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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3/03 19:07:17
Name 단수가아니다.
Subject 아날로그... 여럿이는 못하지만 혼자이기에 할 수 있는 것. 등등..



난 막귀다. 오디오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지만
pc-speaker.com에 들렸다가 일명 '뽐뿌'를 당하며 이글저글을 읽는 사람이다.
DVD-audio를 우연히 사게 되어 듣게되었다.
홈시어터도 아닌 컴퓨터와 오디지를 통한 룸시어터지만
CD와는 한차원 다른 음질과 높은 해상력이라고 해야하나... 그런것들을 느낄 수 있었다.
DVD-aodio는 SACD와 함께 CD를 넘어서는 차세대 오디오 포맷이다.
그런데 DVD-aodio, SACD포맷에 대한 소개를 찾아보던 과정에서 놀라운 것은
사실은 DVD-aodio, SACD보다도 더 좋은 음악 포맷이 존재하다는 사실이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아날로그 LP였다.


이제는 거의 사라져버린 LP
'아날로그 플레이어' 인 턴테이블을 파는 것도 없고 LP가 거의 나오지도 않는다
이미 20여년전 '디지털 플레이어'인 CD라는 편리한 포맷에 밀려 관리하기도 힘들고
쉽게 상하는 LP는 서서히 자취를 감추었다.
그런데 아직도 오디오 매니아 형들의 논쟁이 지속되고 있지만 LP의 음색이 자연적이고
풍성하고 따듯하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언제나 똑같은 소리를 정확히 들려주는 디지털이 아닌
조금씩 다른 소리도 들려주고 고장도 잘나는 턴테이블을 움직이는 소리가
따듯하다는 것이다.
적어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느껴진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

남아 있는 벌쳐 한마리나 마린 한마리가 뭔가 해줄거라고 이젠
기대하지 못한다.
수없이 봐온 경기들에서 그들을 어서어서 낙오시켜며
혹은 '실미도'로 떠나버린 그들을 완전히 잊어버려야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다.
전쟁이란 건 그만큼 들이 붓고 또다시 들이 붓는 비인간적인 행위다.  
빨리빨리 손익계산을 하고 새로운 것을 하기보다는 하던대로 하는 것이
승리하는데 훨씬 유리하다.
우리는 이제 그런 장면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별다른 감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아날로그적 플레이...
100경기를 하면 100경기 다 다르게 승리하거나 패배하던 모습...
요즘엔 비슷한 모습으로 패배하거나 고뇌하는 모습을 자주보게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나에겐 그가 가치있는 사람이다.
그는 쉽사리 복제될 수 없는 것들을 나에게 전해주었기 때문이다.


------

그리고 또다른 그...
그는 재기넘치고 발랄하다. 그리고 패배할 때는 무력하게 패배한다.
멀티를 하고서 당연히 적은 물량일텐데 러시를 가서 승리를 하는...
그는 현재 최약체 종족의 플레이어인데
전체종족의 최강자의 자리에 도전하는 모순된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그 역시 아날로그로 플레이한다.
턴테이블 위를 바늘이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듯이 요즘
테란의 강자들 사이에서 그의 플레이도 그렇게 아슬아슬하다..
그래도 그는 바늘처럼 날카롭게 찔러서 승리한다.
그래 LP는 많은 사람의 편의를 위해서 전멸을 할수도 있지만
사람의 플레이는 그렇지 않다. 그것은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사람이 모여서 할 수 없는 일을 오히려 혼자이기에 해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 그런 것이 사람이다. 사람이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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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즐이
04/03/03 19:09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각각이 다른 아날로그의 매력과 유니크한 플레이어인 그의 매력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주는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Return Of The N.ex.T
04/03/03 19:14
수정 아이콘
아~~ 제가 생각하는 '그'선수가 맞길 바라구요..-_-;;
맞다면.. 정말 좋은 글이네요..^^
참.. 고급스러운 플레이를 하는 선수죠.
아제™
04/03/03 19:21
수정 아이콘
이 글도 추게로 가야할 듯한.....
04/03/03 19:23
수정 아이콘
한국에 있는 우리집 내방에는 아직도 마란즈 턴테이블과 LP 200여장이 있지요.

그 턴테이블은... 아버지가 정말 아끼시던 것인데... 제가 국민학교 때 한번 대학교 때 한번 망가트린 기억이 있는... 국민학교 때는 바늘을 뿌려트리고.... (부활 1집을 소위 말해 기스날 정도로 듣다가) 대학교 때는 아무 생각 없이 110V 장비를 220V에...

국민 학교때는 아버지에게 된통 혼나고...(아버지에게 그렇게 혼난 것은 처음이자 마지막 이였을 것 같네요.) 대학교때는 아버지 몰래 트렌스 감아서 고쳐놨죠.... 지금은 어찌 어찌해서... 110V장비가 220V로 둔갑 되었담 니다...

어느날 부터인가 그 턴테이블이 제방 구석을 차지하고... 전 마음 울쩍한 날이나, 분위기 잡고 싶을때 들었는데... 그 바늘 사악 사악 하고 끌리는 소리가 비오는 날이면 유독 크게 들려서... 비오늘날 듣는 것을 좋아했죠.

님에 말을 들으니... 갑자기 집에 있는 그 놈이 생각 나는 군요. 우리집 강아지랑....

아참... 제 이야기 하다가, 이 글에 대한 이야기는 잊었군요..
정말 맛있고, 고급 스러운 글이네요... PGR에 오기를 잘했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20th Century Baby
04/03/03 21:57
수정 아이콘
제 머리속에 떠오르는 두명의 선수가 맞는지요.. 사람 냄새나는 플레이의..^^
04/03/04 01:50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어렸을때 아버지께서 LP와 전축이라고 불리던 걸.. 결혼하실때 가져오셔서, 참 아끼고 아끼셨던 듯 합니다. 물론 지금은 아버지도 아날로그의 향이 나는 것들도 이젠 없지만, 그래도 그때의 향수가 아직까지 가슴속에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스타크래프트에서의 아날로그적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도 제 가슴속에서 사라지지 않을껍니다.
달빛만으론니
04/03/04 09:33
수정 아이콘
혹시 '그'선수가 클래시컬한 테란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04/03/04 09:58
수정 아이콘
오디지보단 음악 듣는덴 프로디지가 더 좋은데..-_-;
꿈그리고현실
04/03/04 16:41
수정 아이콘
전 디지털 복제가 가능한게 좋습니다.개인적으로.
두툼이
04/03/05 08:43
수정 아이콘
글을 읽고 생각나는 두 명의 선수... 저도 그들의 플레이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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