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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3/12 19:48:29
Name 산적
Subject K리그 개막전을 가다.~ 대구FC VS 전남드래곤스
3월 12일부터 K리그 개막이 시작되었습니다.

올해는 연간회원권도 구입 했기 때문에 마음맞는 친구들과 경기장을 찾았지요.

하지만 오늘은 연간회원권이 소용 없더군요.

매년 종종 경기장을 찾았는데 개막전은 처음 갔습니다. 작년까지 타지에서 살아서......

올해부터 시작했는지, 이전부터 했는지, 대구에서만 하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개막전 행사로 후불제 입장권을 실시 하더군요.

그러니깐 그냥 입장한 다음에 경기 후 모금함에 관중들이 경기를 보고 내고 싶은 만큼의 금액을 내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거의 공짜표나 다름 없는데 아무래도 개막전이고 하니 가족단위의 관중들을 조금이라도 더 모으고 싶은 생각에 그런 행사를 시작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추위로 인해서 개막전 치고는 관중이 그렇게 많이 모이지 않았습니다.

저도 출발 할때는 '추위 그까이꺼~'라고 생각 했다고 완전 생고생을 했는데요.

경기 보는 내내 모포를 챙겨가지 못한 것을 후회 했습니다.



최근에 유머게시판을 보면 굴욕이나 안습시리즈가 유행 하는데 오늘 경기에서도 안습모드 몇가지가 있었습니다.

1.오늘 경기는 2대2로 비겼는데요. 전남의 산드로 선수와 송정현 선수에게 득점을 허용 했습니다.

이것이 왜 안습상황이냐?

그 선수들이 작년 대구FC선수들 이었거든요. ㅜ.ㅜ

'일구야!! 형 말 오해하지 말고 들어~ 그냥 대구가 4점 넣은 걸로 해주면 안되겠니?'

2.발바닥에 동상 걸릴까봐 의자에 앉지도 못하고 발 동동 구르면서 서서 본 오늘, 그 강렬한 추위 속에서 우리는 하프타임쇼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추위속에서 진행 된 하프타임쇼가 무려~ 무려~ 무려~

밸리댄스 쇼를 하는 센스를!! ㅡ.ㅡ;;

가뜩이나 적은 관중들은 하프타임이라고 화장실 가고 컵라면 사먹으로 간 사이에 배꼽을 드러낸 옷차림으로  그래도 카메라가 올때 미소를 짓는 그녀들의 모습에 진정한 프로의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ㅜ.ㅜ

3. 그 추운 날씨에 원정팀 서포터즈인 위너드래곤즈맴버들 약 30명 정도가 열열히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월드컵을 보면 구름관중 사이에 고립되어 있는 소수의 원정팀 응원단들이 안쓰러웠는데요.

황량한 관중석 사이에 섬처럼 30명 가량이 모여 있는 것도 은근히 안쓰럽더군요.

그래도 그 적은 인원이라도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모여 적지에서 열렬히 응원하는 그들에게 작은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대구 월드컵 경기장은 무려 6만6천석이 넘는 광중석을 가진 대규모 경기장입니다.

지난해 어린이 날에는 경기 후 집에 돌아가기 힘들 정도의 인파가 몰렸지만 그래도 빈자리가 많이 보였지요.

부산이나 인천도 마찬가지겠지만 왠간히 모인다고 해도 황량해 보이는 환경이지요.

그래서 가끔은 너무 큰 경기장이 부담스럽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대구시민야구장을 생각한다면 배부른 소리 같기도 하고......(야구도 무척이나 좋아해서요.)

아무쪼록 10년,20년 안된다면 50년 후에라도 지역연고가 잘 정착되어서 6만석의 경기장에서 시작하기를 잘했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서포터즈는 아니지만 경기할때 서포터석 주변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편입니다.

그들이 뿜어내는 열기를 함께 느끼며 경기를 보다보면 흥겨움이 절로 생기니깐요.

물론 그들 처럼 90분 내내 라이브를 할 수는 없지만, 관중들이 많건 적건 항상 그 자리를 시키며 선수들에게 힘을 주는 그들이 전 좋습니다.(물론 성격상 서포터즈에 들지는 않겠지만요.)

일반관중들에게 이질감을 준다는 의견도 있고 때때로 경기장에서 트러블이 생겨 서포터즈에게 좋지 못한 감정을 가진 분들이 계십니다만, 그래도 경기장에 직접 찾아와서 그들과 함께 해보면 긍정적인 면도 많이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은 소수일 뿐이지만 언젠가 좀 더 프로축구가 활성화가 된다면 그들이 시작한 응원의 함성은 분명 미래에 역사와 전통이 될 것입니다.



프로축구를 사랑해 달라, 경기장을 찾아와 달라......

사실 이런 발언들 너무 식상하시죠?

팬들이 요구하는 경기력, 그리고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진행과 적극적인 마케팅.

지금의 k리그는 모자란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스포츠를 보고 열광하는 것은 꼭 합리적인 조건 때문은 아닐 것입니다.

조기축구회를 하더라도, 반대항 운동회를 하더라도 내 팀이 생기면 실력과 수준을 떠나서 우리는 승부 자체를 즐기게 됩니다.

많은 국민들이 사랑하는 국가대표 선수들도 꼭 잘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더라도 계속 관심과 애정을 주면서 지켜보다 보니 2002 월드컵 처럼 한없는 기쁨으로 돌려 주기도 하는 것이 스포츠니까요.

