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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0/27 23:55:37
Name unipolar
Subject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10~13편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10편

원문 최초 게시일: 2005. 8. 14.


#1
침을 꿀꺽 삼키며 용호의 설명을 기다린다. 지금 이 한 순간의 반전은 지금까지의 단서를 모두 뒤엎을 수도 있을 것이다.

"글자가 한 글자인데 크잖아. 이 정도 세로획을 그으려면 팔목만 움직여서는 안되고 팔 자체를 내려야 해. 날 봐봐, 납작 엎드려서, 팔을 몸통에 딱 붙인 자세로 이렇게 커다란 글자를 쓰면, 가로획을 긋기는 쉬운데 세로획을 내리기는 어렵다구."

용호가 벽에 가서 납작하게 달라붙더니 사진 속의 동수와 똑같은 동작을 취해 보였다.

"가로획은 팔꿈치를 그대로 두고 추가 움직이듯이 손목을 움직이면 되는데, 세로획은 팔 자체를 내려야 되거든. 팔을 이렇게 내리면서 힘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갈 수도 있고."

나머지 두 사람이 각자 따라해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생각해 봤어. 세로획을 긋기가 까다로운 자세, 게다가 왼손으로 쓰고 있다면, 정자체보다 세로획이 더 길어지거나 더 짧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더 짧은 건 아닌 거 같은데?"

"진호형이 제대로 봤어. 맞아, 길어진거지."

용호가 사진을 확대해서 글자의 한 부분에 커서를 놓았다.

"그리고 모음 'ㅕ'의 가로획 두 개를 봐. 윗획과 아랫획이 다르잖아. 아래가 오른쪽으로 삐져나와 있어."

"뭐라고? 이렇게 봐서는 잘 모르겠는데?"

"처음 보면 확연히 여..로 보이니까 머릿속에 여로 단정지어 버리고 보면 아랫획이 틀린 걸 눈치채기 힘들지. 경찰도 그래서 못 발견했을 거야. 그런데 이렇게 확대해서 봐봐."

그는 사진을 더 확대한 후 모니터 위에 직접 손가락을 대고 글자를 따라 썼다.

"아래획 끝부분이 오른쪽으로 이만큼 삐져나온 뒤에 아래로 똑바로 휘어지고 있어. 이렇게 확대해서 보면 ㅡ가 아니라 ㄱ 잖아."

"세상에! 왜 그동안 이걸 몰랐지?"

"그러니까 이건 ㅕ를 쓴 게 아니고, ㅓ를 쓰는데 세로획을 길게 그어버린 후에 그 밑에 ㄱ을 겹쳐 쓴 거야."

진호와 정석이 휘파람을 불며 박수를 쳤다. 죽어가는 희생자가 피로 쓴 마지막 단서, 그 동안 경찰은 물론 사건에 관계된 모든 사람들을 혼란시킨 그 한 글자의 미스터리가 마침내 풀린 것이다.

용호는 자신감에 넘치는 표정으로 마지막 결론을 내렸다.


"ㄱ받침을 쓰려고 했을 수도 있어. 다 못 쓰고 정신을 잃은 거라면 ㄱ자를 그리면서 시작하는 받침을 쓰려던 거겠지. 아무튼, 여가 아니라 억이나 얼, 엌 중 하나란 말이야."


그리고 용호는 덧붙였다. 씁쓸한 얼굴로.

"범인 이름 첫글자로 생각하기엔 참 예쁘기도 하구나."


#2
각자 ER에 들어간 가족이나 친구를 기다리며 초초해 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인들. 그들의 눈으로는 앞머리 숱이 없는 이 남자를 중국인, 일본인과 구별할 수 없었다. 그 남자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간호사에게 뭐라고 따지고 있었으나, 간호사와 전혀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듯 보였다.

"Can't take the patient's history from him 'cause he's in delirium. So we should talk with you."

"감독님, 이 여자가 하는 말 영어 맞아요?"

