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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01/14 15:14:49 |
Name |
Crazy~Soul |
Subject |
[관전평] 간단한 OSL 16강 6주차 관전평 |
PGR에는 처음으로 관전평을 적어보는 군요.
다른 사이트에는 참 많이 적었었는데, 매번 너무 세세하게 쓰느라 진이 빠졌던 것을 반성해서
이번에는 간단하게 핵심만 쓴다는 컨셉을 잡고서 몇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관전평은 어디까지나 제가 본 시각에서 중요하다고 느낀 장면이 위주로 이루어질텐데, 그점 염두에 두시고 다신다면 다른 의견이나 공감 등을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1경기 - 박지호(P, 7시) VS 서지훈(T, 5시) in 신 815
게임 전에는 서지훈 선수의 우세를 예상했었습니다. 박지호 선수의 돌격 스타일은 서지훈 선수같은 꼼꼼한 스타일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었지요. 게다가 815 에서 마린을 적당히 섞어쓰는 플레이는 토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서 테란이 꽤나 할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게임의 본격적인 시작은 박지호 선수가 앞마당에 넥서스와 게이트를 동시에 지으면서부터입니다. 곧 노게이트 더블 넥서스. 초반만 넘기면 토스에게 굉장히 좋은 상황이 유지될 수 있는 빌드죠. 그런데 위치는 '가로방향'이었고 전 박지호 선수가 아무것도 못해보고 끝날 것 같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대각선 방향이면 모를까, 가로 방향에서 2팩 마린+벌처 등을 하면 게이트가 늦어서 병력보유가 늦은 프로토스는 때려죽여도 못 막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비교대상은 아니겠지만, 실제로 제가 아는 사람과 몇번 해본 게임에서는 꾸준히 마린을 뽑았을 경우 본진 2팩을 지상에 내려놓고(상대가 더블넥일시에) 꾸준히 뽑은 마린과 함께 들어가면 사실상 방어가 불가능했습니다.
아무튼 서지훈 선수는 의외로 1팩을 선택했고, 거기다가 FD 를 하게 됩니다. 전 여기서 승부의 분수령이 갈렸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이길 수 없는 빌드였습니다. FD로는 프로토스에게 압박을 가하는 것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그 이상은 사실상 힘듭니다. 그 압박만 큰 피해없이 막아낸다며 토스에게 엄청나게 유리해지는 것이죠. 서지훈 선수의 4마린 1탱 1SCV로 시작된 압박은 상대 본진까지 밀고가는 것은 성공했으나 박지호 선수의 3게이트 앞에 서로 병력 소진만 했을 뿐 결국 이렇다할 피해를 주지 못하고 맙니다.
바로 이어서 박지호 선수는 앞마당 자원을 바탕으로 7게이트를 폭발하게 되고 엄청난 우위에 서게 됩니다.
그래도 지상으로 뚫으려 한다는 것을 서지훈 선수가 눈치 채기도 했고, 대처를 잘한다면 무리라고 볼수도 있었습니다. 이 타이밍을 지난다면 다시 서지훈 서수의 페이스이기도 했구요. 그런데.. 서지훈선수.. 제가 생각했던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하더군요. 제가 생각했던 것은 나가는 입구를 라오발에서처럼 건물로 막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질럿은 붙어야 하는 유닛이기에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임요환 선수나 최연성 선수가 같은 상황에서였다면 분명히 그렇게 막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질럿은 생각보다 마인에 강합니다. 넓게 시즈탱크 조이기 라인에서 퍼져있는 마인을 밟는다면 피해가 심각하지만 시즈탱크가 한곳에 집중되어 있고 마인도 그 앞길에 모여있다면 같은 질럿에 반응하는 마인의 갯수가 많아지고 벌처의 치고 빠지기가 불가능해서 효율적인 전투를 못하게 될 뿐더러, 마인에 벌처가 폭사하는 일이 일어나게 되죠.
이 게임에서 이런 현상이 제대로 일어났습니다. 결국 앞마당 방어선 무너지고 말았죠.
물론 셔틀 질럿으로 본진에 신경써서 번거롭게 하는 센스도 굉장히 좋았습니다만은,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벌처 4기 정도가 더 있거나 했어도 결국 뚫릴 수 밖에 없는 방어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더블넥을 하는 상대에게 강력한 승부수를 던지지 못한 점,
눈치를 채고도 앞마당 대비가 충실하지 못했던 점.
