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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10/28 22:23:16 |
Name |
빤따 |
Subject |
'물량'이 아닌 '전략'에서 갈렸다 |
최연성과 오영종이라는 이름을 딱 듣는 순간!
여러분들은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글쎄요...
모르긴 몰라도 아마 대다수의 스타팬들이라면 괴물 물량 최연성과 질럿 공장장 오영종의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서 오늘 SO1배 4강전을 예상하셨던 많은 분들은 두 선수의 힘, 곧 '물량'의 차이에서 승패가 갈릴것이라고 생각하셨을 거고요...
하지만 두 선수는 우리들의 예상을 보란듯이 뒤집어 버렸습니다.
4경기 모두 전략적인 선택에서 승부가 갈렸다는 겁니다.
일단 첫번째 R-Point에서의 원질럿 노드래군 무한 다크를 들고 나온 오영종 선수의 전략은
내심 물량전을 기대하며 경기에 임했던 최연성 선수의 혼을 빼놓기에 충분했습니다.
빠른 스피드업 벌쳐 견제로 이득을 보고 시작하려던 최연성 선수의 생각은
무한 다크에 의해 일찌감치 물거품으로 돌아가게 되었죠.
결국 그렇게 허무하게 첫번째 경기를 내준 최연성 선수는 아마 흐름을 자신으로 돌려놓을 그 무언가를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급조하다시피 만들어낸 전략이 바로 두번째 경기에서의 몰래 팩토리였습니다.
물론 연습시에도 전혀 써보지 않은 전략은 아니겠습니다만
적어도 제 생각에서는 1경기 에서의 몰래 게이트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들고 나온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오영종 선수는 최연성 선수와는 달리 몰래건물의 존재를 눈치챘고 결국은 그 경기를 무난히 승리로 가져갑니다.
세번째 경기에서 오영종 선수가 들고나온 극 전진 2게잇의 전략은 도박이었음이 맞지만
결코 오영종 선수에게도 나쁘지 않은, 그야말로 해볼만한 도박이었습니다.
이미 기존의 프로토스 선수(박용욱 선수였던가요?)가 들고나와 성공한 전략이었을 뿐더러
자신은 이미 두 경기를 따낸 상태라 통하면 결승진출, 실패해도 2:1 이라는 생각으로 부담없이 전략을 펼칠수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죠.
결국 최연성 선수의 눈부신 방어 신공으로 3경기를 내주고 2:1의 스코어가 되었고 최연성 선수는 3경기 후 한숨을 돌렸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그야말로 오늘 4강전 전략 싸움에 '진수'라고 볼수 있는 네번째 경기에서 결국 승패가 갈렸습니다.
815란 맵에서의 기존 프로토스 대 테란전은 프로토스의 빠른 다른 스타팅 확장과
이를 저지, 견제, 파괴하려는 테란의 골리앗을 대동한 드롭쉽의 공방전 양상 이었습니다.
프로토스가 타 스타팅 멀티의 방어를 성공하면 프로토스쪽으로 승기가 기울고
반대로 테란이 골리앗 드롭쉽 공격으로 성공을 거두면 테란쪽으로 승기가 기울었었죠.
하지만 오늘 오영종 선수가 보여준 815에서의 전략은
그러한 기본적인 815에서의 플토 대 테란전의 패턴을 간파하고 역이용 하는 전략이었습니다.
바로 타 스타팅이 아닌 앞마당을 가져가는듯 하면서 3셔틀을 모아
골리앗에게 강한 면모를 보이는 리버를 주력병력 삼아 드롭하는 전략을 선보인 것입니다.
최근 1~2년 사이에 존재하던 타 섬맵의 양상에서는 테란이 최소한의 방어 후에
빠른 앞마당을 가져가는 체제를 선택하는 바람에 사장되어 버렸던 둠드롭 전략이었지만
815에서는 테란이 먼저 골리앗 드롭쉽으로 토스에게 선공을 펼치는것을 간파했기 때문에
오영종 선수는 3셔틀 3리버 3드라군의 둠드롭 전략으로 이길 수 있었다는거죠.
이는 여느 분들이 말씀하셨다시피 마치 강민 선수를 연상케 했고
더 나아가서는 2001 스카이배 결승전에서 김동수 선수가 보여준 그 둠드롭을 연상케 했습니다.
결국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4경기 모두 전략적인 승부에서 승패가 갈렸습니다.
저는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2001 스카이배 우승자 김동수 선수가, 2002 스카이배 우승자 박정석 선수가,
마이큐브배 우승자 박용욱 선수가, NHN 한게임배 우승자 강민 선수가 그랬던것 처럼
일찍이 우승의 기쁨을 맛봤던 프로토스 선수들은 하나같이 물량뿐 아니라 전략성까지 고루 갖췄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4강전에서, 마치 물량 뽑는것 밖에 모를것 같던 오영종이 전략까지 겸비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오영종 역시 작년에 명맥이 끊겼던 가을의 전설을 이어나갈 자격이 갖추어 졌다고 생각하고요...
아무튼 이제 결승 대진은 확정되었습니다.
오영종 선수가 과연 김동수, 박정석, 박용욱 선수와 같이 가을의 전설 주인공이 될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겠지요.
부디 오늘 4강전에서 확실한 승리를 따낸 오영종 선수나 저번주에 결승진출을 확정지은 임요환 선수나
결승전에서 멋진 게임 보여주시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
P.S. 그런데 오늘 3경기가 약간 아쉬웠던분들 안 계신가요?
전진 2게잇의 전략은 더할나위 없이 훌륭했지만 드라군을 진입시키기 위해 먼저 게이트를 하나 부쉈던게 개인적으로 좀 아쉬웠습니다.
일단 게이트 2개에서 드라군 2마리 각각 찍어놓고 게이트 하나는 질럿으로 미리 때려놔서 거의 깨지기 일보 직전까지 만든다음
드라군 2마리가 나왔을 때 깨고 들어갔으면 드라군 1마리가 아닌 2마리로 견제를 할수 있었고,
그러면 좀 더 확실한 압박이 되었을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나중에 최연성 선수의 앞마당 쪽에 게이트 하나와 로보틱스 하나와 파일런 하나를 더 소환한것 역시 오버센스 였던듯...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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