"맞는데 도저히 못 알아먹겠어. 현지 가이드들 병원으로 부른지가 언젠데 아직도 안 도착한거야? 빨리 불러서 말레이시아 말로 얘기 시켜봐."

"좀 기다려 보죠. 원래 현지에서 합류하기로 했었잖아요."

"Are there any drugs he's been on?"

"Pardon?"

"Drug. D-R-U-G."

"No. For sure. And he's healthy, there's no reason to be faint all at once. Tell me what the trouble is."

ER의 환자 보호자들은 앞머리 숱이 없는 외국인과 티격태격하던 말레이시아인 간호사가 결국 의사 한 명을 불러오는 것을 보았다. 의사 소통 상황은 겨우 약간 개선되었을 따름이었다.

"No. Temperature isn't abnormal."

"서코치, 열 나는 것도 아니라는 거 같은데?"

"뭐 잘못 먹어서 그렇냐고 물어보세요. 왜 걔가 숨을 잘 못 쉬냐고도 물어보시고......"

"Is it because of food poisoning?"

"We're waiting for lab diagnosis, but for now I don't think so. He seems to be intoxicated."

"What?"

"His respiratory muscles are already paralyzed. We're trying mechanical ventilation. In addition, miosis and muscle fasciculation are abservated."

"감독님, 저 의사 뭐라는 거예요?"

"At first we tried atropin but it didn't work. We treated him with pralidoxime hoping that it isn't too late."

"Hard to comprehend! Just let me know, is he alive or not?"

그때 아까 다른 의사가 뛰어오더니 자기들끼리 말레이시아어로 무언가 이야기했다. 보다못한 주훈 감독이 거의 절규하듯이 외쳤다.

"Is he a-l-i-v-e or n-o-t?"




※작가 코멘트
1. 병원 장면 대사는 제가 즉석에서 생각나는대로 쓴 거니까 혹 어색한 문장도 있겠지만, 어차피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하는 대사니까요.^^; 우리말 하는 현지인 의사를 등장시키는 코미디는 만들고 싶지 않아서, 자신없지만 그냥 썼습니다. 다만, 현지 의사들이 저렇게 친절하게 환자 상태를 설명해주는지 여부는 물론 알 수 없습니다. 비행 시간 동안 방치되었다는 설정이 있긴 하지만 임상에선 모든 일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실제로 저렇게 심각해질 수 있는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2. "말레이시아 사람 대사는 영언데 왜 우리의 주훈 감독과 서코치는 못 알아듣느냐"구요. 제가 현지를 여행했을 때 느낀 것은 콸라룸푸르 시민들이 영어를 잘 알아듣고 꽤 구사하기도 하는데 문제는 말레이시아식 발음이라는 것이죠.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11편

원문 최초 게시일: 2005. 8. 15


#1
"Has he ever been exposed to organic phosphates?"

"o....? what?"

"감독님, 의사가 뭐라는 거예요?"

"몰라, 나도 처음 들어보는 단어야."

현장에서 합류하기로 한 가이드가 부랴부랴 달려온 것은 그때였다. 요환도 함께 뛰어왔다. 요환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우리 연성이 어떻게 됐어요!"

"요환아, 그냥 애들하고 같이 이동하라고 했잖아. 여기까지 오지 말고 그냥 연락 기다리라고......"

"연성이요! 우리 연성이요! 괜찮은거죠? 네?"

주훈 감독은 요환의 얼굴이 이렇게 창백한 것을 처음 봤다. 거의 숨이 넘어갈 것 같은 그의 모습이 비행기 안에서의 연성처럼 심각해 보였다. 요환은 거의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방금 전까지 똑같이 절규하던 주훈 감독조차도 오히려 민망할 정도였다. 의사가 죽었다고 하든 살았다고 하든 간에 그는 금방 쓰러져버릴 것만 같았다.

주훈 감독이 요환을 보듬고 있는 동안 예의 그 간호사가 또 달려오더니 말레이시아어로 무언가 얘기했다. 이번에는 그 말을 듣던 SK측 가이드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가이드의 통역을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의사가 영어로 전달했다.

