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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0/28 08:29:52
Name 세이시로
Subject 최연성과 오영종, 엇갈린 시대의 요구 앞에서
흔히들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야기'에 스토리가 있고 인물이 있다면
그 전형성을 가진 캐릭터라면 '주연'과 '조연', 혹은 '주인공'와 '악역'이 빠질 수가 없다.
'각본 없는 드라마'며 '냉혹한 승부의 세계'라는 스포츠지만 사람들이 바라는 이야기의 구도가 있고,
그 속에서 주역과 악역이 나뉘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것은 우리가 이렇게 좋아하는 e-sports인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임계에도 마찬가지이다.
선수마다 그들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열성팬들을 가지고 있지만,
기나긴 스타 게임계의 역사라는 큰 이야기 속에서 그들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가 있는 것이다.

때로는 시대가 요구하는 영웅들이 나타난다.
각 종족이 암울할 때 눈부시게 빛나거나, 혹은 그 종족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인물들이 있다.
구차히 설명할 것도 없이 이런 역할을 했던 대표적인 인물들은 임요환, 박정석, 강민, 박성준이다.
그들이 솟아오른 상황에는 영웅이 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 있었고, 그들은 바로 그 역할을 해냈다.
물론 시대가 변하며 그 역할도 어느 정도는 바뀌지만 당시는 그랬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시대가 그 존재를 요구하지 않는데도, 혹은 탐탁히 여기지 않는 데도
불쑥 나타나 막강한 힘을 과시한 '악역'들이 있다면,
거기서 대표적인 인물들은 더더욱 말 할 것도 없이 이윤열, 최연성이며, 강민을 주인공으로 본다면 여기에 박용욱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번번히 '주인공들'을 가로막고, 약한 자에게는 강하게, 강한 자에게도 강하게 그들의 위세를 떨쳐 공포에 질리게 했다.
시대가 요구하고 지켜보는 사람들이 바라는 스토리가 항상 이뤄지지는 않게 하는 것이 이 '악역'들의 역할이다.
황제를 끌어내리고, 거친 힘으로 모든 상대를 겁에 질리게 하며,
동족전 결승을 만들어 버리고 결국 자기가 왕좌에 앉고 말아 버린게 그들이 남긴 자취다.
지금 이들이 전성기의 위세에 비해 '악역'처럼 보이지 않는 것은 원래 '악역'이란 패배를 모른다는 것에서 비롯된다.
그나마 태생적으로 주인공 집단에 속한 악동에 가까웠던 최연성과 달리
'공공의 적'이었던 이윤열은 숱한 패배를 통해서야 비로소 악역의 이미지를 벗게 되었다.

오늘, 역대 리그 중 가장 흥미진진한 리그의 하나로 꼽힐 So1 스타리그의 4강 2주차 경기가 열린다.
극적인 역전을 통해 다시금 '영원한 주인공'임을 입증한 임요환과 결승에서 만날 선수는 최연성과 오영종, 이 둘 중에 가려진다.
최연성 선수의 팬이라면 아쉬운 일이겠지만 이미 시나리오는 짜여져 버렸다.
임요환-오영종이라는, 황제와 신성이 펼치는 운명적인 테란 대 프로토스의 대결인가,
혹은 임요환-최연성이라는, 테테전에 집안잔치에 리매치라는 다소 허무한 엔딩인가.

많은 이들이 쏘원 스타리그 최대의 별인 오영종 선수의 결승행을 원하겠지만, 항상 그런 소망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상대는 현 시점에서 아마 최고의 악역이라 할 수 있는 최연성.
절대무적의 시기가 지났다지만 아직까지 그는 자신의 악역을 포기하지 않고 즐기는, 결코 만만치 않은 선수이다.
두 선수를 모두 좋아하는 입장에서, 바람은 오영종이 이기는 것에 좀 더 가깝지만, 현실은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모르긴 몰라도 오늘 최연성 선수가 3:0으로 압도적으로 이기고 결승에 간다면 정말 사상 최대의 악역이 되지 않을까?
결코 그를 싫어해본 적이 없는 나조차도 서운할 정도로 말이다.

드래곤 볼의 베지터와 같이 매력적인 악역은 인간적이다.
이길 때도 많지만, 질 때는 지고, 결정적으로 항상 주인공의 역할을 뛰어넘지는 않는 긴장감이 있다.
이윤열이 어느정도 그런 역할을 체득했듯이 최연성도 한번쯤 그래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장황하게 써 놓긴 했지만 사실 그대가 진짜 '악'이 아니라는 건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에,
최고의 시나리오의 조연이 되어 주는 그대의 모습을 보고 싶다.

