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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05/19 03:39:30 |
Name |
pioren |
Subject |
아득한 옛날에 관한 기억....(1)99PKO-프로게이머 코리아 오픈 |
밑의 글을 보다 보니깐 과거의 선수들에 관한 기억이 새삼스럽게 나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국기봉 선수의 저그를 참 좋아했었는데. 하하
야행성 캐릭터인지라 밤에 시간도 남고 해서. 한번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임요환 선수가 우승하기 전 대회들. 그러니까 99PKO, 하나로통신배, 프리첼배, 그리고 왕중왕전까지에서 활약했던 선수들 중에
기억이 나는 선수들을 대회 중심으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은 제 1회 대회라 할 수 있는 99PKO 대회부터....다른 대회들은 기약 없습니다 ^^;
1. 제가 생각나는 사람만 하겠습니다. 아마 거의 입상자 위주가 될듯해요 ^^; 생각나는 다른 선수들이 있으면 덧붙여 주시길
2. 이 당시 저는 투니버스-온게임넷 스타리그밖에 거의 모르는 존재였습니다. 이외의 대회에 대해서는 거의 지식이 전무한 상태라
이 대회들을 위주로 얘기를 할테니깐, 양해를 바랍니다
-- 99 PKO 대회--
4강- 이기석, 국기봉, 김태목, 최진우
우승- 최진우 준우승- 국기봉
@#-대회 개요
프로게임대회의 시초가 된 대회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많은 대회들이 있었지만, 방송이 된다는 건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죠.
이때 당시에 선수들의 '주종족' 이란 개념은 그렇게 강하지만은 않았던 걸로 생각합니다.
이기석 선수나 최진우 선수, 최지명 선수 등도 다들 맵에 따라 다른 종족을 선택하기도 하고, 2승으로 상황이 여유로워지면 랜덤을
선택해 플레이하곤 했죠.
16명을 4개조로 나누어 조별리그를 별친 후, 8강 역시 동일하게 갔습니다.
특이하게 8강 A, B조의 1위끼리 3판 2승의 대결로 결승전 직행자를 가린 후,
2위간 준플레이오프(3판양승), 패배한 1위와의 플레이오프(5판3승), 그리고 결승(5판3승)을 통해 우승자를 가렸습니다.
공식 맵은 래더에서 쓰이는 맵들이었는데, 국민맵 로템이 하나,
그리고 각 종족에게 유리한 맵이 하나씩 있었습니다. 아쉬리고(저그), 스노우바운드(프로토스), 쇼다운(테란)
지금 생각하면 참 공평한 맵 구성이네요. 단 그 당시에는 스포닝풀과 럴커 개발 비용이 싸서인지, 로템에서도 저그가 높은 승률을
기록했었던 생각이 납니다.
@#-8강을 구성했던 주요 플레이어
대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선수는 바로 이기석.
말이 필요없는 플레이어죠. 전설의 쌈장. 세계규모의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었고.
밑의 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CF의 영향이 컸지만, 프로게이머에 관한 인식이 전무하던 시절에 최초로 '프로게이머' 란 단어를
일반 사람들에게 인식시킨 인물입니다. 당연히 이 대회 최대의 관심사였으며, 최강의 우승후보였죠. 대회에 들어서도 그 명성대로
연전연승을 거두며 자신의 진가를 발휘합니다
사람들이 말로만 들어서 알고 있던 쇼다운에서의 배럭날리기나,
저그가 괜찮은 맵이라 평가받던 로템 등의 맵에서 프로토스로 더블넥서스를 펼치며
(지금의 더블넥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포지를 짓고 무조건 캐논을 깔고 시작하는 식의...하긴 그때의 스포닝풀은 빨랐지만)
당시 절대 다수이던 저그 유저들을 연전연파하며 최상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저그를 상대로는 프로토스를 고르고, 다른 종족 상대로는 테란을 고르거나 랜덤을 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8강까지 전승을 거두며 역시나 세계최강(!.....사실은 이때도 세계최강은 기욤이었지만 ^^;)이라는 평을 들으며,
당연히 우승할 듯한 포스를 풍깁니다.
이때는 선수였던 김창선 해설위원의 활약도 대단했습니다. 16강을 3전 전승으로 돌파했었죠. 특히나 서로 2승인 상태에서 붙은
최지명 선수(저그)와의 랜덤전에서 랜덤 테란으로 랜덤 프로토스가 나온 최지명 선수를 메카닉으로 완벽히 제압하는 모습을 보이며
메카닉의 정석을 완벽히 보여줬다는 찬사를 듣기도 했죠. 핵까지 날렸다는
(사실, 최지명 선수가 스카웃을 거의 5기 정도 뽑는 만행을 초반에 저지르긴 했지만 ^^;)
그리고 정석적인 플레이를 잘 구사하던 프로토스 유저인 김태목 선수가 있었습니다.
