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10/27 01:01:59
Name DorinKyoul
Subject [잡담] 저는 좋아합니다.

'저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꽤 오래 전에 어느 모임에 나가서 소개를 하던 중에 말했습니다.
질문이 되돌아 왔습니다. 감독 누구 좋아해요? 어떤 장르 좋아해요? 좋아하는 배우는요?
한참 머뭇거렸습니다. 아, 그 영화의 감독이 누구였더라? 그 영화는 장르를 뭐라고 말해야 하지? 그 프랑스영화 여배우 이름이 뭐였지? 태옆시계가 3배속으로 돌아가는 듯한 초조함 속에서 아무 대답도 못한 저는 그 분위기가 창피해야 할 분위기인가 보다- 라고 느꼈습니다. 사실 창피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영화관이라는 장소도 좋아하고 영화관에 가는 시간도 좋아하고 영화를 본 후 모으는 티켓도 소중히 간직하고 감동받은 영화는 매번 일기장에 꼼꼼히 기록합니다. 물론 좋아하는 배우도 있습니다. 그 배우가 나오면 남들이 재미없다 하더라도 보게 되고 전작을 제 취향에 딱 맞게 만든 감독이 차기작을 선보이면 그것도 꼭 봅니다. 남들이 재밌다 하면 재밌고 재미없다 해도 재밌고 때로는 흥행대박 작품이 졸작으로 느껴지고 그렇습니다. 전편이 재밌으면 속편도 봅니다.

저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국내외배우나 감독 이름을 줄줄 외우지는 못합니다. 유명한 감독과 유명한 배우의 작품을 연도별로 나열하지도 못합니다. 유명한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작품이 무언지 다 기억하지 못할 뿐더러 그것을 다 보지도 않았습니다. 대작이라고 손꼽히며 근래까지도 패러디 되는 고전영화들을 다 챙겨본 것도 아니고 그저 내용이 마음에 드는 영화, 배우가 정말 마음에 드는 영화, 제 취향의 영화를 보고 즐기고 좋아합니다. 지금보니 장르도 다양하고 기준도 모호해서 제 취향이란게 딱히 어떤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영화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방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진 않지만 그래도 영화를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저는 스타를 좋아합니다. 99년도 대학 새내기 시절에 랜실마다 휘몰아치던 스타광풍에 휩쓸려 동기들과 선배들 어깨너머로 처음 배웠습니다. 여자니까 예쁜거 하라는 말에 프로토스로 배웠습니다. 정말 예뻤답니다. 인형놀이 소꿉놀이 집짓기 하듯이 건물을 짓고 유닛을 뽑고 마법을 부리고 그랬답니다. 그때 저에게는 스타가 포트리스만큼이나 귀여운 게임이었습니다.

저는 스타를 좋아합니다.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있고 프로게이머가 있다는 사실을 2003년도에 처음 알았습니다. 한두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고 거기다 팀도 있고 팀이 기업스폰도 받고 케이블TV에서 방송까지 해준다는 사실도 그때 알았습니다. 그때부터 스타를 보고 게이머 이름을 알고 해설을 듣고 리플을 보고 게임도 다시 익히고 혼자서 연습도 하고 그랬습니다. 어느 선수의 언제적 경기, 어느 결승 무대의 몇 번째 경기, 어느 선수의 전적, 어느 맵의 밸런스, 전략, 타이밍, 테크-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본 것은 기억나고 되짚으면 떠오르기도 하지만 역시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저는 스타를 좋아합니다. 프로게이머 랭킹 사이트라고 떡하니 적힌 이곳에다가 풀어놓을 이야기 꾸러미는 눈씻고 찾을래도 없지만, 그래도 스타를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처음으로 쓴 글이 너무 든 것 없이 길지요;
PGR은 외계어나 통신어가 거의 없어서 편안합니다. 강박증이 있는건지 자음연타나 자음모음 따로 써진 글을 보면 주먹을 꼭 쥐게 되네요. 늘 읽기만 하고 댓글만 달다보니 글 쓰는건 정말 어렵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문득 생각해 본 것인데, 다른 댓글을 단 분께 댓글을 쓸 경우에 늘 아이디 뒤에 // 표시를 하잖아요. 기왕 아이디로 표시할거면 00님- 하고 정답게 불러주는건 어떨까요. //표시는 간혹 (약간의 분란이나 살짝 데친 댓글싸움;등에서) 너무 딱딱하게 느껴져서 댓글을 더 공격적으로 보이게 하더라구요. 몇몇 분들은 00님-하고 불러주시던데 그게 정말 좋아보여서 꼬리에 덧붙여 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화염투척사
06/10/27 01:14
수정 아이콘
저도 스타 좋아해요.
06/10/27 01:20
수정 아이콘
저도 스타 좋아해요.(2)
KimuraTakuya
06/10/27 01:25
수정 아이콘
저도 스타 좋아해요.(3) // 영화는,, 영화로써 즐길때가 제일 좋은 것 같요,,,이것저것 공부하고 나면 영화가 영화로 안 보인다는-_-
HevlPhantom
06/10/27 01:31
수정 아이콘
저도 스타 좋아해요.(4) 그리고 애니,게임,인터넷,쿠타 등등.......!!!!
Love&Hate
06/10/27 01:38
수정 아이콘
Dorinkyoul 님~ 저도 스타 좋아해요.(5)
쿠야미
06/10/27 01:49
수정 아이콘
Dorinkyoul 님 저는 어쩌다 보니 스타가 유일한 취미가 되버렸답니다. 피지알에서만큼은 스타를 사랑한다고 떳떳하게 말할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
06/10/27 02:00
수정 아이콘
감독이나 배우 좋아하면서 그 감독이나 배우 이름을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그 감독이 제작한 영화, 그 배우가 출연한 영화를 보기 위해서입니다. 감독 이름이나 영화배우 이름을 굳이 기억할 필요는 없습니다. 뮤지션도 마찬가지지요. 좋아하는 곡의 뮤지션을 기억할 필요는 없지만 사람들이 애써 기억하고 외우는 이유는 아는척 하려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그 음악이, 그 영화가, 그 배우가 자신의 코드에 맞기 때문입니다.

