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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0/29 16:48:35
Name unipol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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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26~29편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26편

원문 최초 게시일: 2005. 9. 7.


#1
요환은 폰과 함께 주머니에 찔러 넣은 왼손을 끝까지 빼지 않았다.

"뭘까, 민이형을 아주 부숴버릴 모양인데?"

종민이 태민을 쿡 찌르더니 속삭였다. 그러나 태민은 왠일인지 조금 전부터 돌처럼 굳어 있었다. 머리를 긁적이고 딴청을 피우는 사람은 상욱뿐이었다. 그렇지만 그 역시 요환의 눈을 피할 수는 없었다. 상욱이 강민에게 연락하는 것까지 말없이 주시한 후에야 그는 뒤돌아서서 걸어올라갔다.

천천히 입이 벌어지고 있던 학승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이 어깨를 으쓱했다.

"봤지? 요환이형 카리스마 나왔어. 뭔진 몰라도 상황 종료될거야."


#2
아무리 병원 사람들이 살펴 주려고 해도 실습생들은 방치되기 마련. 회진 때 한참 교수님 쫓아다니고 나면 남는 것은 수다의 시간뿐이다. 이번주 방사선과를 돌고 있는 네 명의 조원들 중 둘만 남자다. 그들은 한참 남자들끼리의 대화에 빠져 있었지만 남은 두 여학생은 서로 화제가 안 맞는 듯 보인다.

"나 아까 로비에서 전상욱 봤다?"

그 말에 두 여학생이 동시에 얼굴을 돌렸다. 긴 머리에 은은한 갈색 스커트를 입은 여학생이 신인가수나 탤런트 이름이냐고 물어보려는 순간, 영락없는 이병민 눈썹의 다른 여학생이 재빨리 그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상욱곰 혼자 왔어? 뭐야, 나한테도 얘기 하지!"

"순식간에 지나가서 자세히 못 봤는데 혼자 온 것 같더라. 오늘 하루에도 프로게이머들이 몇명씩 왔다 갔는데 본 건 전상욱밖에 없어. 임요환 안 오나?"

그 순간 긴 머리 여학생이 '저 구제불능들......'하는 표정으로 다시 도도하게 외면해 버렸다. 그리고 그녀는 더 도도한 분위기를 풍기면서 들으라는 듯 중얼거렸다. 스타가 나온지가 몇년인데 모이기만 하면 그 오락 얘기냐고.

그러나 이병민과 똑같은 눈썹 모양에다가 묶은 머리는 거의 다 풀어져 마구 흘러내리고 있는 다른 여학생, 가운에 박시현이라고 이름만 쓰여 있는 그녀는 달랐다. 남학생들의 스타 이야기에 끼려고 애를 쓰고 있었던 것이다.

"전상욱이 왜 왔을까? 외래로 갔냐?"

"박성준 보러 왔겠지."

"박성준이 우리 병원에 입원했단 말야? POS야, 삼성이야?"

"POS. 너 그 얘기 못들었어? 코마 되서 ER에 들어왔다는데. 지금은 ICU로 트랜스퍼됐어."

"그 건강하게 생긴 애가 갑자기 무슨 일이래, TA야?"

"아니야. 응급의학과 돌던 애들한테 들었어. Hyperthermia에 스웨팅에 근육강직에 처음에 원인은 모르겠고 랩 결과 나올 때까지 사람들 당황하고 아주...... 시로토닌 신드롬이란 얘기 나왔대."

"백만년 전 얘기처럼 아련하게 들려오는 그 단어는 대체 뭐냐. 난 시로토닌 하니까 carcinoid밖에 생각 안 나는데?"

"멀쩡하던 애가 갑자기 코마라는데 carcinoid라니? 드럭이 문제겠지."

"무슨 드럭? 이런 옵세같은 놈, 당장 지난학기 시험 본 것도 생각이 안 나는 마당인데 머릿속에 뭐 떠오르는 게 있을 리 있냐."

"너무 용 쓰지 마라. 어차피 아는것도 없는 본3들끼리 모였는데 머리 쥐어짜다 병 난다."

그러나 애써 눈썹을 미간쪽으로 모은 채 고민하고 있던 시현은 심각한 표정으로 혼잣말을 했다.

"너희 혹시 박성준이 우울증 있다는 말 못 들어 봤어?"


#3
문 앞에 바짝 서서 팔짱을 낀 정석은 불만이 잔뜩 섞인 표정을 하고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지나가던 용호가 무슨 일이냐고 묻자 그는 하소연을 하듯 내뱉었다.

