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03/14 01:15:02
Name red+
Subject 저는 정말 나쁜놈인가 봅니다..
20년여 가정을 위해 직장다니시다 IMF때 명퇴 하시고..
일생을 직장생활만 해오시다 자영업 쪽은 잘 아시지도 못하시는 분이
5년간 PC방 차려서 근근이 생계유지 해오시다 얼마전 결혼중개업 사업이 잘안되서
이젠 집한채만을 가지고 계신체  몇달간 집에서 계속 쉬고 계시는....

예전엔 그렇게 불 호랑이 같은분이셨는데 어느덧 환갑을 훌쩍넘어버린 연세에 지금은
가장으로서의  입지도 낮아지신지라..요즘 보고 있으면 한없이 힘없이 보이고 어깨가 축 늘어계신 우리 아버지 입니다.

저희 집안은 어릴때부터 평온치 못했습니다 .
활발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의 어머니와 가정적인 여성상을 원했던 아버지는 항상 다툼이
잦았고 어촌에서 자라신 아버지이신지라 술만 드시고 집에 늦게 들어오시는 날에는
어김없이 어머니와 다투는 그리고 어머니를 때리는 모습에
어린 누나와 저는 잠도 못잔체 벌벌 떨며 울어야 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어머닌 저희 어릴때부터 집을 나가기 일쑤였고.. 셋이 살던중 사춘기때 누나는
아버지께 커다란 상처를 입은체 아버지를 증오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고 정신병원에
입원한 적도 있었습니다.  나중엔 누나와 아버지가 다투던중 부녀간에 차마 입에 담지도 못할 끔찍한 일도 있었지요..

제가 고등학교 1학년때 마침내 두분은 이혼하시고 어머니께 쏠리던 다툼은 직선적인
성격을 가진 누나에게로 옮겨갔습니다. 결국 누나도 어머니와 같이 살게 되었고
아버지와 저는 6년여넘게 둘이서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와 같이 살면서 결국 저마저도 아버지와 다투게 되었습니다
저는 묵묵히 참다 한번에 터지는 성격이라 평소엔 거의 잘 지내지만 어쩌다 그런일이
있으면 되게 속상했었습니다

제가 고3이 되던날 처음으로 아버지께 크게 한번달려든적이 있었습니다.
이유야 어쨌든 어린 자식놈이 부모한데 대들었다는것 자체가 잘못되었죠.
마음에 상처를 입은채 친구놈과 소주마시며 울먹이며 그날 있었던 애길하면서요;;

술김이 오른채 먼저 집에들어가 집에 들어오시는 아버지한데
엎드려 ""정말 제가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죄송합니다 "" 라고 용서를 구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21살되자마자 입대가던날..기차타고 떠나는 저를 보며 그날 아버진 많이
우셨다고 들었습니다.  군대에서 부모님의 따뜻했던 사랑이 가장 소중하게 느껴진다는
그때는... 제대하고 돌아가면 기쁘게 해드리고 더이상 아버지 마음아프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저였습니다.

그러나 제대하고 크게 달라진것없는 제 자신을 보았습니다
도대체 다른사람한데는 그렇게 공손하고 예의바르게 하는 내가 왜 유독 우리 아버지한데
는 그러지 못할까. 왜 철없이만 굴까.. 라고 생각했었죠..

네....제딴엔 자기 위안한답시고 이렇게 생각했었죠.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그리고 내가 가장 의지하고 믿는 사람이 우리 부모님이기에 라고;


오늘도 저는 아버지의 마음에 또 상처를 주었습니다.
내일 아침일찍 아르바이트 첫근무 가기위해 일찍 자려고 방에 누웠는데 잠이 안와서
조금 신경이 예민해진채 나와서 티비를 보다가
그런 저를 생각해서 좋은 애길 해주려고 했던 아버지였는데;;;;

평소였다면 별일없이 지나갔을건데 그런 성격에 너무 질려버린 저는 예민 해진 신경과
흥분을 자제하지 못한체
괜히 불평부리고 투정부리다가 아버지와 다투게 되었네요..

항상 다툴때 똑같은 애길합니다..
지금 이상황이 왜 이렇게 된지 모르냐고..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이기적일수 있냐고
도대체가 우리 집안이 뭣때문에 이렇게 파탄난지 모르냐고.
내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주면 안되겠냐고 나도 힘들어서 미칠것같다고.이젠 지친다고.

