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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12/09 22:29:25 |
Name |
kama |
Subject |
신한은행 스타리그 16강 1주차 시합 |
드디어 기다리던 신한은행 스타리그가 시작했습니다. 빡빡한 일정 때문인지 뭔가 굉장히 스피디하게 진행이 된다는 느낌이 강하네요. 이제는 당연시 여겨졌던 맛보기 오프닝을 기대하다 뭔가 긴 대단한 것을 보게 되서 깜짝 놀랐습니다^^;;(이번 오프닝 개인적으로는 대만족입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스타일의 오프닝입니다~)
어쨌든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는(맞나요ㅡㅡ;) 신한은행 배 첫 경기 역시 스피디하게 진행이 되더군요.
1시합 : 오영종(승) vs 박지호 - 신한 개척시대
사실 온게임넷 역사 중에 징크스 아닌 징크스가 후원사 이름이 들어있는 맵은 망한다ㅡㅡ;;;였죠. So1 815는 성공한 케이스입니다만. 개척시대의 경우도 이미 그 디자인이 공개되었을 때부터 엄청난 논란을 제공했던 맵이었고 그에 따라서 맵 변경도 실행되었었죠. 뭐 어쨌든 그 첫 무대가 동족전이었기 때문에 큰 논란의 여지는 아직 제공하지 않았지만요.
플토 대 플토는 역시 드라군 리버 싸움이 중심이 되겠죠. 초반에 가까운 거리를 의식한 듯 질럿을 좀 많이 생산했던 두 선수. 비슷한 시기에 드라군을 모으기 시작하고 여기서 살짝 앞서던 오영종 선수가 매우 돌진적인 러쉬를 시도합니다. 입구가 평지였기 때문에 가능한 행동이었고 프로브를 동원시키는 등 이득은 올리지만 일반적인 리버 테크가 아닌 템플러 테크를 올렸던 박지호 선수가 발업 질럿을 앞세우며 응징을 시도합니다. 오영종 선수 대 위기, 하지만 여기서 이번 경기의 하이라이트가 등장하죠. 파일런으로 자기 입구를 막는 플레이로 상대 병력을 각개격파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후 알맞은 옵저버 생산으로 다크템을 손쉽게 잡아낸 오영종 선수. 박지호 선수는 뒤늦게 리버를 보충하면서 불리한 바를 뒤집고자 멀티를 시도하지만 이것은 오히려 타이밍을 내준 형국이 되었고 곧바로 우세한 병력과 리버의 화력을 중심으로 실시된 오영종 선수의 러쉬에 결국 본진 생산 건물을 내주게 됩니다. 끝끝내 생산되는 리버를 이용, 건물 배치를 통해 방어하려하지만 전세는 기울었고 오영종 선수가 우승자 징크스를 떨쳐내기 위한 걸음을 내딛기 시작하는군요.
이미 오프닝에서 위압적인 등짝을 보여주며 남다른 존재감을 선사한 오영종 선수의 스탓급 센스가 승리를 가져왔던 시합이었다고 봅니다. 물론 박지호 선수 역시 발업 질럿을 이용한 공격이 멋졌죠. 이제 플토의 최중심에 선 두 선수의 힘이 제대로 느껴진 시합 같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베일에 쌓여있는 신한 개척시대의 진모습은 다음 주에나 볼 수 있겠네요.
2시합 : 박성준(승) vs 변형태 - 러시 아워2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하얀 두건의 강한테란파였습니다. 저번 시즌에 사신의 검은 두건이 인상적인 응원도구였다면 강한테란의 하얀 두건은 변형태 선수의 활약 여부에 따라 새로운 대세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명식 때 전상욱 선수의 명언, 가까우면 벙커링, 멀면 더블이라는 법칙을 존중하듯 더블을 시도하는 변형태 선수. 가장 일반적인 형국이었지만 박성준 선수의 대응은 일반적이지 못했습니다. 언제나 저글링 럴커, 혹은 저글링 뮤탈로 기세좋게 달려들었던 예전과 달리 두 개의 멀티를 시도하는 박성준 선수. 너 어차피 늦게 나오면 괜히 달려들어 타이밍 내주지 않고 나도 많이 먹고 많이 뽑겠다는 구상이었죠. 여기에 변형태 선수는 뮤탈 게릴라에 필요 이상으로 움츠러드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런 구상에 힘을 보태어 줍니다.