"말만한 머스마 둘이 화장실에 같이 들어가서 나오질 않으니 이 무신 일이고!"

마침내 용호까지도 심각한 얼굴로 팔짱을 끼고서 한동안 말이 없었다.


"노, 노크라도 좀 해보지 그래."

"아까 노크했더니 문을 아주 뽀사뿔려고 하드라."

용호의 표정이 더 심각해졌다.


"등 밀어주고 있는 거 아냐?"

"물 소리가 안 들린다 아이가."

"그럼 둘 중에 누구 하나가 변비 아니야? 원래 설사 다음에는 변비가......"

"니는 안 나오면 친구 데리고 들어가서 싸나!"

차라리 물어보지 않는 게 나을 뻔했다.


그때 화장실 안에서 진호가 "안 믿어!"라고 소리를 지르는 것이 문 밖까지 들렸다. 두 사람은 잠깐 얼굴을 마주보더니 열심히 귀를 기울였다.

진호가 악을 쓰는 소리는 계속 들려왔다. "아닐꺼야! 아니라구!"

팔짱을 끼고 있던 정석이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근엄하게 한마디 했다.

"그러면 그렇지. 지노형은 아닐꺼다."

"저기, 저 둘이 무슨 소리 하는지는 좀 알고 그러는 거야?"

"아니다. 그래도 안에서 웃음소리 나는 것보단 긍정적인 상황 아니겠나."

용호도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때 진호가 오른손으로 귀를 막은 채로 뛰어나왔다. 워낙 허둥대고 있어서, 문 앞에 어리둥절하게 서 있던 정석에게 거의 안기다시피 부딪쳤다. 그러나 정석은 전기라도 감전된 듯이 놀라면서 그를 확 떼어내 버렸다. 그런 정석을 보며 용호는 웃지도 울지도 못하고 묘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안에 남아 있던 민이는 두 손으로 수돗물을 받아 확 얼굴에 끼얹더니 대충 문지르고 화장실을 나왔다. 진호가 금방이라도 넘어질 듯이 비틀거리며 사라진 뒤였다.

"민이햄, 나도 눈치 챘다. 숨길 생각 하지 마라."


나란히 팔짱을 끼고 심각하게 쳐다보는 두 사람을 무시하고 지나가려던 민이도 정석의 그 말에는 흠칫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너, 밖에서 다 엿들은거야?"

"안 들어도 알 수 있는 게 있다."


숨이 멎을 것 같았다. 방금 진호와 나눈 얘기는 아무도 들어선 안 되는 것이었다. 살인, 음모, 모든 사건의 배후, 자신이 생각하는 범인의 이름까지 모두 진호에게 말했다. 그러나 정석이와 용호까지 이 얘길 들었다면 그들까지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 된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강민이 뭐라고 변명하려던 순간, 남자는 바르게 살아야 된다고 얼굴에 써 있는 것 같은 표정의 정석이 근엄한 충고를 했다.


"이런 줄은 같이 살면서도 정말 몰랐다. 여자친구까지 있으면서, 진호햄이랑 이라믄 되나!"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3초간 대기모드를 가졌던 강민. 곧바로 박정석과의 레슬링 한 판을 벌여 용호에게도 무언의 위협을 가했다. 용호는 까치발을 하고 현장을 살금살금 빠져나갔으며, 재빨리 부추기러 모여든 정민과 병호에게는 둘 사이에 오해가 있었노라고 간단히 해명해 주었다.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27편
(원문에 BGM있음)

원문 최초 게시일: 2005. 9. 10.


Within the fire and out upon the sea,
Crazy Man Michael was walking.
He met with a raven with eyes black as coals,
And shortly they were a-talking

"Your future, your future, I would tell to you.
Your future, you often have asked me.
Your true love will die by your own right hand.
And Crazy Man Michael will cursed be."

-Natalie Merchant "Crazy man Michael"중에서

#1
오후였다. 이미 노을이 싸늘한 핏빛으로 깔려 있었다. 두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숙소 주변을 배회하는 진호의 어깨를 누군가 툭 쳤다.

얼굴을 돌려 강민임을 확인하고 나서,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하지만 민이는 진호까지 눌러앉히려는 듯 털썩 주저앉더니 기지개를 크게 켰다. 주변에 인기척도 나지 않음을 확인한 진호도 안심하고 앉아 그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했다.

