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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4/09 15:18:09
Name 박서날다
Subject PGR21식구 여러분 상담 좀 부탁드립니다(개인적인 일).
스타크래프트를 엄청나게 좋아하고 여기 PGR21가입한지도 2년이 훌쩍 넘었는데
게시판에 글은 처음 써보게 되는군요. 대망의 첫글이 스타크래프트 관련글이 아님을
먼저 사과드립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고 저보다 연상인 여자입니다.
한 3주전 어떠한 계기를 통해 갑자기 그녀가 달라보이기 시작했지만 생각해보면 훨씬
전부터 그녀를 좋아하고 있었던거 같았습니다. 친하게 누나 동생으로 지내던 사이였기
에 고백을 한다는게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며칠 고민하다가 이메일을 통해
제 마음을 알렸습니다.

그녀가 이메일을 읽은 시점부터 서로 사이가 약간 어색해졌습니다.^^ 그리고 며칠후
제가 먼저 이야기를 하자고 말을 꺼냈습니다. 그러자 첨에는 조금만 시간이 더필요
하다고 하더니 제가 굳이 지금 답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요새 사이도 좀 어색해지고
하니 그냥 편하게 이야기나 하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뭔가 결심한듯 알았다고 하더
군요.

그리고 만났습니다. '운명의 날'인 셈이었죠.(편하게 이야기나 하자고 불렀다지만 어차
피 화제는 그쪽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첨에는 그냥 가볍게 이야기하면서 눈도 맞추고 하다가(제가 고백하고 며칠간은 서로 눈도 못 마주쳤습니다) 슬슬 본론으로 이야기가 들어갔습니다.

제가 자기를 좋아하는것은 제가 이메일을 띄우기 전부터 짐작하고 있었다고 말하더군요.
그런데 막상 그 이메일을 받아보니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할지 당황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기 성격은 맺고 끊는게 확실하여(물론 저도 그사실은 알고 있었구요) 상대가 자신이 보기엔 아니다 하면 그전에 눈치를 채고 자신에게 다가오는걸 자른답니다. 근데 저같은 경우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답니다. 일시적인 감정으로 고백한것이 아님을
잘 알고 꽤나 신중하며 생각이 많은(제 이미지가 그렇게 비춰졌답니다-_-v) 사람임을 알기에 며칠을 정말로 고민했고 자기와 친한친구와도 고민을 털어놓고 이야기를 했답니다.

그리고 저에게 조만간 이메일을 띄울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그 이메일을 보내기전에 제가
먼저 대화를 해보자고 말을 한것이 된거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동생으로 생각했던 제가 고백을 해서 전부터 조금씩 느끼기는 했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자 당황스럽기도 했고 조금은
마음이 흔들렸었답니다. 그래서 가장친한친구와 이야기를 하기도 했고 친구에게서 "너가 그정도로 생각할 정도면 너도 관심이 있는거 아니냐?"라는 말도 들었답니다.

하지만 마음을 정했답니다. "너가 여지를 남겨달라고 하면 남겨 줄수도 있다. 하지만 -1년후 2년후에 너를 봤을때 내 마음이 달라지면 그때 사귀자-라는 말같은거 남기는게 우습지 않니? 내 성격상 애매모호한 태도로 그런 여지 남겨서 미련갖게 하는것은 싫다. 그리고 사실 너와 사귀자면 사귈수도 있어. 너같은 애라면 나한테 정말 잘해줄거 같으니깐. 하지만 난 내가 좋아하는 남자랑 사귀고 싶어. 너한테 약간 흔들렸던건 사실이었지만 그것도 잠시였고 잔인한 말이 되겠지만 너한테는 내 심장이 떨리지 않아"

이말을 들으니 정말로 착찹하더군요. 이메일에는 제가 거절당했을 경우 깨끗히 포기한다고 부담안준다고 약속했었는데 그게 정말 쉽지 않더군요. 고백해서 거절당한게 처음이기도 했지만 정말로 제가 좋아했었나 봅니다. 부담안준다고 부담안준다고 그렇게 다짐했는데 결과적으로 부담주는 말들 해버렸고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시켜놓았던 스파게티 한가닥도 입에 대지 못하고 그렇게 나왔습니다.

