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보셨겠지요?

서바이버 리그 2라운드 첫번째 경기인 김성제vs박성준 의 두번째 게임인 815 3에서..
정말 오랜만에 해처리 버그가 나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다려온 '김성제의 대장정'이 있는 오늘에
김성제 선수는 최고의 저그들을 잡을 준비를 정말로 열심히 해 왔습니다.
WCG 예선에선 홍진호 선수의 순간적인 기지에 말려 아쉽게 2:1로 역전패하긴 했지만,
이 서바이버 리그에서는 천하의 투신 박성준을 맞아 정말로 재밌는 경기, 멋진 경기를 만들었습니다.

1경기 러쉬아워3... 최근에 본 저그vs토스의 경기 중 최고였습니다.
요즘 그 어떤 저그와 토스가 이렇게 초반전략부터 시작해서 유닛 한기한기를 놓고 치열하게 컨트롤 싸움을 했을까요.
결국 드라군 리버로 김성제 선수가 처절하게 승리를 따내고!

두번째 게임인 815 III... 전진2게이트로 시작해 박성준의 입구에서 펼쳐진 저글링과 질럿의 혈투, 뚫느냐 뚫리느냐를 놓고 치열하고 처절하게 싸웠습니다. 그동안 난입된 저글링 2기로 인해 김성제 선수도 피해를 입었기에 박성준 선수가 히드라를 생산해 겨우 뚫어낸 이후 경기가 대등하게 갔습니다.

히드라 역러쉬를 입구 포톤 한기로 간신히 막아낸 이후 섬멀티를 하며 커세어 리버로 간 김성제... 박성준 선수는 앞마당과 타스타팅 멀티를 하며 온리 히드라로 드랍에 대비했습니다. 리버를 모으며 일단 웅크린 김성제의 진영에 박성준 선수가 폭탄드랍을 감행하나 기다리고 있던 리버들에 몰살, 역러쉬에 저그의 타스타팅 멀티가 파괴되었고, 저그가 끌려다니는 가운데 다른 타스타팅 멀티까지 부숴지는 순간...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해처리 버그가 났습니다.

그동안 많은 경기들을 봐오며 드랍이 되고 버그가 난 것을 봐 왔지만...
이렇게 화가 날 수가 없었습니다.
그 생사를 건...투혼을 건 컨트롤...
최고의 저그들을 상대로 뚝심에서 밀리지 않으며 박성준이라는 큰 산을 넘는가 했는데..

글을 쓰고 있는 동안 재경기가 예상대로 진행되었습니다.
김성제 선수는 또 전진게이트. 하지만 대각선.
히드라를 빨리 조합한 박성준 선수에 의해 쉽게 돌파당하고,
섬멀티를 가져가며 커세어를 뽑는 그 순간에 입구가 뚫리며 허무하게 지지를 치고 말았습니다.

아, 보는 제가 다 화가 나는군요.
부디 김성제 선수... 3경기 승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ps. 박성준 선수를 탓하는 게 아닙니다. 그 상황은 65:35 정도로 프로토스가 유리했다고 생각하지만 그 정도로 졌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요. 해처리 버그가 나게 한 것은 아쉽지만, 그보다는 '규정'이란 것은 도대체 무엇이고, 날아가버린 경기에 걸었던 선수들의 그 땀과 열정은 어떻게 보상받아야 하는지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