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의 011. TTL.
5년도 더 전의 일입니다.
그 광고, 기억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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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글을 써내라고 한다.
자신에 대한. 과거, 현재, 미래.
경험, 교육, 진로, 직업.
어렵다. 생각해 본적도 없다.
나란 존재, 너무나도 허무한 것들에 시간을 빼앗겨 온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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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그러니까 내가 초등학교 6학년이던 시절. 생각이 났다. 아니, 느낌이 들었다.
"넌 스무살이 되기 전에 죽을꺼야."
이런 느낌이 들었다. 아주 강하게.
그래서 난 결코 스무살이 될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내 나이 열 다섯,
"스무살의 공일일, TTL" 을 보게 되었다.
그래, 그 광고. 오래된 그 기억의.
스무살, 나에게는 너무 멀게나 느껴졌다.
과연 그 날이 나에겐 올까 - 오지 않을까 - 생각하고 있었다.
내 나이 열 아홉.
언젠가부턴가 그 것이 다시 생각났다. 스무살, 스무살, 스무살. 스무살이 가지는 의미는 참 큰거 같다. 아홉살과 열살의 차이를 느끼지는 못하기 때문에, 스무살이라는 것은 최초의 의미를 가진다. 서른살과 마흔살의 의미와 같은, 그 의미를.
"스무살이 되면." 19 에서 20으로 올라간다. 숫자 하나를 더하는게 아니라 1이 2로 변하는거다. 열살의 차이가 느껴지는것만 같은 느낌.
정말, 난 결코 스무살이 안 되리라 믿었다.
그래도, 지금 스무살을 앞둔 나.
다시 한번 "새로운 끝" 을 찾아간다.
"항상 그랬어, 끝은 항상 새롭지. 항상 다른 끝이 기다리고 있어. 하지만 시작은 달라, 시작은 항상 똑같아. 그래, 그래서 또 다른 시작이라고 불리는거라고."
내 안에서 누가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시작이 부질없는건 아니야, 아니, 시작이 중요한건 인생은 연속이기 때문이라고, 살아가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연속이니까, 끝과 시작은 결국 하나라고."
누군가 응답해준다.
아직 만으로는 열 여덟. 1년하고도 5개월 정도가 남았다. 만으로 스무살이 되려면. 하지만, 그래도, 한국 나이로 스무살이라는건, 느낌을 주기에는 충분하다. 스무살이야. 이제, 더이상 어린애처럼 살려고 노력해선 안된다고.
하루아침에 달라지진 않아. 조금씩 바꾸어 나가는 거라고.
태어나자마자 스무살이 되는건 아니니까.
그 동안 쌓아온게 무엇인지, 그것이 없다면.
지금부터 다시 쌓는다면, 어쩌면. 어쩌면.
더 힘든 길을 걸어가야 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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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나는 방황중.
내가 원하는 내 모습이 무엇일지도 모르겠다.
여러 성격들이 이리저리 부듯치면서, 수많은 나들을 만들어낸다. 나는 그래서 단수가 아니라고, 조금 다른 의미지만. 그 다른 나들이 재각각 가지는 생각들, 감정들. 당황스럽다. 날 방황하게 한다.
스무살, 나는 방황중.
정말 내가 느끼는 사랑이 무엇인지, 찾아나서고 싶다.
말로는 할 수 없는 것이라는건 잘 알고 있지만, 감정은 행동으로만 표현이 가능하다는것도 알고 있지만, 그래도 보고 느끼고 싶다.
그래도, 그래도.
"언제나 사랑이라 말하는건 사랑이 정말로 뭔지 몰라서입니다.
그래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래도 사랑은 사랑일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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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종착점이 아닌, 전환점.
초록빛 희망에, 조금은 물들어가자. 뛰어간다면, 뛰어간다면. 과연 할 수 있을까요?
조금은 혼란스러운, 과거와 미래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지금 이 순간, 열 아홉과 스물이 걸쳐진 이 밤을 지새고 있습니다. 수많은 방황을 하면서 말입니다.
스무살이 되시는 87년생분들, 부디 행복한 한해를 보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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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의 공일일, TTL.
넌, 행복하니?
하늘을 넘어 영원까지,
시간을 넘어 영원까지. 행복하세요-!!
spin.
ps. 이런 글은 처음이군요.. 하하, 글 읽는 여러분들의 시간을 가져가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2. 막군님의 재등장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