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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16 13:58
개개인은 똑똑할지 몰라도 대중은 단순하고 바보일 수 밖에 없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지금 한국의 소위 '까는' 문화...... 참 맘에 안듭니다.
05/12/16 14:04
이 아래는, 제가 친목삼아서 돌아다니는 모 커뮤니티에 올린 글입니다.
----------------------------------------------------------------- 1. 황우석 논문이 사기랍니다. 어디까지 사기일까요. 제 2의 헨드릭 쇤일까요. 아니면 부풀리기였을 뿐일까요.(판타지 소설이냐 리얼리즘 소설이냐의 차이라고 보면 됩니다. 아직 사기라고 확정난 건 아니지만요.) 2. 어떤 과목을 19일날 시험봅니다. 원래 학교 시험기간은 13일까지였고, 14일부터 18일까지 '스키' 과목 수강자들은 합숙을 가고, 그렇기에 시험을 조금이나마 덜 빡세게 보자는 의견이 나와서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20일로 밀고 가기로 합의를 봤습니다.(일종의 카르텔일지도......) 그러다가 모 양이 20일날 비행기표를 끊어둔 상황에서, 차마 분위기상 다른 날 보자고 이야기를 못할 것 같아서 스키보는 사람들한테 돌아다니면서 합의를 봐서 19일로 미루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와서 말하는데 NO라고 말할 깡이 있는 사람 몇이나 있느냐!) 총대한테 클레임을 걸고, 총대는 교수님과 상의를 했지요. 분노한 교수님, 일갈. '그냥 13일날 봐!' 결국 빌고 빌어서 시험을 19일날 보기로 했습니다. 뒷 얘기도 나왔지요. 총대단이 찾아가니까 교수님이 모 양에게 전화해서 '20일날 힘들지? 19일날 볼까?'라고 해서 19일이 되었다는...... 어쨌건 결론적으로 모 양이 바라는 스토리가 되었거든요. 그리고 모 양은 '난 비행기표 취소했고,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은 한데, 시험 날짜는 내 소관이 아니었다'라고 말했습니다.(그리고 삭제했지요) 3. 솔직히 황교수든 모 양이든, 그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자신이 원하고 좋아하는 쪽으로 몰고가기 위해서 어떠한 수단을 쓴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심정이거든요. 단지, 할꺼면 좀 더 기술적으로 해서 뒷말이 안나오게 하든가, 아니면 적절한 타협선을 잘 찾아봤어야겠지요. 욕심많은 바보는 원래 더 까이는 법이니까요. 4. 더더욱 맘에 안드는 건, 확 편승해서 '까는' 사람들입니다. 황 교수때만 해도 '황교주니' '사이언스를 능가하는 과학 언론지 PD수첩이니'하면서 단순 윤리 논란을 넘어서서 전공 영역까지 까시는 비전공자가 나오고, 모 양 사건에서도 실질적인 피해자인 스키 수강학생들은 지금 다들 스키타고 있는데 클럽 익명게시판에는 여러 글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왜들 그리 까는 걸 즐기는 걸까요...... 인간은, 새디스트인걸까요.
05/12/16 14:10
인터넷이라는 겪어보지 못한 기술에 인간의 정신이 따라오질 못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이젠 무엇을 믿어야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인터넷상에는 너무 단편적이거나 한쪽으로 편향된 정보가 너무나도 많이 쏟아져 나오네요. 그래서 두렵습니다. 모르는게 약이란 말이 딱이군요.
05/12/16 14:18
얼굴도 이름도 숨긴체 어둠속에서 악당이라생각되는자를 응징하는. .하지만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고싶어하지도않고 자신의 주관만을믿으며 어떤결과가 나오든 자신과는 상관없으니 모른체하고 다른악당을 쫓는 영웅들...이런게 네티즌의 참모습은 아닐껀데 왜 키보드앞에서는 돌변하는지..
05/12/16 17:08
이번 일에 대해선 아예 한 마디도 하고 있지 않습니다만(확실한 게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해서), 모르겠습니다. 휴우.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05/12/16 17:42
결론부분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인터넷의 힘이란건 대단합니다. 만약 지금 우리에게 인터넷이 없었다면 이런일이 발생했을때 가장 힘을 가진건 정부, 조중동, 티비방송사입니다. 일반 대중은 저 중에서의 주도세력에 이끌릴수 밖에 없습니다. 저기에 저항하면 이런 저런 사태가 되고 말죠. 우리는 그동안 숱하게 목격해왔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은 그 모든걸 변화시켰습니다. 오마이뉴스나 델섶 프레시안등의 인터넷 매체가 신문매체의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이번 사태를 보면 프레시안을 제외하고 오마이뉴스나 델섶 역시 조중동의 논조와 거의 비슷했습니다. 즉 어떤식으로던 이익집단화 되어버리면 그 신뢰성이 깨질수 밖에 없다는거죠. 하지만 인터넷엔 과갤도 있었고 브릭도 있었고 사이엔지도 있었습니다. 여러 정보들이 혼재되어 있던 곳이지만 끊임없이 이익이 개입되지 않은 진실에 대한 탐구가 이루어졌고 결국 이번 일을 여기까지 만들어 온건 바로 과갤 브릭 사이엔지였었습니다. 과갤의 사건정리 게시만큼 이번사태에 대해 정확하게 그리고 철저하게 분석한것을 전 아직 보지못했습니다. 자 이런게 인터넷이 없었다면 가능했을까요??? 전 지금의 인터넷 환경이 너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사람들이 좀더 사고하고 좀더 다양한 시각을 가질수 있는 훈련이 된다고 봅니다. 댓가없이 치르는 이득은 없다고 했습니다.
