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02년,  월드컵이  한창일때입니다
군대를 제대한후 주유소 알바를 하며 3시에 일을 마치면
매일같이 이쁜알바가 있는 단골 동네 겜방에서 스타를 즐겼습니다
제가 겜방에서 하는짓이란 오로지 스타..그것도 겜하는짓에 열중하는게 아니라
플겜머 리플이나 유즈맵 고수초청 옵 겜을 감상하는게 다였습니다.
물론 이쁜알바 감상도 합니다만....

월드컵 8강, 이탈리아 전이였나요? 암튼 그날 전 집에서 혼자 축구를 보고
벅차오르는 감동을 집에서 발산할수가 없어서 우리의 옵들과 이 기쁨을 나누려
겜방으로 갔습니다 ㅡㅡ;
축제 분위기는 겜방도 예외가 아니더군요
들어서자 마자 이쁜알바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태극기두건을 어울리게 쓰고 빨간티를 입고서 저를 보며 뛰어옵니다
"축구 보셨어요??"
"네.....집에서"
"헉... 왜 집에서 보셨어요? 그럼 4강은 여기서 같이봐요~"
"네....(어색 ㅡㅡ;)"

자리에 앉아서는 제아무리 고수겜이라해도 눈에 들어올리 없습니다.
'왜 같이 보자고 했을까?'
'혹시??..옵에 열중하는 내모습에 반했나?'
'아니야 그냥 불쌍해서 그랬겠지?'
이생각 저생각 많이 했지만 너무 고민을 많이 했나봅니다
4강전은 거기서 안봤습니다. 불쌍해서 그랬을거라는 결론을 내렸나봅니다

그후로 이쁜알바 분위기가 심상찮았습니다
먼가 쭈뼛쭈뼛 말을 걸어오려는 눈치였습니다. 그럴수록 저는 옵에 더욱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ㅜ.ㅜ

변함없이 옵에 열중하던 어느날
그녀가 저벅저벅 걸어와서는
"저....지금 게임중이세요??"
"........네"
그냥 옵만 하고있었을뿐입니다.
겜안하는거 뻔히 알고 물어온거였는데 의외의 대답에 그녀는 우물쭈물하다가 그냥 가버립니다

겜방을 나와서야 사태파악을 했습니다. 겜방알바와 손님관계가 아니라면 어디서 말도 못붙일 예쁜여자가 다가와서 얘기좀 하자는걸 말도 못꺼내게 물리쳐버렸습니다.
그후로 몇번이나 어색하게 눈 마주치면 서로 고개 돌리고 내가 먼저 말을 건네봐야지 결심하고 들어갔다가 매번 "계산해주세요"한마디만 하고 나오기만 했습니다.


참 한심하고 소심합니다..글로 써보니 이보다 더 소심할수가 없어보입니다(한번 더 말걸어오길 기다렸나봅니다).
이글만 보면 특별한 일 없는데 혼자만의 착각이라 하실지 모르지만 제 주위를 맴돌며 모니터 너머로 저를 쳐다보고 있던걸 떠올려보면 감히 99%확신할 수있습니다.
그때는 왜그렇게 조심스러웠던지 옆구리 시린 이 가을에 다시 한번 원망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