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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05/07 20:31:24 |
Name |
뛰어서돌려차 |
Subject |
[잡담]시릴로 증후군와 안습 |
타이밍은 약간 안 좋은것 같습니다만;;;
심심풀이 재미&농담용 글입니다.
편의상 반말체로 쓰는데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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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청년으로서 인생의 꽃다운 시절을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는
추억의 외화드라마가 한편 있다.
'천사들의 합창', 기억하는가?
그 천사들의 합창 등장인물중에 시릴로라는 인물이 있었다.
마리아 호아키나를 좋아하지만 매번 안습상황을 연출하고
(필자는 그래서 그를 더 좋아했다;;)
순진한 나머지 친구에게 사기를 당하기도 했지만 누구보다 착하고 순수하고 페르민
할아버지의 좋은 친구였던 시릴로, 오늘은 시릴로의 이야기로 시작해 볼까 한다.
잠깐 옛날, 천사들의 합창을 보던 시절로 돌아가 보자.
기억을 리와인드, 리와인드, 그래 좋다.
거기서 멈춰보자.
마리아 호아키나를 좋아하던 시릴로가 안습 상황에 처한 장면이다.
"너 진짜 왜 그래!! 귀찮다고 했잖아!!!"
앙칼진 마리아 호아키나의 쏘아붙임에 정성을 다해 마리아 호아키나를 위한 선물을
준비했던, 서글퍼지는 우리의 시릴로는 늘 하던 행동을 취한다.
고개를 우하향 45도로 떨구고 나직히 한마디
"아니, 난 그냥..."
(그리고는 페르민 할아버지에게 가서 비둘기 모이를 준다.)
일상을 살아가면서 보는 많은 안습들이 종종 시릴로와 비슷한 행동을 취할 때가 있다.
이러한 현상을 방송을 통해 확실히 보여준 시릴로를 기념해,
시릴로 증후군이라 부르기로 하자.(한국어로 번역해 벙어리 냉가슴이라 해도 좋다.)
발렌타이 데이, 누군가의 생일, 크리스마스 이브, 기타 기념일에 우리는 많은
시릴로 증후군 환자들을 보게 된다.
마리아 호아키나만큼은 아니지만 도통 마음을 모르겠던 사람을 위해 열심히 뭔가를
준비했지만 자멸끝에 안습 상황을 연출하고야 말고 고개를 우하향 45도로 떨구고
"아니 난 그냥..."
(기쁨에 찬 커플들만큼이나 많은 시릴로 증후군 환자들을 거리에서 만나게 된다는
것이 슬픈 일이다;;)
왜 어떤 안습들은 시릴로 환자가 되는가?
여기서 잠깐 어떤 경제학자의 이름을 꺼내봐야겠다.
시카고 학파의 대부, 통화주의 학파의 바이블이라 할 수 있는 밀턴 프리드먼은 '샤워실의 바보'라는 표현으로 정부의 멍청한 정책을 비판했다.
샤워실에 들어간 바보는 처음에 찬물이 나와 화들짝 놀라 수도꼭지를 반대쪽 맨 끝으로 돌린다. 잠깐 기다리다가 살이 데이게 뜨거운 물이 나와 또 화들짝 놀라 수도꼭지를 찬물쪽으로 확 돌려버리고, 극단의 양쪽으로 휙휙 돌려버리다 찬물에 화들짝 놀라고 뜨거운 물에 화들짝 데이는 바보처럼 단기적인 시류에 영합하여 극단적으로 정책을 쓰다가 제풀에 화들짝 놀라는 멍청한 정부의 정책이라는 것이 프리드먼의 조소였다.
이를 안습론에 적용시켜보면 그럴듯한 가정을 도출할 수 있다.
'내 여자만 되면 평생을 다바쳐...!!!'
'난 누구보다 그애를 왱알왱알!!!'
'내 마지막!!!'
뜨겁게 불타오르다 한방 먹고 화들짝 놀라
'그래, 내년이면 나도 솔로부대 대장이다!!!'
'아니 난 그냥..., 힘이 되어주고 싶었어...'
'이제 해탈했어...'
하고는 푸르륵 김이 빠졌다가 다시 약간의 계기로
'그래, 나도 탈출할 수 있어!!!'
하고 불타오르고 하는 무간도의 싸이클을 반복하게 된다.
샤워실의 바보처럼, 찬물에 화들짝 놀랄때 우리는 시릴로 증후군을 관찰할 수 있다.
이는(물론 모든 경우는 아니지만)안습은 한번 실패하였다고 제풀에 시릴로의 뒤를 밟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요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차지도 뜨겁지도 않은 미지근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연애는 단기간 승부가 아닌 장기적인 레이스로 봐야 옳다.)
그러나 항상 장기적으로는 모두 좋아질 것이다라는 타령을 밥먹듯하던 고전학파에게 던진 케인즈의 통렬한 이 한마디도 기억해두는 것이 좋겠다.
'장기에는, 우리는 모두 죽고 없다.'
안습론에 적용해보면 이렇다.
'장기에는, 우리는 모두 응삼이가 되어있을 뿐이다.'
지나친 장기화는 좋지 않지만 단기에 끝장내보려는 것은 시릴로 증후군을 자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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