"Organic phosphate. It seems to be his cause of death."

그 마지막 단어는 아무리 말레이시아식 발음이라도 모두가 한번에 알아들을 수 있었다. 요환이 정신을 잃었다.


#2
제일 먼저 일어나 팀원들을 깨워야 하는 주장의 책임. 밤을 새우다시피 한 진호의 아침은 더욱 힘들었다. 강민과 정석의 방에 들어간 진호는 감정을 실어 민이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영문을 모르던  강민은 아침식사 시간에 용호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그 글자는 여가 아니다? 억, 얼, 엌 같은 받침이 있는 글자란 말이지?"

"그래. 용호가 찾아내기 전까지 우린 아무도 몰랐잖아. 괜히 니가 영종이니 연성이니 해서 난 완전히 낚였잖아."

"나도 이런 줄 몰랐지. 잘못 짚었네. 하핫......"

민이가 잠깐 동안 잇몸을 드러내면서 웃더니 부지런히 젓가락을 움직였다. 진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처음부터 민이는 사건의 진상을 알아내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진호를 도우려는 생각도, 방해하려는 생각도 둘 다 아예 없었던 게 아닐까?

민이는 그냥 매번 꿈 같은 생각을 한 것이고, 그걸 말해줬을 뿐이다. 낚인 내가 바보지, 진호는 공연히 깍두기를 내리찍었다.

"그런데 용호가 글자를 바로 읽었다고 해서 뭘 뜻하는지 안 건 아닌 것 같다?"

"맞아. 무엇이든 간에 사람 성이나 이름 첫글자에 들어가기는 힘든 글자지. 내가 보기엔 이건 사람 이름을 암시하는 게 아니야. 그럼 민이형은 뭐라고 생각하는데?"

"야야, 민이한테는 묻지도 마. 우리 또 낚여. 내가 쟤 때문에 연성이 의심한 것만 생각하면 쪽팔려 죽을 것 같다."

"지노햄, 아직 연성이가 아니라는 증거도 딱히 없는데 느무 그러지 마이소."

"진호야, 동수형이 그냥 너무 아파서 '억~'이라고 써놓은 거 아닐까?"

"깡만. 내가 깍두기 국물로 니 얼굴에 억이라고 써 줄까? 응?"

"미안해. 장난이야."

민이가 또 잇몸을 드러내고 천진하게 웃었다. 도대체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녀석이다. 진호는 한숨을 짧게 쉬었다. 도대체 밥맛이 나지 않는다. 새벽의 멋진 추리로 자신감을 얻은 용호가 계속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

"형, 범인이 흉기를 얼음통에 숨긴 걸까?"

"아니믄, '부엌'을 쓰려다가 엌 부터 쓴거 아이가? 흉기는 부엌에 있고......"

"자꾸 흉기 흉기 하지 마라. 흉기 어딨는지 단서 남겨서 뭐에 쓰냐. 범인을 잡아야지."

아무 생각없이 말하는 것 같으면서도 뼈가 있는 민이의 이론이 또 펼쳐진다. 민이한테 낚이지 말자고 계속 다짐하면서도 진호는 어쩔 수 없이 민이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범인 이름이 아닌 것 같은 이상, 니네가 이게 무슨 장소라고 생각한대도 할 수 없지. 그런데 꼭 흉기가 숨겨져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내가 보기엔 살해당한 이유나 범인 잡을만한 단서가 있는 곳을 힌트로 남겨놓은 것 같아."

"깡만 추리소설도 많이 본 모양이네. 근데 니가 직접 소설 쓰지는 마라."

"지노햄 자꾸 그러지 마이소. 일리 있구마."

정석과 용호는 밥 먹는 것도 잊고 민이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런데 정작 강민 당사자는 그 두 사람이 젓가락질을 멈춘 사이 한 쪽 남은 장어구이를 자신의 밥 위로 옮기는 데 정신이 팔려 있었다. 마지막 멀티를 확보하는데 성공한 그는 눈썹이 팔자로 변하면서 아주 깜찍해졌다.