그녀가 오늘 하루는 너 하자는 대로 하겠다고 하더군요. 위로는 해주겠다는 말이었죠. 맨정신으로 집엘 들어갈 자신없어서 호프집을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서로 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정말로 착찹한데 헛웃음만 계속 나오더군요. 그녀도 "거절은 했는데 왜이렇게 내가 생각이 많아지냐" 라는 말을 하더군요. 운이 좋게도 들어간 호프집에 음악을 신청할수 있는 곳이었기에 Hoobastank의 The reason 과 Skidrow의 I remember you 를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들려주고 싶었던 노래였다고 말했습니다. 근데 최소한 그날은 마음을 어떻게 해볼수가 없더군요. 술을좀 많이 먹었던거 같았습니다. 최소한 저는.

그렇게 호프집을 나왔습니다. 집까지 바래다 주겠다고 같이가자고 했는데 그녀가 하는말이 "안되 어차피 집에 들어가는 뒷모습 보면 미련만 남는다고. 여기서 깨끗하게 헤어지자고" 그래서 제가 말했습니다.(술이 좀 된상태여서 약간은 이성의 끈을 놓쳤다고 해야하나?) "오늘은 제가 하자는 대로 하기로 했잖아요" 그러면서 그녀의 집 방향쪽으로 무작정 먼저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택시를 타고 가려던 그녀는 어쩔수 없이 절 따라왔고. 한 중간쯤에서 정말로 먼저가겠다면서 택시를 타고 집엘 가버리더군요. 계속 걸었습니다.

저와 그녀가 잘되길 옆에서 응원해 주었던 한사람이 있었는데(제가 어느정도 그녀를 좋아하는지 잘아는 사람임)  그사람에게 전화를 걸어서
"저 오늘 차였어요.. 저한텐 자기 심장이 반응하지 않는데요.." 하면서 술취한 상태로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하며 . 그 추운 새벽길을 계속 걸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계속 걷다보니 어느덧 그녀가 사는 동네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근처공원 벤치에 혼자 앉아 있으면서 정말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진짜 제정신이 아니였고 마음도 울적하여 그녀에게 계속 전활
걸었는데 ." 적당히 해라 . 집에 들어가라." 라며 냉정히 답을 할뿐이었습니다.  그 잔인한
말들이 저를 생각해서 하는 말인줄은 알았지만 그땐 정말로 슬프더군요. 부담안주기로
해놓구선 너 도대체 왜이러냐며 스스로를 질책하기도 했지만 술기운과 찬바람과 우울함이 뒤섞이니 정말 미치겠더군요. 정말 제 자존심까지 버렸으며 정말 눈물이 나려고 하더군요.

그렇게 공원에서 밤을새고 정신을 차렸는데 정말로 얼굴이 보고 싶어 미칠지경이더군요.
핑계하나를 대서 불러냈습니다. 그리고 그녀 얼굴을 볼수 있었습니다. 아침 일찍 불러낸거라 잠에서 막 깨었는지 세수도 대충하고 츄리닝에 대충 머리묶고 모자쓰고 나온 모습이었는데 저한텐 너무나 예쁘게 보이더군요. 하지만 그녀는 용건에 대한 답만 해주더니 약간은 머뭇거렸던 저에게 냉정하게 가라고 하더군요. 뒤도 안돌아보고 천천히 걸어내려왔습니다. 그리고 하루종일 혼자 집에박혀 잠만 자다가 그녀에 대한 마음이 옅어지기는 커녕 점점 깊어져서.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그녀와 잘되고 싶고 잘해보고 싶은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미칠지경이군요.

PGR21식구 여러분 사랑때문에 고민하는 한 20대의 청년을 위해 조언을 좀 해주세요. 내일 출근해서 사람들과 평상시대로 웃으며 어울릴수는 있지만 그녀의 특유의 밝은 웃음을 보게 되면 진짜 가슴이 무너져 내려 버릴거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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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09 15:26
수정 아이콘
인연이 아니었다고 생각하면 그나마 편합니다.
클라투
06/04/09 15:35
수정 아이콘
글 쓴님의 반쪽은 지금 다른 곳에 있습니다.
엉뚱한 여자에게 시간 빼앗기지 말고 그 반쪽을 위한 준비를 그 시간에 미리 하는게 현명합니다. 남자답게 크게 소리 한번 치세요. "넌 나의 반쪽이 아니야" 마음을 정리하시고 시간이 좀 지나면 어색함도 사라질 겁니다.
06/04/09 15:52
수정 아이콘
일단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자기 맘대로 안되는 일이 세상엔 너무도 많죠. 그리고 여자분은 일단 굉장히 괜찮은 분 같습니다. 맺고 끊는게 분명한 여자 흔치 않습니다. 자기 자신의 감정에 저렇게 솔직하고 그걸 상대방에게 그대로 말해주는 여자도 드물고요.