하지만 테란은 테란. 한 방 병력은 무시무시 하더군요. 하지만 그동안 모은 자원으로 끊임없이 교전하면서 별다른 피해없이 그 기세를 죽이는데 성공한 박성준 선수. 이에 변형태 선수는 투 팩을 돌리면서 9시 쪽 멀티를 시도합니다. 이로서 이번 시합에서 최고로 중요한 진지는 9시 테란의 멀티가 됩니다. 뚫느냐 막느냐의 싸움. 변형태 선수가 어찌어찌 막아내면서 11시쪽 멀티를 밀어내면서 조금 승기를 잡는가 싶었지만 많이 먹은 자원을 바탕으로 쏟아지는 럴커 히드라와 이를 서포트 해주는 다크 스웜의 위력에 조금씩 밀려나가더니 결국 9시 멀티를 내주게 됩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베슬을 많이 잃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지요.(가뜩이나 원 스타포트였는데 말이죠)
아직 9시 본진은 남았지만 병력에서 이미 밀린 상황에선 풍전등화. 결국 많은 수의 럴커가 밀려들어오자 gg를 선언합니다. 기존의 스타일이 아니라 철저히 상대에게 맞춰가는 운영을 선보인 박성준 선수의 판단이 옳았던 시합이었죠. 다만 역시 투신을 투신으로 만드는 것은 그 공격성인데 약간 아쉽다는 느낌도 듭니다. 변형태 선수의 경우 장기전을 생각했다면 탱크보단 베슬에 치중했던 편이 어땠을까 싶지만 그건 선수의 판단에 맡길 문제겠지요.
3시합 : 최연성(승) vs 김근백 - 라이드 오브 발키리
은근슬쩍 제대로 된 밸런스를 맞춰가는 맵인 라오발에서 최연성 선수가 저그를 만났습니다. 이미 예전에 한 번 무난히 패한 적이 있는 김근백 선수에게는 부담스러운 상대였죠.
역시나 최연성 선수는 더블. 김근백 선수는 일단 초반 상대 병력이 앞마당을 견제하러 온 사이에 갓 생산된 마린을 잡아주면서 기분 좋게 출발은 합니다. 최연성 선수의 선택은 투팩, 김근백 선수는 역시 멀티를 택하면서 한 방 싸움을 대비합니다. 2경기와 비슷한 상황. 하지만 러시 아워2와 라오발의 차이일까요. 중앙 싸움에서 최연성 선수가 쉽게 승리를 따내고 3시 멀티에 압박을 들어갑니다. 여기에 김근백 선수는 돌아가는 병력으로 빈집털이를 시도하면서 추가 병력을 잡고 9시 멀티에 방해를 주지만 힘의 차이는 극복할 수가 없었죠. 조여온 병력을 럴커로 꽤 잡아주면서 혹시 하는 생각을 지니게 했지만 결국 추가병력이 오면서 3시 멀티가 밀리고 결국 앞마당 까지 내줍니다.
테란은 9시 추가 멀티까지 돌아가는 상황. 김근백 선수 좋지 못한 상황에서 꾸준히 울트라-저글링을 뽑아주면서 한타 싸움에서 이기는 등 멋진 활약을 보여주기는 헀지만 이미 자원에서 테란이 더 유리한 상황에서는 부질없는 승전이었을 뿐이었죠. 결국 자원과 그에 따른 힘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합니다.
괴물, 이라는 별칭에 어울리는 최연성 선수의 압도적인 힘을 정말 제대로 보여준 한 판이라고 생각합니다.(물론 So1 vs 홍진호 전보다는 부족ㅡㅡ;) 그래도 그 찍어누르는 힘(라오발 구조상 정말로 찍어눌렀죠......)에 쉽게 쓰러지지 않고 끝끝내 저항을 하는 김근백 선수의 모습에서 기대감을 느끼게 해줍니다.(마지막으로 최연성 선수의 인터뷰가 와닿는군요. 정형화라는 문제는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듯 싶습니다)
4시합 : 김성제(승) vs 박성준(삼성전자 칸) - 신 815
앞의 세 경기 모두 초대박 수준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수준 높고 재미있는 시합이었습니다만 역시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이 시합이라고 봅니다^^ 무엇보다 스타일리스트라 부르기에 손색 없는 두 선수의 진면목이 제대로 들어난 시합이기도 했죠.(김견제와 근성준!)
초반에는 두 선수 모두 그다지 매끄러운 모습이 아니었죠. 김성제 선수의 가스 견제에 당황했던 박성준 선수나 저글링 두 기 난입에 상당히 흔들렸던 김성제 선수나. 일단 박성준 선수는 앞마당을 먹으면서 히드라 체제를 택하고 김성제 선수는 커세어 리버를 생각한 듯 보이다가 4시 섬멀티를 먹으면서 템플러 테크를 올리게 되죠. 일단은 가스 멀티를 먹고 저그의 11시 추가 멀티에 어느정도 데미지를 줬던 김성제 선수가 유리하게 진행이 됩니다. 그리고 김성제 선수가 지상 교두보 마련을 위한 앞마당에 자리잡기를 시도하면서 본격적인 시합이 막이 오르게 되죠.