(유병옥 선수였던가...? 의 제자격이라고 그때 해설분들이 했던 것 같은데, 아니었나요? 가물가물...)
로템에서의 정석적인 운영이 참 인상적이었고, 저그전에서 병력을 모아서 끌고나가는 힘이 장난이 아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외의 대세는 저그 유저들이었죠. 저그전에서는 최악(!)의 모습을 보였지만 타종족과의 대결에선 승승장구했던 살아있는 히드라 국기봉 선수,
오리지날때부터 최강의 뮤탈리스크 운영으로 유명했던 스켈톤 봉준구 선수,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전략성이 돋보였던 저그 플레이어 최지명 선수,
그리고 타종족을 선택하기도 했던 악명높은 물량의 저그 중심 랜덤 플레이어 최진우 선수까지, 8강의 중심을 차지하는 선수들은
저그가 절대 다수였습니다.
특이한건 당시에 저그를 상대하는 이기석, 김창선 선수들은 프로토스로 플레이했다는 것인데, 이는 당시에 테란으로 저그를 잡는게 얼마나
어려웠던 일인지를 잘 말해주는 사실입니다
8강전을 펼친 결과. 조 1위는 이기석 선수와 국기봉 선수의 차지가 됩니다.
이기석 선수는 절대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노미네이트로 결승 진출전 티켓을 예약했고,
국기봉 선수도 자신의 조에서 1위를 차지하며 결전을 준비합니다.
남은 티켓 두장은 로템에서 정말 토나오는 탱크 물량(정말, 최연성 선수 프링글스 치어풀에 나오는 그만큼)을 보여주며
김창선 선수를 꺾은 최진우 선수와, 로템에서 최지명 선수를 불리한 경기를 한방병력으로 뒤집어버린 김태목 선수가 가져갑니다.
최지명 선수는 당시 전략성으로 호평을 받았고, 4강 티켓을 놓고 격돌한
김태목 선수와의 대결에서도 경기를 유리하게 가져가며 4강행 가능성이 높았으나
게임을 너무 낙관하다가 한방에 그대로 밀려버렸죠(이후, 대회에서 최지명 선수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하이라이트: 결승 진출전 1차전.
'가장 유명한 이는 이기석일지 몰라도, 가장 강한 사람은 이기석이 아니다'
물론 국기봉 선수가 한 말은 아닙니다. 그냥 저의 느낌이 그랬다는 거죠.
맵 순서는 로템-스노우바운드-아쉬리고.
2, 3경기의 상성상 1경기를 가져가는 사람이 이길 것이란 예측이 팽배했고, 대회 내내 보여주었던 로템 저그전의 이기석의 전가의 보도,
더블 넥서스를 감안했을때 이기석 선수의 우세가 점쳐지는 대결이었습니다.
12시 국기봉 저그, 6시 이기석 프로토스.
역시나 시작하자마자 이기석 선수는 안마당에 캐논을 소환하며 더블을 준비합니다.
그러나 너무 뻔히 드러난 운영 탓이었을까요. 국기봉 선수가 준비해온 대응책도 완벽했습니다. 저글링을 아주 소수만 뽑은 뒤,
빠르게 제2확장을 가져가면서 지속적으로 저글링, 히드라의 물량으로 끊임없이 러쉬를 하기 시작합니다.
중규모의 저글링+히드라의 공격에 계속 유닛이 소모되면서 이기석 선수는 좀처럼 러쉬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쩔쩔매고,
그 사이에 멀티는 이곳 저곳에 하나, 둘......늘어가기 시작합니다.
겨우겨우 공세를 버티면서 이기석 선수가 미네랄 멀티 확장을 시도하려 할 시점,
이미 저그의 크립은 온 맵을 뒤덮고 있었습니다.
(경악하던 엄정김 트리오의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엄청난 물량을 바탕으로 한 총공세에 결국 쌈장은 무릎을 꿇으며, 대회 첫 패배를 기록하게 됩니다.
그리고 예상대로 한경기씩을 주고받으며, 결승행 티켓은 국기봉 선수가 가져갑니다.
