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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05/29 19:01:05 |
Name |
abyssgem |
Subject |
프로리그 신 Match-up 방식 제안 : C.C.S (Classic Choice System) |
안녕하세요. 자유게시판에는 처음으로 글 올리네요.
* 써놓고 올리려고 보니까 아래 4thrace님께서 리플레이스먼트 킬러 시스템을 소개해 주셨네요. 그런데 그 정도만 해도 복잡해서 대중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것을 보니 제 아이디어는 더욱 암울하네요... T_T; 그래도 일단 써놨으니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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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프로리그 동족전이 너무 많아져 흥미를 잃는 분들이 많은 것 같네요. 저도 잔뜩 기대했던 주말 프로리그 경기들이었는데 엔트리를 보니 영 볼 맛이 안나더군요. 동족전도 스타의 묘미이며 볼거리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지만 다소 획일적인 병력조합과 뻔한 전개, 특히나 저저전의 경우는 경기승패가 거의 빌드운에서 갈리는 도박적인 면이 강하고 한두가지 유닛 조합의 비슷비슷한 단기전이 양산된다는 점에서 많은 분들이 외면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를 놓고 많은 분들이 맵과 밸런스, 프로리그 경기진행방식을 놓고 많은 토론을 하고 계시더군요. 그런데 많은 분들의 글과 댓글들을 눈팅하다가 문득 머리를 스치는 전구 반짝(!^^!)이 있어 한번 구체화시켜 보았습니다. 뭐 어차피 채택되거나 반영될 확률은 무한히 0에 수렴하겠지만 나름대로 짱구를 굴려본 제안안이니 관심있는 분들께서는 한 번 가볍게 읽어주시고, 여러 각도에서 비평/비판 바랍니다.
<< 프로리그 개인전 신 Match-up 방식 제안 : C.C.S (Classic Choice System) >>
1. 이하 방식은 프로리그 5판 3선승제 중 개인전 경기(1,2,4,5경기)에만 적용
2. 리그 공식맵과는 별도로 3개의 [Classic Map] 선정 : 최고의 3종족 밸런스를 자랑한 과거의 명맵
ex) 비프로스트3, 노스텔지어, 루나 등등
3. 모든 참가선수는 리그 시작 전에 자신의 종족(T,Z,P,완전랜덤)과 자신의 [선호 클래식맵]을 선택하여 리그본부에 확정통보 (종족과 선호 클래식맵은 전 팀에 공개되며, 리그 진행중 변경 불가)
* 완전랜덤유저는 선호 클래식맵을 선택하지 않음 (3개 클래식맵 전부 선호로 간주)
4. Match-up은 기존과 동일하게 1~4경기 공식맵에 대한 각 팀 엔트리 제출로 이뤄지나, 아래 예외조항이 우선 적용됨
5-1. 개인전 1,2,4경기에서 맞붙는 두 선수의 선호 클래식맵이 동일한 경우, 예정된 공식맵을 무시하고 해당 클래식맵에서 경기
5-2. 완전랜덤유저와 특정종족(T,Z,P)유저가 경기할 경우, 완전랜덤유저는 3개 클래식 맵 전부 선호이므로 상대편인 특정종족유저의 선호 클래식맵에서 경기
5-3. 완전랜덤유저끼리 경기시에는 예정된 공식맵에서 경기
6. 3개 클래식 맵은 차기 리그에서 사용금지 (차차기는 재사용 가능)
이상의 C.C.S 방식은 3가지 기본 컨셉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첫째 - 신예선수들은 끊임없이 발굴되는데, 이 선수들 경기는 최근 맵에서의 경기 뿐이다? 신예선수들이 과거의 명맵에서 맘껏 기량을 펼치는 경기도 보고싶다! 이것이 진정한 ‘새로운 시도’ 아닐까?
