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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2/13 19:06:10
Name 아키라
Subject 질투가 난 적이 있습니까?
언젠가의 강의였습니다.
그것은 정말로 특이한 수업이었습니다.
굉장히 성적이었고 어찌보면 음란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걸 듣는 당사자와 교수 누구도 그것에 신경쓰지 않았죠.
욕구를 넘어서 몹시도 생경한 수업이었으니까요..

性학이라고 하면 좋을까요? 바로 sex에 대해서 공부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결국 모두 자신의 욕망에 가장 깊은 밑바닥까지는 감췄지만 유사한 것은 보여주었습니다.

각자의 발표는 서로의 옷을 벗겨나가는 듯 했습니다.

당당히 포르노와 성적 상상이 나의 건전한 성정체성을 구현하는 데에 도움을 줬다라고
일상에서는 절대 못할 말을 들었습니다.

'포르노 덕분에 수간이나 강간 동성애등이 나의 취향이 아님을 알게되었다'..
라니 흥미롭지만 개인적으로는 듣기 역겨운 고백이었습니다.
그 이유보다 앞서 감정이 그 생각을 역겹게 느꼈습니다..

섹스파트너라든지 준강간의 고백..
낙태가 생각보다 내 주위에서 높은 확률로 일어나는 구나,
임신이라는 게 생각보다 쉬운 거군..

섹스의 과정, 오르가즘에 있어서 남녀의 차이,전희의 중요성
교섭과 언어로서의 성교
동성애자의 고백, 모두 안의 동성애적 특성 그 까발김..

내 안의 욕망, 그리고 모두가 가진 외로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학문으로 알아나가는 성은 육체 이상이었습니다..

모두가 외롭구나. 자신의 곁에 누군가 있기를 바라는 구나..
내 피부에 와닿는 누군가를 바라는 욕구..
지금의 인간들은 그 어느 때의 사람들보다 고독하구나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강력하게
해머로 머리를 부수듯이
충격으로 다가온 교수님의 질문이 기억납니다.
오늘 제가 이 글에서 하고 싶은 요점이겠지요..
아마도 남성에게 향한 질문이었습니다.
그 수업을 들은 지 몇년이 지났지만
그 질문은 여전히 쇼크로 제게 남아있습니다.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을 부럽게 여긴적 있나요?"
그 질문을 듣자마자 주위에서 어이없이 실소하는 남학생들을 보았습니다.

"마치 감히 우리 남자에게 그 따위 질문을 하느냐"는 듯한 반응이었습니다.

처음엔 황당한 질문이었지만 점차 저 자신을 당황케 만들었습니다.
왜냐면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그건 부러운 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정말로 부러운 일이구나..아니 ...부러워..

라고 말입니다..

나는 결국 무슨 짓을 하든 생명을 낭비하고 말뿐이라는 절망..
남자란 것은 결국 이 세상을 소비해서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
재처럼 타버리고마는.. 세상을 파먹는 기생충이라는 사실.

그 사실을 거부하고자 만들어 낸 것이 지금 이 세상..
생산 그리고 생산만이 판을 치는 세상..
마치 생산에서 거세당한 한풀이라도 하는 듯 끝없이 생산하는 것이 미덕이 된듯한
생산의 효율성만이 최고 가치가 된 세상..
단지 생산하기 쉽기 때문에 직사각형이외의 유리창은 허용하지 않는 세상

그래봤자 이 모든 것들은 쓸데없는 것 아닐까하는 자괴감이 듭니다.
무적의 랩터전투기를 만든 기술력은 그 자체의 영역으로서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결국 아무 쓸모없는 노릇이 아닐까하고 의심합니다.

결국 우리들이 만든 건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거 아닐까?
낭비하는 생명에 대한 안타까운 몸부림말입니다..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이 부럽습니다.
생명을 만들어낸다는 것에 미치도록 질투가 납니다.
당신이 죽어도 당신은 또다른 생명과 연결되니까요..



정말 이건 너무나 압도적인 우월함입니다.
아무리 환한 불꽃이라도 꺼진다면 결국 연기만이 남을 뿐입니다.
꺼지지 않는 불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여성들에게 생명의 잉태는 축복이라기보다는
때론 짐이 되는 것이라는 사실 또한 잘 압니다.

하지만 그것만은 기억하시길
생명의 불구인 누군가는 항상 무의식속에서도 당신들을 질투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교수님이 던진 화두에 지금의 전 간단하게 답하렵니다..

정말로 미칠 듯이 부럽습니다.

그렇지만 그럴 수 없는 도달할 수 없는 현실도 인정합니다.
단지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런 여성들에게 사랑에 빠지는 운명을 주신 신에 감사드리고
내가 생명을 만드는 기름이 되지 못한다면 바람을 막아주는 창문이라도 되고 싶다고..말입니다..

제가 그럴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생길 때마다..
소비적 가치에 매몰되있는 이 세계를 다시 부셔서
발전에만 치우쳐 있는 이 세상을 보다 생명에 충실한 세상으로 바꾸고 싶습니다.
컨테이너 몇 개 수출하는 지 세고 있는 세상보다
서로 죽이고 죽는 전쟁의 세계보다
(윤택한 양육의 환경을 만들어준 발전은 그래도 가치가 있습니다..)

