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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02/01 23:59:44 |
Name |
Zera_ |
Subject |
그가 강민인 이유 |
오늘 일을 마치고 돌아온 시각은 일곱시 십이분..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온게임넷을 틀었습니다. 스타를 알기 시작한 이래 가장 좋아한 선수인 프로토스 강민과 가장 흥미로웠던
선수인 테란 염보성 선수의 5판 3선승 1위결정전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최근의 양 종족 밸런스 논쟁과 맞물려 매우 주목되는 대결이었고 현재 플테전의 전반적인 트렌드를
알 수 있는 의미심장한 경기이기도 했습니다.
[1경기 러시아워2] "날라 당신이 이번에는 나의 꿈속에서 헤메보아라"
강민선수는 상대 분석에 능한 선수입니다. 그가 러시아워에서 들고 나온 투게이트-멀티 체제는 상대방의 FD류 더블컴을 상대하기에 최적화 되있었습니다(5경기를 보면 잘알수있죠). 또한 염보성 선수는 FD-수비형으로 이어지는 토스전 운영을 매우 선호할뿐더러 맵 역시 러시거리가 길었기에 아마도 강민선수는 100% 확신했을 겁니다. 그런데 초반 염보성 선수의 마린 수가 적고 FD압박이 없자 강민선수는 제차 프로브로 정찰을 시도햇으나 본진 3마린 정도만 확인합니다. 이때 그는 생각합니다. 3~4마린 정도를 뽑은 원팩 더블이나 이윤열 선수가 몇번 경기에서 보여준 FD인척 하다가 원팩원스타 일것이다라고. 그래서 강민선수는 드라군을 조금 쉬면서 앞마당을 한타이밍 땡겨서 지었고 드라군을 전방과 드랍예상지점에 분산 배치합니다. 만약 생각대로 테란이 그러한 체제였다면 매우 안정적으로 후반을 이끌어낼수 있는 빌드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강민 선수의 완전한 오판이었습니다. 염보성 선수가 선택한 몰래 2바락 바이오닉 러쉬를 "절대로" 막을 수 없는 최악의오판이었죠. 염보성 선수의 전략적 대담함과 심리전에 완벽하게 패배한 경기였습니다.
[2경기 신815] "테란의 운영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
1경기에서 그가 전략의 강민을 전략으로 잡았다면 2경기는 그야말로 염보성스러운 운영이 돋보였던 완성도 높은 경기였습니다. 2경기에서 염보성 선수는 8배럭을 선택했지만 그것은 더블넥을 겨냥한 "견제"의 의미였지 1경기처럼 올인의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강민선수는 평범하게 코어-로보틱스로 갔지만 뜻하지 않게 소수마린에 프로브가 잡히고 다음 술수가 미뤄지는 피해를 보았죠. 강민선수가 선택한 것은 다크 드랍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염보성선수의 계산안에 이미 있었습니다. 신815에서 토스가 본진 자원으로 로보틱스까지 올린 것은 어떤형태든 "드랍"이 반드시 온다는 얘기고 그것을 원천봉쇄하는 수단으로 염보성선수는 자연스럽게 투스타를 올립니다. 이때 보통선수와 다르게 강민선수는 리버가 아닌 다크를 생각했습니다. 드랍은 드랍이돼 니가 연습때 많이 겪었던 리버가 아니라 다크다. 떨어지면 마인 터렛이 없는 테란은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이다. 물론 맞습니다. 하지만 "셔틀만 잡으면 돼"라는 염보성 선수의 맥을 짚는 방어로 강민선수의 전략은 실패하고 이후 가스멀티가 레이스에 발각당하면서 앞마당을 가져갔습니다. 염보성 선수는 5시 스타팅을 가져가죠. 토스가 가스멀티가 없는 상황에서 5시를 준다면?? 말할 것도 없이 패배만 기다리고 있을뿐입니다. 염보성 선수가 레이스로 수비를 하려는 사실을 간파하고 옵드라+2셔틀의 조합으로 레이스의 견제를 물리치고 5시 멀티 공략에 강민선수는 성공합니다. 참 놀라운 건 그 담 염보성 선수의 수입니다. 토스의 원정병력을 확인하고 5시를 주는 대신 레이스+투드랍쉽 병력으로 토스본진을 급습했습니다. 주 게이트가 아래쪽에 위치한데다 레이스때문에 셔틀이 무력화되어 대단히 큰 피해를 입고 그 사이에 염보성선수는 앞마당을 활성화시키고 12시 가스를 가져가는 완벽한 운영의 묘를 보여주죠. 강민선수가 테란의 앞마당을 계속해서 공략해보려하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자원차이가 벌어진데다 테란의 기습병력을 잡느라 많은 병력을 잃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곤 2경기 역시 완패합니다. 염보성 선수의 "본능적인" 판단력과 "완벽한" 운영능력이 참으로 전율스러운 경기였습니다.
