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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11/03 12:16:06
Name 히로하루
Subject 강민 VS 마재윤... 3경기에 대해
어제 경기 중 가장 재미있었던 경기는 아무래도 1경기였겠죠.
둘 다 먹을만큼 배부르게 먹고 뽑고 싶은 유닛들 마음대로 뽑고 싸운...
역시 토스가 마음먹은대로 먹고 싸우면... 조합만 제대로 갖추면...
저그의 유닛에게 정말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준 한판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느낀 어제의 하이라이트는 3경기 블리츠에서의 경기였습니다.
마재윤 선수의 능력이 최대치로 뿜어져나온 장면이 곳곳에서 보였습니다.
몇몇 포인트를 중심으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관전 포인트 1. 전진 압박 해처리

1시에 위치한 마재윤 선수가 중앙을 가로막고 있는 미네랄의 오른편에 위치한 멀티를
먹을 것이라는 것은 어떤 프로토스라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보통 발업질럿의 압박을 줄이기 위해 중앙 미네랄을 뚫는 것은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 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마재윤 선수는 초반부터(정확히 말하면 럴커가 나올 수 있는 타이밍부터)
중앙 미네랄을 뚫고 그 왼편에 있는 멀티를 먹어버립니다.
바로 강민 선수가 앞마당에서부터 병력을 진군시키기 위한 진출로 언덕이었죠.

그리고 그 멀티를 먹는 순간의 병력의 공백기를 (발업 질럿의 압박 타이밍)
스타급 센스의 럴커 변태 길막기로 너무나 유연하게 넘깁니다.

앞마당 앞쪽 언덕을 내준 강민은 과감하게 7시와 5시 멀티를 동시에 시도하고
한동안 그 자원이 활성화되어 돌아가지만,
마재윤 선수는 그 멀티를 치는 대신 다른 대응을 보여줍니다.


관전 포인트 2. 본진 드랍 and 가디언

5시 멀티와 7시 멀티의 자원이 축적될 즈음,
마재윤 선수는 가디언과 더불어 저글링, 히드라, 럴커 드랍을 본진에 감행합니다.

일반적으로 가디언만 사용해서 괴롭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대부분 시간끌기용 + 스톰 낭비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어제의 마재윤 선수는 저글링과 럴커, 히드라까지 드랍함으로써
본진의 기능을 일순간 마비시켜 버립니다. 즉 5시와 7시에서 채취되던 자원이
쓸 곳이 없어진 것이죠.

그리고 그 순간에도 마재윤 선수의 자원캐는 곳은 총 4곳...
병력이 정리되는 1~2분동안 저글링, 럴커를 마음껏 뽑아내고
울트라와 디파일러 테크를 충분히 갖출 수 있는 시간을 벌었습니다.

멀티를 파괴시키는 대신,
그 자원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게 만드는 방법을 택한 것이죠.

그리고 본진 드랍했던 병력이 정리되던 순간,
본진과 가장 멀리 떨어진 5시 멀티를 밀어버립니다.


관전 포인트 3. 강민의 최후 공격, 그러나...

강민 선수는 5시가 밀리자, 앞마당 언덕쪽을 향해 최후의 러쉬를 감행합니다.
질럿과 템플러 등은 충분히 있었기 때문에 한방은 어느정도 강력했습니다.
본진 드랍과 5시 멀티 공격 등으로 병력이 분산되어 있던 마재윤 선수의
전진 압박 해처리쪽의 성큰 라인이 거의 뚫릴 시점에서 럴커 대략 6기 가량이
그 아래쪽... 길이 막혀 있는 아래쪽에서 버벅대고 있습니다.

돌아서 오려면 이미 해처리가 날아가고 없을 상황...

여기서 마재윤 선수의 엄청난 연습량과 센스가 빛을 발합니다.
마치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이미 오버로드가 그 럴커들에게로 다가와 있더군요.

보는 순간, "우와 저건 뭐...-_-"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럴커를 태워서 성큰 라인에 내려놓으며
결국 해처리를 지켜내고 강민 선수는 GG를 선언하고 맙니다.

만약 그 상황에서 전진 해처리가 날아갔다면,
앞마당 자원이 건재하고 7시쪽 자원이 잘 돌아가던 강민 선수라면
역전도 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봅니다.
마재윤 선수도 초반에 폈던 멀티 이외에 추가로 멀티를 가져가지 않았기 때문이죠.



