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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02/18 11:25:45 |
Name |
Jacob |
Subject |
박지호 선수에게 드리는 글 |
어른임에도 글을 잘못 써서 그저 남이 쓴 글을 눈으로 보기만 하는 사람입니다만
박지호 선수 경기와 그 후에 벌어지는 감상 (해설진을 포함하여 여러분들이 말씀하시는)에 의해 정말 아끼는 박지호 선수가 위축될 까 저어하여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To. 박 지호선수.
제가 응원하는 지호 선수는 무엇보다 기세를 중시하는 선수입니다.
실제 성격이 여린 것을 커버하기 위해 강한척 하는 것까지는 알수 없으나
다소 도발적이기까지한 자신감넘치는 언변하며 그가 보여왔던 기세넘치는 스타일 등으로 그가 어필해 온 것은 "나는 어떤 상대라도 나의 스타일로 이길 자신이 있다. 이길것이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제 2경기부터 보여줬던 (아니 경기 내내 보여줬던) 지호 선수의 기세는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1경기 끝나고 그 필살 전략이 먹히지 않자 마치 천적을 앞에 둔 동물의 눈빛에 비견될 만큼 평소와는 전혀 다른 위축된 눈빛을 보이더군요.
저로서는 생소한 박지호 선수의 모습이었습니다.
게다가 3경기는 질럿 하나 잃었을 뿐인데 (그것이 아무리 전략적인 가치를 지닌다 하더라도) 정말 동정이 갈 정도로 아쉬워 하는 모습을 보이더군요.
지호선수. 다시 생각합시다. 어제 경기 충분히 이길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스타를 분석적으로 전혀 보지 못하는 제가 박지호 선수를 위해 어제 경기를 다시 리뷰해드리겠습니다.
제일 아쉬웠던 1경기 - 박지호 선수가 실수하지 않았다면 충분히 이길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다들 박성준 선수의 적절한 대응에 대해서만 말하는데...리버나왔을때 분명 박성준 선수도 당황했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아직 스파이어 안올라갔고 히드라 없이 저글링만 있고 앞마당 본진 양쪽을 방어해야 하는 저그가 당황하지 않는다면 그게 정상이겠습니까?
그 상태에서 리버로 그정도 피해밖에 못줬다는 것은 실수임에 분명합니다. 저글링으로 리버를 잡아낸 박성준 선수가 훌륭하긴 하지만 박지호 선수라면 그상황에서 더욱 더 치명적인 피해를 줄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박지호 선수도 그것이 정말 아쉬웠겠지요.
2경기는 그럴수도 있는 경기였습니다. 그럴수도 있는 경기였습니다. 당신과 스타일이 맞지 않는 수비형 토스입니다.
3경기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질럿을 좀더 잘 활용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 질럿으로 위협만 했다면 어땠을까요? 또는 조금더 과감한 정찰을 해서 뮤탈대비 본진 2캐논을 짓지 않고 앞마당 캐논으로 전환했으면 어땠을까요?
무엇보다 1, 3경기중 한경기만 잡아서 4경기 815로 끌고 갔다면 분명 상황은 어떻게 될지몰랐습니다. 졌을수도 있었겠지만 적어도 경기를 마친 박 지호선수의 참담한 표정은 보지 않았을 것입니다.
제 리뷰는 정확할리 없고, 또 결과론적인 이야기란 것을 알고 있습니다만
박지호 선수. 아니 박지호 님.
이번일로 지호 님께서 낙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성준선수에 대해 절망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전략 훌륭했고 충분히 이길수 있었던 경기입니다.
지호님이 실수했거나 또는 운이 없었을 뿐이지 을 뿐이지 결코 종족상성이 원래 그런것도, 이길수 없는 상대도 아닙니다. 오직 자신만을 믿을 뿐, 다른 사람의 말에 위축되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지금까지 다른사람들에게 감동을 줘왔고 약간의 비아냥이 담긴 꼬라박지호로부터 시작해서 스피릿이라는 멋진 강함을 인식시켜온 지호님입니다.
생뚱맞은 이야기지만 세계 최고의 리더쉽양성 강사가 말하기를 "위대한 리더를 양성해 내려면 가능성있는 그를 가족으로부터 떼어내고 정말 견딜수 없는 역경이 있는 곳에 쳐넣으면 된다. 그럼 그는 위대한 리더가 되어 나온다."라고 했답니다.
박성준이란 역경은 정말 커다란 역경입니다.
게다가 바로 옆에서 마치 산처럼, 바위처럼, 벽처럼 당신을 절망시키겠지요.
하지만 도망치지 마세요. 그 역경이 지호님을 강하게 할 것입니다. 오히려 역경을 감사하시고 어떻게든 극복해 내길 바랍니다.
그 역경만 극복하면 당신은 저그전 세계 최강자입니다. 이미 저그전 세계최강에 근접해 있는 당신이겠지만 좌절하지 마시고 역경을 극복해 내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스타를 통해서 임요환 선수가 보여줬던 "박서처럼..."과 같은 감동을 저희에게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그를 통해 박지호 선수 팬임을 자랑스러워 하고 똑같이 현실의 역경을 이겨나가는 일들이 있었으면 합니다. 당신은 할수 있습니다.
박지호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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