네..압니다.. 이미 그말 뱉은 순간 아버진 상처입으신거;; 그리고 자식놈이 부모한데
할소리 못된다는거..  군대까지 갔다온놈이 나이 24살 먹은놈이 아버지 앞에서 애기할땐
눈물 찔끔찔끔 흘리며 웁니다..매번 다툴때마다;;

요즘들어 굉장히 힘들어 하시는 저희 아버지입니다.
힘들어진 세상살이에 얻은건 축늘어진어깨와 주름과 흰머리를 가지고 계신 그런 분인데..
가뜩이나 의지할수 있게  힘이 되어 줘야하는데
왜 그런 분을 힘들게만 하는지..이런 제가 정말 싫습니다.

저같은 불효자때문에 왜 힘들어 하셔야 되는지...

아버지 정말 죄송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슬픈비
06/03/14 01:17
수정 아이콘
..이 이야기를 직접 아버지한테 말씀드려보는건 어떨까요..
그냥 그런 생각이 듭니다. 무심코 건네는 말 한마디에도 웃고 우시는 우리네 어버이들이시니까요..
애연가
06/03/14 01:17
수정 아이콘
이 이야기를 아버지에게 직접하시면 됩니다.
그게 죽기보다 힘들어서 그러지...
애연가
06/03/14 01:17
수정 아이콘
-_-;; 저와 같은생각을 동시에 하신분이 계시다니 ...
슬픈비
06/03/14 01:17
수정 아이콘
..; 그러게요;;
06/03/14 01:17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청수선생
06/03/14 01:24
수정 아이콘
애연가님의 댓글..

왠지 모르게 동감 ㅠㅠ
Timeless
06/03/14 01:26
수정 아이콘
이게 아들과 아버지란 이름입니다..

다 아는데! 정말 다 아는데!

어쩔 수 없는 것..

머리 염색해 드리거나, 어깨 주물러 주세요.

특히 어깨 주무르실 때 눈물 꼬옥 참으세요. 우리 또래의 아버지들 어깨 왜소해지신 분들 정말 많답니다ㅠㅠ
06/03/14 01:53
수정 아이콘
눈물 나려고 하네요....................
휴................
06/03/14 02:19
수정 아이콘
아버지도 남자고

