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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1/14 14:00:13
Name PsychoBox
Subject 사랑하는 pgr가족 여러분. 저희 어머님을 부탁드립니다.
언제 알게되었는지, 언제 가입신청이란걸 조심스레 해보았는지, 언제 첫 리플을 달았는지는
이제 기억나지 않지만. 언제부턴가 아침에 따스한 모닝커피와 담배 한개피처럼 제게 일상이되어
때로는 환호하고.. 때로는 분노하며.. 때로는 안구에 습기도 차게 만들어 주었던
사랑하는 pgr과, 그 가족 여러분들께 저희 어머님을 소개드릴까 합니다.



99년인지 2000년인지부터 두 아들네미가 어미가 드라마좀 볼라치면 리모콘을 뺏어다가
토끼새ㄲㅣ 눈 마냥 눈은 뗑그레져가지고 입은 헤~ 벌리고 좋다고 보던
개새ㄲㅣ들은 뛰어다니고 벌레들이 기어다니는 게임인지 뭐시긴지 하는걸
6년째 본의 아니게 아들네미들 옆에서 애청하시는 분입니다.

스타크래프트 게임 자체의 내용은 전혀 모르시지만 캐스터들의 흥분하는 목소리를 들으시며
'어머 쟤네는 자기네들이 저렇게 흥분이 될까^^; 허이고.. 숨넘어간다 숨넘어가 푸하하'
'어이구?.. 어이구 어이구..? 지금 누가 이기고 있는건데 저래? 와.. 완전 랩이네 랩'
.....이렇듯 나름대로 시청의 방법을 즐기시는 전용준 캐스터의 팬이십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무지하게 귀여워하고 재미있어 하십니다.)

지난 UZOO배 MSL에 나온 임요환 선수의 모습을 오랜만에 보시면서
'쟤 왜이렇게 많이 늙었대? 피부가 왜저렇게 됐어.. 몇살이래? 말두 안돼; 완전 아저씨야 아저씨 으히히'
이번 S-o1L 배 스타리그 결승전에 임요환 선수가 결승에 올랐다고 말씀드리며
최근 1~2년 정도의 임요환 선수의 행보에 대해 말씀드렸더니 '우리 요환이가 이겨야돼..'
라며 응원하시다가; 경기가 끝난 후 임요환 선수의 의젓한 (어머님 표현대로) 모습을 보시면서
'저번에는 울더니 이번엔 안우네.. 쟤는 맨날 울더니; 그래 요환아 잘 했어.
이번엔 안우니까 얼마나 이뻐. 2등도 잘한거야. 하아.. 쟤 참 대단한 애야..'
라시며.. 스타크래프트 방송을 오래전 부터 보신 분들의 묘한 공통점인
올드게이머에 대한 굴다리 너머의 애정을, 특히 요환선수에게 가지고 계신 분입니다.



물론 여느 어머님들과 마찬가지로 드라마와 홈쇼핑을 더 좋아하시지만
아들네미 등쌀에 떠밀려 애정과 애증을 가지고 보시던 온게임넷과 엠비씨게임.
(요새는 카트가 고것들도 꼴에 레이싱이라고 스릴넘치고 재미난다고 보시네요..)
그 45번 46번 채널을 부여잡고 놓지않던 아들네미가 유학을 가버립니다.
서방도 일찌감치 유학이랍시고 이젠 아예 거기에 말뚝을 박아버렸고
그저 자식새ㄲㅣ들 속 쎅이는거 뚜들겨 패는 낙으로 사셨는데 말이죠.

그러면 안되는데도 걱정이 되고. 그러면 안되는데도 죄인만 같습니다.
친구년들 아들네미 군대보내고 다들 차 바꾸고 입 줄어서 좋다고 휴가좀 그만나오라고
다 그러고 산다고 나도 이십년 넘게 자식놈들 뒷바라지 이제 지겨운 참에 잘됐다 싶은데
니 앞길이나 걱정하지 뭘 건방지게 엄마를 걱정하냐고 하시지만
그러면 안되는데도 가슴 한구석이 ....주제넘은 짓을 자꾸 하는걸 막을 길이 없네요.



