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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01/29 22:53:12 |
Name |
두번의 가을 |
Subject |
고시생은.. |
고시생은...
그냥 남들에 묻혀가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 제대로 된 그러니까 열심히 하는 고시생이라면...
자신도 예전에는 일반인이 였을때는 생각지도 않았을거지만
복잡한 학설을 나름대로 정리하며 포만감을...
논점이 많은 사례 하나 제대로 정리하면서 희열을...
새로 나온 판례나 너무 중요한 판례들 비교하면서 안도감을...
학원강사가 말하는 출제예상문제에 온 신경이 집중을...
다들 알고 있는것 같은데 나만 모르고 있었던것 같아 초조함을...
남의 책에 붙어 있거나 정리된 자료나 도표를 보며 나의 책에서 느껴지는 초라함을...
단권화 한다며 이리저리 자르고 붙이고 구석구석 필기한것을 보며 혼자만의 미소를...
책 밑에 옆에 그을려진 손때를 보면서 잔잔한 감동을...
내 옆자리 사람은 절대 일어나지도 않고 계속 앉아만 있는것 같아 나도 모르게 불안감을...
연휴가 찾아오면 다들 들뜨고 즐거운 계획을 세울때
고시생은 연휴가 기회라며 부족한것 채워야한다는 생각에
남들보다 더 알찬 계획을 세우면서
나는 남들이 놀때 이렇게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잡생각을 이겨내려한다
가끔씩 뉴스나 신문에서는 그들의 단편적인 모습만을 이야기하고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고리타분한 모습들은 항상 그들의 몫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들의 모습은 그게 전부인냥 말을 하고 그들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냥 친구나 친척들은 고시생의 일과나 일년계획에는 관심이 없지만
가끔 전화나 들리는 소식으로 합격 여부만을 듣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좀 더 친한 사람들은 약간의 관심과 함께 걱정도 해주고 신경도 써주지만
이야기를 할때만 기억하고 다음에 다시 말을 하다보면 늘 처음으로 돌아가있는것을 느끼게된다
그것도 수험기간이 길어지면서 연락도 잘 안되다보니 점점 무뎌저만 간다
정말 친한친구는 그냥 푸념처럼 하는말도 잘 기억해서 받아준다
그리고 자기가 먼저 나에게 수험에 관련 없는일을 하자고는 잘 말하지 않는다
설사 말한다고 해도 아쉬워 할 뿐 나에게 뭐가그리 바쁘냐는류의 말은 하지않는다
그들은 고시생이 장기간의 체계가 있다는것을 알아주고 생각을 해주기 때문이다
그래도 고시생을 잘 아는건 고시생이다
실강이 뭔지 동강이 뭔지 그들만의 용어이고
고시식당이 뭔지 헌책방이 뭔지 그들만이 알고
고시원이 뭔지 고시원룸이 뭔지 그들만이 느끼고
필기구하나에도 애정과 개성을 담고
삐뚤어진 줄을 보면서 몇번이고 다시 줄을 치며
책 밑바닥의 손 때묻은 검은 그림자를 보면서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 받는...
그들은 고시생이다
p.s : 지난 추석에 혼자 블로그에 써본 글인데 올해 설에 보니 또 새롭고 해서 가져와 보았습니다
단편적인 단어 사용이 거슬릴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오랫만에 pgr에 들어오니 ace게시판도 생기고 변화가 많군요
항상 이곳에 들어올 때마다 기본적으로 저의 생각에 기준점이 되는 글이 있습니다
[세상에 악한 사람은 없어 단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살아갈 뿐이지]
Pgr에도 참 많은 생각이 다른 분들이 있는 곳이라서 더욱 좋은 것 같습니다
그것이 더욱 이곳을 풍성하게 만드는 점이라고 생각되는군요
보잘 것 없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내일 하루 모두 발걸음 닿는 곳마다 웃음이 가득하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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