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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1/30 23:04:25
Name unipolar
File #1 43.jpg (72.3 KB), Download : 51
Subject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43편




-경고: 42편이 올라온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42편을 읽으셨는지 확인해 주세요. 요환, 강민 두 선수가 문을 마구 두들기는 내용이었습니다.-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43편

#1
119구조대가 문을 따는 순간 가장 먼저 뛰어들어간 사람이 요환이었다. 목 터져라 이름을 불러도 대답이 없자 그는 방문을 하나씩 열기 시작했다.

어떤 문을 열자마자 요환의 얼굴에 뜨거운 수증기가 홱 끼친다. 순간 그는 숨이 막혔다. 수증기 때문에 숨을 쉴 수가 없었다.

한참을 캑캑거리던 요환은 이제 알 수 있었다. 그의 어깨 너머로 안을 들여다보던 강민도 금방 알아차렸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타일 바닥 위를 춤을 추듯이 미끄러지면서 뛰어간 요환은 욕조에 얼굴을 담가 버렸다.

강민이 들어가서 그를 끌어내렸을 때는 이미 얼굴부터 앞가슴까지 젖어 있는 상태였다.

그의 두 팔은 아직도 물에 잠긴 채, 죽은 사람을 안고 있다.



#2
친구의 집인지라 강민은 어떤 스위치를 눌러야 불을 켤 수 있는지 알지 못했다. 현관 쪽 불밖에 못 켰더니 거실이 어둡다. 그 어두운 쪽 소파에 요환이 앉아 있다.

가슴이 떨려서 핸들을 잡지 못하는 그가 강민까지 황천으로 데려가기 전에 민은 재빨리 차에서 내린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민도 딱히 더 나은 상태란 건 아니었다. 도저히 입을 열 수가 없어서 요환이 뭔가 말을 걸어주길 바랄 뿐이다.

멀리 떨어져 앉은 두 사람은 20분이나 바위가 되어 있었다.


"강민 니가 원했던 게 이거였니?"

"이러지마. 우리 탓 아니야."

"네가 복수하고 싶다고 했잖아. 우리 손에 피 묻히지 않고 자기들이 알아서 죄값 치르게 하겠다고."

"사실을 말해달라는 거였지 욕실에 물 틀어놓으라고 한 적은 없어."

"우리가 너무 몰아쳤어."

"그러지 않았으면 한 사람 이름이라도 불었을 것 같아?"

"그래도 형은 울고 있었다고-"

"그만해. 우린 녹취록을 갖게 됐고 관여한 사람들도 알아냈어. 우리가 윽박지르지 않았으면 못 알아냈을 걸."

"하룻밤도 편하게 잔 일이 없었다고 했잖아. 죽도록 후회했다고, 성준이 이대로 못 일어나면 정말 죽어서라도 대가를 치르겠다고, 그말 나왔을 때 우리가 그만뒀어야 했어!"


요환이 버럭 화를 냈다. 젖은 앞머리에서부터 흘러내리는 물이 뺨을 지나 목에 자국을 그렸다. 흰 티셔츠가 반쯤 젖어서 살에 달라붙어 있다. 그 모습으로 요환은 화를 냈다.

강민은 더위를 느꼈다.

돌아서서 정장 자켓을 벗어들고 나니 요환은 감정을 자제하기 위해 기를 쓰고 있는 중이다. 순진한 청년들은 음모 속으로 끌려갔고 스스로 기어나오려고 발버둥을 치다가 또 하나의 죽음을 목격했다. 음모를 벌인 자들은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난 형이 성준이 손 잡고 지었던 표정 정말 가식인 줄 알았어. 그런데 형이 결국 이런 선택을 할 줄이야......"

"요환이형, 충격 받은 건 이해해. 나도 지금 제정신 아냐.

그렇지만 말은 좀 바로 하자. 술자리 만들어 놓고 우리가 헤헤거리는 사이 성준이 물에 약탄 사람을 그러면 그대로 놔둘까? 연성이 팔아먹은 게 누군지 그렇게 금방 잊었어? "

"그냥 연성이가 인터뷰 시도한다는 사실만 보고한 거래잖아. 죽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형이 말했잖아."

"나라면 연성이가 인터뷰 시도한다고 가서 얘기하기 전에 이것부터 먼저 떠들겠어, 큰 회사에서 돈 많이 받고 나이도 먹을만큼 먹은 작자들이 자기 자리 보전하자고 단체 결성해서는 애들을 잡더라고. 뭐가 옳은지 판단이 안 돼?"