후... 어제의 3경기 마재윤 선수는 정말 답이 없어 보였습니다.
프로토스의 재앙....대재앙 -_-;


그래도 전 마재윤 선수의 플레이가 왜이렇게 재미있는지 모르겠네요.
하나하나의 플레이에서 탄성이 나오고
그 운영의 깔끔함에 넋을 잃습니다.

마재윤 선수의 재미가 없다고 하시는 분들은
화려한 전투, 못이길 것 같다가 한번에 역전해 버리는...
그런 카타르시스의 순간들을 즐기시겠지만

저같이 완벽하게 판을 만들어가는 그 스케일 큰 운영이
스타크래프트의 보는 맛을 더욱 높여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제 마재윤 선수 경기 재미없다는 말은 그만 ㅠ_ㅠ
그리고 마재윤 선수 팬이 적다는 말도 그만 ㅠ_ㅠ
(은근슬쩍 저처럼 마 선수 경기를 즐기는 사람들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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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라
06/11/03 12:22
수정 아이콘
프로토스가 마음놓고 앞마당을 먹는것에 대해서 용서를 하지 않는 모습이였습니다. '앞마당에 캐논 한개 깔고 배짱을 부려? 그럼 난 너의 목에 칼을 겨누고 게임을 하겠다..' 라는 듯이 말이죠.

프로토스가 마재윤을 영원히 극복하지 못할꺼라는 생각은 안합니다만, 초반에 캐논에 들어가는 150의 자원까지 아끼고 아껴서 타이밍을 잡고 플레이를 해도 잡을 수 없는 마재윤의 플레이를 보면서, 아마 당분간은 프로토스 재앙이라는 닉네임을 쉽게 내려놓지는 않을꺼라고 생각됩니다.
오윤구
06/11/03 12:28
수정 아이콘
수비지향적이라고들 하지만, 마재윤 선수에게는 그 무언가가 있습니다. 포쓰를 휘날리던 시절의 선수들이 가지고 있던 그 어떤 스타급 센쓰. 감탄을 하게 만들고, 경기가 재밌어지는 요소죠.
StaR-SeeKeR
06/11/03 12:37
수정 아이콘
마재윤 선수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어제 블리츠에서의 그 해처리 위치는... 압박이 심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순간 바로 토스 졌네라는 생각와 마재윤 선수에 대한 칭찬을.
못된놈
06/11/03 12:45
수정 아이콘
저도 마재윤선수 완소모드입니다.
그순간에는 강민이 이기길 바라기도 했지만 마재윤선수가 이겼어도 왠지 기분이 좋더군요.
06/11/03 12:45
수정 아이콘
어제의 경기를 보면서 느꼈던 감정은
마재윤 선수는 1경기의 패배로 인해 또 한층 진화했구나~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신백두대간이라는 2인용 맵에서 강민선수에게 시간 내주면서 반땅 싸움을 했는데 지니까 그 다음부터는 시간을 주지 않는 그런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2경기 롱기누스는 3인용 맵인만큼 서로 반땅 가져가는 게 불가능한 맵이고 전장도 광활해서 양쪽 스타팅 포인트와 앞마당을 먹으면 1경기와 같은 남북전쟁의 양상을 펼칠 수가 없는 강민선수가 조급함을 느끼게 해서 먼저 공격하게 만드는 듯한 심리전이 보였습니다.

3경기는.... 이런 선수를 어떻게 이길까... 하는 그런 생각만 들더군요.
체념토스
06/11/03 12:58
수정 아이콘
어제 경기에서 보여준 마재윤 선수에 선택하나하나가 굉장했죠


전진 해처리 부터...
신백두대간에서의 럴커의 연탄밭 자리 선정
토스입장에서는 귀찮은 가디언...
몇기 안되지만 건물 파괴용 소수 저글링드랍...
토스의 멀티 견제 패턴을 파악한(다크) 오버로드와 히드라를 대동한 멀티시도.
입구 막는 럴커변태센스
유연한 체재 변환.. 등등등


감탄이 나올만한 경기력이였던것 같습니다.
토스의 약점을 너무나도 잘아는 것 같습니다

아그리고
토스 상대로의 사전작업은 역대 저그중 최고이자 최강인것 같습니다.
06/11/03 13:09
수정 아이콘
마재윤한테는 정말 프로토스의 왠만한 심리전은 씨알도 안 먹힙니다. 마재윤 이길 플토는 타짜 플토밖에 없을듯 합니다.. 혹시 오영종??^^
히히히
06/11/03 13:11
수정 아이콘
못된놈/ 슈마팬이신가요??

