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12/16 00:34:40
Name 제로스의꿈
Subject 황우석 교수, 그리고 우리.
PGR에서 첫 글을 이렇게 쓰게 된게 참으로 당황스럽습니다.
자칫 저만의 마구잡이 편견에 가득찬 이야기가 될까봐 두렵습니다.
준엄한 잣대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먼저 말씀드리자면, 전 황우석 교수를 그다지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그의 연구결과가 기독교 윤리적으로 받아들이기 너무나 애매했고
제 자신이 너무나 보수적인 입장에 사람이라 그런 연구 자체를 조금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저를 마이너리티의 길로 돌아서게 만든 것은
PD수첩의 광고를 다 끊어버린 네티즌들의 놀라운 활약덕분이었습니다.
지난번에 MBC 뉴스데스크 광고가 몇 개 사라졌다라는 기사를 보고
그 기사에 대한 리플을 열어봤을 때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MBC 없어지고 차라리 YTN이 그 자리를 차지해라.
그리고 더 심한 것들은 뉴스데스크에 광고를 하는 광고회사의
직통 전화번호가 모조리 다 나와있던 것이었습니다.

그런 반발감 때문이었을까요?
전 황우석 교수의 논문이 잘못되었기를 은연중에 상상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것이 격하게 나아가진 않았지만요.



그리고 오늘 사건이 터진겁니다...
사태는 마이너리티의 가능성을 꿈꾸던 사람들이 넷심을 장악하기 시작했습니다.
겨우 몇시간 전에 일입니다.
아직도 자다 일어나 몸이 붕 떠있는 느낌입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우리는 황우석 교수의 속얘기들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게 어떤 파장을 몰고 오던간에 말입니다.


그리고 황우석 교수님께서는..
방금 생각난 생각이긴 하지만....






목숨을 버리는 일은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제가 황우석 교수님의 상황이 되어봤다고 가정할 때
정말 이 사태를 어떻게 버틸지 의문스럽습니다.
만약 오늘 보도가 사실일 경우에 황우석 교수님께서 지고가야 할 짐을 살짝 생각해보면

입국할 때부터 이 나라의 영웅이 되었고
국익을 위해 연구하는 선구자,
PD수첩 첫 보도때 얻었던 온 국민적 지지.
그리고 연구에 투자되었던 몇백억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돈....


그것들에 대한 책임을 각오하고 말해야 한다고 생각 했을 때
저같으면 그런 부담감을 쉽게 떨쳐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제가 철면피가 아니라면 말입니다.



모르겠습니다.
솔직해지자면 이젠 그 어느 언론의 이야기도 듣고 싶지 않습니다.
어느덧 이 나라의 신문 기사는 자신들의 색깔을 품고
그 색깔을 품으라고 조장하는 신문들의 메타포로 가득 차 있으니깐요.


하지만 한 가지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용서'입니다.

그가 느꼈던 부담감들을 덜어줘야 합니다.
정말로 백의종군할 수 있도록 기다려줘야 합니다.


모르겠습니다. 황교수님께서 다시 재기하실 수 있으실지..
그리고 앞으로 이 나라의 이공계가 어떻게 될지...
세계가 어떻게 우릴 볼지..


두렵고 떨리기만 합니다.
그 조롱과 비웃음을 견디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힘듭니다.


하지만 같이 갑시다.
황우석 교수도 교수이기 이전에 한국인 이며 한 사람이지 않습니까?
마음을 넓게 가집시다.
세상이 용서 못하더라도 우리가 용서 할 수 있도록..



p.s

어떤 리플을 보니 식스센스이후 더 충격적인 반전이라고 하고
또 다른 리플을 보니 내일 논술에 황우석 교수 나오면 어떡하지 라고 걱정하더랍니다.^^;

그러나 더 걱정되는 것은
앞으로 악플러들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됩니다.
더 큰 사고를 안쳤으면 좋겠습니다.
언론들도 물론 마찬가집니다.

그 전에 우리가 잘하죠 뭐.^^
본이 되자구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오케이컴퓨터
05/12/16 00:36
수정 아이콘
저도 가장걱정되는게 황우석교수의 자살입니다.
모든 비밀(이미 다 밝혀진거나 마찬가지지만)을 혼자 안고 죽으면 정말 난감할 것 같군요.
꼭 내일 황우석씨의 인터뷰를 듣고싶군요
상어이빨(GO매
05/12/16 00:37
수정 아이콘
글 내용과 상관 없이 제로스의 꿈은 신한은행 우승입니다!!!
六道熱火
05/12/16 00:38
수정 아이콘
황우석 교수의 과학자로서의 생명은 벌써 끝났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서 있을 자리는 아닙니다.) 내일 대박역전이 일어나지 않는 한은요.
오케이컴퓨터
05/12/16 00:39
수정 아이콘
가장 궁금한건 이렇게 사기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점입니다.
돈, 명예 아니면 그밖에 다른 것?
그런 것이 과연 자신의 사회적 생명과 맞바꿀 수 있었던 것이었나요?
더구나 밝혀질께 뻔한 사안인데.
제로스의꿈
05/12/16 00:42
수정 아이콘
누군가 거짓말이 거짓말이 낳고 라는 글을 써놨더라구요,
끝없이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고 만 쓰셨던데,
전 거기서 이번 일에 대한(오늘 보도가 사실이라면) 깨달음을 얻은듯 합니다..