저는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을 감명깊게 보았고 그 영화를 계기로 그 감독의 다른 영화를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모두 감명깊었고, 정말 즐거웠으며 그 감독의 '첫사랑'에서 막문위라는 배우에게 반해서 그 배우가 나온 영화를 모두 살펴보았습니다.

감동은 꼬리를 물었고, 제 즐거움은 아직까지도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저는 록음악의 장르를 '반드시' 나누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필요에 따라' 나눌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코드가 맞는 것들은 모두 연관되어 있다고 믿습니다.
06/10/27 02:01
수정 아이콘
'여자니까 예쁜거 하라는 말에'라는 멘트에 반응이 없는게 왠지 이상한 분위기네요..=ㅅ=;; ...유게랑은 다른건가요? =ㅅ=;;
온누리
06/10/27 02:47
수정 아이콘
이미 모든 남성 분들이 머리속에 DorinKyoul 님의 아이디가 입력되었을 겁니다. 자게라서 안 쓰실뿐..
햇빛이좋아
06/10/27 03:07
수정 아이콘
저도 스타 좋아해요.(6)
G.s)TimeleSs
06/10/27 09:50
수정 아이콘
저도 스타 좋아해요.(7) S_Kun님//'저도 스타 좋아해요' 이 말이 반응을 보이는것 아닐까요 *-_-*
카이레스
06/10/27 10:20
수정 아이콘
이런 글 좋아해요~
저도 영화는 좋아하는데 감독이나
배우명, 제작년도 이런 건 모르고 편하게 보고 있습니다.
그냥 즐기면 되죠^^
06/10/27 11:49
수정 아이콘
저도 영화 좋아해요.. 감독이름은 잘 안외우는 편이지만..
배우이름은 조금 외웠죠.. 좋아하는 배우 검색해서 다른 영화 찾아보려구요 ^^;
06/10/27 12:08
수정 아이콘
DorinKyoul님 저도 영화 좋아해요.
06/10/27 12:39
수정 아이콘
DorinKyoul님
전 님을 좋아해요 (응?)
죄송합니다. 솔로생황이 너무 길었나 봅니다. 흑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6552 KTF의 부진과 준우승. 그 이유 [24] 청수선생4072 06/10/27 4072 0
26551 [복구작]제이름은 Bass에요, 제이름은 zealot이에요. [8] 설탕가루인형4414 06/10/27 4414 0
26550 NBA 를 통해 바라보는 스타급 선수의 중요성. [10] 수퍼그랜슬래3977 06/10/27 3977 0
26549 [잡담] 메딕아빠의 피쟐스럽지 않는 잡담 ... 세번째. [6] 메딕아빠3388 06/10/27 3388 0
26548 [잡담] 전화나 방문은 밥좀 먹고 합시다..제발. [20] 렌즈4194 06/10/27 4194 0
26546 코스타리카에서 pgr에 올리는 첫 인사~ 꾸벅 [9] 이승용4154 06/10/27 4154 0
26545 시청률, 흥행을 걱정하는 팬들...누구의 팬인가? [85] Mars5516 06/10/27 5516 0
26544 "강민"이라면. [20] sugar4499 06/10/27 4499 0
26543 카스리그가 부활했으면 좋겠습니다. [14] 스머프3789 06/10/27 3789 0
26542 수요일 스타리그 3회차를 다시 봤습니다 [7] 마법사소년4237 06/10/27 4237 0
26541 [잡담] 저는 좋아합니다. [15] DorinKyoul3674 06/10/27 3674 0
26539 [수험생의고민]참..-_-;속상합니다;[수정] [28] DeathFreeDom3933 06/10/27 3933 0
26538 나에게 있어 PGR은? [8] 영웅의물량3894 06/10/27 3894 0
26537 남자친구가 군대에 가요. 궁금합니다.ㅠㅠ [63] dally5264 06/10/26 5264 0
26536 -<잡다한 생각>-변은종은 왜? [10] K.DD4321 06/10/26 4321 0
26535 긴장과 KTF [9] 도마뱀3973 06/10/26 3973 0
26534 소외된 3명의 영웅들 [18] 포로리4715 06/10/26 4715 0
26533 심소명 그를 회고하며.. [15] 지애3953 06/10/26 3953 0
26532 영등위의 삽질(이쯤되면 삽질이 아니라 보링탐사) [18] 그를믿습니다3963 06/10/26 3963 0
26530 드디어 워3 리그가 열리네요! 이름하여 World WAR! [54] 화염투척사5013 06/10/26 5013 0
26528 신구 로템 최강자의 대결 이윤열vs박성준 [17] loadingangels4452 06/10/26 4452 0
26527 [축구] 이번주는 과연?! [8] 초스피드리버4217 06/10/26 4217 0
26526 [잡담]자전거 이야기... [13] estrolls3921 06/10/26 392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