"대한민국에서 그렇게 사람을 막 쑤실 만한 악질적인 놈들은 아무래도 조폭이라고 봐. 동수형은 조폭의 원한을 샀거나 하필이면 보스의 여자와 사랑에 빠졌거나 해서 표적이 됐겠지. 생각해 봐, 니들 말대로 부엌이나 얼음통, 아니면 집안 구석 어딘가 억 자가 붙어있는 곳에 숨겨져 있는 거야. 골프장 부지 땅문서나. 그 여자 사진이나. 조폭의 협박전화 녹음한 거라던가. 아니면 빚이 억대였다거나......"

정석, 용호, 진호는 순간 공통적으로 '속았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면 그렇지. 민이형 또 눈뜨고 쿰 꾸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고 나니 빼앗긴 장어가 새삼 아쉬웠다. 팀에 돈도 많고 식구도 많구만 딱 두마리만 굽는 게 어딨어. 세 사람 모두 입맛을 쩝쩝 다셨다. 강민은 여전히 깜찍한 표정으로 추측을 계속했다.

"그리고 왜 너네는 디지털 세대에 꼭 아날로그적인 단서만 고집하냐. 얼음통에 부엌이 다 뭐야. 생각해봐, 동수형이 뭔가 결정적인 비밀 자료를 갖고 있어서 산업스파이에게 당했을 수도 있어. 동수형 컴퓨터에 억, 얼, 엌으로 시작하는 폴더명을 검색해 보면 그 안에 자료가 들어 있을 것 같은데."

이 순간 나머지 세 사람의 머릿속에서 장어 생각은 완전히 사라졌다.
브라보 강민!


#3
태민은 자신의 컴퓨터를 켰을 때 바탕화면을 보고 뒤로 넘어갈 뻔했다. e스포스 창간호에 웃기는 표정으로 찍힌 자신의 얼굴에 영구를 합성한 것이었다.

"아 나 미치겠네. 이거 또 요환이형 짓일 거야."

허탈해질 지경이었다. 태민은 연습은 잠시 뒤로 미루고 숙소 안을 배회했다. 도대체 내가 왜 저런 표정을 지었단 말인가.

이럴 때 상욱이라도 있으면 농담삼아 갈구면서 스트레스라도 풀겠건만, 나머지 팀원들은 말레이시아에 있었다. 간 지 얼마나 됐다고 보고 싶기까지 한 거냐, 박태민. 그는 스스로 신기하게 생각하며 팀원들의 방에 하나씩 들어가보았다. 심심한 감정이겠거니 생각했지만, 살짝 아쉬웠다. 듀얼만 아니었어도 함께 가는 거였는데......

"요환이형 핸드폰을 두고 갔네?"

보나마나 영구 바탕화면의 범인이라고 의심되는 요환이 살짝 얄미워진 태민. 침대 위에서 핸드폰을 집어들어서 전원을 켰다. 태민은 요환 핸드폰의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악마의 속삭임에 흔들렸다. 요환이형도 나한테 장난 많이 쳤으니 내가 문자 좀 봐도 되겠지? 견물생심 아닌가.

새 문자가 많이 와 있었다. 태민은 가장 최근 온 것 한 개만 보고 다시 전원을 껐다.
한개 정도는 장난이지만 계속 보기 시작하면 요환형에게 잘못을 저지르는 것 아닌가. 태민은 문자 내용 정도 아무렇지 않게 잊어버리고 도로 나왔다.


[보관된 편지 001

형. 전화 왜 꺼놨어? 나 다 얘기하고 왔어. 속이 후련한데 좀 걱정되네. 리조트 가면 나아지겠지?

