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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12/09 23:35:40 |
Name |
가루비 |
Subject |
팬이라는 사람들... |
제 자신을 보면서 가장 절실히 느끼는 거지만.
참 욕심이 많은 사람들이 팬이 아닌가 합니다.
... 저를 비추어서 보게 될때 그리 크게 사랑하고 있지도 그들의 경기를
전문적으로 보고 꼬집어 내어서 아껴줄만큼의 그리 게임보는 눈이 뛰어난 사람도
아니면서도 제가 좋아하는 게이머가 지기라도 하는 날엔 ' 아, 왜!!! ' 이러면서
혼자 중얼거리기를 수십번도 더 하곤 합니다.
가장 속이 타는건, 아마도 제가 아니라 그 선수 일테고
아마 상심을 해도 저보다 승부욕이 몇배는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않을
그 선수일텐데 말입니다.
예전에 임요환선수가 그런적이 있었습니다.
물량으로 돌아가는 대세에 참여해 보려고 정말 지지부지하게 뭐라고 할까요.
이도 저도 아니고 정말 뭔지모를 플레이를 해대며 자신의 스타일도 아니고
완벽한 물량형으로 거듭나지도 않았던 시절 말이죠,
자신 스스로 '나만큼 미쳐봐'에서 밝혔듯, 놀고 싶었으나 제대로 놀줄도 모르고
놀수도 없던 시간, 안나오는 성적에 이것도 저것도 안되던 팬들을 등돌리고
앉았다 이야기 하던 그런 날 말입니다.
그때 임요환선수의 성적이란...
그 당시. 팬카페인 요환동에서 조차도 ' 후반 물량부족 ' 에 대한 질책에서 시작해
물량형으로 바꾸려다 잘 되지 않는모습, 나오지 않던 성적엔 또 괜히 '스타일이 없다.'
'그냥하던거 해라.' 등의 글이 참 많이도 격론을 벌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어떤분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었습니다.
우리의 이런 논란이 우리의 이런이야기가 임요환선수를 붙잡고 이길도 저길도
가지 못하게 흔들고 있는 거 아니냐고.
물론 그 뒤, 임요환선수는 자신의 스타일을 잘 살려가면서 한단계
더 진화 했다고 생각합니다. 팬들을 향해 다시 돌아봐 주었고 자신의 스타일을
잃지 않은채 아직도 가끔은 불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멋진 게이머로 말입니다.
전 ' 스페셜리스트 ' 보다는 ' 스타일리스트 ' 를 좀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안정감 있게, 도저히 지지 않을 것 같은 선수들 보다는
색깔이 있다고 해야할까요...
' 임요환선수 멀티 먹어야 되요!! ' 할때 멀티 안먹고 병력
모으다 진적도 참 많은 임요환선수.
일종의 히+럴 체제에 어떻게 보면 고집입니다만, 그걸 자신의 스타일이고
자신은 그게 좋다 이야기 하던 삼성의 박성준 선수.
요즘은 좀 덜하다 해도 역시 ' 뭐죠? ' 하게 만드는 경기로 사람 설레게 하는
재미가 있는 강민선수.
... 스타일리스트들의 경기는 불안하지만 그 끝의 승리는 참 많이도 짜릿하잖아요.
그런 스타일리스트들의 경기가 유난히 그립고 좋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도 오늘 경기 중에서 4경기가 제일 재밌었습니다.
[ 생각해보니 개인적으로 박서의 바카닉 본지가 언젠지 기억도 안납니다.... ]
제가 좋아하는 타리그 선수의 팬카페에서 그 선수는 자신의 팬들에게
' 영원한 스폰서 ' 라는 이야기를 하며 감사를 참 잘 건넵니다.
많은 선수들 중에, 어느 선수에겐가 영원한 스폰서가 되길 자처한 분들이
이곳에도 많으시리라고 생각합니다.
' 스폰서 ' 여러분.
조금만... 선수들을 흔들지 않으면 어떨까요?
획일화된 전략의 성토가 나오는 데에는 그들의 스타일리쉬함보단
스페셜한 당연한 승리를 바라는 맘. 그게 너무 컸던 팬들의 잘못도 있었다고 생각해요.
길을 가게 놓아둬 보자구요.
조금은 불안하고 그 길이 안전한지 아닌지 우리도 선수도 모르지만.
우리가 자처해서 스폰서 해주기로 한 그 사람이 그 길을 가겠다 하면
스폰서는 밀어줘야 하잖아요. ^^
그리고 하나만 더.
내가 영원한 스폰서가 되기로 자처한 선수가 얼마나 소중한지는 말할필요도
없을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그 소중한 맘 만큼.
다른 선수도 그렇게 누군가에겐 소중한 맘으로 바라보는 선수라는것.
그들에게 가장 소중한 스폰서는 바로 이곳에서 혹은 그 어디에서든.
자신들의 경기를 바라봐 주는 팬들이기에. 그들은 우리의 생각 보다 더 많이
우리의 말을 듣고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조금만, 그들을 지켜봐 주었으면, 그들의 스타일가득한
각각 다른 색채가 너무 멋있는 '프로'들의 경기를 팬들이 함께 즐길
스타리그를 바래봅니다.
가슴아프게 소중한 그 선수들이, 너무 많이 흔들리거나 상처 받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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