"넌 정말 동의하지 않는 거야? 누가 우리 전체를 배신한 공범인지 내가 다 얘기했잖아."

"자꾸 그러면 또 귀를 막아버리겠어. 난 의심하기 싫어."

그러나 왠지 민이의 태도는 아까와는 달랐다. 그런 진호를 몰아부치지도 않았고, 분노로 숨을 거칠게 내쉬지도 않았다. 대신 그의 표정이 쓸쓸해졌다.

"내가 연성이와 함께 폭로하겠다고 나섰다면 둘 다 죽었을까, 아니면 둘 다 살 수 있었을까?"

"그 일로 너무 괴로워하지 마. 넌 신중했던 것뿐이잖아."

"신중해서만은 아니야. 마이너리거면서 승부조작을 폭로하겠다고 나서는 게 꼭 나의 부진을 변명하는 것 같았거든."

"......"

"연성이가 흥분했던 것처럼 나도 화가 났어. 모든 게이머를 바보 만들었다는 그애 말이 맞아. 그래도 돈 받는 프로라서 어쩔 수 없이 연습은 계속 했지만, 연성이한테 사실을 다 듣고 난 후엔 모든 게 허무하더군. 걔처럼 외부에 알리겠다고 나설 수가 없는 내 자신도 싫었지. 푸훗."

그가 자조하는 듯 웃었지만 진호는 아무 위로도 할 수 없었다. 민이는 혼자 일어나서 뚜벅뚜벅 숙소를 향해 걸어갔다. 하지만 진호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의 뒷모습에서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왜 눈치채지 못했을까?

"민이 너, 폭로 대신 사보타주를 택한 거냐?"

"프로한테 그런 게 어딨어. 조작 중단된지도 한참 됐으니까 그런 소리 마라. 이유없이 떨어질 리는 없지, 다 이유가 있고, 내가 부족했던 거야."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볍게 일축했지만, 진호는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강민은 변명하지 않는 성격이다. 그러나 이젠 알 것 같다. 진호는 대꾸도 하지 않고 피식 웃을 뿐이었다. 비로소 민이도 돌아섰다.


"말했잖아. 발로 했다고."


진호, 역시 너를 속일 수는 없구나.



#2
오랫동안 사막을 걷는 기분이었습니다.

물 한 모금 없이 작열하는 태양빛 아래 뿌리까지 말라 들어간 몇년이었습니다......

이제 등줄기에 흐르는 땀을 식힐 시간이 간절하게 필요합니다.

몇년 더 버틴다고 해서 제게 무엇이 또 남을까요?

사실은 더 이상 이 사막에서 거둘 것이 없는 것 같아서 그게 두렵습니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서 진호는 그냥 침대에서 일어서 버렸다. 무슨 말을 할 것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감독님은 이해해주시겠지. 은퇴하고 싶습니다-그리고 더 이상의 문장은 생각나지 않았다.


[Command Center]

그렇게 씌어 있는 KTF 감독실 문을 두드린다. 그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는 진호 자신도 의식할 수 없었다.

정감독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들리지 않았다. 정신나간 사람처럼 앉아 있던 그에게 정감독이 가까이 다가와 마구 흔들었다. 진호야! 진호야, 내 말 듣고 있는 거냐? 도대체 왜 그러는 건데?


허무주의가 자신을 그렇게 오랫동안 휘감았다고 민이는 고백했었다. 그리고 진호 역시 벗어날 수 없었다.

오랫동안 스타크래프트란 무대의 주인공은 자신이라고 믿어 왔다.

자신보다 자질이 뛰어난 것처럼 보이는 많은 신인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었고 자신보다 먼저 가라앉곤 했다.


임요환과 홍진호 외에 또 누가 스타리그와 역사를 함께할 수 있었으며, 누가 그들에 필적할 만큼 오랫동안 대중을 매혹할 수 있었는가?


그러나 지금 그가 접한 현실은, 그 무대의 주인공은 자신도 요환형도 아니고 그 어떤 게이머도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 무대의 주인공은 돈과 사람들의 관심을 스타판에서 맞바꾸려는 자들, 어둠의 힘으로 게이머들의 영혼을 사려는 자들, 그리고 동수와 연성을 사라지게 만든 자들이었다.

감독님, 대전으로 내려가겠습니다.

