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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3/04 17:12:14
Name 이호산
Subject [잡담]한번은..얼마나 노력했었는지...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이제 시작한 대학생활과 기숙사 생활에
고교때의 폐인 근성이 서서히 사라 지는것 같습니다

제가 스타를 처음 접한건 초등학교 때였을 겁니다
섬마을 시골의 유일하게 컴퓨터를 보유한 친구가 있었고
그 친구는 저희끼리는 빌게이츠 정도로 추앙 받았었죠
그 친구로부터 스타를 처음 접하게 되었고 중학교때는
친구집에 놀러 다니며 간간히 스타를 했었습니다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도시로 나와 친구들과 스타를 하였고
제가 스타를 굉장히 못하고 그 동안 우물안 개구리 였다는 것을
정말 뼈져리게 느겼습니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못하는 애들한테도
채이면서 스타밥이라는 칭호와 함께 친구들에게 무시를 당했습니다

친한 친구와 2:2로템팀플레이를 하면서 저는 게임 방송과
고수와 프로게이머들의 리플레이를 꾸준히 보았고
저의 리플레이도 많이 저장하며 꾸준히 보았습니다

그러고 나더니 2학년때는 학교에서 하는 야간 자율학습이
왜 이리 싫은 건지 일주일에 3~4번은 아프다는 핑계로
스타리그를 보기 위해 교무실을 갔었습니다 대부분 퇴짜를 맞았지만요
제 주변에는 주로 온라인 게임을 하는 친구들이라서
저는 스타 매니아나 스타 광이라는 소리 한번 못 듣고
스타에 미친녀석이라는 칭호를 얻었습니다 결국 친구들과
대화가 적어지고 또 하나 존재감이라는 칭호가 붙으면서
굉장히 조용한 아이가 됬었고 친구들은 제가 하는 말은
스타얘기 밖에 없던걸로 못 밖았죠

3학년이 되니 주변의 시선이 달라졌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 순간 학교에서 탑에 들어가는
실력이 됬었고 친구들과 팀플레이를 하고 나면 저의
점수판의 친구들보다 두 세배 높은 점수를 받았고
잘한다고 인정 받았고 이제는 저에게 한판 해보자는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양아치들은 밥내기 스타크래프트를 이기기 위해 저에게
가르침을 부탁하고 또 배틀넷에서 몇게임을 해줬죠

배틀넷에서 모 방송국의 피디님으로 부터 게임아이래더 1700정도
되는 수준일것 같다는 말을 들었었고 프로토스가 주종족인 저에게
테란전 하나 만큼은 배틀넷의 작은 채널의 그 곳에서 만큼은
최고의 실력을 인정 받았습니다

작년 여름 여수시장배 게임대회가 있었죠
저는 그곳에 고3과 수능 100일전이라는 압박을 2주간의 고민끝에
대회가 시작 하는 당일날 담임 선생님께 사정을 하고
보충수업을 하루 빼먹기 까지 하면서 친구들에게
미쳤단 소리를 들어 가면서 대회운영진측에서 제공한
버스도 못타고 여수 까지 가기 위해 가진 돈 이만원을
털어 만삼천원이나 하는 버스표를 구입하고 돌아올때의
걱정은 하지도 않고 여수행 완행 버스에 몸을 싫고
3시간동안 버스를 타고 차멀미를 참아 가며 그곳에 갔었습니다

연습도 하지 않고 너무 떨어서 일까요 평소 답지 않은 플레이로
첫경기 부터 너무 어이없이 떨어져 버렸습니다 게임을 져도
좀 더 대등한 게임을 했었다면 그렇게 당하지는 않앗을 텐데요
상대는 라이벌리에 대해 많은 준비를 해 온듯 싶었습니다
비록 실력은 입상권에서 멀지라도

16강전부터 게임을 관전하기 시작했고 박정길 선수의
우승게임을 보다가 결국 또 다시 대회운영진에서 마련한
셔틀버스를 놓쳐 버려 담당자에게 만삼천원을 받아
2일을 가족들에게 아무말도 없이 외박하고 일요일 밤 11시에
집에 들어갔었습니다

저는 단축키를 팔이 빠져라 할 만큼 눌러도
초반 10분안에 게임이 끝나지 않는한 APM170을 넘기 어려운
프로토스 유저 입니다 보통은 APM148~156이 나오고
운이 좋아야 잘 나왔을때 160을 간간히 넘깁니다
그러면서도 같이 게임을 하는 배틀넷 친구중에
APM이 350대를 전후로 저그를 하는 친구를 이기고
APM250이 되는 테란을 하는 친구를 이기고 있습니다