[3경기 라이드 오브 발키리] "그가 강민인 이유"
경기를 보다보면 어떤 경기는 감동을 느끼게합니다. 저에게는 오늘 3경기가 그랬습니다.
초반 강민선수는 파일런서치에 이은 작정한 듯한 가스러쉬를 합니다. 강민선수의 집요한 프로브 컨트롤에 대응이 늦어졌습니다. 가스가 지체되긴 했지만 가스가 늦음으로 인해 올수 있는 각종 위험요인에 염보성 선수는 깔끔하게 대응했습니다. 우선 사업드라군 푸쉬에 대비해 다수마린을 입구에 홀드해놓았고 프로토스의 고테크 플레이(다크or리버)를 의식해 끈질긴 정찰을 합니다. SCV로 본진상황 원게이트임을 확인하였고 미네랄을 똟고 1마린으로 돌려서 맵을 전반적으로 확인해서 몰래건물을 찾고 또 토스가 빠른 앞마당이 아닌 원게이트상황에 무엇인가이다라는걸 얻어갑니다. 그리곤 더블컴.. 막고 장기전가면 이긴다라는 자신감이 보였습니다. 한편 강민선수는 가스러시-원게이트-사업-리버-멀티순으로 리버를 통한 견제로 피해를 입히면서 시간을 벌고 안정적으로 앞마당을 돌리겠다라고 생각한듯했습니다. 강민선수는 리버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지만 잘치고 잘막았다라는 말이 적절한듯 싶었습니다. 리버 공격이 끝나고 바로 발업질럿콤보로 앞마당을 덮쳤지만 그것 역시 염보성 선수가 잘막았습니다. 리버-발업질럿 그 담은 다크드랍이었습니다. 다크2기로 마인을 유도한 피해를 입히는 등 흔드는 데 어느정도 성공하지만 염보성 선수 역시 적절하게 수비를 잘 해냈습니다. 3단계 콤보를 날리는 동안 강민선수는 3번째 멀티를 무사히 돌리는데 성공하고 염보성 선수는 칼타이밍을 잡아서 진출했습니다. 앞마당 게이트와 파일런을 탱크로 때리는 모습이 참 막기 어려워 보였지만 고지대를 이용한 탁월한 용병술로 병력이 많이 소진되긴 됐지만 막아냈습니다. 염보성선수는 3번째 멀티를 가져가고 6시 섬을 배력과 엔지니어베링으로 넥서스 건설 불가상태로 만들었고, 벌쳐로 토스의 멀티 확인과 견제를 해가면서 전형적인 수비형 테란의 운영을 보여줍니다. 강민선수는 센터확보와 다음 멀티를 가져가는데 주력하면서 지상군 업그레이드를 충실히하고 질럿+드라군+템플러의 황금비를 갖추고 투스타 캐리어를 갔습니다. 캐리어가 서너기 모이기 직전에 강민선수는 지상군에 대한 자신감이었는지 아니면 테란 병력에 대한 오판이었는지 몰라도 자리잡고 있는 염보성 선수의 테란 병력을 덮칩니다. 전방 탱크부대는 궤멸시켰지만 좁은 길목 뒤쪽에 후방에 한부대 가까이 있는 탱크부대에 병력이 드라군4~5기를 남기고 전멸합니다. 그 후 염보성 선수의 골리앗탱크가 현기증나는듯한 "자리잡고-전진 자리잡고-전진"을 했고 강민선수는 계속해서 후퇴 후퇴합니다. 캐리어가 모였지만 지상군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그 상황에서 강민은 정말 믿기지 않는 템플러+캐리어 활용을 보여주