그녀로부터 이어진 생명을 보는 것이 더 가치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우선순위가 바뀌었으면 합니다..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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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13 19:13
수정 아이콘
모든건 관념의 차이라는걸 이 글을 보며 느끼게 됩니다.
생명을 만드는 일이,아이를 낳는 일이 여성 하나만의 일일까요?
남성이 없으면 여성은 아이를 못 만듭니다.여성은 요람일뿐이죠.남성이
씨앗을 뿌려야 그 땅에서 식물이 자라듯이...
제 피를 이어받는 자식이 나의 씨앗으로 인해 만들어진다는것이 정말로
기쁩니다.그래서 저는 제가 남자라는 사실이 정말로 행복합니다.
어떤 것을 보았을 때,그것을 보고서 느끼는 생각과 감정은 모두 각각 다
르다는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네요.
아마추어인생
06/02/13 19:14
수정 아이콘
질투를 할게 아니라 같이 낳는다는 생각과 책임감을 갖는게 여성들을 위하는 길일것 같네요.
06/02/13 19:16
수정 아이콘
생각보다 철학적인 글이네요. 흐음...저는 애기를 낳는다에 대해서 생각도 해본 적이 없는지라. -_-;; 뭐, 유전기술이 발달해서 요즘은 여자들만 있어도 애를 낳을 수 있다고 하죠. 환경호르몬의 영향으로 남자들의 정자는 갈수록 약해지구요. 생각해보니 ㄷㄷㄷ이네요. 이제 남자는 '쓸모'없는 존재가 되버린다...라...-_-;; ㅎㄷㄷ
아키라
06/02/13 19:16
수정 아이콘
그러면 낳는 것 자체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결국은 저는 안 낳으니까요..씨를 주는 느낌은 알지만 열매를 맺는 느낌은 모르니까요..
My name is J
06/02/13 19:22
수정 아이콘
낳는 것은 함께하더라도 일차적인 양육-은 여성에게서 이루어지죠.
생존-은 함께하는 것이지만요.
뭐......현대사회뿐 아니라 인간의 역사에서..그건 주로 여성들에게 짐이 되어왔기는 하죠.
딱히 후손을 남기고자 하는 생각이 안들어서 별 감흥은.....--a
이 풍지고 험한세상..내가 책임질수 없는 일을 하나 벌린다는 것은 굉장히 공포스러우니까요.
Luxury Nobless
06/02/13 19:42
수정 아이콘
무라카미 류의 '남자는 소모품이다' 가 생각나네요.
글루미선데이
06/02/13 21:35
수정 아이콘
어제 친구의 아들을 보면서 오늘 화장실에서 이런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남자는 임신할 수 없을까....-_-
진짜..귀엽더라구요 ;
DayWalker
06/02/13 22:18
수정 아이콘
오륜가였던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런 말이 있습니다. '아버지 나를 낳으시고 어머니 나를 기르시니' 대충 이런말이었던 것 같은데, 생각해 볼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생물학적으론 어머니께서 나를 낳는 것이 맞는데 왜 저렇게 표현했을 지.. 실제 해석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남자도 그러한 책임을 함께 느껴야 하고 그것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저렇게 표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낳았다'는 표현보다 '기르다'라는 표현에 중심을 맞춰 생각하시고 왜 여자가 일차적인 양육의 짐을 지어야 하느냐라고 반문하신다면 어차피 양육의 문제는 예전부터 여자만 하지 않았었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를 기르는 것이 양육이라면, 기르기 위해 돈을 버는 것도 양육의 범주에 속합니다. 낳는다는 것 역시 여자가 낳지만 남자가 낳을 수 있는 씨를 제공하지요. 단지 그 의미가 양육보다 남자에게 와닿지 못하는 것 뿐입니다. 남자는 여자의 낳는다는 느낌을 모른다면, 마찬가지로 여자는 남자가 씨를 주는 느낌을 모릅니다. 이건 사정했을때의 그런 오르가슴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아이를 가진 반려자를 볼 때 드는 그런 감정, 감사한 마음, 그런 것입니다. 얼마나 감사하고 얼마나 신비한 지 보는 사람이 더 강하게 느낄 수도 있는 문제란거죠.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는 철없는 남자가 많고, 그렇게 행동하지 못하는 철없는 여자가 많은 것 압니다. 현실적으로 여자에게 아이의 문제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는 것도 알구요, 다만 그것은 질투의 감정이라기 보다는 서로 아껴주는 마음으로써 변모하고 발전해야 한다고 봅니다. 저도 그렇지 못하지만, 이런 말 할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교육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된 성교육과 사회교육이 이루어진다면 100%는 안되더라도 많은 남녀가 서로를 대립의 상대가 아닌 서로 아껴주어야 하는 존재로 인정하게 되겠죠.

소비의 존재인 남자. 그 부분은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생산이 있으면 소비도 있어야 하는 법이니 그 자체에 문제가 있지는 않죠. 다만, 그 권력이 소비에 많은 부분 할당되어 있다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 뿐. 아마 세상은 소비가 생산에게 조금씩 권력을 공유하게 되는 방향으로 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CoolLuck
06/02/13 22:20
수정 아이콘
legend/ 유전학적으로는 인간의 탄생에 있어서 남녀는 어디까지나 5:5입니다만, 실질적으론 아니죠.
아이는 결국 어머니의 몸을 빌려 태어나는 겁니다.
물론 탄생에 아버지가 필수 불가결한 것은 분명합니다만, 출산에 있어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비중은 비교도 할 수 없습니다. 당연하지요.



글쎄요. 저도 후손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아직 어려서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율리우스 카이
06/02/13 23:10
수정 아이콘
덜덜덜... 생각해보믄 진짜 여자들만 있어도.. 상관없을듯.. (인류의 생존에는..)
김대선
06/02/14 00:06
수정 아이콘
히드라의 살랑살랑하는 엉덩이를 질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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