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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05/12 22:42:28 |
Name |
Blind |
Subject |
죽지 마라, 죽지 마라, 죽지 마라. |
늘 불안하다고 생각했다.
이기고 있어도 무언가 불안한 모습(남들은 이게 너를 좋아하는 참된 이유라고들 하지만).
늘 조마조마하게 해서 이기는 모습. 나는 너의 그 모습이 너무 불안했다.
저그전 연승 신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프로토스전 연승 신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두개의 리그에서 KOR 선수에게만 4패를 했다. (모두 너의 네임밸류보다 떨어지는 선수들이었다... 네임밸류는.)
최후의 순간, 또 다시 테란전이 너를 붙잡았다.
너의 팬들이 그렇게 외쳐대던 '우승-8강-준우승-우승-8강-준우승-우승', 일명 '안심수열'도 이어나가는 데에 실패했다.
이제 서바이버리그가 남았다. 프로리그가 남았다.
그리고 몇개월 뒤, 듀얼토너먼트가 남았다.
그때까지, 꼭 살아있어라. 살아남아라.
전투의 신인 네가 전투에서 그렇게 많이 졌다면, 여기까지 밀려났다면,
너 자신이 무엇이 부족한지 누구보다도 더 잘 알것이다.
죽지 마라. 무릎 꿇지 마라.
살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닌, '계속' 싸우기 위해 살아남으려는 너의 그 전투정신을 보고 싶다.
다시 말하건데 죽지 마라.
모든 사람을 무찔러 더 이상 상대할 사람이 없을 때, 그 때를 손꼽아 기다릴거다. 그 정신, 단단히 붙들고
살아남아라.
p.s
사람들은 2005 프로리그 후기리그에서 에이스결정전을 연거푸 놓쳐버린 박성준은 기억하지만,
전기리그 9위의 팀플전을 4위까지 끌어올린 박성준은 모릅니다.
박성준이 누군가를 꺾고 올라서면 사람들은 '누군가'의 패배를 안타까워합니다.
박성준이 누군가에게 꺾이면 사람들은 박성준을 꺾은 '누군가'를 칭송합니다.
박성준이라는 선수는 (아무도 그렇게 말하지는 않지만) 어느 선수가 스타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넘어야 하는, 그냥 그런 중간보스같은 존재가 된 느낌입니다.
이겨도 찬사를 받지 못하고 지면 완전히 잊혀지는...
박성준 선수는 지난 시즌까지 6번 연속으로 스타리그 8강에 진출했고,
제가 알기로는 이것이 8강 연속진출 최다기록입니다.
이제 이것도 끊어졌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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