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출처 -
http://www.yes24.com)
(1번 타자분께서 타자를 지명하지 않으셨길래 염치 불구하고 제가 대신 씁니다.. ^ㅡ^;;
만약에 지명받으신 다음 타자분이 계시다면 쪽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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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 스푸크 - 메리 로취 (SPOOK :Science tackles the afterlife - Mary Roach)
제가 보기엔 PGR 여러분은 대부분 인생을 열심히 사시는 편이라는 느낌이 듭니다(다른 커뮤니티들보다 연령대가 높은 편이라, 즉 좀 더 '깨워지신'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말이죠^^;). 그래서 이 책을 소개시켜 드리려고 합니다.
인생을 열심히 산다는 것, 이것은 인간으로서의 제일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이고, 모든 인간의 이상이지요. 저 자신도 하루하루를 열심히, 낭비되는 시간을 줄이고 알차게 살려고 매일매일 노력은 해 봅니다만, 잘 실천되지는 않고 있죠.. 힘든 일입니다.
生. 이것은 생명에 관한 다큐멘터리의 여러 제목들에서 느껴지듯이, 정말 '경이로운' 것이 아닐 수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정말 저 넓디넓은 공간 중에서, 아주 작디작은 점에 지나지 않은 한 덩어리 위에, 스스로 우주를 인지하고, 느끼고, 그것에 대해서 생각까지(이것이 인간이 인간이 되게 만들었죠) 할 수 있는 개체들이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 각각의 개체들의 수명은 적게는 30년, 길게는 120년에 달합니다. 그리고 외향적으로 봤을 때 생명의 육체는 '시동이 꺼지죠'. 그리고 육체는 썩어서 그것의 어머니 격인 지구로 되돌아가죠. 이것을 우리는 죽음이라고 부릅니다. 인류의 등장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우리 인류가 언젠가는 꼭 걱정하게 될 문제이죠.
최근에 한 생명보험 회사의 광고를 봤습니다. 광고 카피는
"아들의 인생은 깁니다."
"딸의 인생은 깁니다."
"아버지의 인생은 깁니다."
등의 문장들이었죠. 이걸 보면서 저는 예전에 생각을 했지만, 바쁜 일상 속에 다시 제 뇌 속의 한 구석으로 꾸겨넣었던 생각 - 인생은 긴가, 짧은가 - 을 다시 하기 시작했습니다. 뭐 객관적인 결론은 쉽게 나오더군요. 인간의 일생이 시간적 관점에서 봤을 때 긴가 짧은가는 상대적인 것입니다.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니까요. ^^;
숫자를 좀 넣어보자면,
인간은 36,500번 이상 잠자리에 들었다 일어나기가 어렵고,
하룻밤은 현 인간의 평균 수명 - 대략 85세라고 넉넉히 잡으면 - 에 빗대면 인생의 0.003%입니다. 어떻게 보면 - 1년 365일이 상당히 길게 느껴지는 때가 있죠 - 짧고, 어떻게 보면 참 긴- 생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분들과 저, 그리고 다른 많은 사람들은 生 안에서 존재합니다. 한마디로 살아 움직인다는 것이죠. 하지만 우리가 우리의 생명을 누리고 죽음을 맞이한 후에는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그건 아무도 모르죠. 죽음이라는 것은, 이 책의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가장 무섭고, 겪은 후 증언할 수 없는' 공포이기 때문입니다. 극소수의 사람들을 빼고는 전부 다 죽음이 두려운 것이 사실이죠.
이 죽음이라는 건 참 대단한 것입니다 - 하나의 추상적인 개념이, 갖가지 풍습, 종교를 만들어내고, 전쟁의 씨가 됐으며, 가족에겐 사별을 안겨주면서, 언제나 전 인류의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죠.
저는 이 <스푸크>라는 책을 읽기 전, 어느 날 학원에서 칼럼/수필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날의 지문은 부모님의 노후에 대한 효도의 개념에 관한 것이었죠. 읽으면서 보니까, 문득, 아버지와 어머니의 나이가 떠올랐습니다. 아버지는 마흔 일곱, 어머니는 마흔 셋의 연세셨죠.
이 생각은 곧이어
'두 분이 벌써 나이가 이렇게 드셨구나..'
'내가 대학에 들어갈때 쯤이면 머리가 희끗희끗 해지시겠지..'
'그러고 보니.. 어떻게 보면.. 이제 엄마 아빠와도.. 추억이 쌓이면서.. 난 두 분을, 먼저 보낼 준비를 해야 하는 거야..?'
이런 식의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후 집에 돌아와서 방문을 잠그고, 소리없이 울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속만 썩일 자신이 정말 미웠습니다. 생일에 변변한 선물 하나 제 돈으로 못사드린 게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 후 한 3주 정도는 정신적으로 카오스 상태였죠.. 죽음에 대한 비관으로 가득 찼었습니다.
뭐 개인적인 얘기는 이쯤에서 그만 할까요^^; 얼마 지나지 않아 종교(개신교)와,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극복을 어느정도 해 냈으니까요.~ 죽음에 대한 관련 서적도 많이 접했습니다. 그 중 제일 인상 깊었던 것은 이 책입니다. 죽음에 대한 종교적인 부분과 과학적인 부분의 의문을 저는 종교와 <스티프>ㆍ<스푸크> 등 여러 서적들로 조금은 풀어냈습니다.
미국에서 상당히 익살스러운 과학 컬럼니스트로 알려진 메리 로취. 죽음 후, 육신의 행방과 쓰임새, 그리고 그것의 의미를 다룬, <스푸크>의 전작, <스티프>는 로취의 대표 작품이죠. 전 세계에서 14개 언어로 번역 출간이 됐습니다.
이번에는 영혼입니다. 죽음 후의 영혼의 행방을 다룬 책이 바로 <스푸크> 입니다.
사실 영혼의 행방이라기 보다는 이 책의 출발은 영(靈)의 존재를 과학적으로(당연-히 아직까지 실현되지 않은) 증명하려는 18세기 과학자들의 익살스러운 관찰에서부터 출발하고, 심장병 환자의 '체외유리 경험' 을 시험하는 한 대학병원의 수술대에서 끝압니다.
이 책은 종교적인 관점에서 영혼을 받아들이는 건 일절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과학적이라고 해서 막- 빡빡한 책이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습니다. 광범위한 과학/사회적 상식 - 환생, 엑토플라즘, 영매 등 - 을 커버하고, 그리고 작가가 찾아낸 사실들에의 날카로운 지적이 깃든 책의 내용과, 시니컬한, 툭툭 던지는 투의 위트있는 문체는 책을 손에서 놓게 하지 않습니다^^;
이곳에서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고 계시지만, 영혼에 대해서는 잘 생각해보시지 않으셨던 분들에게 추천 드립니다. 저는 재밌게 잘 읽었어요 ^ㅡ^
야밤의 두서없는 책 추천글이었습니다.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P.S. 제 추천글만 보고 책을 사셨다가 낭패를 보실 수도 있으니
인터넷 책 웹사이트나 서점 등에서 충분히 살펴보시고 사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