상어이빨(GO매니아)//제로스의 꿈은 날라와 퓨전하는 것입니다..(제 개인적 생각;;)
05/12/16 00:45
수정 아이콘
이건 매맞고 끝날문제가 아닙니다.
용서한다고 끝날문제도 아니구요
앞으로 한국은 과학계에서 왕따가 될수도있습니다
쓰바라시리치!
05/12/16 00:50
수정 아이콘
우리가 용서해도 과학계는 용서하지 못할겁니다.
스팀먹은마린
05/12/16 00:59
수정 아이콘
허이구 제가 이런 글 올렸을때 돌만 던지던 분들이 누구신데 이제와서 이런말 꺼내나요? 뭐 PGR에선 이런 글 올려선 안된다더니??
Adrenalin
05/12/16 01:06
수정 아이콘
'나의 생명이야기 by 황우석 외'를 읽었습니다.
황우석 교수님. 잘못하셨습니다. 그러나 그 죄 값을 꼭 하실 분이라 생각합니다.
Sulla-Felix
05/12/16 01:44
수정 아이콘
댓글로
Ms. Anscombe
05/12/16 02:04
수정 아이콘
비극에 어울릴 법한 결말이긴 한데 좀 진부하군요..

그저 과학계의 한 스캔들일 뿐..
05/12/16 03:50
수정 아이콘
저도 그게 정말 궁금합니다. 도대체 왜? 대체 왜 이런 거짓말을 하게된건지. 이상황에선 그게 제일 궁금해지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9237 황우석과 나 - 한명의 공학도로서 [24] minegirl4309 05/12/16 4309 0
19236 그저 하나의 스캔들일 뿐..(양해를 구하고 글을 올립니다) [14] Ms. Anscombe3620 05/12/16 3620 0
19234 황우석 교수님 관련 글이 거짓일 경우 나라가 미쳐 돌아갔던 잘못은 도대체 어떻게 되는겁니까? [67] jjune5047 05/12/16 5047 0
19233 이제는 지지하고 자시고가 아닙니다. 참내.. [24] 스팀먹은마린3358 05/12/16 3358 0
19232 황박사 논의 중에 간과되고 있는 점과 내가 정말로 속상한 이유 [21] Dr.faust4328 05/12/16 4328 0
19229 12/04일에 투표게시판에 올라간 황우석교수에대한 투표및 기타 [15] Epilogue3604 05/12/16 3604 0
19228 황우석 교수, 그리고 우리. [12] 제로스의꿈4445 05/12/16 4445 0
19227 [펌]오늘은 한국 과학계 잔칫날!! [31] SBOB3359 05/12/16 3359 0
19225 황우석 교수님 연구원이 쓴 글이라고 합니다,... [34] OOv5197 05/12/16 5197 0
19224 PGR21에서 황우석 교수님 연구 논문가지고 토론 하시는 분들께 [128] NZEND3670 05/12/15 3670 0
19223 슬픔과 고통을 딛고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15] 산적2675 05/12/15 2675 0
19222 자...... 오늘 MSL의 열기는 잠시 잡어두고...... 내일도 초특급 대박 경기가 열리게 됩니다~!! [22] SKY923777 05/12/15 3777 0
19221 직접 본것도 믿을 수가 없는데 어찌 남의 입에서 나온말을 믿을 수 있겠는가? [78] 무한초보3407 05/12/15 3407 0
19220 별볼일없는 공학도로서.. 그냥 한마디 씁니다 [20] Mr.머3276 05/12/15 3276 0
19219 강민, 박정석...무척 아쉽습니다. [15] 김호철3934 05/12/15 3934 0
19218 황우석 교수님... 감사합니다.. [63] 홍정석7481 05/12/15 7481 0
19217 어이쿠!! 이게 얼마만의 4강이야~~!!! [25] 워크초짜6937 05/12/15 6937 0
19215 박정석vs성학승 1경기...(스포일러 有) [21] jyl9kr3360 05/12/15 3360 0
19214 안녕하세요 pgr21 여러분들 *조언을 구합니다* [9] 끝판대장3694 05/12/15 3694 0
19213 T1과 KTF의 전초전 경기...... T1의 완승!! [46] SKY924878 05/12/15 4878 0
19212 나? 강민!... 난 최연성이야!(스포일러 잔뜩) [15] 양정민4124 05/12/15 4124 0
19211 황우석 연구 줄기세포 자체가 없다 [151] 샌프란시스코7067 05/12/15 7067 0
19210 최연성만 만나면 뭔가를 한다...(스포일러 조금있음) [47] 나멋쟁이3490 05/12/15 3490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