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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02/16 20:37:09 |
Name |
현금이 왕이다 |
Subject |
오늘의 한 마디 - 하얗게 불태우다 |
내일의 죠.
우리나라에서는 도전자 허리케인 이라는 제목으로 방영을 했었죠.
당시 김종서 씨가 번안해 불렀던 주제곡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치바 테츠야의 원작 만화를 데자키 오사무 감독이 연출했던 불후의 명작. 내일의 죠.
아톰으로 유명한 데츠카 오사무의 제자라고 해야하나요, 이름도 비슷한 데자키 오사무 감독은 독특한 표현기법으로 유명하죠.
언제나 마지막을 장식하는 강한 펜터치의 정지화면 말입니다.
아마 '보물섬'을 기억하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주인공 보다 멋진 외다리 실버. 사실 주인공 꼬마의 이름은 기억도 나질 않는 군요.
이런 기법을 그 후에도 본 적이 있는데 쥐라기 월드컵이었습니다...
내일의 죠를 기억하시는 분이라면 당연히 '하얗게 태워버린다'의 의미를 알고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빛이 되고자 한다면 스스로를 불태워야 한다' 라는 말도 아마 같은 의미일거 같습니다.
권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말합니다. 왜 두드려 맞으면서 하는 그런 일을 하냐고.
험한 산을 오른 사람들에게도 묻습니다. 어차피 내려올 거, 왜 올라가지? 게다가 목숨을 내걸고.
그에 대한 대답은 '링이 거기 있기 때문에', '산이 거기 있기 때문에' 아닐까요.
단지 돈을 벌기 위해 라는 생각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뭔가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가지고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도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단지 돈 이라면 그만큼의 한계를 스스로 정하고 시작하는 것일 테니까요.
프로 게이머, 프로 게임판을 바라보는 시선도 여러가지입니다.
스포츠로 인정해주지 않는 사람도 많습니다.
애들이나 하는 오락, 컴퓨터 중독, 그게 가면 얼마나 가겠냐...
오락이면 어떻고 중독이면 어떻습니까? 몇년 안가 사라지면 또 어떻습니까?
그 안에서 감동을 느끼는 팬이 있고
하얗게 불태우는 선수들이 있는데 말입니다.
노리/
죠는 외롭지 않나요?
같은 나이의 젊은이들이 나가서 춤추고
산이고 바다고 가서 청춘을 즐기고 있는데
죠는 날마다 땀과 피로 얼룩진
냄새 가득하고
어두운 체육관에 틀어박혀서
줄넘기에, 유연체조에,
새도우복싱을 하고
샌드백을 두들기고
어쩌다 밝은 곳에 나간다고 해도
그곳은 눈부실정도로
조명가득한 링이라는 우리 속...
그곳에서 마치 투견처럼 피투성이가 되서
싸우기만 하는 생활...
더구나 몸은 계속 크려고 하는데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
먹고 싶은 것도 못 먹고, 마시고 싶은 것도 못 먹고
그것이... 그것이 죠의 청춘?
죠/
잘 모르겠지만
이거 한가지만은 확실해.
난말야, 단지 복싱이 마음에 들어서 해왔을 뿐이야.
이건 사실이야. 정말이라구.
노리/
그래요... 그건... 저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래도...
죠/
노리가 말하는 청춘을 보내는 것하곤
좀 거리가 멀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난 내나름대로 지금껏
불타는듯한 충실감을
몇번이나 맛봐왔어...
피로 얼룩진 링 위에서말야
활활 타지 않고 껍데기만 타다
꺼져버리는 것과는 달라
비록 한순간일지언정 눈부실정도로
새빨갛게 타오르는거야
그러다가 결국엔 새하얀 잿가루만 남게되겠지...
노리/
...
죠/
껍데기따위 남기고 싶지 않아..
남는 건 오직 새하얀 잿가루뿐이야
리키이시나 카를로스 역시
틀림없이 그랬을테니까.
노리/
난 도저히 따라갈 수 없어...
(노리는 등을 돌리고 걸어갑니다.)
죠/
그래, 껍데기따위 남기지 않아...
남는건 새하얀 잿가루뿐...
추신)
이번 그랜드 파이널.
정말 남김없이 불태워 주세요.
혹시 있을지 모를 후회마저도 남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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