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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4/20 13:19:53
Name 김인태
Subject '엄마야 누나야 강남 살자'를 보면서... 패치, 밸런스의 문제.
(선수 이름 뒤에 호칭은 편의상 생략하겠습니다. 이 점 양해바랍니다.)
우리는 - 적어도 pgr에 들어오시는 분이라면 - 스타 경기를 보며 환호를 합니다.
패러독스에서, 도진광의 마지막 셔틀이 터졌을 때, 임요환의 센터가 멀티지역으로 둥둥 떠 갈 때,
우리는 환호를 합니다.
레퀴엠에서 박성준이 4해처리 저글링 러커로 서지훈의 본진으로 입성했을 때,
우리는 환호를 합니다.
박용욱이 끝없는 수비 끝에 변은종을 잡아냈을 때, 송병구가 박태민을 잡아냈을 때,
역시 우리는 환호를 합니다.
조용호의 5번 째 드론의 에그가 취소될 때, 우리는 "정말~~? 이런~~?" 이란 기대감을 품고 긴장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스타크래프트를 보면서, 축구나 야구를 보면서, 여러 다른 스포츠를 보면서
환호를 할 수 있는 까닭은, 그리고 손에 땀을 쥐며 관전할 수 있는 까닭은,
두 선수 두 팀에게 똑 같은 조건하에서 경기를 하게 하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선수들의 능력, 센스, 훈련과 연습, 드라마 같은 감동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하기 때문에 패자는 승자를 축하해주고, 승자는 패자를 위로하고 격려해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패자는 더욱 열심히 하여 다음엔 승자가 되리라 다짐할 수 있습니다.

스타에는 종족 상성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전장 또한 축구장 처럼 똑 같은 하나가 아닌,
여러 가지 다른 특징을 가진 맵이 쓰입니다.
한 종족이 다른 한 종족에게 말 그대로 '압살'당할 때, 어느 맵에서 어느 종족이 너무나도 '불리'할 때,
우리는 블리저드에 패치를 바라고, 온겜과 엠겜에게 밸런스가 잘 맞는 맵을 바라게 됩니다.
그것이 우리가 스타를 보면서 환호할 수 있게 하는 이유가 되기 때문입니다.
패러독스에서 저그와 플토가 경기를 하게 되면, 긴장감이 떨어집니다. 그 경기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는 말이됩니다.
'혹시나?'가 '역시나!'가 돼버리고 말죠.
루나가 공방에서 까지 널리 사랑을 받는 이유는 어느 정도 보장된 '공정함'이 큰 몫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을 생각해보고, 강남을 생각해봅니다.
(전, 지역적인 강남이 아닌, 은유적 의미의 강남으로 이해하였고,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또한 그렇게 생각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100m 달리기 경기를 합니다. A라는 선수는 20m 앞에서 출발하였고, B라는 선수는 출발점에서 출발을 하였다라고 가정해봅시다.
그리고는 이변 없이 A라는 선수가 이겼을 때, B라는 선수는 자신의 패배를 인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경기를 관전하는 우리 또한 '환호'할 수 없을 것입니다. A의 승리에 축하를 보낼 수도 없을 것입니다.
물론 B가 엄청 노력을 한다면 A를 이기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80m를 달리는 것보다 모리스그린이 100m를 달리는 것이 훨~~~~~~~~~~~~~~씬 빠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그리고 프로게이머든, 다른 스포츠 선수든 모두 모리스 그린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좀 달린다는 사람이 20m 앞서 출발한다면, 세계적인 어떤 100m 선수도 그 선수를 이기기 힘들 것입니다.

프로게임단에 소속된 선수가 있고, 무소속인 선수가 있습니다. 컨트롤 딜레이가 있는 배틀넷에서,
연습 상대 구하기 조차 여의치 않은 무소속의 선수가 있고,
잘 제공된 환경에서 ipx로, 쟁쟁한 연습상대와 연습을 할 수 있는 게임단 소속의 선수들이 예선에서 맞붙었을 때,
100%는 아니더라도 우리는 어느 정도 결과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는 예선을 뚫은 선수들의 면면을 봤을 때 많이 정확한 예측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교육을, 그리고 강남을 생각해봅니다.

