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날아라, FPS.
1월. WEG 시즌1의 개막 당시, 플럭스(지금의 Lunatic_Hai)가 과연 어느 위치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을 했을까? 혹은 매이븐 크루의 성장세는? 두 클랜은 모두 세계의 벽 앞에서 완벽하게 좌절을 했다. 비록 플럭스는 막판 선전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들에게 세계의 벽은 정말 높았다. WCG 2004 3위의 위업이 일순간에 이변의 한 순간으로 변하게 되었다.
6월, Project_kr은 WEG 시즌2에 도전을 했다. 처음 생긴 팀이라 조직력은 맞지 않았고, 결과는 따라서 신통치 않았다. 카스 리그에서 그들은 결국 또 구경을 하는 신세가 되었다. 카스는 계속 남의 잔치였다. 한국인에게 FPS에서 이름을 떨치는 것은 상당한 노력과 수고를 요하는, 어떤 기적의 반열에 있었다.
MBC게임에서는 꾸준히 카스리그를 열었다. 온게임넷의 두 차례의 카스리그가 중단이 된 후,(일시적인지, 영구적인지는 모르겠다.) 카스 유저들이 자신의 실력을 떨칠 수 있는 기회는 오직 이 부분 뿐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그런 기회라도 존재하는 것은 또 다른 의미였다. WEG는 한국의 카스팀에게 세계와 직접 대련하고, 그들과 함께 자신의 실력을 높일 기회를 주었다. 그 속에서 한국의 FPS는 그 좁은 우물에서 벗어나 비상할 수 있는 넓은 강으로 왔다.
12월. 두 건의 사건이 일어났다. Project_kr은 WEG 결승에서 승승장구했다. 세계 최고의 팀이라는 NiP를 제압하고, 그들은 결승까지 올랐다. 비록 wNv에게 졌다고 하지만, 아무도 그들이 못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없다. 그들은 확실히 성장했다. 국내 제1이라는 Lunatic_Hai도 성장의 칼날을 뽐냈다. CPL 준우승이라는 결과는 그들에게 최고의 성적을 안겨주었다. 이제 한국은 적어도 FPS를 못하는 나라라는 것에서는 확실히 벗어났다.
스포리그는 나름의 인기를 얻으며, 순항을 하고 있었다. 게임은 비교적 접근하기 수월했기에, 커리지매치라는 형태로 이제 준프로들도 등장하기에 이른다. KeSPA도 비교적 발빠르게 스포유저들을 프로게이머로 등록시켜주고 있다. 프로화라는 차원에서는 스포는 발빠르게 나가고 있다. 스폰액수의 규모는 몰라도, 적어도 이름에 있어서는 그리 스타리그에 꿀리지 않는다. FPS는 확실히 전보다 날아오른 것에 분명하다.
그러나 날기만 했을 뿐, 계속 날 수 있을까에는 의문을 안겨준다. 카스는 아직도 많은 리그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 팀들의 스폰문제도 그렇고, 선수들의 분전만이 계속 될 따름이다. 그것이 과연 카스 강국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스포도 비록 프로화의 측면에서는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고 하지만, 팀들의 스폰이나, 조직적인 리그의 운영은 여전히 필요한 과제라고 하겠다. FPS는 비상의 토대는 얻었으되, 아직 그 비상의 날개를 피기에 너무 조건이 답답하다. 꾸준히 열리는 리그가 더 있다면, 더 많은 지원이 함께 한다면....
자, 여하튼 E-Sports에는 또 하나의 볼거리가 확실히 생겼다. FPS의 성장과 그들의 눈부신 경기력은 국가대표를 응원하는 재미도, 경기 그 자체의 박진감도, 그리고 RTS와 다른 또 다른 리그의 재미도 사람들에게 안겨주었다. 확고한 지원과, 꾸준한 관심이 있다면, 리그는 날 수 있을 것이다. 레인보우 식스리그는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카스와 스포는 있었다가 아니라, 하고 있다로 변해야 한다. FPS의 비상과 그 화려함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비단 관계자와 선수들의 축복이 아닌, 우리 모두의 축복이기에.
개인적으로 꼽은 2005 E-Sports 10대 사건(6) - 새로운 사람, 정상에 서다.
개인적으로 꼽은 2005 E-Sports 10대 사건(5) - 카트와 스포 - 새로운 '스타'는 출현하는가?
개인적으로 꼽은 2005 E-Sports 10대 사건(4) - 최초의 통합리그, 2005 SKY 프로리그
개인적으로 꼽은 2005 E-Sports 10대 사건(3) - World E-Sports Games 시작하다.
개인적으로 꼽은 2005 E-Sports 10대 사건(2) - 게이머의 계약과 윤리
개인적으로 꼽은 2005 E-Sports 10대 사건(1) - 충격의 맵 조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