저희도 남자기 때문이 아닐까요.
Yourfragrance..
06/03/14 02:32
수정 아이콘
저도 그래요.. 다른 사람들에겐 예의바르고 친절하게 행동하는데.. 유독 부모님께는 아직 존대도 쓰지 못하네요.. 외동에다 아직 피가 철철 끓어 넘칠 20대초반이라 더 그런가 봅니다.. 아직까지는 부모님이 좋다기보다 '부모님이 주시는 돈' 이 더 좋다고 생각하게끔 행동하는 절 보면 제가 볼때도 정말 저 만한 불효자도 없다고 생각하게 만들더이다ㅜㅜ 요 며칠전 아버지께서 조금 편찮으셔서 약을 드시고 계신데 집에 두고 왔다며 약을 가져다 달라고 하셨습니다.. 가져다 드리고 아버지께서 약 드시는 모습 보는데.. 정말 내가 항상 투정부리고, 기대던 우리아버지 맞나... 하는 생각이 들어 순간 울음터트리면 안되는 자리에서 울컥했는데.. 아직 어머니, 아버지께 21년동안 사랑한다는 말 한 번 못한 제가 정말 우리 부모님 자식이 맞는지 의심까지하게 되네요..
휴 눈물때문에 머리가 띵해서 쓰는 리플이라 정리가 안되네요..
그냥 앞으로는 마구 닥치는대로 부모님께 잘해야 겠다는 생각밖에 안듭니다..
06/03/14 07:43
수정 아이콘
이혼했을 경우 딸들이 엄마편을 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신병원 간 이유가 아버지의 일방적인 잘못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긴 합니다만 아무튼 부모님이란 존재 그거 애매한 거죠..
딸기향스킨
06/03/14 09:14
수정 아이콘
저와 거의 비슷하네여 이혼하신거빼고는...아버지 얼마전에 돌아가신거빼고는...절대후회합니다 아버지 돌아가시고나면 진짜 후회합니다 잘해드리세여 아버지가 머라고 그러시던 술드시고 투정을 부리시든 다웃고 넘어가세여 지금부터라도 너무너무 잘해드리세여 지금까지 살아와서 흘린눈물의 몇만배는 더흘릴거에여 앞으로도 계속계속 흘릴거고여 지금도 늦지 않았어여. 같이 곁에 있을때는 모릅니다 곁을떠나야 후회를 합니다
저는 10년전 아니 1년전 아니 3달전으로 돌아가고 싶군요
도리토스
06/03/14 10:01
수정 아이콘
예전에 학교 문제,진로 문제 때문에 아버지와 사이가 안좋던(우습군요 부모자식간에 사이가 안좋다고 표현하다니)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 아버지와 말다툼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그리고는 나도 모르게 아버지는 빵점 아빠라고 최악이라고 소리를 쳤었죠..그로부터 얼마 후 그리고는 보이기 시작했습니다..아버지의 축 쳐진 어깨가 말이죠.. 왈칵 눈물이 나더군요..방에서 혼자 하염없어 울었더랍니다...그런데 아직도 아버지에게 죄송하다는 한마디 못하고 있습니다..언젠가는 언젠가는 해야지 하면서 아직도 못 하고 있습니다..아버지에겐 제가 한 그말때문에 얼마나 가슴이 아프실까 생각하면 지금도 머리가 아찔합니다.
글루미선데이
06/03/14 11:40
수정 아이콘
21살때인가 아버지가 제 멱살을 잡은 적이 있었는데...
저도 평소에 사이가 무지하게 안좋았거든요
의식하려하지는 않았지만 언젠가 싸울지도 모르겠다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아버지는 아버지더군요..도저히 못하겠더라는...
에효 이해해드려야지 어쩌겠습니까?
부모된 죄라는 말도 있듯이 이러니 저러니해도 내가 있는건 부모님 덕인데...
06/03/14 21:27
수정 아이콘
사랑한단 그 한마디가 왜이리도 빡셀까요ㅠ_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1782 WBC 8강 1조 진출 경우의 수 [50] lotte_giants3831 06/03/15 3831 0
21781 지금 프리스타일..난리났습니다. [29] 최종병기그분9543 06/03/15 9543 0
21780 [연재]Daydreamer - 4. meet again [1] kama5083 06/03/15 5083 0
21779 챔피언스리그 8강 조편성 완료! [22] ~Checky입니다욧~3870 06/03/15 3870 0
21778 용태영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게 납치./19시 10분 현재 용태영기자 외 3명 풀려 났답니다. [86] 산적3956 06/03/15 3956 0
21777 [kencls의 저 질 칼럼 -2-] 노래 = 삶 = 감동 = 추억 [1] 내일은태양3310 06/03/15 3310 0
21772 [WBC] 모레있을 한국과 일본의 경기, 그리고 한국과 일본 [24] 홈런볼5437 06/03/14 5437 0
21771 "대.한.민.국" 이 네글자로 뭉친 우리는 무서울것이 없다. [16] iloveus3800 06/03/14 3800 0
21770 정신력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오늘 알았습니다. [18] 아우구스투스4645 06/03/14 4645 0
21769 "모든 것은 자세에서 비롯된다." [4] Bar Sur3377 06/03/14 3377 0
21766 야구열기에 휘발유를 부어버린 WBC태풍 [27] 초보랜덤5430 06/03/14 5430 0
21765 오늘 우리나라가 WBC에서 꺽어버린 미국 로스터 입니다.. [37] 마르키아르6979 06/03/14 6979 0
21763 아 . 진짜 PGR 아이뒤가 있었군요. [24] KanaKo3837 06/03/14 3837 0
21756 apm과 집중력 [27] 한인3891 06/03/14 3891 0
21754 혹시 M.net의 SS501의 스토커를 아시나요? [8] 제로스의꿈5172 06/03/14 5172 0
21753 최연성 선수.. 전성기 시절로 돌아갈수 있을까요? [59] 마르키아르6207 06/03/14 6207 0
21750 저는 정말 나쁜놈인가 봅니다.. [15] red+3668 06/03/14 3668 0
21749 가슴이 아픕니다. [10] 야생초편지3673 06/03/14 3673 0
21748 오늘 눈물을 흘리면서 본 리얼스토리 프로게이머 [12] 알콩달콩~*5328 06/03/13 5328 0
21747 잠시 온겜 개편 관련 새로운 글을 중지하도록 하겠습니다. [28] 항즐이5073 06/03/13 5073 0
21746 [잡담] 앙코르 - Walk The Line.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13] My name is J3598 06/03/13 3598 0
21745 나이가 드니 욕심만 늘지만, 또 한심한 팬인지라.. [3] 저그의 눈물3520 06/03/13 3520 0
21744 난... 24강이 좋소 [18] 호수청년3825 06/03/13 382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