밸런스가 검증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만한 맵들은 이미 상당수가 쌓였습니다. 이 맵들을 다시 사용하면 지겨울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비프로스트3, 노스텔지어, 루나 등의 명맵에서 최고의 스타 게이머들과 무서운 신예들의 경기를 더 이상 보지 못한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과거의 것을 계속 재탕삼탕 써먹고 새로운 맵은 실험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신규맵은 계속 공식맵으로 채택하여 새로운 명맵으로 만들어나가되 한편으로는 적절한 비율로 과거의 명맵을 부활시켜 밸런스가 맞는 경기를 보장하자는 것입니다. 또한 최근 각광받는 염보성, 박명수, 장육, 윤용태 등의 신예 선수들은 이러한 과거의 명맵에서 경기하게 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새로운 시도입니다. 이들이 815나 디아이, 백두대간 등에서 하는 경기는 많이 봤습니다만 비프로스트, 노스텔지어, 루나에서 서로서로, 또는 기존의 강자들과 펼치는 경기는 오히려 방송경기에서 보지 못했지 않습니까? 저는 그런 경기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뛰는데요. 저만 그런가요?
또한 이 방식은 실질적으로 리그 전체의 맵을 더욱 풍성하게 하면서도 선수들의 연습량에 딱히 부담을 주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투입되기로 한 공식맵이야 당연히 연습하는 것이고, 클래식 맵은 3개지만 자신이 경기할 가능성이 있는 맵은 선호 클래식맵 하나 뿐입니다. (완전랜덤을 제외한 고정종족유저의 경우입니다) 이 맵은 손이 곤죽이 되도록 이미 연습해둔 맵이고, 가장 자신있어 하는 맵이죠. 또한 6번 조항에 의거하여 한 리그에 사용된 클래식맵 3개는 차기 리그에는 사용이 금지되고 다른 클래식맵을 선정하게 되므로 지겨울 정도로 반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둘째. 안전위주의 뻔한 엔트리 구성은 결국 동족전을 양산한다. 다양한 엔트리 전략을 짜라!
많은 분들이 지적하신 대로, 지금 동족전이 양산되는 것은 감독님들이 패기가 없고 소심해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감독님들은 당연히 승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길을 택하기 마련이고 또 택해야 합니다. 그런데 현 체제로는 맵의 유불리, 종족별 승률이 뻔히 보이는데 불리한 맵에서 불리한 종족을 출전시킬 하등의 이유가 없죠. 굳이 있다면 상대전적에서 앞서는 천적관계를 이용한 ‘자객투입’이거나, 특정종족의 라인이 아예 없거나 약한 팀이 뻔한 패배를 각오하고 어쩔 수 없이 내보내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C팀과 H팀이 경기를 하는데 C팀은 플토압살 M모 맵에서 플토전과 저그전에 탁월한 마저그를 출전시킬 것이 확실시 되는데, H팀은 강력한 박플토와 윤플토를 보유하고 있지만 테란 카드가 아예 없습니다. 박플토는 다른 맵이라면 마저그를 상대할 만 하지만 M모 맵에서만큼은 도저히 승산이 없고… 결국 그나마 확률높은 이저그를 내보내게 되고, 오늘도 게시판은 동족전 재미없다고 불타오릅니다. 이게 최근의 전형적 패턴이죠. (상기 팀과 선수 이니셜은 가상입니다)
그런데 C.C.S 방식을 적용하면 전략적 변수가 생깁니다. 바로 5-1 조항에 의해 맵이 변할 수 있기 때문이죠. 마저그의 선호 클래식맵은 이미 공개되어 있으므로, 동일한 선호 클래식맵을 가진 강력한 플토 유저를 내보내면 예상대로 마저그가 상대로 나왔을 경우 두 선수는 M모 맵이 아니라 두 선수가 모두 선호하는 클래식맵에서 경기를 하게 됩니다. (일명 클래식 매치!) 마저그 역시 별로 손해볼 것은 없습니다. 어차피 클래식맵은 어느 맵이건 밸런스가 뛰어난데다 자신이 어느 종족 어느 선수를 상대로 하건 자신있다고 판단해서 선택한 선호 클래식맵이니까요. H팀이야 쌍수들고 환영입니다. 박플토가 어느 종족 상대로건 자신있어 하는 클래식맵에서 마저그를 상대한다면 승산은 그나마 훨씬 높아지니까요. 이렇게 상대의 라인업을 예상할 수 있다면 동일한 선호 클래식맵을 가진 타겟맨을 이용하여 크게 불리하지 않은 클래식 매치를 이끌어낼 수 있고, 이는 프로리그 전반의 맵밸런스 개선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매우 불리한 맵 불리한 종족전이 예상될 경우에는 클래식 매치를 노려라! 가 되는 거죠.