지금은 모대학의 컴퓨터공학부 04학번에 재학중이고
게임프로그래머를 꿈꾸고 있는 청년입니다 그러면서도
사실 전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다면 해보고 싶습니다
얼마전 pgr에서 읽은 글을 보고 저 같은 분정도의 실력자가
최소한 전국에 1000여명이나 되신다고 하는 것을 보고
좌절을 했었죠

이곳에도 많은 분들이 프로게이머를 꿈꾸고 계실 겁니다
그러면서도 "난 재능이 없어" "프로는 아무나 하나"라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계실 겁니다

막군님인가요? 아름다운 조연은 당연히 필요 하고
또 주연 만큼이나 중요한 역할 입니다
1등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꼴등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요
하지만 그 글을 읽고 그렇게 생각 하시면서 내가 얼마나 노력했었는지
생각해 보셧나요? 내가 얼마나 충실했었는지 내 자신에게
얼마나 가혹했었는지 생각해 보셨나요?

전 폐인을 좋아합니다 그들은 비록 경제적 부나 사회적 명성을
쌓지는 못하지만 가난하지만 자신들만의 멋에 취해
행복을 느끼고 살기 때문입니다 전 폐인을 꿈꾸고 있습니다
장발에 더부룩한 수염 볼품없는 몸매에 입에서는 음식물 썩은 냄새가
나고 머리에는 개기름이 흐르고 얼굴에는 여드름과
몸에서는 때가루가 떨어진다 할지라도
연애 한번 못하고 죽을지언정 저는 폐인이 좋습니다

컴터를 새로 사면 폐인이 될 것 같다는 룸메이트 형의
장난 섞인 걱정에 저는 "공부 할거에요"라는 멘트를 날립니다
폐인은 안될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도 폐인을
꿈꾸고 있고 또 아직도 폐인을 사랑합니다
한번쯤 최고의 게임프로그래머가 될 날을 꿈꾸고 있죠
그리고 또 다시 미쳤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비록 가난 하고 연애한번 못해보고 다른 사람들이
싫어 할지라도 실력 하나 만큼은 인정 할 수 밖에 없는 폐인이
되고 싶습니다 그 무대가 작은 시골일지라도 뉴욕 한가운데에
있는 크나큰 빌딩일지라도 그 무대가 크던 작던 전 행복할겁니다
하고 싶은일을 인정 받고 할 수 있다는것 하나 만으로


...오늘도 역시나 댓글 러시가 무섭군요
막군님께는 죄송하구요 내용상 다른게 있더라도
러시는 살살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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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3/04 17:37
수정 아이콘
눈이옵니다.
Return Of The N.ex.T
04/03/04 17:46
수정 아이콘
많이옵니다.
04/03/04 17:50
수정 아이콘
GG
스타 절정 팬
04/03/04 17:57
수정 아이콘
글 내용하구 상관은 없지만 질문 하나 있습니다..
마인은 아콘한테 반응하지 않나요?? 토스로 2000전 이상 게임햇느데
아직까지 확인안해봤음-.-;;;;;;;;; 헛한것 같기도하네요
아기테란
04/03/04 17:59
수정 아이콘
않해요.. 다만 질럿들과 같이 다니는 경우가 많아서 데미지는 같이 입죠..
남자친구
04/03/04 18:01
수정 아이콘
추천게시판으로 고고
보노구리
04/03/04 18:03
수정 아이콘
스타절정팬// 다크 아칸도 반응 안합니다
포카칩
04/03/04 18:03
수정 아이콘
아콘은 마인에 반응하지 않습니다 .
김동수 선수와 김정민 선수의 명경기가 있죠 .
일명 '유럽토스'
04/03/04 18:10
수정 아이콘
힘들게 글을 올리신분을 생각해볼때
본문과 상관없는 내용의 리플은 보기 안좋네요.
59분59초
04/03/04 18:30
수정 아이콘
낭만적 폐인을 꿈꾸시는 군요.
매스컴등에서 아침형인간이 되라고 난리인 가운데 행복한 폐인 생활을 그리는 님의 의지가 퍽 낭만적으로 다가옵니다.
멋집니다. 꼭 행복한 폐인이 되시길...^^
지혀뉘~
04/03/04 18:31
수정 아이콘
폐인은 자기만족이죠...만약 자신이 외모도 출중 대학도 출중한 사람이면 폐인을 고수할까요? 여자의 환상이 사라진다면 행복해질까요? 글을 읽고 잡생각이 나네요-_-;; 글은 잼있게 읽었어요^.^;; 댓글의 의도는 자기 자신에 대해 일정선을 그어 한계를 설정하지말고 가능성을 믿고 발전하는 미래를 꿈꾸었음 하네요~
六道熱火
04/03/04 18:32
수정 아이콘
'1등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꼴등이 있어야 한다' 는 잘못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1등이 빛을 발하는 것은 꼴등과의 상대우위적인 비교가 아니라 1등이 되기 위해 들인 수많은 노력을 1등을 가진 사람이 해 내었고, 결국 그 자신의 가치를 '1등'이라는 가치로 증명을 해 내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노력'이라는 말은 자기 자신이 증명하고자 하는 무엇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실패한 일에 대한 변명으로만 이용되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낭만드랍쉽
04/03/04 18:32
수정 아이콘
본문도 읽지않고 댓글을 다시나요? 참.. 황당하기까지합니다. 여기가 유게도아니고.. 글쓰신분의 성의와 이 후에 이글을 읽을 사람들을 위해서 조그만 배려라도 하는게 예의 아닌가요?