이 두 가지가 서지훈 선수에게 많이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2경기 - 임요환(T, 6시) VS 변형태(T, 9시) in 개척시대
6주차에서 가장 재미이었던 경기였습니다. 아슬아슬하게 공격의 주도권이 오가는 모습에서 테테전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먼저 임요환 선수의 1팩 1스타에 대한 2팩 아머리 후 골리앗 2기만 뽑으면서 몰래 2스타 클로킹 레이스라는 빌드 선택이 돋보였습니다. 변형태 선수의 레이스가 임선수의 본진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골리앗 2기를 확인한 수 돌아갔을 때 힘들겠다 싶었고 임선수의 클로킹 레이스에 레이스가 전멸하고 아직 스캔이 없었을 대 정말 힘들겠네 싶었는데, 'SCV의 탱크 수리 신공이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레이스 5기 정도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탱크가 리페어 신공으로 죽는데 상당한 시간을 버는 데 성공했고, 결국 마나 떨어진 레이스를 골리앗으로 몰아내는 장면이 정말 최고였습니다.
임선수 역시 레이스가 클로킹을 한 상태로 바로 공격하지 않고, 탱크는 무시한 채 상대의 레이스를 찾으로 돌아다니다가 전멸시킨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뛰어난 판단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이후 치고받고 물리는 과정이 많은데, 가장 중요하게 작용했던 것은 결국 '팩토리의 숫자'였다고 생각합니다. 변형태 선수는 바락이 터진 후에 곧바로 다시 짓고, 팩토리를 늘렸던 반면에 임요환 선수는 2팩을 유지한 시간이 너무 길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유리한듯 싶어도 4~5팩과 2팩의 물량 차이에 고지를 빼앗기게 된 것이죠.
해설자분들은 임요환 선수가 몰래 멀티를 하나 더 가져갔다고 좋다고 하시던데, 제가 보기엔 그 커맨드 지을 돈으로 먼저 바락을 복구하고 빨리 팩토리를 지었어야 했습니다. 바락의 복구가 너무 늦었던 게 아쉬웠습니다.
변형태 선수의 아쉬웠던 점은, 지형 활용에 미흡했다는 겁니다. 굉장히 좋은 포인트(앞마당 미네랄 뒷편)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즈모드 위치가 적절하지 못해서 아무것도 못해보고 잡히는 모습의 두번 정도 잡혔던 것 같습니다. 다음 시즌에 좋은 성적을 내려면 보다 철저한 맵 연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레퀴엠이나 개척시대 같이 앞마당이 한쪽 방향으로 쏠려있는 맵의 경우, 상대의 앞마당을 잡는 위치가 나온 경우 상당히 유리해집니다. 레퀴엠의 경우 상대의 시계방향에 위치할 경우, 개척시대의 경우 상대의 반시계 방향에 위치할 경우 내 앞마당으로 상대의 동선은 긴데 반해서 상대의 앞마당까지의 내 동선은 매우 짧아서 게임하는데 상당히 유리합니다. 특히 테란의 경우 탱크를 이용한 견제가 매우 무서워지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죠.
물론 이러한 위치의 불리함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상당한 압박을 주는 것은 사실이고 변형태 선수가 이것을 극복하고 멋지게 경기를 따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3경기 - 차재욱(T, 시) VS 김근백(Z, 시) in Rush HourⅡ
차재욱 선수의 빠른 정찰과 상대 본진 구석 쪽에 몰래 배럭, 그것도 서플보다 빠른타이밍에 올라간 9배럭 정도의 굉장히 빠른 배럭! 딱 미리 준비하고 나온 플레이였습니다.
해설자분들이 마치 차재욱 선수가 비난 받을 것을 우려해서 엄호하듯이 자꾸 말하셨는데 이건 딱 준비해온 빌드였습니다. 욕을 한다면 그건 미성숙한 팬이니 그냥 신경 끊으면 되고 과도한 비호는 지양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아무튼 본진에 마린 2기가 scv랑 나타났을 때가 이미 스포닝풀이 터지기 전이었습니다. 운없게도 김근백 선수의 정찰운조차 따라주지 않았구요(본진에 배럭이 없는 것을 봤더라면 좀더 긴장했을텐데 말이죠)
그리고 사실 스포팅 풀 깨졌을 때도 그리 불리하지만은 않았다고 봅니다. 테란은 어차피 1배럭이었고 큰위협은 어려웠으니까요. 근데 배럭을 다시 내려서 -_-; 거기서 살림을 차렸을 줄이야.. 김근백 선수가 조금만 꼼꼼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게다가, 김근백 선수가 뽑은 저글링이 차재욱 선수의 본진에서 아카데미에 집착하다가 상당수를 잃었는데, 결코 그렇게 잃을 저글링이 아니었습니다. 테란에게 상당한 위협을 줄수 있는 저글링이었는데 정말 아무것도 못해보고 잡혔다는 게 아쉽더군요.