진호는 그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럴듯하게 많은 문장을 생각해 왔지만 말하고 싶지 않았다. 정감독이 아무리 이유를 거듭 물어도 진호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정감독의 눈에 그는 거듭된 슬럼프를 이겨내지 못하고 팀에서 도망치려는 모습으로만 보일 뿐이었다.

얼마 후, 멍하니 앉아 있는 진호의 뺨에 정감독의 손바닥이 세차게 와 닿았다.

그는 잠시 동안 깨어났다. 너한테 실망했다 진호야-정감독의 목소리가 비로소 들려왔다. 말해야 할까? 감독님의 친동생같은 아이들은 사실 농락당해왔다고?


요환형과 민이 모두 누구도 믿지 말라고 경고했었다. 어디서든 너를 감시하는 장치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해라-숙소 안의 어느 방에서도 진실을 입에 올리지 마. 그러나 진호는 자신의 앞에 바위처럼 서 있는 이 사람조차 불신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오랜 게이머 생활을 하면서도 그가 끝까지 놓지 않았던 원칙 하나는 그의 재산은 동료들이요, 그들과의 관계 역시 승부만큼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을 너무 잘 믿기 때문에 그의 주위에는 인간관계가 거미줄같이 쳐졌고 그는 다른 두셋 사이의 고민들까지 매번 떠안아 자신이 힘들어해야 했다.

그리고 바보같이 그는 사람을 믿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진호는 결국 입을 열었다.

"게임 자체를 의미없게 만드는 일들이 일어났어요. 쉬고 싶습니다."

"그게 대체 무슨 얘기냐?"

"여기 계속 머물면서 캐내려 들다간 다른 애들까지 위험해져요. 게임과 관련 없어진 상태가 된 후에 저 혼자 짊어지고 싶어요."

"위, 위험이라니?"

"혼자 힘만으로라도 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나까지 함께 폭발해버리는 결과가 된다고 해도......"



긴 속눈썹의 이 남자는, 지금 이 시간 이후로 자신이 새로운 표적이 되었음을 알지 못했다.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28편

원문 최초 게시일: 2005. 9. 14.


#1
진호에겐 숙소를 나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할 일이 있었다. 강민이 몰래 풀었다는 동수의 메일함 패스워드를 듣는 것이었다.

"패스워드 찾은 사실을 알리지 않고 혼자 메일함을 열어본 거, 이제 용서해 주는 거냐?"

그러나 진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감독에게 은퇴 의사를 밝히고 불면의 밤을 보냈었던 그는, 일어나자마자 성준이 혼수상태가 되어 입원해 있다는 소식까지 들었다. 머릿속이 복잡한 것은 당연했다. 게다가 강민까지도 성준의 소식을 듣더니 패닉상태에 빠져 있다.

그런데 그런 강민이 오히려 먼저 노트북을 구하더니 함께 메일함을 보자고 진호의 옆구리를 쑤신 것이 아닌가.

노트북을 가져다 준 민구는 시종일관 과묵한 진호의 새로운 모습에 놀라서 어떻게 해서든 놀려 보려고 했지만, 강민은 무서운 얼굴로 손짓을 해서 다른 곳으로 쫓아냈다. 민구가 도망가자마자 민이가 바로 잇몸을 드러내고 낄낄 웃었으므로 진호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뭐라 말도 못했다.

어쩐지 요 며칠 심각했다 했지만 민이는 역시 민이였다. 패닉상태는 벌써 안드로메다에 가버린 모양이다.


"우리가 노트북 가지고 화장실 안에 들어온 거 정석이가 몰라야 할 텐데. 또 오해받기 싫다. 암호 불러줄께, 얼짱이야."

"얼짱?"

"그래. 그 억...이 얼짱이었다니까. 이봐, 그런 벌레 씹은 표정 짓지 마라. 내가 처음 로그인 성공했을 땐 진짜 바로 로그아웃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어."

"그래도 푼 게 어디야. 동수형이 일부러 써서 남길 정도면 정말 대단한 내용이 들어 있었을 것 같은데."

"일부러 써서 남겼다는 게 핵심이야. 동수형이 굳이 메일함을 봐 주길 원한 이유를 알 수 있거든.

메일함에 담겨 있는 음모의 내용이 습격을 받은 이유와 직결된다고 본인이 직감했던 거지. 마지막 순간까지 패스워드를 썼다는 것 자체가, 범인이 '협회'가 파견한 놈이라는 증거야."

"협회라니? KeSPA?"