"어쩔수 없었댔잖아, 지시를 받았다고...... 성준이 눕혀놓기라도 하지 않으면 더 무서운 놈들을 보낼 것 같아서 결국 자기가 한 거라고. 어쨌거나 그래서 성준이 아직 살아 있잖아."


강민은 자신의 목을 조인 넥타이를 왼쪽으로 확 비틀었다.


"그러면 지금 중모형이 잘했다는 거야?"

다시 오른쪽으로 비틀었다. 그리고 거칠게 한 번에 잡아 빼 버렸다. 그리고 타이를 요환의 옆에다가 내팽개친다.



#3
두 시간의 레코딩이 끝나서 이젠 꼼짝없이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을 수 밖에 없다. 정석은 침대에 드러누워 <디스크>라는 잡지를 읽고 있었지만, 잡지 속에 기계를 숨기고 있음을 용호는 알고 있었다.

바보같은 카메라는 정석이 잡지를 보는 줄로만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감독실에 있는 또 하나의 바보같은 카메라가 지금 화면을 정석의 기계로 전송해주는 중이다.

"정석이형, 감독님은 씨디를 삶아 드셨어?"

"건들지도 않으신다."

"그렇다면 아무리 생각해도 감독님은 사건과 관련이 없는 것 같은데."

"그게 바로 이 고물을 계속 쳐다보고 있는 나의 생각인기라."

"그나저나 저 씨디 형 침대 밑에 있던 거랑 똑같은 거 맞아?"

"내용이 다르다. 내 것이 진퉁이다."


용호는 그 말을 듣고도 별로 내용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았다. 이미 본 걸까?


"중요한 자료 그렇게 방에 굴러다니게 하지 말라구. 일 처리하는 거 하고는 다 왜들 그래. 뭘 숙소에다 묻었다가 뱅미한테 들키질 않나...... 그거 파내서 또 어디다 묻었어?"

"부산에 있는 우리 집에 택배로 보냈다."

정석은 누구도 들을 수 없게 용호의 귀를 잡아당겨서 속삭였다. 용호는 인상을 찌푸렸다.

"자알 한다. 삽질 했다가, 삽으로 스윙 했다가, 삽을 부쳤다가,"


"장난하지 마라. 장난하는 어린이는 나중에 디스크 걸린다."



#4
"그만하자 민아. 니 계획대로 우리가 다 뒤집는다 쳐, 그쪽에서 가만히 있을까?

뭐 좀 아는 것 같은 태민이가 진호처럼 내 뒤 캐다가 무슨 일이라도 당하면? 내가 심부름 시켰던 상욱이는? 인규는? 훈이형을 잡으려 든다면? 제발 우리 이제부터 그냥 잊고 참고,"


"못해! 나는 그런 선택 안해. 자기가 가진 것 지키자고 애들 팔아먹는 선택을 하는 사람이 있었고, 정당한 승리를 지키려다가 찔려 죽은 사람도 있었어.

그러면 이제부터 형은 동생들을 지켜. 난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지키겠어."


그는 거의 쥐어 뜯다시피 셔츠 앞단추를 풀어냈다. 세 개나 풀었는데 더위가 가시지 않았다.

요환이형은 말이 없다. 이제는 형을 좀 이해해 보려고 한다. 그는 세 번째로 죽음을 보았다. 그것도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로만......


불이 켜지지 않은 어두운 거실에는 창문 쪽에서 들어오는 보라색 불빛이 전부다. 그 빛을 받아서 강민의 흰 드레스 셔츠가 희끄무레한 색을 뿜고 있다.

그는 드레스 셔츠의 양 팔을 한 쪽씩 걷고 나서 고개를 꺾었다.

"후우......"

그리고 한 쪽 팔꿈치를 무릎에 기댄다. 이 자세로 몇 시간이고 생각만 할 수 있을 것 같다. 요환이 말을 걸어올 때까지 정말로 한 시간이 지났다.


"좋아. 계속 하자. 옳다고 생각하는 것, 지키자."