오영종, 시대가 그대를 원한다. 우리가 그대를 원한다.
좋은 환경에서 영웅이 나타난 적이 없다.
지금까지의 영웅들은 힘들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오로지 자신의 노력과 근성만으로 솟아오른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그대는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
다시금 화이팅을 외쳐본다.
빛나라, 오영종. 쏘원 스타리그의 빛이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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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눈겨울비
05/10/28 08:35
수정 아이콘
최연성 선수가 진정한 악역(?) 이었을때는 MSL 팀리그 당시의 모습이라는.. 나왔다면 거의 올킬..
승률 80~90%의 포스는 정말 덜덜덜;;;
지금은 최연성 선수도 좋지만.. 플토유저로서 이번 가을의 전설 주인공은 오영종 선수이길 바랍니다.ㅎ
WordLife
05/10/28 08:43
수정 아이콘
누가 주인공이고 누가 악역인지는.. 자신이 어떤선수 팬이냐에 따라 달라지는듯..

임빠 티원빠 테란빠인 제 입장에선.. 주인공 중 한명인 최연성 선수가 강력한 악역인 오영종 선수를 꺾고 결승에 올라가길 바랍니다.

그리고.. 임요환 최연성이라는.. 운명의 재대결이 펼쳐지길..
그래서 결국 임요환 선수 3:2의 역전승을 이뤄내길 바랍니다. ^_^
미야모토_무사
05/10/28 08:4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근데 캐릭터 분류를 해보면 박성준 선수도 악역으로 분류될수 있을듯 합니다. 가을의 전설을 쓰려던 프로토스에겐 정말 재앙이었죠.

반면 박태민 선수가 오히려 영웅저그 이미지에 가까웠던게 극강의 테란들을(서지훈, 이윤열) 차례로 제압하고 저그왕좌 자리에 오른 시즌이 있었죠. 누구도 예상치못한, 퍼펙트한 경기로 확실히 테란치세를 당시 꺾어버려서 아직도 박태민에 대해 많은 분들이 향수를 가지고 계신듯.^^;
체념토스
05/10/28 09:01
수정 아이콘
이미 마법은 시작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전설은 이제 아무도 막지 못합니다..
저 앞에 있는 무엇이 있던 간에...
BrownEyes
05/10/28 09:10
수정 아이콘
저도 오영종 선수가 올라가기를 바라지만,
-이길 때도 많지만, 질 때는 지고, 결정적으로 항상 주인공의 역할을 뛰어넘지는 않는 긴장감이 있다..
이윤열이 어느정도 그런 역할을 체득했듯이 최연성도 한번쯤 그래줬으면 좋겠다.- 이 부분은 조금 논쟁의 여지가 있지 않나요 ^^;
마인대박이다
05/10/28 09:14
수정 아이콘
최연성선수라는 대악당은 작년에도 주인공 박정석 선수을 혈전끝에 꺽은 적이 있으므로, 올해도 최연성선수에 선전을 기대합니다.
05/10/28 09:45
수정 아이콘
제 스토리에서는 최연성선수가 주인공입니다.
마치 치우천황과 같은 이미지의...
중국인의 입장에서보는 치우와 배달민족의 입장에서 보는 치우의 차이라고나 할까요..하하
다크아칸의공
05/10/28 09:45
수정 아이콘
최연성이라는 괴물 악당이 올라가도 뭐 잼있는 대결이 되겠네요..
황제가 귀환해 괴물 악당을 꺾고 재림할것인가~괴물이 다시 한번
세계를 제패할것인가..작년에는 뭐 사제지간 대결이였을진 몰라도
말이죠...이번만큼은 스토리가 그렇게 될듯...만약에 최연성 선수가
올라온다면 말이죠..^^
05/10/28 10:38
수정 아이콘
시대의 요구가 진정 그런 것인가요.
그 반대는 혹시 아닐까요..
연성선수나 그의 플레이를 좋아하는 분들이 보면
어쩌면 맘이 상할 수도 있겠습니다...
김성재
05/10/28 12:18
수정 아이콘
저에게는 시대의 요구는 최연성입니다. 3:0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강요하지 말아주세요.
05/10/28 12:25
수정 아이콘
가을은 프로토스의 계절. 가을이여 프로토스로 하여금 그 노을이 더욱 빛날것이니라.
지니쏠
05/10/28 12:43
수정 아이콘
3:0 연성선수 달려요~
My name is J
05/10/28 12:43
수정 아이콘
최근에 본 어떤 응원글보다....멋지고 가슴뛰는 글입니다.

