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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8/19 00:34:27
Name 루크레티아
Subject 떠나는 자와 남은 자, 그리고 기대하는 자.
지금껏 여러명의 인기 프로게이머들이 입대했습니다. 최인규, 강도경, 조형근 등..이들은 분명 한 시대를 자신의 색깔로 풍미했던 인기 게이머였습니다. 하지만 이제껏 입대한 이들의 임팩트를 다 합쳐도(위 선수의 팬 분들께는 죄송합니다만.) 못미치는 거대한 한 선수의 입대에 e스포츠라는 컨텐츠 전체가 들썩들썩 하고 있습니다.

떠나는 자

대한민국 e스포츠의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임요환 선수의 입대는 분명 e스포츠에 있어서 커다란 타격입니다. 군대라는 곳은 개개인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공간입니다. 따라서 임요환 선수가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고 할 지라도 개인의 연습이 되지 않고, 전략 분석이 되지 않는다면(그것도 무려 2년 씩이나 말이죠.) 제대 후에 현역으로 복귀는 거의 불가능 할 것입니다. 만약 공군 측에서 특별 배려를 통해서 게이머 생활을 계속하게 해 준다고 하더라도 여론의 절대적인 반대에 부딪히게 될 것입니다. 경기 출전은 거의 불가능할 공산이 큽니다. 지금의 상황으로만 본다면 임요환 선수의 메이저급 대회는 이번 MSL이 마지막일 것입니다. 물론 지금껏 기적을 여러차례 만들어 왔던 임요환 선수인 만큼 개인적인 심정으로는 제대 후에도 양대리그 중에서 하나라도 본선 진출을 해서 제대한 게이머들의 새로운 역사를 써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그러한 의미에서 이번에 돌아온 정재호 선수에게 응원의 박수를!)

남은 자

e스포츠의 역사 중에서 거의 절반 가량을 홀로 써왔던 임요환 선수가 이제 떠나가는 입장이니 남은 선수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올드 게이머들이야 이미 임선수 못지 않은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으며, 임선수에 결코 뒤지지 않는 명경기들을 경험한 입장이니 이들은 자신의 성적을 유지하며 스타리그의 인기도 유지에 공헌을 해야할 것입니다. 하지만 포스트 임요환의 위치는 새롭게 피어나는 신인들이 차지해야만 할 것입니다. 깔끔한 마스크와 상대를 압도하면서도 기발한 전략, 좋은 입담과 매너 등 포스트 임요환이 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러한 포스트 임요환급의 스타성을 갖춘 선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e스포츠는 지금의 인기를 주도하는 올드 게이머들이 입대함과 동시에 슬슬 내리막을 걷게 될 것입니다. 자신의 역할모델이 사라진 곳에서 흥미를 찾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자신의 위치에서 당당했던 임선수와 같이 자신의 직업인 프로게이머에 긍지를 가진 스타성 넘치는 신인이 반드시 필요하고, 남는 자들은 그러한 점을 인지해야 할 것입니다.

기대하는 자

임선수의 입대와 인기 선수들의 탈락으로 인해 이번 OSL은 불안한 리그가 될 것이라고 많은 분들이 생각했었습니다.(PGR은 아닌듯 하지만 일반 스타팬층의 대다수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어떠한 리그 보다도 지금의 리그가 더 기대됩니다.
지금의 상황은 예전의 질레트때와는 여러면에서 다릅니다. 당시의 임요환 선수에겐 시간이 있었지만 이제 임요환 선수는 거의 떠난 입장이고, 그때 당시보다 대거 신인이 올라온 상황입니다. 어찌 본다면 질레트 대회보다 더 암울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전 이번 대회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이번에 올라온 패기 넘치는 신인들이 한건 해주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로얄로더'가 실력의 보증수표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러한 로얄로더들이 우승자 징크스를 극복하고 다음 시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게다가 MSL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 선수야 말로 포스트 임요환의 자리에 가장 가까운 선수일 것입니다. 이런 일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긴 하지만 이러한 기적을 바라며 전 이번 OSL을 기대하고 지켜보려 합니다.


떠나는 자는 남은 자들에게 무거운 짐을 맡겼습니다. 그것은 대한민국 e스포츠의 미래입니다. 떠나는 자가 지금의 상태로 키워놓은 e스포츠라는 생물은 이제 새로운 사육사인 남은 자들에게 자신의 미래를 맡겼고, 남은 자들은 이 생물을 죽이지 않고 더 훌륭히 키워서 기대하는 자들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줘야만 하는 의무가 생겼습니다. 기대하는 자의 일원으로서 새로운 사육사들의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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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별곡
06/08/19 01:17
수정 아이콘
임요환 선수가 30대 게이머 꿈을 이뤄가길 기대하는 이스포츠의 팬으로써, 군대 입대를 앞두고 있지만 앞으로 임요환 선수가 걸어갈 행보도 기대가 됩니다.
분명 없던 길을 개척해서 이스포츠라는 산업을 일군 임요환선수인만큼 제대 후에도 프로게이머의 역량을 보여줄꺼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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