"아니. 파리 한 마리 때려죽일 힘도 없는 그 허수아비 같은 협회 얘기가 아니야. 동수형이 성준이한테 보낸 메일에서 조작을 벌인 자들을 '협회'라고 불렀거든. 동수형이 붙인 별칭이던가 아니면 그놈들이 또 다른 협회라고 자칭했던가 둘 중 하나겠지."

"그래, 이 협회가 그 협회가 아니라는 건 알겠는데, 성준이라니?"

"이제부터 메일을 하나씩 봐봐. 성준이는 다 알고 있었어. 전에 나랑 연성이랑 성준이랑 같이 있을 때 성준이가 게임이 이상했다면서 얘기를 꺼낸 적이 있어. 그때만 해도 별거 아닌 줄 알았는데 얘가 결승전 날 결정적으로 무슨 얘길 들었다는 거야.

그다음부터 얘가 무섭게 변해서는, 다 아는데 뭘 숨기냐고 동수형한테 매달려서 자료를 얻어냈지. 이게 다 성준이한테 보낸 메일들이야. '나 뿐 아니라 사실을 아는 게이머들은 늘 감시당하고 있으니 조심하라' 같은 경고 메시지도 많아."

"또 누가 더 있었단 말야?"

"형이 T1숙소 CCTV 얘길 했어. 이것봐, T1에 사실을 아는 게이머가 한명 있다는 식으로 얘기가 나오는데 글만 봐서는 누군지 알 수가 없지. 하지만 이젠 요환형이 안다는 게 확실하니 말 다했지."

"어쨌든 성준이도 알았던 거면, 성준이가 지금 입원해 있는 건 역시 연성이처럼 당했다는 뜻이야?"

"그래. 미친 것들. 아까 그 얘기 듣고 기절할 뻔했어. 성준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고 우리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해. 동수형이 왜 마지막 단서로 메일을 가리킨 건지 알겠지? 형은 성준이도 사실을 알고 있으니 지켜줘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던 거야."

"동수형이......"

"내가 메일 보자마자 성준이를 찾아가서 경고하긴 했어. 그런데 얘가 말 안 듣고 밖에 기어나오더니 바로 실려갔어. 분명히 우리가 술 마신 밤에 무슨 일이 있었을거야. 내가 바보같았지. 성준이를 지켜 달라는 건 형의 마지막 부탁이나 다름없던 건데 내가 지키지 못한 거야. 적극적인 대책을 세웠어야 하는 건데."

"이봐 깡만, 너무 자책하지 마. 넌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진호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 왜 목이 메일까. 더이상 이 녀석과 함께일 수 없다면. 이 녀석이 주방에서 어슬렁거리고 세현일 갈구는 것을 매일 볼 수 없다면. 가끔 짓는 어벙한 표정을 혹시 다시는 못 보게 된다면......


#2
"진호형이 없어졌어!"

"진호형 어디 갔어?"

연습실의 누구도 키보드 위에 손을 대지 못했다. 다들 웅성거리고 있었다. 민구는 거의 울어버릴 듯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어젯밤 진호형이 짐 싸던 거 본 사람 나 말고 없는거야?

도저히 진호에게 연락이 되지 않자 안그래도 피부가 흰 강민은 거의 종잇장처럼 창백해져 갔다. 그때 정감독이 침통한 표정으로 걸어들어왔다.

"정만이랑 깡만, 길섭이, 정석이, 용호, 따라와라."


#3
요환이 입 안에 약을 털어넣는 것을 본 성제가 그제야 생각났다는 듯이 자신의 머리를 쥐어박으며 말했다.

"형, 이제야 생각났네. 형한테 물어봐준다고 했던 걸......"

요환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자 성제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형 약이 좀 없어졌더래. 형이 병원 다녀오고 나서 바로 먹었을 리가 없는데 약이 없어져 있었다는 거야."


요환은 들고 있던 물컵을 떨어뜨릴 뻔했다. 성제는 요환이 그렇게 놀라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그제서야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성제는 수습해보려 했지만 이미 늦어 있었다.

"누가 그랬어? 누가 내 약 가져가는거 봤대?"

"아, 아니, 그런 건 아니고......"

"말해봐, 누가 가져갔어! 학승이야? 학승이가 항상 뺏어먹겠다고 농담했었는데 설마 진짜로?"

"절대 학승이 아니야. 누가 가져간다거나 그런건 아무도 못 봤어."

"그러면 어떻게 알아? 너 내 약 뒤졌냐?"

