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02/14 13:53:16
Name 홍군
Subject 어머니와 초콜릿
"엄마 엄마는 아줌마야..자식한테 초콜릿이나 빼빼로를 달라고하면 어떻게해 ㅡㅡ;"

"이놈아 엄마는 여자 아니냐.. 나도 초콜릿이나 빼빼로 받고 싶다"
"자식이 되가지고 엄마한테 초콜릿이나 빼빼로 하나 주면 안돼냐?"
"몇십년을 키워줬는데, 엄마한테 그런것하나 못줘!"
"자식 키워봤자 필요없다니깐..."
매년 무슨 데이~라는 날이 오면 항상 이와같은 대화가 오고간다.


"아 그리고 발렌타인 데이는 여자가 남자한테 주는거야! ㅡㅡ+"
"이런 4가지없는 아들... 여자 남자가 어딨어..엄마니깐 그냥 줘.."
그때마다 항상 의문이 드는건..왜? 아버지한테 달라고하지 아들인 내게 달라고 하는건지..


한달에 한번 고향에 내려갈때마다 어머니께서 손수 차에 태워 고속버스 터미널까지 데려다주신다.
집에서 터미널까지 길면 10분거리인데, 그 10분사이에 참 많은 대화가 오고간다.
거의 90%가 쓴소리지만, 고향에 내려가서 진지한 대화는 그때 차에서뿐이 없다.
집에서는 대부분의 대화를 내가 피하기 때문이다.


"옆집 어떤 아저씨 있지? 그렇게 담배를 태우시더만 결국 폐암이란다.. 우리 아들도 오래살려면 담배 끊어라.."
"앞집 순이아들있지? 그 아들이 이번에 공무원 시험봐서 잘되었다더라.. 엄마가 밀어줄테니 내려와서 공부할래?"
"아버지가 많이 아프시다. 이럴때 아들이 옆에 없으니 집안 분위기가 안살아.. 아버지한테 전화좀 자주 드려.."
"인천에 올라가면 뭐 먹고 사니? 밥찬은 있니? 저번에 김치가져간게 석달인데 아직도 있어?"
"내가 널 올려보내는게 아니었는데 후회된다..." 등등... 많은 염려와 걱정을 해주신다..


짧은 대화속에 어느새 터미널에 도착했을때쯤...
"내가 이나이에 뭘 보고 살겠냐? 아버지? 아버지는 나와 같은 입장이야.. 엄마나 아버지는 자식보고 사는거야.."


항상 자식 바라보고 자식 잘되기만 바라시는 어머니라서, 이런날  자식들에게 더 초콜릿을 받고 싶으신건 아닌지..
어머니도 여자인데...



발렌타인 데이입니다. 애인님께 드릴 초콜릿 살때, 살짝 우리의 어머님꺼까지 사는 센스는 알고 있으시죠?



---------------------------------------------------------------------------
2004년 1월17일날 가입하고 첫글이네요 ^^ 너무 게시판의 Write 버튼이 무거웠는데, 용기내봤습니다.
출처는 제 블로그에 오늘 올린글인데, 보다 많은 분들과 교류하기 위함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핏빛파도
06/02/14 14:10
수정 아이콘
휴 훈훈하네요.. 전 어머니가 초콜렛 챙겨주셨습니다.. 저두 화이트데이 되면 꼭 챙겨드리구요..근데 올해부턴 서울로 가야하니..

