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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3/05 06:42:02
Name Laurent
Subject 눈내리는 날 봄을 기다리는 마음에서 시 한수 올립니다.
가끔은 잃어버린 유령을 만날 때가 있다.
꽃내음 나리는 봄 날의 어느 해 질 무렵
길 위에 언득 옛 친구의 그림자처럼 희미하게
어슴푸레 노을져 반투명한 방울 같은 그리움을 만날 때가 있다.
곤히 잠든 대뇌의 아스라한 바닥처럼
움직일 때마다 아찔한 남은 미열의 느낌처럼
흐드러지는 벚꽃의 춤사위는 목너머 울음인다.
살며시 이지러지는 실바람의 터진 망울
오래전 추억들을 미련스레 꺼내어
나무그늘 아래서 소꿉질이라도 하고 싶은 지금
겉이나마 단단한 체 껍질 굳은 영혼을 부스러뜨려
간절히 그를 원할 때가 있다.
하마 영원히 잊어도 느끼지 못할
기나긴 시간을 오랜만이라
그 이름인양 부르며 펑펑 울리라.
짐짓 당황스레 내 두 손의 서늘한 실핏줄로
그저 어색한 두 어깨를 안아주리라.
아직 멎지 않은 혈액이 흘러
붉은 손끝 마디마다
사랑했던 목숨의 온기를 맞을 수 있게.
아주 가끔은
끝없는 마음의 미로 한 켠에서 그를 만날 때가 있다.
알아서 슬프고 슬퍼서 엷어져 한 줌의 연기처럼 흩날리는
꽃잎처럼 애처로운 그와의 기억을 만날 때가 있다.



                                        -봄날의 유령
                                         originally written by YEMON

저의 졸시입니다.
아스피린같은 5월의 나른한 봄날이 되면... 저그의 시인 변성철 선수가 생각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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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매직
04/03/05 06:55
수정 아이콘
첫 답글;을 달게 되어 영광입니다-0- 이 이른시간에;;
잃어버린 유령; 이라니_ 너무 마음에 드는 표현이네요^-^
저는 언제쯤 이런 글을-_ㅠ
04/03/05 10:28
수정 아이콘
스타와 문학을 사랑하시는 분.. 제 이상형이시군요..(남여 통틀어..) 눈오는날에 잘 읽고 갑니다. ↓분들도 좋은 하루 되십시오 ^^ 눈이 그쳤군요.. ;; 눈쌓인 날에로 정정합니다
슬픈비
04/03/05 12:45
수정 아이콘
아..첫 댓글을 님의 시에 달게 되서 영광이네요^^;; ↑님 여기는 눈이 다시 내립니다^^;; ↓분 좋은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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