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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04/15 04:29:17 |
Name |
마린의꿈 |
Subject |
마린의 꿈 |
후.. pgr 첫 글입니다..
얘기만 수 없이 듣던 피지알 write 버튼의 무거움..
원채 인터넷에 글을 잘 안 쓰는 저이지만 피지알에서는 도저히 글을 쓸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요즘엔 그나마 3g 정도? write 무게가 가벼워진 듯해 보이지만
처음 이 곳의 강렬한 포쓰의 글들은.. 감히 읽는 것만으로도 심히 벅차오르곤 했으니까요
그런데 이게 갑자기 미쳤는지
오늘 불현듯 그 무거움을 한 번 경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고민을 살짝 살짝 해보다가
결국 큰 맘먹고 하지만 아무 대책 없이-_- 글을 남겨봅니다.
괜히 게시판의 한 자리만 소모시키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되지만
몇 년 동안 어떤 곳보다 애정을 느껴온 이 곳에 그래도 희미한 흔적이나마
남기고 싶은 작은 욕심이 있나 봅니다.
2001년인지 02년인진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네요
처음 여기를 알게 된 건 방송을 통해서였습니다.
이승원 해설님께서 방송 도중 잠시 pgr를 언급해주셨고
호기심에 한 번 방문했었죠
그 후론 바로 단골 손님이 되어버렸습니다.
지금은 어디서 뭘하고 계신지..아파테이아 님, 날다 님 글들을 비롯한
수 많은 글들을 밤 세어가며 읽어내렸던 기억이 나네요
이젠 손님이라는 표현이 어색할 정도입니다.
군대에 있었던 2년을 제외하곤 인터넷만 키면 달려오는 곳도
하루에도 수 차례나 방문하는 곳도 이 곳이니까 말이죠
오죽하면 제 친구는 '여기가 니 미니홈피냐?' 하고 놀릴 정도입니다 ^^;
워낙 스타를 좋아해서 스갤이니 파포니 우주니 몇 차례 가보긴 했지만
저에겐 역시 피지알만한 곳이 없었습니다.
아니 스타 커뮤니티가 아니더라도 이곳처럼 따뜻한 곳은 드물 듯 해요.
피지알과 함께한 지난 몇 년..
이제는 닉네임만 봐도 너무 반가운 항즐이, 산적, 총알이.. peppermint, seiji, 난폭토끼,
탐리스,초보랜덤, 일택, 메딕아빠, bar sur,김연우 님들..
기억 속에 아직도 존재하는 비롱투유, 토성, 공룡, 호수청년, edelweis..(맞나요?^^; )
안사, lovehis, 해원, kimera, sylent 님 등등등
닉넴만 나열해도 15줄은 가뿐할 듯 합니다. (물론 homy 님도! )
그리고 많은 사건들, 최근 g.o 창단에 이르기까지
피지알과 많이도 웃고 울고 했던 것 같습니다.
아.. 피쟐 예찬론만 하다가 끝날 것 같네요 (..);;
그래도 나름 스타 커뮤니티고 또 나름 첫글인데 뭔가 스타와 관련된 얘기를 써야할텐데요
차마 수 많은 고수님들 앞에서 겁 없이 스타 얘기 올리기도 뻘쭘하구요
(입대 전엔 좀 한다고 했는데...제대하고 나니 공방천민으로 바로...-_-;; )
마린 얘기나 잠깐 해볼까 합니다.
지금은 캐사기-_- 소리 듣고 있는 테란이지만
다들 아시겠지만 예전엔 한 없이 약하디 약한 종족이었습니다.
그런데 전 98년 처음 스타를 접한 이후로 그 약한 테란 하나만을 해왔습니다.
지건 이기.....ㄹ뻔하다 지건-_-;; 고집이었는지 애착이었는지
다른 종족 외도 한 번 못해보고 테란만 해왔었죠
(그나마 커맨드 미네랄에 붙이기 신공! 이 가능할 땐 승 좀 쌓았었는데요 ^^; )
테란으로 플레이하면서 여러 유닛들을 다뤄봤지만 그 중 마린이란 녀석이 참 좋습니다.
미네랄 50이면 뽑을 수 있는 가장 흔한 유닛.
한 기 쯤 흘려도 그만이고 몇 기 쯤 잃어도 아쉬울 것 없는..
지금도 학교처럼 생긴 배럭에서 우루루 쏟아져 나오는 가장 밑바닥 계급..
지금의 제 모습을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임요환 선수나 이윤열 선수 휘하 마린들처럼 민첩하거나 놀라운 스나이핑 솜씨도 없고
최연성 선수나 서지훈 선수의 마린들처럼 주변엔 든든한 동료들이 한가득.. 음..한 트럭^^; 있는 것도,
하다못해 변길섭 선수의 마린들처럼 깡따구-_-가 좋은 것도 아닌
그냥 지금 어깨에 메고 있는 머신건 하나 믿고 오늘도 열심히 전장을 뛰고 있는
그냥 그런 마린 말이죠
가끔 힘들땐 메딕의 치료나...