그냥 자기 좋아해주는 남자 있으면 자기가 진짜로 그 남자를 좋아하지 않아도 애매하게 행동해서 괜히 맘고생만 시키거나 좀 나쁜 경우는 데리고 좀 놀다가 적당한 핑계대고 헤어지는 여자들도 아주 많답니다.

그리고 조언이라... 이런 자신의 감정 문제에 있어서 그 누가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겠습니까만은 일단 그 여자분과의 가능성은 모두 접고 잊고 사실 생각이시라면 불변의 진리 "시간이 약이다"가 적용되는 부분아니겠습니까? 그래도 좀 빨리 잊고 싶으실 때 제가 쓰는 방법은 시나리오를 써보는 겁니다. '나를 보고도 심장이 떨리지 않는 이 여자를 끈덕지게 설득해서 사귀게 되었다고 치자. 한쪽만 설레이는 데이트, 오랫만에 만나도 큰 감흥이 없는 그녀, 이 여자가 나를 사귀어주고 있다는 께름칙한 느낌... 저러다 그녀가 그녀의 심장을 떨리게 하는 남자를 만난다면? 맺고 끊는게 분명하고 자기가 원하는게 뭔지 아는 그녀라면 어떻게 될까?'

이런식으로 소설을 써보는 겁니다. 그럼 이왕 어렵게 된거 좀더 쉽게 잊을 수 있더군요...

하지만 너무나 사랑해서 도저히 포기할 수 없다면 결국엔 그렇게 해야겠지요. 물론 이 경우엔 벌써 결론이 나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냉정히 말해서 여자분이 님보다 조건이 좋은 남자를 찾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외모가 자기 스타일이 아닐 수도 있는 것입니다. 남자들도 여자 외모가 자기 스타일이 아니면 그 여자가 어떻게 해도 안넘어가지 않습니까?

여자분의 심지가 굳고(물론 글쓰신 분은 여자분의 심지가 굳고 일말의 가능성도 없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여자의 맘은 알 수 없는겁니다.) 님이 마음속에 정말 없는 것이라면 어떤 최선의 방법을 써도 안될 것입니다.
그러나 여자분도 마음속에 일말의 고민이 남아있고 님이 설득적인 방법을 오랫동안 잘 쓰신다면 마음이 바뀔 수도 있는 것이겠죠

저도 님과 비슷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처음엔 제가 같은 모임의 다른 여자분과 사귀었다는 이유와 저를 보고 그냥 행동이 귀여운 오빠라는 생각외에 어떤 생각도 들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절당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그녀 앞에서 이전이랑 똑같이 밝게 행동하려고 노력하였고 주변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도 그녀를 보면 진짜 마음이 무너지는거 같았지만 그래도 여기서 찌질대는거 보여주면 끝이다라는 생각으로 아무일 없던 듯이 행동했습니다. 그런데 여동생에게 조언을 얻은 결과 정말 아무일 없던 듯이 행동하면 '이 남자는 나를 뭘로 생각한건가?'라는 의문을 가진다길래 -_-;; (네 저 귀 얇습니다) 재빨리 충고를 따라 의연한척 하면서 아직도 관심이 여전히 있다는 신호를 적절하게 (죄송합니다 더 적절한 말이 떠오르지 않네요) 계속 보냈습니다. 결국엔 잘 됐습니다만 이런 건 워낙에 case by case라... 별 도움인 안되는 조언 같습니다. 그러나 이 여자 놓치면 평생 후회할거 같다는 확신이 드신다면 추한꼴 보이시더라도 한번더 해보십시요. 한번 쪽팔리는게 평생 후회하는거 보단 낫습니다.

