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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6/01/13 22:27:12 |
Name |
간지다오! |
Subject |
어린 소년 - 20060113 |
Chapter 4. 소년을 만났습니다.
컴퓨터 책상에서 키보드를 꺼내는 순간, 저는 제가 아닌 소년을 만났습니다.
초록 꼬깔 모자의, 귀여운 의상.. 그리고 만화에서 볼 것 같았던 깨끗한 눈망울..
귀여운 얼굴이었습니다.
그리고, 소년은 저에게 말했습니다.........
Chapter 5. '내가 주인공인 연극'
소년은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시청하진 않았지만, 어디에서 이런 대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인간은 인생이라는 연극 속에 자신을 주인공으로 생각하는 하찮은 동물에 지나치지 않아"
이 것은 소년이 생각나는 데로 저에게 말해준 대사입니다.
소년은 이 대사의 단어들이 틀린 것도 있을 거라고, 저에게 그러더군요.
하지만 소년은 이 대사에 감동을 받았는지, 흔들거리는 목소리로 말을 잇더군요.
"어때? 정말 그럴지도 몰라.. 자신 주위에 다른 사람들은 '바보' 취급하는 엑스트라..
인연 있는 사람이라 해도 '조연' 취급하기 마련이잖아?"
저는 소년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거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소년을 통해 저의 짧은 삶을 회상해보았습니다.
그리고 당신도 이렇게 중얼거릴테죠.
"내가 나를 주인공으로 생각했었나?"
Chapter 6. 여드름
소년의 얼굴에는 '좁살여드름'들이 있습니다. 터져 나가서 흉이 된 여드름도 있구요.
소년은 이 여드름을 볼 때 마다 후회의 한 숨을 쉬며 말을 건냅니다.
"내가 이걸 왜 터뜨렸나 모르겠어, 정말!"
저는 소년이 한심스럽기 짝이 없어요. 왜냐구요?
벌써 이 말을 한 횟수도 5번쯤 되일 터이니까요.
소년은 조그만한 여드름 하나를 가르키며 이렇게 말하더군요.
"여드름은 참 이상해, 손이 자연스럽게 가, 건드리면 안되는 줄 알면서, 그리고 건드리면 흉이 지지.."
소년은 다시 조그만한 여드름을 긁더니 말을 계속 하더군요.
"흉이 지면 그건 없어지지 않아, 왜냐면 문질려지고 만지고 긁히고 터지기 때문이야..
차라리 안 건들렸으면 좋았을 걸, 그럼 깨끗한 물로 지워질 순 있잖아.."
소년은 갑자기 슬피 웁니다. 저는 어찌할 빠를 못 두고 있었죠.
소년은 슬픈 목소리로 조용히 독백합니다.
"쓸 때 없는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이 흉한 여드름은 사랑이라고 칭할 수도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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