언젠가 책에서 읽은 한 소절이 기억나네요.
"꿈은 이룬자의 것 만이 아니다. 꿈을위해 노력하는자의 것 이기도하다."

프로게이머라는 꿈을 이룩한 현재의 프로게이머들이 주인공이라면, 그 꿈을 이루기위해 노력하고 계시는 많은 분들도 주인공이십니다. 한 명화의 주인공도 좋지만, 자신의 삶의 진정한 주인공이 되는것이 최고의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04/03/04 18:38
수정 아이콘
낭만드랍쉽님 // 여기가 유게도 아니고 라는 말은 왠지 보기가 ^^

김동준 해설이 WAU에 나와서 꼭 무언가를 이루어야만 할까? 라고 한 말이 생각나네요. 꼭 무언가를 이루려고는 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세츠나
04/03/04 18:38
수정 아이콘
지혀뉘~님/ 그럼 자기만족이 아닌 타인의 만족을 위해 사신단 말씀이십니까? [...] 저는 외모가 출중한 편은 아니라도 나름대로 이성에게
인기가 있어왔고 대학도 Y모 대학입니다만 -ㅅ-; 폐인생활 즐겁습니다. 예전에도 여자친구가 있었고 지금도 있지만 막 밖으로 데리고 나가고
밥먹여주고 하는 여자보다 같이 뒹굴면서 방바닥 긁어주는 애인이 훨씬 속편하더군요. 지금 우리 아가씨가 그런 편인데 -ㅂ-
여자의 환상은 왜 나온 얘긴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말해 그런건 있어봐야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는 겁니다. 현실을 직시해야죠.
그리고 발전하는 미래가 행복을 보장한다는 것은 어설픈 청교도주의에 다름아니라 봅니다. 오히려 동양사상은 안분지족 아닙니까? ^^>
입신양명을 할 것인가 안분지족 할 것인가...그것은 그야말로 개인의 성향차이이죠. 저는 폐인도 좋다고 봅니다.
그림자
04/03/04 19:16
수정 아이콘
반드시 '성공할만한 일'만 하는 사람은 큰 성공은 할 수 없습니다.
큰 성공 이루시길....
아르제논
04/03/04 20:12
수정 아이콘
뭐든지 한가지만 잘하면 된다! 라고 3년전에는 애기해드릴수 있었습니다...낭만을 꿈꾸실수 있을때 해보고 싶은신 것들 다 해보시길 바랍니다...군대를 갖다오고 서서히 나이가 들 무렵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는 살기위한 자아로 가득하게 될테니까요..."폐인"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을 우스겟 소리로 말한 단어라 생각합니다,,.
스타 절정 팬
04/03/04 22:39
수정 아이콘
낭만다랍쉽님// 죄송합니다 이런곳에 엉뚱한 리플을 달아서..
하지만 전 내용은 다 읽었습니다.. 하지만.. 내용과 상관없는
리플을 달아서 오해를 사게됐군요.. 주의 하겠습니다..
안전제일
04/03/04 23:27
수정 아이콘
원하는것을 하는게 얼마나 어려운일인지...그걸 깨닫고 있는 나이입니다.
점점 만만치는 않은 세상을 깨닫고 있지만 아직 그따위것들은 내게 아무 의미도 없어!라고 외치고 싶기도 합니다.
순간에 충실하게...그리고 그 순간순간이 모여서 시간이 되고 영원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마시고 후회없이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04/03/05 17:00
수정 아이콘
행복하고 멋진 폐인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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