"그게...... 내가 아니고...... 형, 태민이야. 일부러 그런 게 아니래. 형이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은데 도대체 말을 안 해 줘서 방을 뒤진 거래.
걔도 나름대로 형 위하는 마음에서 찾아보다가 발견한 걸거야. 그러니까 너무 나무라지 마. 원래 비밀로 해주기로 했는데...... 그걸 찾아낸 게 문제가 아니라 없어진 게 문제잖아."

요환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물컵을 아무데다 내려놓고 당장 방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제발 아니길 바라면서 세기 시작했다. 그러나 자신이 먹지 않았던 예전의 처방약과, 지금 먹고 있는 약, 모두 일부가 없어져 있었다.

'왜 진작 버리지 않았을까! 누가 먹었으면 안 되는데......'

그는 의사와의 대화를 머릿속에 되돌려 감았다.


<"선생님, 전 쓰러져도 경기석에서 쓰러지고 싶어요. 그런데 이렇게 밤마다 악몽만 꾸다가 창문 턱에 올라앉을까봐......">

<"......">

<"선생님. 전 프로입니다. 게임을 계속 하고 싶어요. 그것뿐입니다.">

<"허허 거 참, 먹던 약은 정말 2주동안 안 먹은 거예요?">

<"그게 사실...... 거의 두 달은 되어 가요. 정말 죄송합니다 선생님. 먹으면 살도 빠지고, 너무 잠이 와서 어쩔 수가 없었어요.">

<"안 먹었으면서 매번 꼬박꼬박 타 갔단 말입니까?">

<"병원 안 다녀오면 감독님께 혼나서 매번 가긴 했는데,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잠이 와서야 어떻게 연습을 합니까. 아무튼 살 빠지고 효과 없고 정말 싫었어요. 잘못했습니다. 새로 처방해 주시는 건 제대로 먹을께요.">

<"알았습니다. 그대신 지금부터 잘 들으세요. 오랫동안 안 먹었다니까 처방해 드립니다만, 절대로 이전에 드시던 약과 함께 드시면 안 되요. 남은 거 가져오셨다니 하는 말인데 그거 다 버리세요.">

<"아니 안그래도 온갖 약을 섞어 주시면서, 이건 또 섞어 먹으면 안 되나 보네요?">

<"네, 고열과 경련, 근육 강직, 혼수, 심하면 사망까지도 갈 수 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바로 버리세요.">


요환은 털썩 주저앉았다.
그는 항상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많은 것을 보곤 했다. 지금 그의 눈에는 다른 비극이 보이고 있었다.

발견한 태민이의 잘못도, 미리 알려 주지 않은 성제의 잘못도 아냐. 이건, 이건......


#4
막상 숙소를 나오고 나니 갈 곳이 없었다.

정감독이 자신을 잡으러 온다면 가장 먼저 대전부터 내려올 것이다. 그렇다면 당장 대전에 가 있을 수는 없다. 진호는 하릴없이 여관에 짐을 풀었다.

키보드, 마우스, 반쯤만 챙겨 나온 옷가지가 전부였다. 그러나 키보드 가방만으로도 전재산을 무사히 챙긴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그가 어쩔 수 없는 게이머이기 때문일까.

침대에 홀로 드러누우니 홀가분한 기분이었다.

그는 행동을 하기 위해 숙소를 나왔고, 자신이 뒷일까지 책임져야 한다면 게임을 영원히 그만둘 각오까지 했다.

그리고 그는 일어나 수화기를 들었다.

e스포츠 관련 미디어들은 우리의 편이 아니다-그게 홍진호의 판단이었다. 지금 한참 줄다리기 중일 병민이가 팬택을 나온다면, 병민이에겐 탈출이겠지만 그들은 교수대 위에 올릴 듯이 기사를 쓸 것이다. 진호나 병민이나 마우스 잡을 줄밖에 모르는 아이들이지 마이크를 잡는 사람들이 아니다. 팬들이 사랑하는 건 게이머들이라고? 결국 팬들이 듣는 정보는 마이크와 펜을 잡는 사람들로부터만 나오게 되어 있다.

나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시간 동안 이 바닥에 머물렀지만, 그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는 이제 좀 알겠어. 펜을 잡은 사람들이야말로 고작 몇 줄 가지고 한 청년을 죽였다 살렸다 할 수 있는 자들이거든.