어쨌든 기운내십시요. 그 여자분과 어떻게 되든 이런 일을 겪고 나면 꼭 배우는게 1,2가지씩 있고 좀더 성숙해지는 과정이 되는것 같습니다.

p.s. 저는 없으면 죽을거 같았던 저 윗글의 여자분과 헤어진지 4년 되었고 지금 잘 살고 있습니다.
하얀그림자
06/04/09 16:18
수정 아이콘
그래도 여자 분이 질질 끄는 것 없이 탁 끊어 버리시네요. 저게 남자 입장에서 더 감사해야합니다. 괜히 미련 갖지 못하게...
06/04/09 16:43
수정 아이콘
그렇죠. 남자입장에서는 좋죠. 지금보면 매정해보일수도 있지만
그게 남자분을 배려해주는걸수도 있어요.
반면에 살짝 여지를 남겨놓는 분들도 많습니다..
정말 난감하죠 -_-a
이쥴레이
06/04/09 17:47
수정 아이콘
하아..
AstralPlace
06/04/09 17:50
수정 아이콘
당장 냉정하게 거절하는게 한 번 패는 것과 같고,여지를 남기면서 모호한 태도로 질질 끄는건 조금씩 독약을 주입하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 당장은 아프지만,나중엔 오히려 여자분이 얼마나 힘든 결정을 내렸는지 아실 겁니다.여자분 성격 좋으시네요.(어중간한 것보단 차라리 저런게 성격이 훨씬 좋은 겁니다.)
박서날다
06/04/09 17:51
수정 아이콘
절 배려해주는 걸 아니깐 더 가슴이 아프네요. 그리고 저렇게 좋은 사람이니깐 더 미련이 남네요.ㅠ,ㅠ
저바다에누워
06/04/09 17:53
수정 아이콘
여자분이 참 좋은 사람 같네요.
생각도 있는 것 같고.

근데 불행히도 그런 사람이 아니라면 아닌 겁니다.
자기 생각이 확고한 사람 같은데..
그런 사람은 옆에서 느끼지 못하게 챙겨주고 하면서 정을 붙여줘야 잘 될 확률이 큰 것 같아요.
괜히 조급하게 맘 먹어서 지금 당장 어떻게 해보려는 마음가짐으로 되는 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정말 그 여자분 좋아하시고, 나중에 글 쓰신 분이 어떤 상처를 받아도 다 견딜 자신 있으시다면. (굉장히 힘든 일이죠..)
옆에서 그냥 가만가만 티 안나게 챙겨주세요.
"내가 이렇게 챙겨주니까 내 생각 나지? 니 안에서 내 자리 커져가지?" 이런 게 표가 나면 절대 안됩니다.
사람의 마음이 참으로 신기해서 뭔가 의도가 들어간 행동은 겉으로 티가 날 뿐만 아니라 그걸 받는 사람도 굉장히 부담스럽거든요.
그냥 이대로 지내는 것도 좋아요- 란 식으로 옆에서 친구처럼 대해주세요.
시간이야 걸리겠지만, 차라리 그 쪽이 확률이 더 높은 것 같습니다.
옆에서 매일 얼굴 보면서 좋은 인상으로 남는 정이 제일 무서운 거거든요.