부모가 맞벌이를 하고, 자식의 공부를 뒷받침해 줄 만큼의 학력과 재력을 못 가진 A라는 녀석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돈을 많이 벌어서 어머니가 - 그 반대라도 상관 없습니다. -
자식의 교육에 많은 신경을 써 줄 수 있고, 경제적인 뒷받침을 해 줄 수 있는 B라는 녀석이 있습니다.
그 둘이 경쟁을 합니다.
기본적인 그 둘의 능력이 같았다면 우리는 위의 예에서와 마찬가지로 B의 승리를 아주 쉽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럴리는 없겠지만- 제가 프로게임단에 소속이 되고 많은 지원을 받는다고 무소속의 고수를 이기는 것이 힘든,
아니 불가능한 것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은 능력과 노력의 정도가 다르다면 A가 B를 이길 수도 있습니다.

W에서 스타방송을 보면서(요즘은 afreeca라죠), 'Nada'가 아마추어 고수들에게 지는 모습을 몇 번 봤습니다.
제가 만약 Nada와 경기를 한다면 한 경기만 해도 안드로메다에 예닐곱번은 같다올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스무여남으 번은 넘게 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더러 왜 그 아마고수처럼 Nada를 이기지 못하느냐고 비난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냥 '노현정' 아나운서의 말투로 "노력하세요!"라고 말하고 넘어갈 것입니다.
그리고는 그 아마 고수에게 대단하다고 찬사를 보낼 것입니다.

(대학의 서열화니 이런 문제는 거론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글을 위해 잠시 같이 참아봅시다.)
부모님의 지원을 많이 못 받았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소위 명문대라는 곳에 입한한 A라는 녀석이 있습니다.
B라는 녀석 또한 A와 비슷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입학한 대학의 이름값은 A와는 천지차이입니다.
B라는 녀석과 비슷한 포텐셜을 가졌지만, 집안의 지원이 빵빵해서 A만큼은 아니더라도,
B보다는 훨씬 좋은 대학에 입학한 C라는 녀석이 있습니다.
B는 C의 부모 만큼 못 해준 부모를 원망할 것이고, B의 부모는 A 만큼 못 해준 자식을 섭섭해할 것입니다.
그 B라는 녀석의 심정이 '엄마야 누나야 강남 살자'라는 시를 만들어낸 것일 게고,
우리는 B 부모의 심정으로 '공부하기 싫으니 별짓을 다 한다. 그 시간에 공부나 해라'라는 식의 반응을 합니다.

제가 게임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박서'처럼 되지 못한다면, 재능탓을 하고 그냥 스타를 즐기기만 하면 됩니다.
제가 농구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김승현'처럼 되지 못한다면, 역시 재능탓을 하고 그냥 농구는 즐기기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공부라는 것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회에서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학업성취도, 학습능력, 대학이라는 간판 이러한 것들이
스타나 농구를 하는 능력에 비하면 너무나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박서'나 '김승현'에게는 이러한 학습능력이 별로 중요하지 않겠지만,
대부분의 우리들에게는 이것이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위에 나온 A,B,C 세 녀석 중에 제가 B라고 생각해봅시다.
공부쪽으로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A처럼 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공부말고 다른 것, 내가 잘 하는 것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청소년에게 '공부' 말고 잘 하는 것을 찾기는 너무나도 힘듭니다.
/* 'The 4400'에 나왔던 아이의 재능을 볼 수 있는 선생님 같은 존재가 없기 때문입니다. */
저는 '스키'라는 재능을 타고 났습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스키장엔 근처에도 못 가봤습니다.
학교를 다녀야 했고, 스키장에 보내주기에는 부모님의 경제사정이 넉넉치 않았습니다.
저는 '클라리넷' 연주에 재능을 타고 났습니다. 하지만 클라리넷을 사주고 레슨을 받게해주고, 예고를 보내고,
음대에 저를 보내줄 만큼 저의 부모님의 경제 사정은 넉넉치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재능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공부'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공부'는 제 재능이 아닙니다. 아무리 해도 A처럼 될 수 없습니다.
그냥 그저 C가 부러울 따름입니다.