그래. 그게 또 형이지. 민이 안경을 다시 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랫동안 물을 뒤집어쓰고 있던 요환이 파르르 떨고 있는 것은 더 못 봐주겠다. 그는 친구의 옷 중에 맞을 만한 것을 골라 가져왔다. 추워, 형 숙소까지 들어가야 하잖아. 욕조에 담갔던 팔뚝에서 아직도 물이 뚝뚝 떨어지는 거 봐.

꼼짝 않는 요환의 티셔츠를 그의 머리 위로 잡아당겼다. 그러자 그가 불에라도 덴 듯이 놀라며 알레르기 증세를 보인다.

"왜 그래, 화낼 것까진 없잖아?"

"건드리지 마!"

"알겠다...... 그 때 생각하고 있는 거야? 그때 범인이 형한테 이렇게 했어?"


강민은 대답 없는 요환의 옆에 옷을 놓고 나왔다.


"내가 꼭 찾아다 줄께. 성제한테 돌려줄 수 있도록."



지상 최후의 넥서스 7편이 올라왔습니다.

짤방 윗사진은 아트토스에서, 아랫사진은 aoarasi님의 사진에서. 월요일에 6편, 수요일에 7편을 올렸으니 6편을 보셨는지 확인하시고 7편을 봐 주세요. 지상 최후의 넥서스 7편은 제가 아주 공을 들였답니다. 두 소설 모두 얼마 후 금요일 밤 11시에 새로 올리겠습니다.

링크: 지상 최후의 넥서스 7 - 프로토스의 꿈은 이루어지리니! 새 창에서 보기(주의: BGM있습니다~)

링크: 이틀 전에 올렸던 지상 최후의 넥서스 6 - 윤열의 갈등과 강민의 결단 새 창에서 보기


링크: 지상 최후의 넥서스 5 - 요환과 윤열, 진짜 테란군을 지휘하다 새 창에서 보기

링크: 지상 최후의 넥서스 4편 새 창에서 보기

링크: 지상 최후의 넥서스 3편 새 창에서 보기

링크: 지상 최후의 넥서스 2편 새 창에서 보기

링크: 지상 최후의 넥서스 1편 새 창에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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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tWinD
05/11/30 23:10
수정 아이콘
첫리플의 영광을!!
쪽빛하늘
05/11/30 23:15
수정 아이콘
우와... 정말 말이 안나옵니다...
마치 제가 눈앞에서 보고 있는것 같은 느낌이네요...
용호선수랑 정석선수는 첨부터 뭘 알고 있었던 건가요?
아님 민선수가 중간에 포섭(?)한건가요? 후자겠죠?
건필하세요~~~
unipolar
05/11/30 23:17
수정 아이콘
GustWinD//앗~*^^*

쪽빛하늘//처음부터 알았는지 나중부터 알았는지, 민의 편인지 아닌지, 정말 다 알고 있는 것인지, 아~무도 모릅니다.^^ 알려주면 스포일러~
가루비
05/11/30 23:21
수정 아이콘
뭡니까. 정석선수다 용호선수도 뭔가 -_-...
흐음... 관여된 사람이 점점 늘어나는 이런느낌?!

... 요환선수와 강민선수가
총대를 맨 그 시점부터... 다들 위험해 보입니다.
안개속에서 너무 위험한 선택이 되지 않길 바라며...

:) 건필하세요.
영혼의 귀천
05/11/30 23:22
수정 아이콘
이 상황에도....



옷이 젖은 요환 선수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는 난.......*-_-*;;;;



-_-;;; 재미없는 농담이었구요...
왠지 모를 스피디한 전개가 더더욱 긴장감을 주네요.(스피디한 연재라고 해야 하나..)
퉤퉤우엑우엑
05/11/30 23:23
수정 아이콘
임요환 선수 사진에서 501+핫키...-_-?
이제 지상 최후의 넥서스에서도, 여기서도 홍진호선수의 내용이 나오겠군요...
Peppermint
05/11/30 23:41
수정 아이콘
뭐 이번 편에서는 다른 것이 눈에 하나도 안들어오네요.
아주 제대롭니다. 박수!!!!!

