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 VS CJ Entus.

SKY 프로리그 2006 드라마 같은 명승부가 끝났습니다.

1경기 김윤환선수의 서지훈선수상대로 벌쳐 플레이를 통해 이득을 가져가고 승리로 이끌어가는 운영도 좋았고,

2경기 변형태선수와 김세현선수의 깔끔하지 못했지만 엄청난 난전이 몰입도 100%였으며,3경기 조용호/오민규선수의 5드론+벙커링 전략도 좋았습니다.

팀플에서 보통 저그들이 9드론을 하는데....... 그상황에서 그 전략을 시도할수 있다는것도 대단한겁니다.

하지만....... 오늘 아마도 화제가 되는것은 4경기겠죠.

블리츠. 박영민 VS 박정석. 신 프프전 강자 VS 원조 프프전 강자(현재도 마찬가지로) 끼리의 대결로 기대를 모을만 했죠.

여기서 논란이 일어났습니다.

무승부.......

보통 무승부가 나오면 테테전에서 많이 나오는데,(그나마 그것도 흔치않죠.) 플플전에서 희대의 무승부가 나오고 말았습니다.

여기서 박영민선수의 플레이에 문제를 지적하신것도 많은걸로 압니다.

'너무 지루하다'

심하게 말하면 '아무리 팀의 승리를 위해서지만 치사하다'는 등.......

하지만,생각해보세요.

경기 내용을 한번 살펴봅시다.

초반 박영민선수는 다크템플러 전략을 준비했고,그것은 박정석선수의 허를 찔렀습니다.

허나,박정석선수의 환상적인 프로브 비비기와 옵저버로 막히고,상당히 악재가 겹쳤습니다.

이후에 박영민선수는 멀티를 따라가고,박정석선수는 압박을 나갔습니다.

그 압박에서 박영민선수는 앞마당이 파괴되는 어마어마한 손실을 얻었습니다.

자,여기서 조금만 생각해봅시다.

이 상황에서 역전할것이라 생각할수 있었을까요?

초반 다크가 별 이득도 보지 못한채,멀티가 늦었고,그 멀티마저 깨졌습니다.

그것도 박정석선수를 상대로 말이죠.

근데,더욱 놀라운것은,멀티도 늦었고,물량도 밀렸는데,오히려 트리플 넥서스라는 배짱을 부렸습니다.

그리고 물량의 차를 테크로 극복하는 훌륭한 플레이를 박영민선수는 보여줬죠.

근데,성공했어도 여전히 위기였습니다.

박정석선수의 하템 견제에 당하기도 했고,게이트 늘리는 타이밍도 늦었고요.

게다가 결정적으로 12시 2가스 멀티가......

상대의 손에 넘어갔습니다.

중간에 아콘이 많아서 이길것도 같다 싶었지만,12시를 박정석선수가 가져가면서,박정석선수도 조합을 갖추면서 박영민선수가 역전할수 있다는 생각은....... 하기 힘들었을것입니다.

12시쪽을 허용하지 않는 집요한 아비터 리콜. 하지만 그게 막혔습니다.

계속해서 공격을 가해도 박정석선수는 뚫리지 않았습니다.

박영민선수는 아마 알았을것입니다.

그 상황에서...... 자신이 이길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하지만...... 곧 그는 생각해냈습니다.

'이기지는 못할지라도 지지는 않을수 있다.'

그리고 그 지지 않을 실마리인 다크아콘을 선택했고,그 선택은 베스트 초이스였습니다.

그것은 영웅을 흔들리게 만들기에 충분했죠.

결국....... 그 엄청난 대군을,막을수 없을것 같던 대군을 다크아콘 다수와 캐논,소수 하템으로 기적적으로 방어에 성공하면서,무승부로 이끌어내었습니다.

솔직히 눈물이 났습니다.......

T1팀이 아닌선수들이 하는 경기에서....... 눈물을 흘리는것은 처음이였습니다.

최근들어 이런 감동은 찾아볼수가 없었습니다.

한선수는,초반 잡았던 승기를 계속 놓치지 않으려던 집념의 플레이를 보여줬고,한선수는 초반 놓쳤던 승기를 다시 뺏어올수 있기 위해 계속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는........ 그 실마리를 말이죠. 그리고 결국 실마리를 찾아내었습니다.

이 감동을....... 훼손하기에는......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안드십니까?

박정석,박영민선수.

두선수다 수고하셨습니다.

박정석선수,비록 이후에 패배했지만 영웅의 모습을 충분히 볼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개인리그에서 다시 볼수 있길 기대할께요.

박영민선수,정말 프프전 강자로 인정해줘야 되겠습니다.

당신은 그상황에서 할수있는 최선의 플레이로,결국 플토의 재앙을 출현시켰고,플토의 재앙이 퍼펙트를 출현시키게 했습니다.

양선수 모두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