말이 너무 길었습니다.
이 글을 쓰게된 이유는 '엄마야 누나야 강남 살자'라는 뉴스기사에, 너무나 매정하게 '공부나 해라~ 공부하기 싫으니 저 zral이지'라고 리플을 단 사람들 때문입니다.
그 시를 페러디한 학생이 그 기사에 딸린 답글을 봤을 때 너무 큰 상처를 받았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가 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 비킬라'가 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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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뿌니사과
06/04/20 13:52
수정 아이콘
엄청 동감합니다;;;; 아 우울해;;;
바이칼
06/04/20 14:09
수정 아이콘
글쓴이가 대학입학을 기준으로 한 학습능력을 언급하셔서 하는 말인데 대학 진학에 있어서 재능이 비중이 그다지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보아왔고 제 경험을 비추어 봐도 고교수준의 학업 성취도는 동기부여를 통한 자신의 태도가 전적으로 좌우한다고 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06/04/20 14:09
수정 아이콘
아 조금 복잡하지만....어느정도 공감해요..
Sulla-Felix
06/04/20 14:25
수정 아이콘
미안하지만 아직 한국의 교육제도는 노력한 사람이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아직은, 아직은 열심히 하면 대학까지는 평등한 사회입니다.

물론 내신위주의 교육정책이 계속되면 이것도 얼마 남지 않긴 했습니다만.
선진국의 경우 이미 교육이 주는 기회의 평등은 거의 붕괴상태....

오히려 한국의 불평등은 대학을 졸업하고 난 다음에 진정 시작되는게 아닐까요.
부모님한테 받은 강남아파트에서 시작하는 직장인과 월세살며 전세금 모으는 직장인의
차이에 비하면 교육의 불평등은 정말 하잘것 없다는 생각입니다.
엘케인
06/04/20 14:33
수정 아이콘
현장을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찬찬히 읽어본(그리고 읽어볼만한) 글이네요.

저같은 종류의 사람들은 자극을 받아야
움찔거리면서 일을 한다죠.
오늘부터 한쪽 구석에 모셔놓은 영어책도 좀 보고,
이것저것 노력해 봐야겠습니다.
(의도하지 않으셨겠지만, 고맙습니다. 아자!)
KissTheRain
06/04/20 14:47
수정 아이콘
내신이 이제 정말 중요해지는 것이 아닌 6~7차 수능 세대에 대해서는
강남이라는 이점이 한동안 없어졌다고 생각합니다. 한동안은 교육의 평등이 거의 이루어졌다고 봅니다.

바로 인터넷 강의 때문이죠. 수백만원 하는 과외는 강남에서도 정말 일부 뿐이 받을 수 있는 교육이고 그 외 학원은 인터넷 강의나 현장 강의나 별 차이가 없습니다. 실제로도 인터넷 강의 떄문에 강남학원 학생들 수가 많이 줄었었고요. 인터넷 강의도 못들을 정도로 가난한 경우는 정말 적은편이라고 하고 보통 한국 가정이라면 인터넷 강의 들을 정도는 충분히 되죠. 같은 질의 강의가 거의 모든 사람들한테 비슷하게 돌아 갔을 경우에는 노력이 좌우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몇년동안은 몇백만원의 과외를 받는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노력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게 본다면 강남과 타지역이 아닌 정말 소수의 부자와 나머지 사람들의 경쟁이라고 봐야죠.


그 시에 리플을 달았던 비판적인 많은 사람들은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하지만 지금 현재 내신 중요제도로 돌아간다면은 다시 강남이 좋은 교육환경을 갖출 수 밖에 없습니다. 수능을 위한 인터넷 강의와 현장강의는 별 차이가 없지만 그 강사들이 각 지방학교의 내신 제도까지 인터넷 강의로 해결 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로 교육부에 대해 정말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기껏 인터넷 강의가 강남의 사교육을 모든 지방에 균등하게 퍼트려 놓았더니 그걸 다시 막아버리는 정책을 쓰네요.

