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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05/14 17:53:27 |
Name |
깐따삐야 |
Subject |
영화 "손님은 왕이다"를 보고...(꼭 영화 본 분들만 봐주세요.) |
오늘 "손님은 왕이다"란 재미난 한국영화 한 편을 보았다.
영화를 보며 되게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 캐릭터를 하나씩 찬찬히 뜯어보자.
사건의 계기를 만들게 되는 안창진(성지루).
원래 미술을 하려고 했는데 가업을 핑계삼아 이발소를 3대쨰 운영하게 되는 소심한 남자.
아내가 밤늦게 겉도는 데도 남편인 안창진은 그저 아내를 바보같이 믿을 뿐이다.
그리고 그의 아내 전연옥(성현아).
보험아줌마라고 부르는 것은 달갑지 않아하고 라이프플래너라고 부르는 것은 달가워하는
여자. 남편과 결혼한 것을 자기 희생해서 사람 목숨 하나 살려보자 결혼했다는 여자.
그녀의 보험고객관리법은 고객과의 하룻밤인 듯 하다.
그녀는 그의 남편과의 생활이 지긋지긋 해보인다.
평화로운 한 소심한 남자의 생활에 찬물을 끼얹는 낯선 손님 김양길(명계남).
미스테리 한 분위기를 풍기며 갑자기 창진의 이발소로 찾아와 사고 현장을 목격했다며 돈을 계속적으로 요구하는 수상한 손님. 영화 초반엔 미스테리한 분위기로 궁금증을 자아내며 극 후반엔 관객들에게 충격 한방 선사하게 되는 그 남자의 정체.
무엇이든 해결해 드린다는 해결사 이장길(이선균).
안창진이 협박에 못이겨 김양길에 뒷조사를 하지만 실패로 돌아가서 돈으로 사들이게 되는 해결사 이장길. 그에겐 고객의 사정따윈 없다. 돈만 주면 무조건 손님이 해달라는 데로. 피도 눈물도 없이 교활하게 일을 해주는 해결사.
이 영화 분위기가 서늘하고 차갑다.
영화화면질감 또한 서늘하고 차갑다.
영화의 주된 장소는 이발소다. 신성한 영업장에서 은밀한 얘기가 오가고 중요한 사건이 여기서 일어난다. 촬영장소도 몇 군대 되지 않아보인다. 영화속 주된 장소인 이발소를 제외하고는 해결사의 사무실. 지하철 지하도.어느 이름 모를 모텔 방. 조용한 강 근처. 이발소 앞 슈퍼밖에는 안될 정도로 장소도 그리 많지 않다. 인물도 저 주인공 네 명말고는 슈퍼아저씨. 경찰관. 원조교제녀. 이름모를 보복자 둘. 밖에 안될 정도로 인물도 얼마 나오지 않는 영화다.
그럼 김양길이 협박하던 사건의 종류는 무엇일까?
그것은 소유가 안창진의 것인 차로 어느 밤에 한 술집여성을 뺑소니 쳤다는 것이었다.
안창진도 관객도 초반에는 안창진의 원조교제 사실이 협박의 진상인줄 알았으나...그것이 아니라 한 술집여성을 뻉소니 쳤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안창진은 자신이 뻉소니를 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채까지 빌려다가 낯선손님 김양길에게 다 꼴아박는다.
자신이 하지 않았는데.. 왜?
처음에는 "사랑하는 아내를 지켜주려 했던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영화 속 성지루의 연기를 보면 그건 아닌 것 같았다. 그냥 성지루는 바보천지였기 때문에 그러한 협박에 넘어간 것이라는 생각이 차라리 맞을 것 같았다.
이 영화 단순한 협박에 협박자가 죽는 그런 스릴러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에서는 김양길이 왜 협박을 해야했는지에 대한 상황설명이 그려진다.
김양길은 그저 자신이 좋아하던 연기를 하고 싶을 뿐이었다.
하지만 세상이 그를 그렇게 하도록 두지 않았다.
그의 가정은 뺑소니로 인해 그의 아내는 죽고. 딸은 하반신이 불구가 될 지경에 이른다.
병원에서도 환자의 상태보다는 수술비 납부에 더 관심이 있는 듯하고. 그런 세상에 그는 사채까지 빌려쓰게 된다. 손가락까지 잘려버린 그는 우연히 안창길 소유의 차량의 뺑소니사건을 목격하고 자신의 마지막 명연기를 펼치게 된다.
처음에 김양길의 정체가 전과범이 아니라 배우 였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나는 김양길이라는 사람이 현실과 연기를 구분못하는 또라이인 것 같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김양길의 치밀한 계획에 이뤄진 것이었고 김양길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며 죽음을 맞게 된다. 자신이 그토록 하고 싶었던 연기를 펼치며....
"인생은 연극이야."
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대사다.
연극 잘하던 안창길과 전연옥은 낯선 손님 김양길에게 덜미를 잡히지만 곧 이내 김양길이 원하는 바를 이루게 됨으로서 평화는 다시 찾아오는가 했으나... 이번엔 손님이 아닌 자가 찾아옴으로서 다시 이 둘의 연극은 재시작을 암시하며 영화는 막이 오른다.
"몸매가 콘트라베이스 같아."
김양길이 중간에 전연옥과의 대화에서 전연옥의 몸매가 아직 죽지않았다는 의미에서 한말이다. 이말을 들은 전연옥은 잠시 머뭇거리며 알았다는 듯 얘기하지만... 그것은 척같이 보였다. 이 씬을 볼때 별거 아닌 듯 넘겼지만... 마지막 씬을 보면 그 답이 나온다.
안창길과 전연옥은 젊은 적 연애시절에 "콘트라베이스"란 김양길 주연의 극 중 연극을 보러가면서 영화는 마무리 짓는다. 생각해보니 중간에 형사 양반도 김양길의 얼굴을 보며 어디서 낯이 익는 얼굴이라는 둥. 많이 본 얼굴 같다는 듯... 그건 김양길이 배우여서 그랬던것이었다. 이 씬에서 영화는 인간의 망각성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젊었을 적 연애시절에 본 연극 주인공인데 후에 만났을때는 그 연극 제목이 뭔지도 모르며.. 김양길 또한 보았음에 분명한데 김양길의 신분도 모른다. 이런 웃기는 상황에 그는 돈까지 주며 해결사를 고용하여 김양길의 신분을 알려한다.
이들이 쓸때없는 의심 없이 그대로 물가는데로 따라갔더라면... 아마 혹은 더 붙이지않고 혹만 땠을지 모른다. 하지만 쓸때없는 의심과 망각으로 혹 때려다 혹은 더 붙이는 상황이 되고 이들의 연극은 계속 된다.
굉장히 혼란스러우면서도 재밌는 영화다운 영화였다. 이런 한국영화는 여태까지 본 적이 없을정도로... 흥행이 어느정도 되었는지는 아쉬운 부분이지만... 오랜만에 참 괜찮은 한국영화 한편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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