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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12/31 00:45:56 |
Name |
산적 |
Subject |
새로운 세상을 탐험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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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여러가지 음식이 있습니다.
이 음식들은 다들 각자 자기만의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과연 얼마나 많은 종류의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요.
물론 각 나라마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식들은 그 수를 헤라릴 수 있을 정도겠지만 세세하게 따져 본다면 매 끼니마다 다른 음식을 먹는다고 해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음식을 먹을 수는 없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먹어보지 못한 새로운 음식을 접해보는 것은 새로운 세상에 발을 들이는 탐험가와 같은 기분을 들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음식을 입에 넣을때 검증받지 못한 맛에 도전해야 하는 용기와 만족할 만한 맛을 느꼈을 때의 얻을 수 있는 짜릿한 충만감은 인생을 살아가는 또 다른 즐거움이겠지요.
다만...... 새로운 발길을 단호하게 거부하는, 감히 친해지기 너무나 어려운 음식들도 분명히 존재를 합니다.
알고보니 신천지가 아니라 광활한 바다 속에 있는 단지 조금 큰 무인도를 발견한 탐험가 처럼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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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과메기에 관련 된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친해지기 어려운 비릿한 음식이지만 맛을 들이면 점점 그 매력을 알 수 있는 과메기 처럼 사람과 인연을 쌓아갈때 첫인상의 고정관념에 함몰되지 말고 그 사람의 진가를 알 수 있도록 하자는 뭐 그런 류의 졸필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그리고 마지막 문장에는 처음 적응하기 힘든 음식의 대명사라는 '삭힌 홍어' 역시 경험해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지금까지 글을 보셨다면 이젠 슬슬 아래에 어떤 내용의 글이 쓰여질지 예상을 하실 겁니다.
네, 그렇습니다.
오늘 홍어를 먹어 봤습니다.
그 유명한 삭힌 홍어 말입니다.
일단 첫인상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들군요.
아직도 입안에 그 강력한 암모니아 향이 남아있는 느낌이군요.
저 혼자 탐험을 떠나기 싫어서 억지로 한 친구를 끌고 갔습니다.
정말 친한 친구인데 오늘 제가 억지로 끌고 가는 바람에 이젠 예전 같은 친한 사이가 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반 농담 ^ ^)
어쨌든 삭힌 홍어의 첫 인상은 정말 강렬했습니다.
앞으로 이 음식을 제가 길들일 수 있을지(혹은 제가 길들여 질지) 모르지만 어쨌든 오늘 느낀 이 첫인상은 두고두고 제 기억에 남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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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 하자면 이런 음식을 맛있다고 즐기는 사람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 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삭힌 홍어는 전라도 지방에서 이 음식이 빠지면 제대로 된 잔치가 아니라고 할 정도로 즐겨먹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음식입니다.
제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분명히 이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음식을 통해서라도 우리는 우리와 다른 생각을 하는, 그리고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들의 존재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음식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 사실까지 종종 자신만의 경험과 감정만으로 부정하기도 합니다.
그러한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지 못하는 태도들이 가장 많은 분쟁을 초래하는 요인이 아닐가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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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비록 삭힌 홍어를 즐기는 것은 실패 했음이 분명 하지만 저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발견한 신천지가 사실은 광활한 바다 속에 작은 무인도일 뿐일지라도 그 속에 고대의 해적들이 숨겨 놓은 금은보화가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니깐요.
혹 그런 허황 된 기대를 충족시킬 재물들이 없을지라도 야자수 사이에 그물침대를 걸쳐 놓고 따뜻한 햇살을 즐길 나만의 휴식처가 존재 할지도 모릅니다. ^ ^
다음에 다시 한번 도전해 보겠습니다.
또 후회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지요.
하지만 다음번에는 저 혼자 갑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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