개인적으로 현재 가장 균등한 교육정책을 쓰려면 수능에 비중을 많이 두고 수능 문제를 어렵게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원사랑◎
06/04/20 15:24
수정 아이콘
강남에 살고 집이 부자라면 분명히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는 확률이 더 높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강남에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학생이 커버못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전 수능만큼 공평하고 그래도 가장 저렴하게 공부할 수 있는 시험을 못보았습니다...
06/04/20 16:11
수정 아이콘
좋은대학나와도......... 인생역전은 무리라고 봅니다.. 단지 자신의 자녀에게 좀더 좋은 환경 제공정도가 가능하겠죠
발업리버
06/04/20 17:41
수정 아이콘
전 강남살았지만 고액과외는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학력고사 세대입니다. 오히려 내신때문에 손해만 봤죠.)
레지엔
06/04/20 18:06
수정 아이콘
내신제도가 강화될수록 강남살면 오히려 불리합니다. 인강등의 발달로 분명히 공부하려면 할 수는 있습니다만, 그 외의 주변환경, 특히 주변 사람 중에 공부 잘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느냐도 학생에게 꽤나 큰 영향을 끼치거든요. 현행 내신은 분명히 그런 점을 무시하고 있고(상식적으로 모든 학교의 학업 수준이 같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공부잘하는 학생이 모인 학교일수록 대학 보내기가 힘들어집니다. 그리고 내신제는 기본적으로 공부를 고1-고3 시기에 국한시켜버리는 불합리한 제도입니다.(공부할 시기도 못고르게 하는건 과도한 월권이죠)
어떠한 시험을 치더라도 돈으로 대표되는 환경의 차이를 확연하게 극복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적어도 내신은 그 대안이 아닙니다. 차라리 수능 등급제에 본고사를 각 학과별로 문제를 내게해서(예컨대 국어교육과의 경우 국어/논술 시험.. 이런 식으로) 적성을 고려치않은 진학을 막으면서 동시에 학생이 모든 시험에 대비할 수 없도록 하는게 최적입니다..
방3업아콘
06/04/20 18:43
수정 아이콘
공평함이란 무엇인가를 한번 더 생각해보세요. 그런식으로 따지면 평범한사람들보다 못사는 위에서 아주조금 업급한 인턴넷강의조차 들을수 없는 그런사람들에 비하면 평범한사람들은 훨씬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것 아닌가요? 자유민주주의가 이 세상의 대부분 국가들의 기본주의가 되어가고 있는이유가 열심히해서 잘살기 위한겁니다.

제가 한번 글쓴분께 물어보죠 님은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 직장을 다니든 장사를 하던 일정한 돈을 벌게 되겠지요 그돈을 버는 이유가 뭡니까?
먹고 살기위해서? 그이상의 수입은 그럼 어떻게 하실겁니까? 사회에 환원 하실건가요? 그럴려고 뼈빠지게 버는사람 거의 없지요 안그런가요?
그럼 먹고 살고남은 이후의 돈을 가지고 무엇을 하려고 우리는 오늘도 열심히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고 있을까요? 대부분이 자기 후손을 위한겁니다. 당연히 내가 많이 벌어야 내 자식이 잘살수 있는거지요.그런데 왜 그걸 부정적으로 보는지 모르겠네요.
어떻게 하라고요? 돈이 있으나 없으나 전부 어디다 가둬놓고 똑같은 교육을 시킬까요? 그러길 바래요? 왜?? 왜?? 나보다 나은 사람들과 비교를 해가면서 나는 불리하다란말 만 하시는가요? 나보다 못한사람들이 이세상에 널려있는데요 안그런가요? 지금 이곳 pgr에 글올리시는분들 전부 고만고만 하지 않은가요?
06/04/20 20:25
수정 아이콘
내신으로 대학가는거 강남이 별로 불리하니 않다고 들었습니다.
내신에다가 학교등급까지 같이 친다고 들었거든요~
06/04/20 20:26
수정 아이콘
그러니 교육부가 이상한거죠.. 위에분이 말씀하신대로 인강으로 어느정도 평등해 졌는데 초를 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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