부모님께 따뜻한 말한마디라도 해드려야 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스타벨
06/02/14 15:40
수정 아이콘
부모님도 낭만을 가지고 사시는 분들인데...
오늘 가서 예쁜 초코릿 만들어 드려야겠어요 ^^
06/02/14 17:23
수정 아이콘
훈훈하군요.. ^^
저도 오늘 어머니께 초콜릿을.. ^^
Den_Zang
06/02/14 17:24
수정 아이콘
호.. 이렇게 설득력이.. 추게로~
CoNd.XellOs
06/02/14 18:06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이네요 ^^
06/02/14 19:09
수정 아이콘
와앗..요근래 자유게시판에서 봤던글중에 가장 가슴에 와닿는글이네요!.
좋은 글이예요!~
06/02/14 20:44
수정 아이콘
아빠것만 이쁘게 포장해서 주는 우리딸..낼 아침은 없다;;
글루미선데이
06/02/14 22:17
수정 아이콘
저도 요새 많이 느껴요
홀로 떨어져 사는 아들이라고 올라올때마다 심하세 챙겨주시는데
어머니도 사람인지라 점점 나이드시는 것이 보이더군요
오시면 꼭 옆방 놔두고 제방에서 같이 주무시는데
밤중에 갑자기 다리가 아프시다 그래서 한참을 주무르다가
화장실 간다고 그러고 혼자 변기에 앉아서 좀 울었습니다
어릴 적에는 그렇게 든든하게만 보이던 어머니셨는데
만져보면 다리가 제 팔만할 뿐이더군요...
왜 꼭 삶에서 중요한 것들은 시간이 한참 지나야 겨우 눈에 들어오는건지...
06/02/15 13:34
수정 아이콘
이오공감에 올랐던 글이네요.^^ 이글루스 이오공감에서 본글이라고 생각했는데 글쓰신 분이라니. 반갑습니다.^^
06/02/15 14:36
수정 아이콘
pgr에도 이글루스분들이 생각보다 많군요 ^^;
저역시 반갑습니다! 하하..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0947 NaDa & Terran...테란의 버려진 것들을 이용해 더 높은 곳으로...4 [62] 풀업프로브@_@3963 06/02/15 3963 0
20945 D-DAY 어느팀이 장충으로 가느냐 (오늘의 운명을 가를 양팀의 키플레이어) [26] 초보랜덤3470 06/02/15 3470 0
20943 주객전도 [16] 레지엔3425 06/02/15 3425 0
20942 아빠 양복보다 비싼 아이들 교복? [52] 어딘데6065 06/02/15 6065 0
20940 얼마전에 인테르vs유베의 이탈리아 더비가 있었습니다. [9] 라이포겐3685 06/02/14 3685 0
20938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17] zeros3752 06/02/14 3752 0
20936 이번 항생제 처방률 공개에 대해서 [66] Timeless3654 06/02/14 3654 0
20934 프로리그 개편 방안에 관한 개인적인 의견. [13] 김인규3702 06/02/14 3702 0
20933 본진으로 들어오는 입구가 2개일 때 가장 이득을 보는 종족은 어느 종족인가? [43] 신소망4307 06/02/14 4307 0
20931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만 하나요? [278] 박서야힘내라7484 06/02/14 7484 0
20930 해처리 버그의 고의성 판별 방법에 대한 의견. [18] 김인규3902 06/02/14 3902 0
20929 구글어스로 떠나는 세계여행 [17] 진리나그네3793 06/02/14 3793 0
20927 어머니와 초콜릿 [10] 홍군3855 06/02/14 3855 0
20926 이번 올스타리그 명승부 희생자들의 리벤지리그네요 [31] 초보랜덤4323 06/02/14 4323 0
20925 NaDa & Terran...테란의 버려진 것들을 이용해 더 높은 곳으로...3 [16] 풀업프로브@_@3667 06/02/14 3667 0
20923 E-nature Top 팀 기억하시나요? [24] 단하루만4384 06/02/14 4384 0
20922 나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 [8] 호수청년4068 06/02/14 4068 0
20920 박지호 VS 박성준 최근 상대 종족 전적 상세 자료 비교! [44] FTossLove5344 06/02/14 5344 0
20914 이제는 오기로 승부한다! [8] 나도가끔은...3825 06/02/13 3825 0
20912 우리 태극전사들의 새 유니폼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네요 ! [26] ☆FlyingMarine☆3547 06/02/13 3547 0
20911 질투가 난 적이 있습니까? [11] 아키라3957 06/02/13 3957 0
20910 이효리의 2집 성공 가능성 0%...? [69] 냥이5996 06/02/13 5996 0
20909 며칠전 방송했던 파워인터뷰 (심형래 영화감독편) 에서.. [13] 나둥나둥3383 06/02/13 338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