도움이 됐을지 모르겠네요-
글 쓰신분께 대하는 거 봐서는 여자분이 참 괜찮은 것 같은데.
잘됐으면 좋겠네요..^^
후추상사
06/04/09 18:10
수정 아이콘
저바다에누워님이 제가 하고 싶은 말 다 하셨습니다.^ ^
단, 절대 그 분한테 올인 하지는 마세요.
반은 포기하는 마음으로
님도 다른 분들 찾아가면서 여지를 남겨두세요.
저렇게 생각히 확고하고 깔끔하신 분들은 감정이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는 게 저의 경험입니다.
06/04/09 19:28
수정 아이콘
고백을 이메일로 하시지말고..
따로만나서 하시는게 훨씬 좋을텐데 안타깝네요;
저도 여자친구 사귀기전에는 문자나 이메일같은걸로 고백해서
글쓴님과 비슷한 상황에 처했는데..
그냥 당당히 만나면서 멋지게 고백했으면 어떻게 됬을까 라는 아쉬움이 남네요;
LoveActually
06/04/09 19:50
수정 아이콘
여자분이 참 괜찮으신 분입니다... 더불어 님을 무척 배려해준 것 같구요..
요즘 세상에 교제를 거절하면서 그날 하루는 해달라는 대로 해주는 여자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건 님을 참 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에요.. 말 그대로 친한 동료 또는 친한 동생으로는 말이죠...
물론 님께서는 그 단호한 태도에 좀 마음이 상하신것 같지만.. 결국 그런 단호한 태도가 님이 마음을 정리하고 정말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는데에 도움을 주는 태도랍니다..
여자들은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아도 마음 속으로 자신이 이성으로 생각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확실하게 구분합니다.. 문제는 마음속으로는 이성으로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겉으로는 애매한 태도를 보이는 여자분들이 꽤 많다는 것이죠.. 그래서 남자들은 착각하고 계속 헛물만 켜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그런데 님이 좋아하셨던 그 여자분은.. 애매한 태도가 없이 확실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는군요.. 좀 잔인해 보이는 것 같아도 저런 태도가 남자에겐 꼭 필요한 태도입니다.. 정말 여자분이 괜찮으신 분인거에요.. 님을 배려하는 것이구요..
정말 사귈 수 없는 사람이었는데도 애매한 태도때문에 시간낭비, 마음고생 하는 것에 비해 얼마나 좋습니까.. 그렇다고 다른 사람처럼 거절하고 쌩~ 할 것 같지도 않고..^^
물론 당장은 마음 아프겠지만.. 저렇게 님을 배려하는 분이라면.. 앞으로 직장에서 만날때에도 나름대로 어색함 없이 보내려고 배려해 줄 것이고.. 그렇다면 확실히 다른 사람들보다는 님도 쉽게 지금의 아픔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너무 걱정 마시고.. 내일부터 당당하게 출근하세요.. 쑥스러워도 예전처럼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하시구요..
아마 여자분의 스타일상.. 쿨하게 조만간 농담도 주고받을 수 있을거에요..
어디든지 한쪽이 어색해하면 상대방도 어쩔 수 없이 어색하답니다.. 민망해도 말도 거시고 하세요... 그리고 마음 빨리 정리하시구요...^^

님이 앞으로 만나게 될 그 분은 지금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답니다.. 그 분도 아마 님을 만날 그 때를 님 만큼이나 기다리고 있을꺼에요.. 그 때를 기대하세요..^^
06/04/09 20:51
수정 아이콘
정말 멋진 여자분이군요.

PGR에 계신 여성 여러분 찰때는 저렇게 차야 합니다. 저 여성분이 완벽한 정석을 보여주시네요.

박서날다님 조금 아프게 들렸다면 사과하겠습니다.

마음을 잘 다스리기 바랍니다.

단순한 결정도 아니고 님이 좋아하시는 분이 며칠 숙고끝에 내린 결정입니다. 제 경험상 여성의 그런 결정이 변하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나 너좋아해..... 라는 말이 나중에 나... 너 싫어 미치겠어... 이제 끝이야..... 널 증오해...... 라는 말로 변할수는 있지만 너에게 이성으로서의 호감은 없어...... 라는 말이 ....... 널 사랑해...... 란 말로 변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그녀 생각하지 않기' '깨끗이 포기하기' '미련두지 않기'의 철칙을 칼을 입에 무는 마음으로 엄수하시면 나중에 오늘을 생각할 때 싱긋이 웃음이 나는 날도 있으리라 봅니다.

이별이 더디고 붙잡을려고할수록 서로에게 치유하기 어려운 괴로움과 갈등이 남고 빠르고 깨끗한 이별은 추억을 남깁니다.

모두 망치고 싶으십니까? 추억과 상대방에 대한 호감이라도 간직하시렵니까?

남자라면 여자문제에 관한한 스스로 자신을 통제하는 역량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분명 힘든 일이지만 할수 없는 일은 아닙니다.

그 분과의 이성으로서의 관계는 끝났고 가능한 친구로서도 멀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행여 그 분이 미안한 마음으로 여지를 두는 발언을 하더라도 박서날다님이 먼저 끊어서 미안한 마음없이 그 분이 떠날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입니다.

결국 두가지 기본원칙으로 돌아갑니다.