시대가 누구를 원하는지는 아직 판가름나지 않았지만, 그가 자신의 시대를 열고 싶다면 반드시 오늘 승리할겁니다.
누구든 승리하는 선수에게는 최고의 찬사가 함께하기를.!
화술얄개정
05/10/28 12:59
수정 아이콘
누가 주인공이고 악역인지는 상대적인 것이고 사람마다 달라지겠죠^^?
저에게 있어 주인공은 최연성선수입니다.
아 몇시간 남았는데 벌써 두근두근합니다. 멋진 승부를 펼쳐주세요 두선수 모두.
김동욱
05/10/28 13:19
수정 아이콘
최연성 선수, 반드시 이깁니다. 다만, 어떻게 이기느냐 하는 차이만 있을 뿐이지요. 부디 3:0으로 이겨서 가을의 전설론 자체에 종지부를 찍고 우승을 거머쥐시기 바랍니다. 흔들림없는 압도적인 강함을 보고 싶습니다.
05/10/28 14:00
수정 아이콘
아무리 임요환 선수 팬이 많다지만 너무 거만한 글 아닙니까?
LHforever
05/10/28 14:12
수정 아이콘
제 스토리도 오히려 주인공은 최연성 선수.
단지 강백호 스타일의 무지막지한 컨셉... 힘에선 누구한테도 안밀리는...
프로토스 신흥 라이벌 오영종 선수를 제압하고...결국은 최고인기스타인 임요환 선배까지 누르는 이런 시나리옵니다.
정테란
05/10/28 14:20
수정 아이콘
우브가 절대 악역맞습니다.
가장 팬많은 선수들을 이겨왔으니까요.
그리고 우브만한 악역은 더 이상 나올 확률이 희박해 보이는군요.
먹고살기힘들
05/10/28 15:14
수정 아이콘
아마도 최연성 선수는 상대를 관광시킨 경기가 많아서 악역의 이미지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길때는 압도적으로 이기고 지더라도 다음을 기약하듯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gg치는 모습이 영웅이 갖는 끈기와 처절함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별가득히
05/10/28 16:20
수정 아이콘
쿨한 악역은 멋있지요.
저는 연성선수의 팬에 더 가깝습니다만, 연성선수의 그런 이미지, 좋아합니다.
이길때는 넌 다신 날 이길수 없어! 라고 단정짓듯 강렬한 모습으로,
질때는 다시 이 수렁을 빠져나와 널 셧아웃시키겠어라는 의지어린 모습으로,
그 자신감을 욕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강렬함을 감탄과 함께 바라보는 사람도 있는 거랍니다.
자신의 강함에 일말의 불안도 느끼지않는 게 멋이죠!
그래서 결승전과는 상관없이(전 테테전 싫어합니다...;;)
연성선수가 이겼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05/10/28 16:24
수정 아이콘
와, 멋진 글입니다. 선수 입장에서야 여론에 신경쓸 거 없이 최선을 다하는게 옳으나, 보는 이 입장에서는 최연성 보다는 오영종이 올라가는걸 더 선호하는 편이죠.
How am I suppo...
05/10/28 16:46
수정 아이콘
그냥 오영종선수의 결승진출입니다.
05/10/28 16:56
수정 아이콘
사실상의 결승전입니다 오늘경기
용잡이
05/10/28 16:57
수정 아이콘
어찌 보면 우브는 악역이 맞지요.
수많은 팬을가진 선수들을 무참히 그리고 드라마틱하게
이겨주었고 언제나 회두되는 관광?이라는 단어의 경기를
팬들에게 많이 보여주었으니까요.
하지만 우브팬들에게 최연성선수역시 주인공 아닐까요?^^
오늘 어떤 선수가 이기던간에 정말 명승부를 기대해 봅니다^^
체념토스
05/10/28 17:01
수정 아이콘
이글은 강요하는 글이 아닙니다. 그저 응원하는 글이지요.몇몇분들 너무 민감하게 생각하시지 마세요. 주연과 조연은 사람마다 다르지요
05/10/28 17:19
수정 아이콘
ever배 다시보긴 싫습니다 ㅠㅠ
김준철
05/10/28 17:31
수정 아이콘
3:0최연성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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