특이한 건 필승의 전략이 있다며 2경기에서 국기봉 선수는 프로토스를 선택했고,
이기석 선수의 당연하다는 듯한 표정과 함께 허무하게 졌습니다 ^^;
(이후 한빛소프트배 때에도 국기봉 선수는 비슷한 모습을 한번 더 보여주죠)
이로써 사람들은 쌈장이 절대적인 존재가 아닌, 여러 프로게이머 중의 하나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게임계에 대해 잘 알던 사람이 아닌,
저같이 잘 모르던 시청자들) 그만큼 국기봉 선수의 승리가 가져다 준 충격은 컸죠
@#- 'FreeMura' 최진우
워낙 이기석 선수, 그리고 그를 이긴 국기봉 선수에 대한 인상이 강력했을까요,
준플레이오프 시작즈음까지만 해도 최진우 선수의 우승가능성을 점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김태목 선수의 한방능력도
대 최지명전에서의 역전승으로 거의 공인을 받다시피 했구요.
하지만 최진우 선수는 대 프로토스전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무한 저글링으로 1경기를 잡아냅니다.
안마당 멀티-성큰-미네랄 멀티-성큰-쭉쭉 저글링.....
언제나처럼 정석적인 운영을 하며 한방물량을 모으던 김태목 선수는 쏟아져 내려오는 '닥치고 저글링' 을 견디지 못합니다.
아칸이고 템플러고 캐논이고 질럿이고 드라군이고 뭐고, '물량에 장사 없다' 는 오래된 진리를 눈으로 확인시켜준 경기였죠.
초대 대회의 손꼽히는 하이라이트 경기 중 하나였습니다.
이어 쇼다운에서 테란으로 상대를 잡아내며 플레이오프로 올라갔고,
이기석 선수까지 접전끝에 3대 2로 잡아내며 결승행 이변을 연출하는 기염을 토합니다.
@#- The Final Match. '저그전, 어떻게 안되겠니?'
한경기 프로토스를 선택하긴 했지만 온리 저그 플레이어인 국기봉 선수와
테란을 병행하던 저그 중심의 랜덤 플레이어 최진우.
결승에서의 맵 순서 및 종족 매치업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경기: 로스트 템플 - 국기봉(Z) VS 최진우(Z)
2경기: 쇼다운 - 국기봉(Z) VS 최진우(T)
3경기: 아쉬리고 - 국기봉(Z) VS 최진우(Z)
4경기: 스노우바운드 - 국기봉(Z) VS 최진우(T)
5경기: 로스트 템플 - 국기봉(Z) VS 최진우(Z)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그와 테란을 병용하던 최진우 선수는 테란이 저그상대로 할만한 맵에서는 테란을, 그 이외의 저그가
이점을 가져가는 로템과 아쉬리고에서는 저그를 선택했습니다.
저그전의 극악한 모습, 타종족전에서의 절대적인 포스를 발휘하는 국기봉 선수를 충분히 감안한 선택이었고 결과적으론 탁월했죠.
1경기 저그전을 최진우 선수가 선취하며 기세를 올립니다. 다음 경기는 테란이 유리한 맵 쇼다운,
그러나 역시 타종족전의 사나이 국기봉, 쇼다운이고 뭐고 동점을 만들어 버립니다.
그러나 3경기 저그전은 역시나 최진우 선수의 승리...-_-
(정말, 경악할 정도로 완전 다른 사람같은 국기봉 선수....)
4경기 스노우 바운드의 저테전...혹시?
혹시가 역시, 섬맵마저 잡아내는 타종족전 사나이 국기봉입니다 ^^;
결국 우승의 향방은 5경기, 로템에서의 저그전으로 가려지게 됩니다.
다들 조마조마해 하면서 TV를 지켜보고, 해설진도 어떻게 될지 궁금해하고 있었죠.
그러나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우리의 국기봉 선수, 또다시 저그전을 패배하며 우승을 내주고 맙니다....풋
(최진우 선수가 저그 중심이긴 하나 온리 저그 유저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온리 저그유저임에도 저그전 3경기 중 한 경기도
가져가지 못한 국기봉 선수는 참 컬쳐 쇼크였죠;;; 정말 극과 극인 선수였습니다)
이로서 초대 우승의 영광은 닥치고 물량의 왕자, 최진우 선수에게 돌아갑니다.
4위까지, 즉 최진우, 국기봉, 이기석, 김태목 네 선수에게 시드가 부여되고,
스타리그는 해를 넘어 2000년 하나로통신배 투니버스 스타리그로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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