8/7  8:17 p

머슴]





※당시의 답변리플 중 주요내용 정리
*ㅜ_ㅜ(220.120...): 말레이시아 간 것을 다 알고 있을 텐데 문자를 누가 보냈나? 정말 연성이 보낸 것인가?
  답변: 발송일을, 언론에 보도된 출국일의 전날 밤으로 설정해놓았습니다. 9편에 보시면 임 선수가 짐싸다 말고 전화 꺼서 던져버리는 장면이 있습니다. 밤새 전화가 꺼져 있었고, 그 사이에 온 것입니다.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12편

원문 최초 게시일: 2005. 8. 15.


#1
"동수햄 컴터를 우찌 찾아보노......"

"그러게. 경찰이 단서를 찾기 위해서 조사하고 있다고 했으니 그쪽에서 보관하고 있을 텐데."

"깡만, 그런 얘긴 어디서 들었어?"

"뭐야, 내가 기사 프린트해 줬잖아. 그거 내가 깔끔하게 번호까지 붙여서 정리한 거란 말야."

그러고 보니 동수 사건 관련 기사모음을 이전에 별 생각없이 방치했던 것이 생각났다. 민이가 함께 기사를 찾아보고 나서 프린트해 준 것이었다.

"그거 내방 어딘가에 있을 거야. 니가 정리까지 한건줄은 몰랐어. 근데 시간이 좀 지났으니 수사가  진전되어 있지 않을까?"

"전~혀 진전 없대 진호형. 지문, 흉기, 다른 목격자, 전혀 못 찾고 있대. 분명히 피묻은 옷을 입고 집근처를 지나갔을 텐데, 주민들이 피묻힌 사람 따위는 못봤다는 거야. 경찰은 그냥 미해결로 수사 종결할 모양이던데."

"발견한 게 전혀 없는것은 아이다. 가스레인지 핏자국 DNA검사 했더니 동수햄 꺼라 하데."

"그런 결과는 별로 도움이 안 되잖아."

"그렇지. 범인 DNA가 나온 것도 아니니까. 진호형도 뭐라고 말좀 해봐. 뭘 그렇게 생각만 하고 있어?"

"응, 컴퓨터 빼내올 궁리 하고 있었는데 방법이 없다. 아무래도 경찰한테 우리가 발견한 사실을 알리고, 하드 디스크 검색 좀 해달라고 해야겠어. 그리고 민이가 정리한 것도 읽어봐야겠어. 생각해 보니 난 경찰이 이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는 관심도 없었더라구. 절대로 우리 힘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닌데도 말야."

"그래, 넌 좀 읽어보고, 현장에 갔다올 날이나 잡자."

"뭐라꼬? 그길 어케 드가노?"

"우린 몇년을 동수형과 비슷한 방식으로 생활해 온 사람들이잖아. 경찰하곤 달라. 우리가 가서 찾아보면 뭔가 단서가 나올지도 몰라. 내가 아까 한 말대로 벽에서 엌 어쩌구 하는 낙서가 있을지도 모르고. 곡괭이를 가져가는거야. 그 벽을 파보면 여자 시체가 나올지도 모르지."

"깡만 너 잘 나가다가 또 농담하냐. 그리고 거기 경찰이 현장보존하느라 테이프 둘러쳐놨을 텐데 우리가 경찰도 아니고 무슨 수로 들어가냐."

"사건 일어난지 꽤 됐잖아. 그리고 들어갈 방법은 방금 내 머릿속에 떠올랐어. 너희는 내 말 믿고 당장 내일이라도 갔다와. 동수형 일이라고 말하면 감독님도 외출 주실걸."

"너는 안가고?"

"난 듀얼 준비."

"햄 느무하는거 아이가! 내랑 용호는 스타리그 며칠 남지도 않았다, 지노햄도 다음주고! 미니햄이 젤 많이 남았다!"

"그럼 정석이랑 용호 경기 끝나자마자 외출 받아서 우리 넷이 다같이 가자."

"왜이러셔, 나 죽음의 F조란 말이야."

'말이야'부분에서 민이는 말끝을 올리다 삑사리가 났다. 그는 장난스럽게 거절하고 있었지만, 나머지 세 사람은 강민도 당연히 함께하리란 것을 알고 있었다.