1. 그녀가 헤어지자고 하면 아무 생각없이 그러자...... 고 대답하고 이후 연락도 하지 않고 그녀 생각도 하지 않고 새로운 여자친구를 구한다.

2. 행여 그녀가 다시 시작하자는 등의 말이나 여지가 남아있다는 등의 발언을 하면 깔끔하게 거절한다.

인생을 아주 편안하게 하는 두가지 연애규칙입니다.

그런데 박서날다님이 좋아하시는 여자분은 상당히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분으로 결코 2번과 같은 헛소리는 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1번만 잘 지키시면 될 듯 합니다.

모두 마음에 달린 일입니다. 그녀를 미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못난 모습 보이는 건 오히려 실례입니다.

앞으로 3달 정도는 술마시지 마시기 바랍니다. 술마시고 이성을 상실하여 행여 그녀앞에서 추태를 보일 수 있으니........

사랑은 동정이 아닙니다. 그녀가 당신을 동정해서 마음이 아프다면 당신은 이미 사랑에 실패한 것뿐 아니라 기본적 예의마저 상실한 것입니다.
06/04/09 21:11
수정 아이콘
이성간의 사랑에 있어서 실패가 솜털처럼 가볍게 느껴지는 것은 수능은 1년에 한번 있어서 잘못치면 1년을 기다려야 하지만 오늘 사랑을 놓친사람이라도 내일이라도 다시 다른 사랑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우정이 깊고 지혜로운 친구는 여자친구에게 차여서 우는 친구를 볼때 그 여친을 찾아가 설득하려는 친구가 아니라 그 여자친구보다 더 예쁜 새 여자친구를 소개시켜주는 친구입니다.

아마..... 사흘도 안되서 잊게 될 겁니다. 저를 포함 남자는 대부분 그런 동물이라고 봅니다. 결국 남자는 과다하게 감상적이 될수는 없고 다분히 현실적입니다.
06/04/09 21:40
수정 아이콘
벌써 많은 Pgr 식구분들께서 좋은 조언을 해주셨네요...
나이도 경험도 일천한 저는 별 드릴말이 없지만...
연애문제는 특히나... 결국 위안을 얻기 위해서 친구나 여러 사람들의
조언을 듣지만... (저도 그래서 여친이랑 헤어졌을때 여기 게시판에 글을 올렸죠^^)
결국 자기 하고싶은대로 하는것 같습니다. 그냥 조언은 취사선택을 하시고 님 마음가는대로 해보세요. 그러면 일단 후회는 안 남거든요...

그리고 조언같지 않은 조언 하나 드리자면... 지금으로선 열번 찍어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식으로 계속 들이대시면 오히려 좋은감정도 없어져버릴꺼 같구요...

꾹 참으시고... 일상생활로 돌아가시는 편이 오히려 +같네요.
사람 마음이란게 저렇게 말처럼 쉬운게 아니지만... 오히려 그렇게 된다면 그 여자분께서 글쓰신분을 다시 볼수 있는 기회가 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그 여자분 참 좋으신 분이네요^^; 여자보는 눈 제대로이신데요^^
Liebestraum No.3
06/04/09 23:04
수정 아이콘
여자분이 진짜 좋은 분이군요. -ㅁ-bb
Into_Inferno
06/04/09 23:32
수정 아이콘
제가 지금 좋아하고 있는 사람도 저런 스타일의 여성분이라 -_-;; 두렵습니다 ㅜ
06/04/10 00:07
수정 아이콘
여자분이 개념이 탑재되어 있으시군요. 그런 좋은 분을 좋아시게된 건 행복한 일이지만...그 여자분이 글쓴 님을 좋아하게되지 않은 건 불행이군요.