며 위기를 가까스로 극복해냅니다. 맵은 바야흐로 동서전의 형태를 띄었고 6시와 12시 그 젖줄 멀티를 둔 양선수의 피말리는 사투가 벌어집니다. 센터를 잡은건 염보성 선수 였습니다. 골리앗과 탱크 조합을 온리 캐리어와 템플러로 맞상대하는건 정말이지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센터를 잡고 있다는 우세한 점을 이용해 12시를 염보성 선수가 가져갑니다. 그리고 캐리어의 기동성을 이용해 건물들을 치우고 6시섬멀티를 강민선수가 가져갑니다.
강민선수에게 주어진건 다수의 캐리어와 템플러 뿐이었습니다. 상대방은 막강한 지상병력이 있었습니다. 이때 강민선수는 모인 캐리어의 순간 파괴력과 기동성, 하이템플러의 사이오닉 스톰, 거기다가 놀라운 전장선택과 싸움방식(캐리어로 치고빠지면서 템플러 스톰)을 통해 염보성 선수에게 많이 기울었던 경기를 계속해서 돌렸습니다. 셔틀스톰으로 견제도 가고 그 불리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모든걸 보여주었습니다. 마침내 염보성선수의 12시 커맨드를 파괴하면서 강민선수가 유리해지나 싶어는데 6시 섬멀티를 염보성 선수가 날림으로써 상황은 정말 한치앞을 볼 수 없어 졌습니다. 병력상황에서 앞서는 염보성 선수가 끝내는 이길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참 강민선수 놀랍더군요. 염보성선수의 6시 섬멀티의도를 저지하고 서로 자원이 0에 가까운 그 치열한 상황에서 지형을 활용한 스톰과 캐리어 운용으로 그 많던 골리앗들을 결국 전멸 시키고 염보성 선수의 첫gg를 받아냈습니다.
할말이 없는 경기였고 프로토스의 모든 것을 쏟아낸 경기였으며 정신력이 기적을 만드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이윤열선수와의 U보트대전, 한게임배 전태규선수와의 남자이야기 경기, 질렛배 이병민선수와의 남자이야기 경기, 최근 김남기 선수와의 라오발전, 그리고 오늘의 염보성 선수와 라이드 오브 발키리의 역전.. 최악의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한줄기 빛의 희망을 믿는 당신, 당신이 강민인 이유입니다.
.. 원래 5경기까지 쓰려했는데 내일 새벽에 일이 있어서... 아쉽네여.. 글쓰기 버튼이 생기고 처음 쓰는 관전평인데 저도 이제 눈팅만 하는 반쪽짜리 pgr인을 탈피한거 같아 기쁩니다.. pgr인들 모두 좋은 밤 되시구여.. 토스 분들 민선수가 아쉽게 져서 슬프시겠지만 아직 차기 스타리그 탈락한거 아닙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시구요.. 테란분들은 정말 완전체 셀(?)같은 완성형 테란에 대한 기대에 부푸셔도 부족함이 없는 게 염보성 선수인거 같습니다. 차기 스타리그에서 리턴매치가 꼭 이루어졌으면 하네요 (결승이면 더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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