물론 C팀이 마저그가 아닌 다른 선호 클래식맵을 가진 장저그를 내보낼 수도 있지만, 좀더 깊이 생각해보면 같은 저그는 같은 선호 클래식맵을 가질 확률이 높습니다. 상대의 판단을 흐리기 위해 팀내 저그선수들의 클래식맵을 일부러 다르게 잡는다? 이는 득보다 실이 크겠죠. C.C.S 방식 하에서는 상대하는 팀에 따라서 모든 선수들이 조커로 활용되게 되는데 각 선수들의 클래식맵은 당연히 그 선수가 가장 잘하는 맵으로 잡는 것이 최우선이며 다른 전략적 고려를 하기 힘듭니다.
만약 어떤 팀이 선수층이 종족별로 잘 배분되어 강력한 T/Z/P 유저가 최소 2명씩 있고, 각 종족 선수들끼리 선호 클래식 맵이 중첩되지 않는다면? 상대팀 입장에서는 클래식 매치를 노린 자객 투입이 어려워집니다. 이건 어쩔 수 없죠. 그 팀이 진정 조화로운 전력을 가진 강팀이라는 뜻이니까요. 하지만 이 경우 역시 랜덤카드가 있다면 극복할 만 합니다. (이건 아래 셋째 컨셉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어쨌든 클래식 매치는 모두에게 Win-Win입니다. 클래식 매치는 선수들 개개인이 가장 좋아하는 맵에서만 하게 되므로 가장 공정한 맵에서 선수들은 자신감 넘치는 상태에서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게 될 것입니다.
셋째, 제4의 종족 (4thrace님? ^^;) 완전랜덤, 프로리그에서 다시 태어나라!
기욤/최인규/도진광/이현승을 기억하십니까? 제4의 종족으로 불리웠지만 이제는 명맥이 거의 끊겨버린 ‘개인전’ 랜덤유저들입니다. (물론 완전랜덤보다는 선택랜덤이 많았죠) 위 C.C.S 방식은 프로리그에서 완전랜덤유저를 미리 등록하게 하고, 이들에게 상당한 특혜를 부여하여 전략적 가치를 갖게 합니다. 2번에서 타겟맨 투입으로 클래식 매치를 노리는 방법이 소개되었는데, 완전랜덤이야말로 C.C.S의 진정한 조커죠. 아무리 특정 맵에서 좋은 종족 강력한 선수가 나와도 완전랜덤이 나오면 맵의 유불리는 사라지고 클래식 매치를 하게 됩니다. (뭐 이것도 유리함이 완전히 사라진다고는 할 수 없죠. 그 ‘강력한’ 선수가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 맵에서 경기하게 되고 완전랜덤인 선수는 원천적으로 3개 클래식맵을 다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완전랜덤의 경우 연습량이 너무 많아져 실효가 없다고 하시는 분이 있는데, C.C.S 방식에서는 완전랜덤으로 미리 등록한 선수는 완전랜덤끼리 만나지 않는 한 공식맵 경기를 하지 않습니다. 종족별 밸런스가 검증된 클래식맵에서만 하게 되므로 클래식맵만 집중 연습하면 되고, 경기운영에서도 약간의 이점을 갖습니다. 상대 선수는 랜덤유저의 종족과 극초반 빌드를 모르니 4드론이나 치즈러쉬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죠. 물론 그렇다 해도 랜덤유저들은 클래식맵 3개에 대해 자신의 3개 종족별로 연습을 해야하니 꽤나 힘들긴 하겠지만, 최소한 지금까지 랜덤유저들이 프로리그에서 겪었던 도박성 딜레마는 겪지 않습니다. 현 방식에서의 랜덤 기용은 완전히 도박이죠. 맵의 밸런스가 우수하다면 굳이 랜덤을 쓸 필요가 없고, 맵이 불리한데 적당한 종족의 선수가 없다 보니 도박적으로 랜덤을 기용해서 특정 종족이 나오길 기대해보는데 희망하던 종족이 안나오면 완전 꽝… 이런 도박성이 C.C.S에서는 거의 없습니다. 3종족 밸런스가 뛰어난 클래식 맵에서 하게 되므로 연습량만 충분하다면 어느 종족이 나오건 할만하고,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랜덤의 이점은 고스란히 남습니다. 무엇보다도 상대의 강력한 맵빨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가장 크지요.