배럭이 다시 내려서 살림차린 것을 확인 못한순간부터 이미 경기가 기울었기 때문에 딱히 할말은 없습니다만,
차재욱 선수 상당히 마린을 잘 조합해서 쓰는 선수이기 때문에 상대 선수들은 이에 대한 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실 토스전에도 바이오닉 유닛을 적당히 섞어쓰면 굉장히 좋은 게 사실이나, 그게 손이 많이가고 번거롭기도해서 잘 안쓰는 것일 뿐입니다. 정해진 빌드로 쓰려면 아니쓴만 못하기도 하고, 맵마다 최적화하려면 상당한 노력이 들기도 하구요. 그런데 KOR 팀의 테란인 욱브라더스는 이걸 참 조율을 잘하더군요. 한동욱 선수의 아무래도 차재욱 선수의 영향인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차재욱 선수의 이런 스타일이 테란이 발전하는 한 형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조심스레 해봅니다.
4경기 - 전상욱(T, 7시) VS 박성준(Z, 5시) in Ride of Valkyries
저글링 4기의 센스! 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초반 박성준 선수의 굉장히 이른 드론 정찰도 뛰어난 선택이었구요.
전상욱 선수의 '가까우면 벙커링 멀면 더블'이라는 말이 저그전에는 정말 공식과도 같은 건데, 상욱 선수 너무 솔직한 게 화를 부르기도 한 것 같습니다(웃음) 자기의 스타일을 밝혔으니까요.
박성준 선수의 드론은 아무래도 8배럭을 의식한 것이었고 8배럭도 아닌 것을 확인한 것까지는 초반에 드론 뺀 것을 생각하면 그냥 보통 정도의 성과였는데, 투배럭도 아닌 것을 확인한 것은 컸다고 봅니다. 상욱 선수,, 그럴 때는 배럭을 올리다가 취소하는 등의 센스를 보여줬어야 하는데요. 최연성 선수가 전에 강조했듯이 테란은 페이크가 생명입니다. 솔직하게 하면 안되죠.
초기 드론 1기로 8배럭도 투배럭도 아님을 확인한 이상 3해처리를 무리없이 가져갑니다. 그리고 저글링 4기가 마린과 동귀어진하는 센스. 이때 이미 경기는 삼성준 선수에게 넘어갔다고 봅니다... 사실 이때부터 긴장이 풀려서 졸면서 봤습니다 -_-;; 그래서 별 기억이 없네요.
10.5 배럭 정도에서 원배럭 마린 모아봤자 얼마나 모으겠습니까.. 너무 뻔하게 했던 것이 전상욱 선수의 miss로 보입니다.
* 이상으로 16강 6주차 평을 적어봤습니다. 간단하게 적으려고했는데도 불구하고 꽤 긴 글이 되었군요. 사실 세세한 것들까지도 집어보고 싶은 욕망이 있긴 하지만 그러면 지칠 것 같아서 포기하렵니다.
* 마지막으로 Daily MVP를 꼽자면 '변형태 선수'입니다. SCV 리페어 신공이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 아까 2경기에 관련해서 적으려고 했지만, 놓치고 내려와서 여기다 몇자 적어보자면,
개척시대라는 맵이 상당히 기요틴과 비슷한 느낌이더군요. 테란의 징검다리 드롭이 굉장한 압박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기요틴 처럼 성곽 위에 올라갈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양아치 테란은 너무 싫어요~
* 덧붙여, 김도형 해설위원 오늘 '즉'이라는 말을 너무 자주 쓰시더군요. 주위를 환기시키는 의도로 쓰시려는 것 같던데, 오늘처럼 너무 자주 쓰시면 게임의 흐름을 끊는 부작용이 심각하기 때문에 좀 조심하셔야할 것 같습니다.
* 헉.. 방금 WRITE 버튼 클릭하는데 '사용권한이 없습니다'라고 나와서 덜컥 놀랐습니다. 다행이 뒤로가기를 하니 본문이 살아있더군요.. 정말 덜덜덜한 순간이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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