답인 딱 하나네요. 마음 정리하세요. 그리고 다른 아가씨를 사랑하세요. 사랑이 딱 하나는 아니니까요.
글루미선데이
06/04/10 00:32
수정 아이콘
모든 생각들은 그냥 지워버리고 그저 시간가기만 손꼽아 기다리세요;;
시간가면 감정도 흐려지고 새로운 사람도 눈에 보이고 그러는 거니까
GunSeal[cn]
06/04/10 08:18
수정 아이콘
"혹시라도 몰라~!" 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녀를 잊으세요...
이미 끝났던 말을 지키지 못하고 질질 끌고 방황하는 남자는 누구에게도 매력을 줄수 없습니다...
그런 모습에 한번 답답함. 부담을 느끼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비호감"이 되는거죠...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쿨~ 하게 잊으세요...
그게 더욱 가능성 있어보입니다
박서날다
06/04/10 11:22
수정 아이콘
PGR21 식구 여러분 조언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잘될 가능성은 별로 없는 거군요 . ^_ㅠ 오늘 당당하게 출근해서 예전처럼 아무렇지도 않은듯 친근하게 인사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아직 어색해 하더군요.. 아침부터 마음이 아팠습니다. 부담가지지 말라고 문자라도 보내주려다가 그게 더 부담을 지워줄까봐 관뒀습니다. 비도 내리고 하늘이 제마음을 이해해 주나 봅니다.
Debugging...
06/04/10 18:11
수정 아이콘
글하고 별 상관은 없습니다만. 심장이 떨리는게 없어야 오히려 잘 살수 있다라는게 제 이론인지라. 여자입장에선 다를수 있겠네요.
06/04/11 07:09
수정 아이콘
한번 돌아선 여자의 마음은 다시 돌이킬수 없다. 제가 자주 생각해 보는 말입니다.

빨리 잊으세요.. 그리고 빨리 인정하세요. 그리고 화내지 마세요, 후회하지 마세요.
박서날다
06/04/11 10:07
수정 아이콘
앞으로 이글을 읽으실 분이 얼마나 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어제 사무실 사람들과 같이 밥을 먹었습니다. 물론 그녀도 같이 참석했죠. 원래 활달한 성격이지만 어제는 정말로 오바다 싶을정도로 유난히 활발하더군요. 전 그녀의 말에는 웃기만 할 뿐 뭐라 말을 할수도 없었고(마음이 아팠습니다.) 다른사람들과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웃고 그랬습니다. 그녀와는 그냥 지나가는 농담이나 한마디 거들기 외엔 긴 대화를 나눌수도 없었고 오늘도 서로 웃으며 인사는 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전혀 어색함을 못느꼈겠지만 서로는 어색함을 느꼈습니다.
잊어야 되는건 아는데 그녀에 대한 마음이 단 1g도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사람들한테 정을 잘 주는 성격은 아닌데 한번주면 진짜 오래가기 때문에 그렇기도 한것 같습니다. 4Thrace님이 사흘이면 잊을수 있다고 하셨는데 글쎄요. 3일이 갈지 3주가 갈지 3달이갈지.. 계속 이러면 저만 손해라는 것은 알지만 지금 상태론 쉽사리 포기가 안되네요 -_ㅠ
06/04/1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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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잊어야 합니다. 못 잊으면 못 잊는만큼, 그녀분은 그만큼 박서날다님을 싫어하게 됩니다. 잊으세요...
06/04/1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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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날다// 이거 참... 이렇게 말씀드리기 죄송합니다만, 너무 재미있는 얘기였습니다.
어색함에 대해서 드리는 말씀인데, 이런 방법은 어떨까요?
그 여자분이랑 앞으로도 계속 보고 사셔야 하는 모양인데, 그 분이 부담스럽게 느끼신다면 그냥 그 부담을 가볍게 즐기시는게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예를 들어 뭔가 부탁할게 있다면, 귓속말로, "사람을 찼으면 이정돈 해줘야 되는거 아녜요?" 이렇게 가볍게 대하세요. 그러면 서로 부담도 없고 그 "부탁" 도 쉽게 들어줄테니 일거양득이죠. ^^
그냥 가볍게 "날 차버린 누나" 라는 농반 진반의 관계로 지내세요.
어색하게 덮어두는 것 보다 훨씬 낫고 서로 편해지기도 쉽습니다.
한가지 문제는 박서날다 님이 했던 고백 자체가 농담처럼 되어버리는 일인데, 그건 좀 비겁하게 보일 수 있으니 그 사실 자체를 서로 부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구요.
위에 얘기하셨듯이 포기가 안되신다해도 역시 이 방법이 최고입니다.
일단 서로 어색하고 서먹한 상태는 최악이고 기본적인 호의적 관계마저 끊길 수 있으니까요.
빨리 편한한 사이로 복귀하는 것이, 그리고 그러한 님의 노력이 상대방에게 성숙한 인격으로 보여지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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