그들이 기업들의 입장을 선수들보다 먼저 놓는 것은 당연하다. 그 컨텐츠를 팔 수 있는 시장이 유지되는 게 바로 기업들 때문이니까. 만약 내가 모든 진실을 알린다고 해도, 그들이 나 하나 이상한 놈 만들어 사건을 덮는 일 쯤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그래서 진호의 1차 시도 대상은 e스포츠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일간신문이 되었다. 적어도 이 바닥에 직접적인 이권을 갖고 있진 않으므로.

"아,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전화 주신 프로게이머 홍진호씨?"

"네. 되도록 빨리 만나뵈었으면 해서요."

"저희 XX일보에는 자회사로 게임 신문도 있는데, 왜 그쪽에 연락을 하지 않으시고?"

"너무 민감한 얘기라서요."

"무슨 얘긴지 정말 조금이라도 말씀 못 해 주시겠습니까? 뭘 폭로하는지 알아야 저도......"

"당장 내일 만날 수는 없겠습니까?"


그는 다짜고짜 인터뷰 스케줄부터 잡았다. 수화기를 내려놓고 생각에 잠긴다. 이제 민이도 나를 말릴 수 없다. 위험해진다고 해도 나 혼자뿐이다.

'이제 게임판에 한바탕 회오리가 몰아칠 거다. 나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이런 일을 저지르려고 하는가......?


그리고 기도를 하듯이 읊조린다.


'......진실을 위해서.'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29편

원문 최초 게시일: 2005. 9. 19.


#1
"너무 놀라지 마라. 나한테 말 하고 나갔다. 남은 연봉 포기하겠다고까지 하는데 어떻게 말리지도 못했다. 마음 정리되면 돌아오겠지."

"대체 왜 게임을 관두겠단기가!"

정석은 동의를 구하는듯이 용호와 정감독을 번갈아 쳐다보며 분개했다. 진호에게 정말 심각한 일이 있는 모양이라며 오히려 정감독이 그를 달랬지만, 정석은 듣지 않았다.

"감독님, 말리지 마이소! 주장이, 후기리그 시작까지 얼마나 남았다고, 말도 안됩니더!"

"진호가 제발로 들어오건 내가 가서 잡아오건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당분간 주장은 정만이가 맡아라."

갑작스런 임시 주장을 맡게 된 정민은 물론 모두가 너무 놀라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강민 한 사람만은 눈을 내리깔고서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주장이 이런 시기에 팀을 무단 이탈했는데 감독님이 이렇게 마일드하게 대처한다는 건, 진호가 감독님께 어느정도까지는 사정을 얘기했다는 뜻이 아닌가.


도대체 감독님께 어디까지 말씀드렸을까?

바보같은 자식! 절대로 발설하지 말라고 했는데! 진호야, 그렇게도 연성이랑 성준이의 다음 테이프를 끊고 싶었던 거냐?

왜 도망치는데? 너 혼자 다 짊어질 작정이었어? 아니면 나처럼 게임이 허무해진 거야? 나도 사건의 진상을 알고 나서 게임이 정말 싫었지, 하지만 너처럼 숙소를 나가 버리지는 않았다.

돌아오지 않는다면 난 널 용서하지 않을 거다. 네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정말로 널 용서하지 않을 거다......


생각에 잠겨 있던 강민은 그의 어깨를 툭 치는 길섭 때문에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 어느새 정감독은 감독실을 나가고 없었다. 감독실에 남은 다섯 명은 모두 놀란 토끼눈을 하고서 서로 얼굴만 쳐다보았다. 이 놀라운 소식에도 표정이 변치 않은 사람은 길섭뿐이었다.

"빨리 지노햄을 잡아와야 한다."

"감독님이 어떻게 하시겠지. 진호 그렇게 생각없는 애 아니니까 프로리그 개막하기 전까진 돌아올거야."

"대체 무슨 일일까......?"

"궁금해하지 마라."

강민이 단호하게 말했다. 모니터 앞을 일단 떠나고 나면 결연한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강민이다. 진호가 아니라면 누구도 그 모습에 익숙하지가 않았다. 길섭 외의 다른 선수들이 또다시 토끼눈을 떴다. 민은 그들을 남겨 두고 방을 나가버렸다.


#2
저녁에는 기자와의 약속이 잡혀 있다. 진호는 그를 만나 다 털어놓는 대로 친구를 찾아가 일주일 정도 몸을 의탁할 생각이었다. 그 전에 병원에 들러 성준을 문병하기로 했다.