그런데 선기자는 어떻게 자살을 한건가요?
그냥 욕조에 물받아놓고 익사하기는 힘들것 같고..아마도 동맥이라도 그은 것이려나..
그러면 핏물이 옷에 묻어서 뚝뚝 떨어졌을텐데..악..>.<

<디스크>라는 잡지를 읽고 있다니..으하하하
예전에 그런 사진인가, 짤방인가가 있지 않았나요? 어렴풋이 기억이 날듯말듯..
삽질과 어린이만이 이번편의 긴장을 조금 완화시켜 주는군요..^^

그나저나 요환선수의 트라우마는 휴..상상해보니 순간 오싹해지는군요..;;
05/11/30 23:54
수정 아이콘
휴..
계속 제 머릿 속은 뱅뱅~~@.@
끝까지 건필하세요..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unipolar
05/12/01 00:27
수정 아이콘
가루비//이번편에 미스틱하게 등장하는 정석, 용호선수는 한동안 그 미스틱한 포스를 뿌리고 다닐 겁니다. 저는 절대 정체를 말씀드릴 수 없어요.^^

지금 너무 위험해 보이죠. 그러나 그들은 나서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무사해야 하겠죠.

영혼의 귀천//제가 영화를 보듯이 쓰는 걸 좋아해서, 보이는 듯한 묘사를 즐깁니다. 상상하면서 읽으시는 것도 나름 좋은 방법이죠.^^

퉤퉤우엑우엑//쏘원입니다.
이제 곧 진호선수도 넥서스의 부제에 이름을 올릴 겁니다.
unipolar
05/12/01 00:31
수정 아이콘
Peppermint//드디어 쓰고 말았습니다.-_- 이런....-_-;; 결과물을 보시니 어떻습니까? 제가 얘기한 것 만큼 괜찮은가요?^^

물받아놓고 익사한 것 맞습니다. 자세히 썼어야 했는데 너무 잔인한 것 같아서 돌려 쓰고 끝냈죠.

<디스크>잡지 짤방은 실제로 있었습니다. 이번 편에 쓰려고 찾아봤는데 역시 제가 성공했을 리 없지요.^^

민트님은 혹시 디스크 잡지를 기억하시려나 했는데 역시!

Layla//좀 복잡하죠. 아직은 계속 복잡한 상태로 달려야 합니다.
05/12/01 00:41
수정 아이콘
건필하세요 +_+b

이번편도 역시 흥미진진-
한동욱최고V
05/12/01 00:47
수정 아이콘
아 다음편기대요^^
빨리 올려주세ㅐ요 ㅠㅠ
unipolar
05/12/01 02:07
수정 아이콘
캐럿//이번편은 신경 쓴 묘사가 많습니다. 눈에 보이듯이 쓰는 걸 좋아해서요. 고맙습니다.

한동욱최고V//금요일에 올라올 테니 빠르지 않나요? 금방 올릴께요~
지니쏠
05/12/01 02:36
수정 아이콘
역시 재밋네요~
아케미
05/12/01 07:43
수정 아이콘
보라색 불빛 아래서 고심하고 있는 강민 선수의 모습이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선 기자 역시 희생양이 되었군요. 배후에 대체 어떤 놈들이 있는 것인지 정말 궁금해집니다.
05/12/01 09:58
수정 아이콘
강민 선수 묘사가 정말 멋지네요. 사진도 ^^
근데..너무 복잡해요;; @_@ 누구 하나 미스테리하지 않은 인물이 없는듯~ 흥미진진합니다~! ^^
05/12/01 11:13
수정 아이콘
선기자님이 요환선수보다 어리지 않나 잠시 갸웃 ^^;

아 정말 너무 재미있습니다. 완전 몰입이에요..작가님 정말 수고많으시네요~
unipolar
05/12/01 13:09
수정 아이콘
지니쏠//고맙습니다.
아케미//맞습니다. 멋있게 보이죠?^^ 역시 조명은 어두워야......
violet//반전이 오고 있습니다~ 그때쯤 되면 인물들의 의혹이 다 풀릴 듯.
dex//선기자는 100% 가상 인물이기 때문에(전에 리플로 다섯 번 이상 밝힌 적이 있는데) 일부러 나이가 더 많은 것으로 설정했습니다.
삐직스
05/12/01 17:06
수정 아이콘
오오~ 흥미진진합니다. 강민 선수 마지막 말이 의미심장하군요`
깡민꿈☆탐험
05/12/01 21:57
수정 아이콘
아아~~ 정말 잘봤습니다!!
정말 갈수록 재밌어지는군요.....
특히 느껴지는건 강민선수 정말 ..... 멋지다는겁니다(....)
하핫....;;; 이런........;;; 다음편도 정말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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