#2
연습은 밤새 계속되었다. 진호는 연습을 마치고서야 비로소 방문을 열고 민이가 인쇄해주었던 종이를 찾기 시작했다. 진호는 5분만에 침대 밑에서 발견한 그것을 집어들고 볼펜을 입에 물었다.

1. 등과 가슴 2곳을 찔렸으나 후자가 치명상이었음. 현장에서는 범인이 끼었던 면장갑만 발견되었으며 흉기와 지문은 찾지 못함.

2. 유일한 목격자이자 신고자는 현장에 있던 프로게이머 임모씨로, 공포에 질린 채 방에 숨어 있는 상태로 발견됨. 현장 발자국에 비해 발이 큰 편이고 특별한 살인동기가 없는 등 정황상 용의선상에서 제외됨.

3. 피해자의 이웃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씨는 오후 5시 뉴스 시작 직전 두 번의 비명소리를 듣고 벨을 눌렀으나 답이 없었다고 진술. 경찰에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5시 2분으로 큰 시간차가 없음. 피해자의 사망시각은 5시 이후로 추정됨.

4. 임모씨는 흉기는 뾰족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금속 막대기였으며, 범인은 흉기를 든 채 창문을 열고 도주했다고 진술. 피해자의 상처를 검안한 결과 임모씨가 진술한 흉기 모양과 일치.

5. 피해자는 사망직전 피로 "여"라는 글자를 써서 남겼음. "여"의 의미에 관해서는 의혹만 증폭됨.현장에는 창문까지 운동화 발자국이 나 있었으나 발자국에 피가 묻어있지는 않았으며 범인의 신발 사이즈는 피해자와 비슷.

6. 임모씨는 범인의 얼굴은 보지 못했으나 키가 큰 편인 젊은 남자였으며 가스밸브 점검하러 온 도시가스 직원이라고 해서 문을 열어 줬다고 진술. 당시 임모씨는 피해자와 맥주를 마시려던 상황이었다. 혈중 알콜농도 측정 결과 피해자는 음주를 하지 않았으며 임모씨는 정상치보다 약간 높았음.

7. 가스레인지 위에서는 소세지 요리와 함께 핏자국, 볼펜이 발견됨. 가스레인지 근처의 핏자국은 피가 떨어지거나 흐른 것이 아니라 묻은 것으로 범인이 가스레인지에 손을 댄 것을 시사하나 손댄 이유는 알 수 없음. 임모씨는 범인이 그 앞에서 무엇을 했는지 보지 못했다고 진술.

8. 집에 사람이 넘어갈 만한 창문은 범인이 도망쳤다는 발코니 창 뿐이며 그 뒷길은 인적이 드물어 목격자가 없음. 아스팔트 길이라 발자국도 없음.

9. 탐문수사를 했으나 피해자 집 근처에서 옷에 피가 묻었다거나 수상해 보이는 사람을 봤다는 답변은 없었으며 주변을 오간 키 큰 남자들에 대해서는 많은 인상착의가 보고되어 수사에 혼란만 가중됨. 임모씨가 진술한, 모자를 눌러 쓰고 하얀 셔츠와 청바지, 운동화를 신은 남자를 봤다는 사람은 없음.

10. 식탁 위에서 아이스박스와 맥주캔이 다수 발견되었는데 대부분 따지 않은 상태. 임모씨는 아이스박스를 차로 실어 왔으나 소세지는 먹지 않았다고 대답. 경찰에서는 피해자의 직업에 초점을 맞추어 피해자의 컴퓨터와 직장 동료들을 조사하고 있음.


"소세지 안 먹은 게 뭐 그리 중요하다고......"

진호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 밑에만 밑줄을 그었다. 아무리 보아도 미스테리 뿐이었다. 증거는 없고, 온통 모르는 것 뿐이고, 주변 사람들은 범인 비슷한 사람조차 보지 못했다니 어떻게 범인을 잡으란 말인가.

