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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05/31 04:02:04 |
Name |
정용욱 |
Subject |
푸념.. |
슬럼프. 공부가 손에 잡히질 않는다.
긴 술자리에 지쳐 집에 오다가 잠든 아버지.
겨우 깨어나 세 시 반에 집에 들어와서는 열두시가 넘었냐고 묻는 그.
이래서는 안된다고 자책한다.
이런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가슴을 친다..
잠깐 눈물을 보인 채 다시 추스리는 그..
단 둘이 사는 것이 다행인가, 불행인가..
아내가 다섯 달 째 눈도 못 떠도, 입도 뻥끗 못해도,
현실로 눈을 돌려 그 흔한 보험 가입하기 며칠 전에 어머니가 쓰러져
한달에 병원비가 천만원 가까이 들고
정년은 코앞, 이제 자식에게 무언가 해줄수 없게 되었어도,
그래도 사랑하는 이는 눈을 뜰 가망은 없어도,
자신의 건강은 안좋아지고 있어도,
희망이라고는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아도..
그 누구에게도 기대지 못하도록 한 채
스스로 그 모든 것을 인내해야만 하도록 만든
그를 강제한 이 세상에 화가 난다.
불쌍한 아버지.
불쌍한 아버지..
불쌍한 아버지... 아버지..
차라리 티가 나서 누군가 위로해줬으면 좋겠는데
나 역시 그의 복사판이라 평소엔 그저 웃고 만다.
그래봤자 이 막힌 가슴 뚫리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한 번쯤 미친듯 소리내어 울고 싶어도 새나오기만 할 뿐.
마셔봤자 머리만 아플 걸 말면서도
한 번쯤 술에 기대어 돌아버리고 싶어도 스스로 강제될 뿐
나에게 생각하도록 만드는 그 모든 것들이 갑자기 너무 낯설어진다.
삶이란 무엇인가. 희망이란 무엇인가. 내 것은 맞는가.
답답하다. 너무나 답답해 죽을 것만 같아..
조금은 덜 힘들게 해 줄 그 무언가가 있긴 하단 말인가..
하나님.. 저에게 빛은 무엇이란 말입니까..
이것을 이겨내는 방법은 공부 뿐이다..
더럽지만 그것밖에 없다..
엿같지만 이것밖에 할 것이 없다..
돌아버릴지라도 내겐 그것밖에.. 이 머리밖에 가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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