요새 스타를 가르쳐드리고 있습니다. 물론 보는 법 만요.
항상 방송을 보시면서 저게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알기만 하면 무지 재미있을텐데..
라고 하시던 말이 이제서야 귀에 걸렸지만 아직 늦진 않았다고 생각하면서요.
아직도 잘 못 외우시는 컴퓨터 자판 이제는 제가 못쳐드린다고 조금씩 가르쳐 드리고
학원도 알아봐드리고. 주변에 꼬이는 남정네들도 좀 정리해 드리고 옷도 좀 골라 드리고
갈 날은 얼마 안남았고 가 있을 날은 까마득만 한게..
시간과 사람이라는 것의 소중함을 닥쳐서야 느낍니다. 휴.

어머니도 물론 아들네미 좋아하던거 그거라도 알고 싶고 그거라도 통해서 보고싶어서
뭐 그거 재미있다고 그냥 가끔 잠깐씩 전용준 소리지르는게 웃겨서 쳐다보는거지
그걸 어머니께서 배우신다고 좋아한다고 하시겠습니까만..
알면서도 아들네미 대신 무언가 남겨두고 가고 싶은 정말 천하에 그런 바보도 없는지
그런 심정이지만 그래도 기쁘게 가르쳐 드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물론 저희 어머님 취향이 살짝 독특하셔서 요새 하는 일도 그만두셔서 무언가 즐길 여유가 생기신 참에
요새 공부하시는 중간중간 쏠쏠한 취미거리가 진짜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재미있는 시도를 하는 중입니다.




혹 어느 정도 스타를 보실 줄 아시게 되고 정말 재미를 붙이시고 컴퓨터도 익숙해지시면.
이곳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말을 하려고 너무 멀리 돌아왔네요)
제가 pgr가족 분들께 저희 어머니를 소개드렸듯이
회원 가입도 직접 해드리고, 2달을 기다려야 하는 것도 알려드리고,
pgr21님의 멋진 공지도 같이 읽고, 이곳의 문화와 공기와 언어들에 대해서도 설명해드리면서
저희 어머님께 우리 pgr가족 분들을 소개시켜 드리려고 합니다.



그때 따스히 맞아주세요. 물론 눈팅만 하시겠지만요 ^^

그리고 제가 사랑하는 이 곳. 저희 어머님도 사랑할 공간으로 남겨주세요.

우리 아들이 좋아하던데가 여기구나.. 하시면서 흐뭇하게 그리워하며 누리실 수 있는 곳..

이었으면 하고 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pgr가족 여러분. 저희 어머님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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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즐이
05/11/14 14:03
수정 아이콘
어휴.. 완전 부담스럽네요.

부디 좋은 일이 더 많기를 바라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좋은 소개, 감사드립니다.
05/11/14 14:05
수정 아이콘
좋은 어머니에 좋은 아들이군요.
부럽습니다.^^
nostalgia
05/11/14 14:09
수정 아이콘
아~ 부담됩니다. 뭐 제가 운영하는건 아니지만..
누군가 게시판에 인사말 쓴다면 꼬박꼬박 인사는 하겠습니다.
05/11/14 14:11
수정 아이콘
아우~ pgr의 회원으로 참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사실 pgr이 좋은 면도 있는 만큼 또한 불필요한 논쟁도 많기 때문에 어머니께서 괜히 더 부정적으로 생각하시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네요.(니가 왜 걱정이냐 하시만 삐짐. ㅡ.ㅡ;;) 어쨌든 보기 좋은 모자 관계라 생각합니다. PsychoBox 님 효자네요. ^ ^
봄눈겨울비
05/11/14 14:12
수정 아이콘
유학 가셔도 피지알 들어오세요.ㅋ
PsychoBox
05/11/14 14:19
수정 아이콘
봄눈겨울비/ 물론 그곳에서도 피지알 들어오겠죠^^;..
산적/ 요새 젊은사람들 무슨 생각하면서 사는지 관심 가지시고 이해하시는 분이기에 오히려 그 부분은 걱정이 크게 되진 않아요.. 그렇지만 스갤을 소개시켜드릴 순 없더라구요-.-;; 음.. 문화를 이해하기에도 좀 시간이 걸리지만; 그거야 상관없다손 쳐도 그 많은 사전지식을 요하며 빠르게 회전하는 그곳만의 언어들을 이해하시기가;; 헤헤.
에고.. 여러분들께 부담을 드리려고 쓴글이 아닌데@-@.. 제가 쓰다가 실금실금 주책을 부렸나봐요. 감사합니다*
인세인
05/11/14 14:20
수정 아이콘
사이코 박스님께서 글 자주 남기시면 어머님께서 리플로 "공부하라고 유학 보냈더니 &^*^%&*%&^!!"하시겠네요 ㅋ
PsychoBox
05/11/14 14:22
수정 아이콘
인세인/ 저는 닥눈이 파라 괜찮습니다^^ 다만-.-.. 저쪽 메모창에서 로그인 되어있는 사람 보는 법은 안 가르쳐 드리고 가렵니다 우히히
청수선생
05/11/14 14:25
수정 아이콘
어휴.. 부담스러우시겠다.
05/11/14 14:25
수정 아이콘
PsychoBox님//저희가 가르쳐 드릴 겁니다. ^ ^ 텨텨텨 =3=3=3
이뿌니사과
05/11/14 14:33
수정 아이콘
하여간 보기 좋은 글이네요 ^^ 먼길 잘 다녀오시구요. 어머님께 안부전화 부지런히!!!!!! 하시길.
Dark_Rei
05/11/14 14:35
수정 아이콘
말그대로 훈훈한 글이네요...