05/12/16 17:49
하늘하늘님// 본글에 결론을 저런식으로 달아놓고 이런 말하면 이상하지만, 하늘하늘님의 말씀에 기본적으로 동의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조/중/동이 주도하는 언론질서가 깨어지는건 역사적 필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이 아니었으면 조금 더 오래 걸렸을지는 모르지만.
05/12/16 18:02
역사적 필연이라... 그게 과연 말처럼 쉬울까요?
역사는 많이 흘렀지만 중동지방을보면 아직도 봉건시대입니다. 역사의 발전이란 그 사회가 얼마나 많은 토론이 있었나 하는겁니다. 토론이라고 표현을 했지만 저항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수도 있겠습니다. 거대권력이 항상 있으니까요. 즉 역사는 가만놔두면 스스로 발전하지만 그 발전에 브레이크를 잡는 세력이 있거나 되돌리려는 세력이 있으면 발전하지 않을수도 있다는 겁니다. 인터넷의 보급 전까지 우리는 생생한 사실에 대해서 아는 방법은 자기 눈으로 보는것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자기 노력과 판단력 여하에 따라서 충분히 실체적 사실에 대해서 접근할수 있게 된겁니다. 물론 거짓정보에 휘말릴 가능성도 훨씬 높아졌지만 전 이런 경우에 '진실은 승리한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뭐 이런 논란도 솔직히 필요 없다고 봅니다. 지금의 인터넷 환경을 되돌릴 방법은 이미 없으니까요. 우리나라에 그 어떤 독재자가 나타난다고 해도 지금의 인터넷 환경을 되돌릴수 없는게 현실입니다. 즉 지금까지 나타났거나 앞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 면밀히 분석하고 그걸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어야지 인터넷환경 자체를 가지고 논의하는건 소모적 논쟁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것이죠
05/12/16 18:14
하늘하늘님// 제 논의에 대해 오해가 있으신 모양인데 전 인터넷 환경 자체를 되돌리자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 인터넷 환경은 시스템이죠. 그리고 제가 문제제기한 것은 시스템의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인간의 문제'입니다. 만약 하늘하늘님이 지적하신 '인터넷환경 자체를 가지고 논의하는 것'이 저의 글을 가리킨 말씀이라면 텍스트의 오독이라고 생각합니다.(물론 저의 글이 불명확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습니다.) 만약 제 글에 대한 지적이 아니었다면 논점 일탈일 가능성이 있네요.
기본적으로 제가 인터넷 환경 이후가 가져온 한국사회의 모습에 실망했다고 한 이유는 실제로 제가 인터넷 환경이라는 것에 많은 기대를 했었고, 충분한 희망의 단초를 발견했다고 여겼었지만 그 결과물은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역시 시스템만으로 어떤 역사적 전환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그 안에 있는 '사람'의 문제가 중요한 부분임을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허접하나마 글을 통해 '사람'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구요. '역사적 필연'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대안매체 대안 정보들이 발생한이유는 거기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대한 열망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인터넷이 아니더라고 그와 같은 열망이 강하게 표출될 때는 다른 형태의 매제가 존재할 수 있을 거라는 말입니다. 이를테면 MBC가 김중배 사장 체제 이후 논점이 많이 바뀐 것이나 한겨레의 존재가 보여주는 것처럼 말이죠. 인터넷 환경은 이와 같은 상황을 많이 빠르게 만든 '도구'이지만 본질은 대안적인 정보전파에 대한 대중의 열망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역사적 필연'이 말처럼 쉬운게 아니라면 마찬가지의 이유로 '진실은 승리한다'는 것 또한 말처럼 쉬운건 아닙니다. 그리고 위에 언급한 바 있는 고양이오줌녀(실제로는 개똥녀) 사건 같은 경우에는 최종적인 진실 - 그게 뭔지는 전 잘 모르겠습니다만 - 이 어느쪽이었냐의 여부와는 별도로 당사자는 이미 충분한 데미지를 입었죠.
05/12/16 18:27
진실이 승리한다는게 쉽다는 의미로 드린거 아닙니다.
이번사건으로도 알수 있는거지만 엄청난 홍역을 치루고 나서야 겨우 실체적진실에 접근할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이 없었다면 홍역이 아닌 피를 흘렸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인터넷 환경에서 사람이 가지는 역할에 대해서는 동의합니다. 그리고 그 위험성에 대한 우려도 저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인터넷이 없었을때도 이런 대중의 집단화는 있어왔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자발적이 아니라 인위적이었다는 것이죠. 익히 아시겠지만 70년대 80년대에는 정말 많았습니다. 이승복 , 금강산댐 등.. 그나마 인터넷이 일반화된 지금은 그런 인위적 개입이 훨씬 적은 자연 발생적 요소가 가하기때문에 제어방법에 대한 제대로된 접근도 가능하다고 보는것이죠. 님이 제기 했던 사람의 문제란것이 인터넷환경을 떼놓고 설명해버리면 이미 많은 사회과학자들이 했던것의 재탕이 되는거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인터넷환경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로 여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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