11시 본진과 앞마당, 그리고 자신 앞마당에서 자원을 채취하며 히드라 저글링 럴커 병력을 모으는 박성준 선수. 앞마당을 차지하고 리버 질럿, 템플러-아칸 체제를 마련하는 김성제 선수. 하지만 박성준 선수는 풍부한 미네랄을 바탕으로 생산한 저글링 히드라를 정말 끊임없이 쏟아붓습니다. 앞마당 교두보를 한 번 파괴하고 거칠게 몰아붙이는 박성준 선수. 하지만 김성제 선수는 6시 반 섬멀티까지 차지하면서 자원의 우위를 가지고 병력상으로도 빠른 테크를 통한 질적 우위를 가지게 됩니다. 특히 빠른 가스 멀티 확보를 통해 쏟아지는 템플러 병력은 무시무시했죠. 결국 다시 앞마당 교두보를 마련하는데까지 성공한 김성제 선수는 견제를 통해 저그의 드론을 학살하고 추가 멀티를 방해하는 등 좋은 성과를 보여주면서 경기를 자신에게 이끌어옵니다.
하지만 그것이 근성준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신호가 되었을까요. 6시 추가 멀티 방해에 실패한 박성준 선수는 쉴새없이 모은 저글링-럴커-히드라 병력으로 앞마당과 본진을 교차적으로 난타하기 시작합니다. 템플러-리버라는 학살 유닛으로 이를 잘 막아내나 싶었지만 저그의 기본 정신인 물량에는 장사없다를 그대로 보여주는 박성준 선수의 파상공세 앞에 템플러 마나도 떨어지고 결국 본진과 앞마당이 파괴되고 맙니다.(이때 옵저버를 제때 생산하지 못해 럴커에 김성제 선수가 상당히 휘둘렸죠) 그러는 동안 7시 앞마당에 자리 잡고 본진에도 멀티를 시도하면서 분위기는 박성준 선수 쪽으로 확 기울어 버립니다.
그러나, 여기서 박성준 선수는, 그리고 해설진들은 김성제 선수의 근성을 잊고 있었습니다. 견제만으로 상대를 굴복시키기 위해서는 그 견제 동안 지속되는 상대의 공격들을 견디는 맷집이 있었줘야 하니까요. 저그의 7시 멀티를 막고 역으로 자신이 자리를 잡은 김성제 선수는 4시와 6시 반에서 축적된 가스를 바탕으로 대량의 아칸과 템플러를 생산합니다. 그리고 12시쪽과 중앙의 저그 멀티를 파괴하는 전과를 올리게 되죠. 그리고 이때 박성준 선수 입장에서는 매우 난처하게 11시쪽 자원(본진과 앞마당 모두!)이 고갈이 됩니다. 중앙을 잡은 상태에서 막멀티가 가능한 상황이라 방심했던 것일까요. 12시와 중앙 멀티가 파괴되고 11시쪽 자원이 메마르자 순식간에 자원줄은 7시 앞마당 밖에 남지 않게 됩니다. 꾸준한 생산력이 오히려 독이 되어 잉여자원이 없는 상황이라 병력 유지 후 막멀티도 불가능한 상태. 반대로 김성제 선수는 10시쪽 섬멀티에 성공하면서 자원 상황이 역전되게 되죠. 끝내기 위한 드랍도 다수 아칸에 의해 실패하게 되자 박성준 선수는 다급해집니다만 7시 앞마당에 모인 드론이 템플러 견제에 몰살당하는 비극을 맞이하게 되지요.
결국 김성제 선수는 풍부한 가스를 바탕으로 대량 생산한 아칸을 중심으로 템플러-질럿 병력을 지상에 내려놓은 다음 유일한 자원줄인 7시 앞마당을 파괴하는데 성공합니다. 남은 것은 이제 갓 완성된 중앙 멀티 한 군데 뿐. 박성준 선수는 소수의 스컬지-히드리-럴커로 결사항전 태세를 보였지만 중과부적. 결국 패배를 인정하게 됩니다.
끈기와 근성으로 강동렬의 연승을 막은 박성준 선수나 견제의 극을 보여주며 이병민-서지훈의 극강 테란을 잡은 김성제 선수. 역시나 이번 시합에서도 자신들의 개성을 유감없이 내뿜으면서 멋진 승부를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하아, 오랫만에 쓸려니 힘들군요.(눈이 침침ㅡㅡ;) 거기에 재미없는 스타일은 여전하고.......어쨌든 오랫만에 제대로 집중하면서 스타를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즐거웠습니다^^;;(그동안 수업 때문에 제대로 못봤거든요) 뭔가 제가 잘못 봤다거나 순서가 바뀌었다거나 하는 점은 지적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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