잘 다녀오세요~
쪽빛하늘
05/11/14 14:45
수정 아이콘
저희 부모님도 임요환선수는 아시지만
(저번에 제가 결승전 다녀오고 월요일날 절 본 첫마디가 " 니가 응원하는 선수가 져서 어쩌냐?" 라면서 약을 올리실 만큼 ;;)
같이 게임방송을 보는게 제 꿈인데 PsychoBox님은 그런면에서 많이 부럽네요.. 잘 다녀오세요~~~
된장국사랑
05/11/14 15:32
수정 아이콘
하하~걱정마시고 다녀오세요^^
저희가 아주 잘 보여(?)드리겠습니다!!!!!
휀 라디엔트
05/11/14 15:50
수정 아이콘
글쓴분의 어머님이 스타에 관심을 가지시는 것이 좋은 상황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희 어머니는 예전에 집에서 PC방을 하실때 너무 고생을 많이 하셨는지...

스타 배경음악만 들으셔두 리모콘을 뺏으시면서 절 막 때립니다.

괘니 제가 PC방 장사한다구 쇼해서 어머니를 피곤하게 만든건 아닌지 항상 죄송스럽네요.

그래서...언제나 항상 10시이후 재방을 본답니다.
수달포스
05/11/14 15:51
수정 아이콘
와 눈시울이 뜨거워지네요 훈훈합니다. ^^
너무나 착한 아들내미 두셨네요. 행복하시겠습니다. 어머님께서는-

잘 다녀오세요 ^^
수행완전정복
05/11/14 16:16
수정 아이콘
훈훈한 가족 , 훈훈한 PGR 입니다 ^^
AnyCall[HyO]김상
05/11/14 16:29
수정 아이콘
잘다녀오세요~오시면 따뜻하게 기분좋게 댓글 달아드릴께요 어머니 오시면요~저희 아버지 어머니도 좋아하시는데 스타 보는법 배우는중이라서...횟수론 4년차시네요;;관심가지신건 2년정도 제가 스타 대회 나간다고 그럴때 좋아하시게 되셨었죠..암튼 훈훈해서 좋습니다!
My name is J
05/11/14 19:37
수정 아이콘
6년째...게임만 틀어놓는 자식네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벌레기어가는거-'라고 부르시는 저희 엄여사님이 정말 대단하신거로군요...으헝-

여튼...오신다면..환영이지요! 으하하하!
05/11/14 20:30
수정 아이콘
따로 살지만..그래서 집에만 내려가면 '그노무거 또보냐..'며 구박하시는 저희 어머니....도 임요환, 강민, 홍진호는 아십니다..
엄청난 노력의 산물이지요..크하하하..(네, 제가 세 선수의 팬입니다..;;)

어쨌든..전화 자주해 주세요..그게 제일인것 같습니다..^^(물론 저는 잘 안합니다만...;;;;)
JJongSaMa
05/11/14 21:40
수정 아이콘
저희집은 가끔 오시는 할머니께서 임요환선수, 김동수선수, 오영종선수를 다 아십니다-_-; 제가 너무 봐서
05/11/15 00:30
수정 아이콘
올겨울, 보일러 들일 필요없는 PGR이네요 ^^
05/11/15 12:02
수정 아이콘
어머님께 부끄럽지 않은 피지알이 되어야할텐데...걱정이 조금 되면서 동시에 약간의 책임감도..불끈..
아에리
05/11/16 14:04
수정 아이콘
콧날이 찡해지면서 .. 안구에 습기가 .
시집가서 꼭 PsychoBox 같은 아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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