, 그렇다면 네모에게 남은건 한가지밖에 없
죠. 바로 생산력. 사우론저그로 대표되는 무한멀티와 무한해처리로 맵을 보라색 크립으로
잠식해나가며 닥치는대로 자원을 모아 병력으로 환산, 그리고 밀어붙이는 각지고 투박한
플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제 티원과 소울의 경기에서 성학승선수의 고별전이 어찌보
면 그런 모습의 일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좀 플레이가 엉성했긴 했습니다만, 마지막에
보여준 끊임없는 저글링, 히드라의 물결이 네모형 플레이의 가장 좋은 예시라고 할 수 있
겠죠. 보통 저런 것들을 저그의 로망이라고 부른다죠?^^
아무튼 네모형은 원형처럼 고도의 운영능력을 필요치도 않고, 세모형처럼 아슬아슬한
줄타기같이 공격컨트롤에 목숨 걸어야 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저그유저들이 네모형 플레
이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그저 멀티에 해처리 피고, 드론 채우고, 자원 캐고, 다시 그걸 병
력으로 환산하여 세력을 넓힌 후 그 곳 멀티에 다시 해처리를 피는 반복작업을 하면 되니
까요.
물론 사각형 플레이도 단점은 있습니다. 사각형 플레이의 핵심은 멀티와 해처리입니다.
두가지 중 하나라도 없으면 플레이의 중심인 생산력을 뿜어낼 수 없습니다. 이러한 점을
노려서 저그멀티를 저지하고, 해처리를 많이 늘리지 못하도록 하는것이 중요합니다.
또는 해처리를 아무리 많이 늘려도 오히려 자원과 생산량에서 압도하는 방법도 있죠.


이상 저그의 세가지 스타일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사실 이외에도 원과 네모가 합쳐진 모양이라던가, 마름모꼴 모양, 오각형 모양 등등 다양
한 모양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조합이 되는 세가지 모양은 있습니다.
동그라미, 세모, 그리고 네모.
저그란 참으로 단순하면서도 어려운 종족이란게 이 글을 쓰면서 느껴집니다.^^;;



ps.poll&broadcasting 게시판(PGR메인 하단부에 있습니다.)에 설문글을 올려놨습니다.
여러 참고자료가 될지도 모르니 많은 분들이 투표해주셔서 프로게임계의 동향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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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키부키
06/11/07 09:32
수정 아이콘
아!~@0@ 쌍쌍 브라더스~ 아!~@0@ 쌍쌍 브라더스~
나만의제라드
06/11/07 10:38
수정 아이콘
순환력과 생산력의 차이점이 먼가요???
영혼을위한술
06/11/07 11:13
수정 아이콘
나만의제라드//
순환력은 생산된 유닛을 그때 그때 바꺼치기 해 줌 으로써
상대방도 혹은 자신도 서로 유닛을 못 모으게 하는 것인데
제생각이지만 기본적으로 생산력또한 어느정도 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삼성준선수의 순환력은 대단하죠..
생산력은 말 그대로 자원을 남기지 않고 유닛을 생산한단 말인데
솔직히 순환력이랑 별 차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본문에서 legend 님이 말하고 싶은 것은
공격형 저그는(세모) 어느정도 유닛뽑을 자원만 모이면 바로바로
공격해 들어가는 공격적인 스타일이고(공격적+가난함+컨트롤)
사우론 저그(네모)는 공격보단 확장 그리고 많은 자원을 바탕으로
유닛을 쏟아붇는..(세모보단 덜 공격적이면서 원형보단 더 공격적인)
부자스타일을 좋아하는 게임머를 구분짓기위해서
구분해서 쓰신것 같습니다..
06/11/07 12:21
수정 아이콘
순환력과 생산력은 좀 다른것 같습니다.
legend님이 생각하시고 말씀하신걸 추측하자면.

순환력은 소수,중규모의 병력의 바꿔치기로 유닛 회전시간이 빠른
저그의 강점을 이용하는것이고..

생산력은 많은 해처리와 많은 라바와 많은 자원을 통해
대규모접전에서 승리를 얻고. 패배하더라도 재차 물량을 확보할수있는
규모와 공격/방어 방법의 차이라고 생각됩니다.

뭐 그렇단 말이죠. ^^
Mr.쿠우의 절규
06/11/08 01:07
수정 아이콘
마재윤 선수가 원이군요.
어떤 상황에도 잘 대처하는 유(柔)함.
그 원을 잡으려면 더 큰 원으로 덮는 수밖에 없는 건가요. 역시 대인배!(응? 이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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