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World E-Sports Games 시작하다.
한국형 E-Sports의 모델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아직 완벽하게 합의가 된 정의는 없다고 보지만, 적어도 리그전의 형태로 약 3개월 가량의 시간 정도 사람들이 경기를 펼치고, 경기를 앞두고 충분히 준비를 할 시간을 주는 유형이라고 볼 수는 있을 것 같다. ESWC나 CPL 같은 리그가 단 시일내에 몰아서 경기를 치루는 것과 확연히 다른 어떤 한국의 그런 특성은 금방 감이 잡힐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형태의 리그가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단기간에 선수들이 자신의 역량을 펼치는 것과, 또 다른 매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것이 리그전이다. 치밀한 전략과 그 속에서 숨쉬는 두뇌 싸움의 재미는 E-Sports의 한 매력이라고 보아도 좋다. 그런 것이 세계적으로 대중화된다는 것은 분명 한국의 E-Sports가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하겠다.
World E-Sports Games라는 이름은 사실 2004년 8월에도 이미 나왔던 이름이다. 그런데, 올 해 드디어라는 이름을 붙인다면, 그것은 정식으로 출범을 했다는 의미가 더욱 강해서 일 것이다. 분명, 과거와 다른 더 큰 규모의 행사였고, 충분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행사였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게이머들이 한국을 찾았고, 그들이 벌이는 격전에서 많은 명경기들이 나왔다. 장재호라는 이름이 더욱 강력해진 것은 물론, 카스라는 종목은 이제 상당한 권위를 가졌다고 평해도 좋을 것이다.
성공적이라고 자평해도 좋은 시즌 1과 3. 아쉬웠지만, 그래도 이어지는 전통의 한 맥락에 삽입이 될 시즌2. 그리고 그 속에서 탄생한 영웅들, 장재호와 Project_kr은 분명 WEG가 낳은 스타였다. 세계적인 휴먼이었지만, WEG 3위를 차지했던 리 샤오펑은 ACON5와 WCG 2005를 재패한 것, 무수한 최고의 스타들이 참여했던 카스의 성공과 워3의 수많은 명경기는 이 대회의 성공을 말해준다. 시즌 3의 결승전의 그 대 역전과 땀이 배어나는 경기는 많은 이들이 잊지 못할 것이다. 장재호의 무적전설을 일구어 낸 그의 경기들도 그랬고, 카스의 뜨거운 승부와 동료애도 그랬다.
물론, 다소 아쉬운 구석도 있다. 지연된 리그의 일정인데, 처음 1회 대회의 시작 당시에는 분명 2005년에 4번의 리그가 열린다고 했지만, 이는 현재 3회대회까지로 결말이 난 2005년의 상황에서는 다소 아쉽다고 하겠다. 기사까지 나왔지만, 결국 열리지 못한 국회에서의 제 2회 한중 국가 대항전의 경우도 다소 아쉬운 경우라고 하겠다. 대회 사이의 약간의 딜레이를 어떻게 해결을 하는가, 아닌 어떤 식으로 이 딜레이를 줄이는가에 WEG의 앞으로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보겠다.
스폰의 문제도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2005년을 되돌아 보면, 분명 삐걱거리는 부분이 있었다. 적어도, 외부에서 지켜본 사람의 눈에서 볼 때는, 상금 지급의 문제가 종종 언급이 되었다던가, 처음 시작할 당시의 우려였던 메인 스폰서의 문제도 그러했다. 물론, 이는 이번 3회대회 결승전의 CJ라는 메인 스폰서를 통해서 어느 정도 우려를 해소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2006년에는 보다 더 안정적인 운영이 되었으면 한다.
방송사는 처음의 온게임넷 방송에서 KM, mbc게임과 KM의 방송으로 변화를 거듭했다. 해외의 방송도 이루어지고 있고, 중국측의 서버가 다운이 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고 하니, 그 점에 있어서는 점차 더욱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한국 무대에서 대중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송 장소가 필요하다는 것은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 2회대회 일산은 너무 멀긴 멀었다.
필자는 아직도 1월, WEG 워3리그 개막전의 엄청난 사람의 수를 잊지 못한다. 그 많은 사람들은, 워3를 살려야 한다는 호소에서 온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설사 앞의 그 가정이 맞다고 해도, 그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외면하지 않았던 그 점을 주목하고 싶다. 세계 최고의 경기를 보고 싶다는 소망, 그리고 그 속에서 재미를 이끌어 내는 장점. 한국에서 스타크래프트 이외의 종목으로도 얼마든지 훌륭한 세계적 수준의 리그를 창조했다는 점에서 2005년은 성공이었다고 평하고 싶다.
WEG의 갈 길은 아직 멀다. 성공적인 창조에 걸맞은 더욱 안정적인 운영으로 확실하게 비상하는 것은 앞으로 남은 과제라고 하겠다. 그들이 추구하는 E-Sports의 메이저리그, 그 과제는 더욱 많은 노력을 담보로 한다. 2005년의 성공과 그 속에 분명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 이를 하나 하나 해결하면서, 반드시 그들이 꿈꾸는 목표를 달성하기 바란다. 2005년, 분명 WEG는 스타 이외의 종목으로도 얼마든지 재미있고, 훌륭한 리그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기에, 앞으로가 기대되는 것이라고 하겠다. 정일훈님 이하, 많은 사람들을 충분히 믿고, 성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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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꼽은 2005 E-Sports 10대 사건(1) - 충격의 맵 조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