저도 강민선수가 이겼으면 좋겠다고생각은 했지만 마재윤선수가 이겨도 기분은 좋았죠 골수 슈마팬입니다...

이제 프토전이 23승 5패.. 덜덜덜이죠
갠적으로 온겜에서 임요한선수가 잘나갈때 저그전 35승9패보고 경악한적이있었는데 이승률을 뛰어넘는 승률을 보고싶네요//.. 뛰어넘네요..;;계산해보니
이승용
06/11/03 13:12
수정 아이콘
오영종선수는..
타짜중에 타짜죠...

고고 오영종~!!
06/11/03 13:22
수정 아이콘
골수 강민팬이지만, 역시 마재윤 선수는 실수만 하지 않으면 강민 선수라고 해도 이길 수 없는 존재인듯 합니다.
첫경기를 눈의 띄는 몇개의 실수로 인해 내주고 나니 그 뒤로는 무슨 실수가 보이질 않는군요.
하늘수
06/11/03 13:26
수정 아이콘
저도 3경기보고 할말이 없어지더군요. 중간미네랄을 언제 뚫었었지? 했다가 어느새 럴커..다시보면 어느새 가디언으로 변태한 뮤탈에...어느새 먹어버린 12시 멀티, 플토의 약점을 너무나도 잘알고 있죠.
세리스
06/11/03 14:00
수정 아이콘
저도 어제 헉 했던 장면 몇개...

1경기 : 5시 멀티하러 갈때 히드라와 같이 가는것.. 까지는 그러려니 했는데 오버로드가 타이밍 맞춰서(...) 가고 있더군요. 그것도 5시 멀티 바로 위, 그리고 가는 길의 언덕에까지..

2경기 : 앞마당 뚫릴듯이 보였는데 갑자기 언덕 저편에서 나타난 가디언...;;

3경기 : 강량님께서 언급하신 그 장면. 이거 위험한거 아닌가.. 해설분들도 러커는 언덕으로 못올라온다고 소리치고 계셨는데 화면을 찍자 유유히 럴커를 태우러 가는 수많은 오버로드들....;;;

그 외에도 틈틈이 그 난전속에서도 셔틀과 옵져버를 위해 준비한 다수의 스컬지......

어제 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마재윤 선수의 경기가 재미있어지려면...

1, 상대가 엄청나게 준비해온 '강자' 여야 한다.
2, 옵져버가 마재윤 선수의 꼼꼼한을 잡아줘야 한다...

이 두가지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히로하루
06/11/03 14:06
수정 아이콘
3. 마재윤의 그 꼼꼼한 플레이에 대한 언급을 해줄 수 있는 뛰어난 해설진
06/11/03 14:47
수정 아이콘
음 저도 마재윤선수 경기중에 항상 놀라는건..
다름 아닌 계속 스콜지가 맵에서 활보하고 다닌다는겁니다..
잡혀도 다시 있어야할 자리에 계속 날아다니는 스콜지..
자이너
06/11/03 16:00
수정 아이콘
또 다르게 놀라는 것은 언제나 필요한 유닛이 딱 준비되었이다는 것입니다. 정찰부분에 늘 저글링 한마리. 길목에 스톱럴커. 드롭할 위치에 스커지 등등 적시 적소에 있는 유닛들 보면 참 유연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트릭스
06/11/03 16:35
수정 아이콘
스컬지.. 대단하더군요.. 그 난전 속에서.. 물론 옵저버는 길목이나 토스의 주병력과 같이 다니는 편이지만, 소수 스컬지로 옵저버킬로 시간을 버는 모습(그 옵저버 킬이 없어도 막을만한 병력과 성큰이 있긴 하지만...;;) 대단하더군요.
Carpenter
06/11/03 17:30
수정 아이콘
3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토스의 정찰을 끝까지 막았다는 것...
결국 스파이어를 염두한 캐논 5개가.. 가장 큰 패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커세어가 날아갔을때는 이미 캐논이 완성되어 있었고, 마재윤 선수는 그 틈에 배짱을 부릴수가 있었던 거라고 생각해요
06/11/03 18:14
수정 아이콘
마재윤 선수의 특징을 잘 나타내주는 김동준 해설의 한마디가 어제 있었습니다.
"마재윤 선수는 게임안에서는 세상 누구보다도 부지런하다" 였죠..
정말 경기보면서 몇번을 곱씹어보게 되는 멘트였습니다.
이건 모....... 정말 보면서 "답이 없네.. " 소리를 혼자서 몇번이나 했는지도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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