축구뿐 아니라 야구 농구 배구 등등 모두 마찬가지 입니다.

조금이라도 국가대항전이라는 것 만이 아니라 축구, 야구 혹은 농구 그 자체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면 한번 쯤 자신의 지역에 있는 팀에게 관심을 가져 보시길 권합니다.

그 작은 관심으로 시작한 애정이 어쩌면 일주일에 한번씩 국가대표를 보는 것과 같은 즐거움을 줄 수도 있으니까요.



이야기가 좀 두서 없네요.

어쨌든 오늘부터 시작한 K리그!! 아무쪼록 좋은 경기들이 많이 나오는 즐거운 시즌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k리그 아자!! 대구FC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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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군
06/03/12 20:03
수정 아이콘
스포츠를 가장 재밌게 보는 방법은 응원하는 팀을 만드는 것이라고 들었습니다..e스포츠도 마찬가진것같아요ㅋ
06/03/12 20:08
수정 아이콘
거기다 그 응원하는 팀에 돈을 걸면 몇 배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지요.
솔로처
06/03/12 20:17
수정 아이콘
시민구단의 비애지요. 산드로횽아..ㅠㅠ
오름 엠바르
06/03/12 20:20
수정 아이콘
수원 경기 갔던 친구에게 문자가 왔는데 도저히 추워서 후반전까지는 못보겠다는 연락이었죠. 허허허~

그나저나... 원정팀 30명이면 많습니다... 성남은....orz
영일만친구
06/03/12 20:20
수정 아이콘
오늘 오셨나 보네요^^
서포터즈 근처에서 계시지 마시고 그냥 같이 목청껏 노래불러봅시다

오~~ 대구FC 오~ 승리하라~~
06/03/12 20:22
수정 아이콘
대구경기장.... 월드컵 경기장중에서는 망한 케이스라고 들었었는데........ 관중석은 6만석이 넘는데, 시내에서 한적한 곳에 위치해서 접근성이 떨어진다면서요? 그거 들으니 완전 안습이었는데...... ㅠㅠ
영웅의물량
06/03/12 20:39
수정 아이콘
전 부산경기 보러 갔었습니다. 정말 춥더군요 ㅠ.ㅠ
골 포스트 맞추고, 넣은 골도 옵사이드 판정에 뺏기고(물론 부산팬 입장에서 느낀거라지만^^;)
..해서 결국 졌다죠-_-; 기회도 많았고 괜찮은 게임이었는데, 아쉬웠어요.

관중은 역시 얼마 없더군요.. 추운 날씨 덕분에 컵라면 인기폭발<-
하나 먹고 싶었는데 라면없는 매점.. 안습 ㅠ.ㅠ
shOt★V
06/03/12 20:42
수정 아이콘
근처에 시지동이 있긴 하지만..한적한 곳이죠..-_-a
그리고 대구시민운동장은...주차장이나 시설등이 안습 ㅠ
06/03/12 21:06
수정 아이콘
BluSkai님//지하철2호선 개봉으로 인해 인제 좀더 가기가 수월해졌을겁니다 괜찮아 지겠죠 저만해도 지하철 터지고 나니까 가야겠다는 생각을 한걸요 한 4월 말쯤 돼면 친구랑 갈려구요 ^^
대구시민운동장 애기 나왔으니 말인데 그관련법을 바꾸어 경기장 을 기업소유가능하게 해서제발 좋은 구장 지었으면 좋을거 같습니다 하긴 그렇게 안해도 옆에 백화점 지주게 해줌 들어 올텐데 -_- 대구시와 삼성 그리고 법규 모두 아쉬울따름 입니다
夢[Yume]
06/03/12 21:12
수정 아이콘
오늘 나희근선수 첫번째골 정말 대박-_-b
하늘 사랑
06/03/12 23:41
수정 아이콘
오늘 저도 수원 경기에 갔습니다
추워서 걱정했는데 수원 경기는 제가 경기를 보러 다닌 이후
프로경기 치고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많은 관중이 왔습니다
연간 회원권 현장 수령하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10전 되니까 경기후나 다음 경기에 받으라고
일단 입장을 시켜 주더군요
근데 진짜 춥기 춥더군요
다음주 경기는 좀 따뜻하게 볼 수 있겠죠
새삼 유럽 리그 팬들이 대단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눈을 맞으면서 관람하는 그들의 열정에 진짜 팬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06/03/12 23:42
수정 아이콘
부럽습니다. 후불제 하는 오늘... 가기 참 좋은 날이었는데, 어제 너무 '달리는' 바람에 못 갔습니다;;

후불제는 대구의 한 익명의 지지자분께서 개막전 이벤트 비용으로 1500만원을 기증하셔서, 그 돈으로 후불제를 한 것입니다.
김효경
06/03/13 00:16
수정 아이콘
저는 다수의 팬들이 너무나도 싫어하시는 FC서울 팬입니다.
오늘은 수원까지 가기엔 추운 날씨라 집에서 조용히 TV중계를 보았죠.
뭐, 축구를 좋아한다는 점에서 오늘같은 개막일은 참 신나는 일입니다.
이번 주 홈 개막전에는 최용수 선수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보며 경기장에 가 볼 생각입니다. 최용수 선수, 부상당한 후 구미에서 복귀경기를 치른 적이 있었는데 불현듯 그 때가 생각나네요. 이번 경기가 무척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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