아...
제가 소속되어 있는 중대는 그 유명한 solo 부대라 메딕 한기 없습니다. ㅠ_ㅠ
저희 부대원들은 따로 부대지정 안해놔도 어찌나 끼리끼리 잘 뭉쳐다니는지 참 ㅡ_ㅡ
여기에 몇 년 몸 담고 있다보니깐 익숙해져서
이젠 왠만한 상처는 알코올 등으로 자가치료하고 다닙니다-_-v
(가끔씩 저희 부대원들끼리 힐링을 해주는 훈훈한 장면도...-_-;; )
암튼 예전엔 그냥 이렇게 마린으로 평범하고 소박한 삶을 살고 싶었는데 말이죠
언젠가부터... 나이를 먹으면서인지
아님 잠시 만났던 옆 중대의 메딕 장교와의 쓰린 기억 때문인지
욕심이 많아졌습니다.
가끔씩 주말엔 잘 빠진 벌쳐를 몰고 비프로스트 언덕 위에서 석양도 보고 싶고
남들은 못하는 클록킹이란 기술도 쓰고 싶고..
더 나아가 레이쓰 조종사가 되고 싶기도 역시 남잔 파워! 시즈 탱크를 몰고 전장을
누비고 싶기도 하고.. 또 힘든 동료들에겐 디펜시브도 걸어주고..
학교에선 이제 완연한 노땅 소릴 듣고 다니고
주위 친구들은 하나둘씩 번듯한 자리를 잡기 시작했는데
전 이제서야 '무언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늦었단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나이를 무시할 순 없어 이젠 예전처럼 럴커밭을 피해 한바탕 뛰고 나면
숨이 한 웅큼 가빠오르지만
아직 꿈을 꿀 수 있기에 행복한 것 같습니다.
아직 무엇도 아니지만 반대론 그 '무엇'도 될 수 있는 때이기에
어차피 지금은 더이상 강등될 걱정 없는 private 이니까요 ^^
(설..설마 scv로? ;;; )
그나저나 배틀로 클로킹을 하건 시즈탱크로 마인을 심건
그 꿈을 이루기위해선 부지런히 트레이닝을 해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사격 시험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오늘도 벙커에 짱 박혀 또 인터넷 하고 있네요
남들은 술 담배 끊는다는데 저는 하루에도 몇 번씩 피지알을 끊는다고
다짐 또 다짐을 해보지만 대략 gg구요..
오죽하면 다가오는 월드컵은 걱정 안되도
우리 강민 선수... 흑
2년간을 기다려왔는데 왜 하필 지금 올라온건가요...
조기 탈락을 기원할 수도 없고 참..ㅠ_ㅠ
생각보다 글이 너무 길어져 난감해 하고 있습니다.
모처럼 글을 쓰다 보니 신난 것 같은..-_-;;
또 언제 다시 글을 남기게 될지 모르겠지만
늘 관심과 애정을 갖고 이 곳에 찾아올꺼고
또 누군가의 글들을 보며 흐뭇해 하고 있을 겁니다.
pgr 계속 계속 번창해서
10년, 20년이 지나도
우리의 영웅들, 전사들의 무용담을, 또 우리 팬들의 소소한 일상 얘기들을
접할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그 때쯤이면 하다못해 3/3 풀업이라도 되어 있어
울트라 한기쯤은 맨손으로 때려잡는 그런 녀석이 되어 있어야 할텐데 말이죠 ^^;
그 때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럼 또 즐거운 마음으로
발에 물집 잡힐 때까지 전장을 뛰러 나가봐야겠습니다. ^^
피지알을 찾는
여러분들의 꿈은 무엇인가요?
(가디언... 이러시면 낭패요;;; )
피에쓰.. 마지막 순간까지도 다시 write 버튼에 마우스를 가져가기가 쉽지가 않네요
행여나 태클 걸릴 만한 곳은 없나(설..마요...) 맞춤법 틀린 데는 없나...
혹여나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이 계시다면 그냥 첫 손님 맞듯
따뜻한 환영 인사나 부탁드릴께요^^;
안 그럼 소심한 저, 다시는 글 못쓸지도...흑흑;
피에쓰 둘.. 제일 하고 싶었던 말을 까먹었네요..
지금까지 이곳을 채워주셨던 열거하기도 힘든 수 많은 분들께 너무나 큰
감사드립니다.
그분들이 있어 행복했었고 또 스타가 더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homy님의 노고엔 정말 무한 감사를... (__)
피에쓰 셋... 공 1업 하는 것도 좋고, 평생 마린으로 늙어죽는 것도 다 좋은데...
커맨더 nim a... 제발 아케데미 좀 올려주삼!!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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