병원 주차장에 발을 딛자 자신의 차를 따라 들어온 검은 대형차가 멀찌감치 주차하는 모습이 보였다. 백미러 뒤편이 반쯤 찌그러져 있어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거참, 좀 바꾸지. 차는 좋으면서- 진호는 짧게 중얼거리며 병원 안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나 중환자실에 이르기도 전에 그는 복도를 걸어가는 정감독을 마주쳐 버렸다. 하필이면 이 날, T1 선수들을 대동한 주훈 감독과 정감독까지 병원을 찾아온 것이다.

자신을 보자마자 손발을 묶어서라도 숙소로 잡아갈 정수영 감독이 아닌가. 진호는 일단 몸을 숨기고 도로 내려갔다. 요환의 얼굴을 멀리서나마 본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박시현, 정리되지 않은 단발머리를 대충 묶고서 남자들처럼 씩씩하게 걷는 그녀. 본3 실습생일 뿐인 그녀가 어디서나 튀는 이유는 그 특이한 눈썹 모양과 드센 성격 때문일 것이다. 워낙 목소리가 커서 어디서든 잘 들렸다.

함께 응급의학과를 돌고 있는 남학생 조원들과 점심을 먹으러 나가려던 길. 그들이 병문안 온 T1선수들을 본 이야기를 시작하자 스타 팬인 그녀는 우울해졌다. 게이머들이 수시로 성준을 보러 오건만 그녀는 아직 한 명도 보지 못한 것이다.

"신이시여, 저에게도 게이머들 좀 보내 주소서. 이왕이면 홍......"

그 생각을 하는 순간, 그녀의 기도는 즉각적으로 응답받았다.


"어, 어어어어, 어, 호, 홍,"

"왜? 뭐야?"

"저기 홍......"

그녀가 말도 잇지 못하고 얼굴만 새빨개져 있자 동기 남학생들이 그녀의 시선 끝을 눈대중으로 쫓았다. 병원 로비를 가로질러 가는 홍진호가 비로소 그들의 눈에 포착되었다.

"미치겠다. 진짜 홍진호야! 저 베일 것 같은 콧날 좀 봐!"

평소답지 않은 시현의 모습에 놀란 동기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이봐, 실습실로 짜장면 시켜서 카데바 옆에서 먹다가 교수님한테 femur로 얻어맞던 그 박시현 맞냐? 여고생처럼 붉은 볼이라니......"

그러나 그들을 무시하고 그녀는 가방을 뒤져 종이를 꺼냈다.

"시현아, 야마 뒷장에 싸인받을 셈이야?"

"괜찮아. 똥야마야."

"그 얘기가 아니잖아!"

이미 시현은 야마뭉치 맨 뒷장을 돌려 들고 진호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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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쏠
05/10/29 16:57
수정 아이콘
오늘 저녁에 32편? 올리기로 한거 잊지않고있습니다!!
unipolar
05/10/29 17:05
수정 아이콘
자니쏠//지금 32편 올렸습니다.^^ 지금까지 존재하는 연재분은 34편까지인데 전부 오늘 밤 자정 전에 올리겠습니다.
05/10/29 17:12
수정 아이콘
눈썹이 병민이랑 똑같구나......... 난감......
unipolar
05/10/29 17:17
수정 아이콘
jekin//저는 이병민 선수 팬이지만 은근히 완불뱅 개그도 좋아합니다.^^ 소설 중간중간에 넣는 개그의 연장선이죠;
레지엔
05/10/29 17:21
수정 아이콘
이 작품 의학용어가 너무 등장한다는... 주석을 달아야될 듯 해요;
지니쏠
05/10/29 17:38
수정 아이콘
헉 35편을 올리기로 하셨었구나.. 헷갈렸다
05/10/29 20:38
수정 아이콘
심각한 이야기 인데.. 중간 중간의 유머에 참을 수가 없네요... 센스가 있으신듯..
unipolar
05/10/29 22:48
수정 아이콘
레지엔//말레이시아 병원 장면이나 여기 나오는 용어들은 내용 전개에 별 상관없는 단어들이라 딱히 설명을 붙이지 않았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제 머릿속에 있는 내용으로만 설명 잘못 붙였다가 혼쭐이 날까봐......-_-) 추리에 필요한 내용이라면 앞으로 꼭 주석을 달도록 하겠습니다. 이 소설에 나오는 약들에 관한 내용은 완결편 전에 따로 설명하는 글을 올릴 생각입니다.

SM_Mars//감사합니다. 유머는 일부러 넣는 것이니까 마음껏 웃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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