이렇게 되면 과거 팀플전이 각 팀의 신인 육성의 요람이 되었듯이 신인급에서 프로리그용 완전랜덤선수가 제법 육성되리라 봅니다. 실제로 각 팀의 신인들과 연습생들 중 탁월한 랜덤유저들은 많습니다. 다만 랜덤유저들이 프로리그 개인전에서 활약하기에는 너무도 여건이 안좋았기에 결국 특정 종족으로 특화시키거나 팀플용 선수가 될 수 밖에 없었죠. 그러나 프로리그에서 상대의 어떠한 강력한 카드가 강력한 맵빨을 등에 업을지라도 이를 대등한 전장으로 끌어내릴 수 있는 전략적 카드라면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입니다. 가혹한 연습량이 요구되겠지만 최소한 ‘불리한 전장’에서는 싸우지 않으며, 랜덤의 초반 이점을 가지므로 연습량만 충분하다면 조금이나마 이점을 안고 싸우게 됩니다. 에이스 결정전이 마무리투수 대결이라면 랜덤 타겟맨은 비장의 핀치히터쯤 되겠죠. 좌타자 상대하라고 원포인트 릴리프 좌투수 내보냈더니 떡 하니 나오는 우타 슬러거? ^^; 프로리그 완전랜덤으로 스타덤에 오르는 선수가 나오길 기대해봄직 합니다. ‘세 얼굴을 가진 비장의 해결사’ 멋지지 않습니까?
근데 완전랜덤끼리 붙으면 예정된 공식맵… 이건 뭐냐? 의외성 속의 또 다른 의외성입니다. 서로의 계산이 엇갈려서 완전랜덤끼리 매치가 성사되면 논리적으로는 클래식맵 3가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보다는 역으로 원래 예정되어 있던 공식맵에서 두 랜덤이 붙게 됩니다. 이건 감독님들도 거의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며 경기결과는 며느리도 예측할 수 없는 진짜 랜덤전이 나오겠죠. 클래식맵이 아니므로 종족운, 위치운이 크게 작용할테고요. 지나치게 랜덤카드가 강력해져 남발하는 것을 막는 견제장치 쯤으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상 세가지 목적의식을 가지고 작성해 본 제안안인 Classic Choice System이었습니다. 상당히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제 나름대로 생각해본 이 방식의 약점은… 없습니다. ^^; 확실한 맵 밸런스 개선효과와 재미를 보장하고, 출전종족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랜덤유저들도 심심치않게 투입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아련한 추억속의 명맵에서 다시 명경기를 만나는 감격도 누릴 수 있고, 감독님들의 피튀기는 엔트리 머리싸움이 더욱 치밀하고 정교해질 것으로 확신합니다만… 최악의 약점은 역시 선수들과 감독님들, 관중/시청자 분들이 바로 이해하기에는 다소 복잡하고 와닿지 않는다는 점이겠죠. 사실 내용은 간단한데 제 글재주가 형편없어서 괜히 이해하기 힘들고 길어진 것도 있고요. 여기까지 끝까지 이해하고 읽어주신 분이나 있을지… ㅠ ㅠ
저보다 훨씬 좋은 아이디어와 글재주를 가진 분이 멋진 제안을 해주시고 또 채택되어서 부디 더욱 재미있는 방식의 프로리그 경기를 보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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