진호는 볼펜 끝을 깨물면서 생각에 잠겼다. 처음 요환이형이 게임계의 그 사람 어쩌구 얘기했을 때는 정말 다 잡은 줄 알았는데, 연성이가 아니라면 더 이상 생각나는 용의자도 없다. 게다가 동수형이 남긴 메시지도 범인 이름이 아닌 거라면 진호와 친구들의 자체 수사도 완전히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정말 모르겠다......차라리 듀얼을 열 번 하는 게 쉽겠다."

진호는 볼펜을 던져버렸다. 이제 단서라면 동수형이 남긴 글자 하나뿐이다. 경찰에는 진호와 친구들이 알아낸 사실을 알려주고 동수의 컴퓨터를 검색해달라고 부탁해놓았다. 그러나 경찰에서 답변이 오기까지는 그야말로 하늘만 바라봐야 하는 세월의 연속 아닌가.

처음 민이가 현장에 가보자고 말했을 때는 내키지 않았었어. 하지만 이렇게 단서가 없다면 어서 가서 지푸라기라도 붙잡아야 할 수 밖에 없어. 진호는 답답한 마음에 어깨가 축 늘어지는 것을 어쩔 수가 없었다.


#3
"감독님이 외출 주셨어. 용호 대 지호, 정석이 대 뱅미 경기 끝나면 바로 갈거야. 다른 약속 잡지 마라. 현장에 도착하면, 내가 리콜한 비장의 무기가 대기중일테니 기대해라."

"이봐 깡만, 감독님이 밴 내준대서 고맙긴 한데, 자꾸 같이 가자시는 건 정말 곤란하지 않냐?"

"햄! 이, 이이이 바라! 이 무신 날벼락이고?"

정석이 손을 흔들며 진호와 강민을 불렀다. 주변에는 함께 연습하고 있던 정민, 길섭, 윤환이 에워싸고 있었으나 하나같이 다 경악한 표정이었다.

"우야꼬...... 이 밑에 인터뷰 딴 것좀 바라. 우찌 그리 밉살맞게 썼나."




[......(전략) 현지 의사들은 살충제에 쓰이는 유기인제(Organophosphorous agent)에 중독되어 호흡근 마비가 온 것을 사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어떤 경로로 노출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주훈 감독은 "우리도 충격이다. 그러나 T1에는 팀동료에게 살충제를 다량 뿌릴 만큼 바보같은 팀원은 없다"라고  말하며 의혹의 시선을 일축했다. 출발 전날 밤 방마다 살충제를 살포한 것으로 알려진 고인규, 윤종민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우리 뿐 아니라 여러 팀원들이 여기저기 뿌렸다. 그리고 절대 몸 가까이에 뿌린 적은 없다"고 울먹였다.

팀동료 박용욱은 "살충제로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은 정말 처음 알았다. 다들 그런 일이 가능한줄도 몰랐다고 어이없어 하더라."고 심경을 전했다. 김성제는 "비행기 안에서 해독제를 쓸 수만 있었다면 죽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열악한 기내 응급의료 현실을 개탄했다.

한편 주장 임요환은 사망 소식을 접하자마자 충격을 받고 쓰러져 같은 병원에 입원중이며, 다른 팀동료들 역시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SK텔레콤측은 유해만 한국으로 보내고 말레이시아에서 일정을 계속할 예정이어서 팀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선중모 기자 jung@kyunghyanguzoo.com]




※작가 코멘트: 기자 이름과 이메일 주소는 패러디입니다.
※당시의 답변리플 중 주요내용 정리
*ㅇㅇ(218.38...): 그럼 범인은 실발 벗고 들어왔다 신발신고 도망친 것인가?
  답변: 맞습니다. 신발을 벗고 실내에 들어오는 것과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가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상황이죠. 현장을 그린 삽화에 이동경로가 나와 있습니다. 제가 "리플 80개가 넘으면 삽화를 그려 올리겠다"고 한 말에 스스로 걸려들어 어쩔 수 없이 유치원생 수준으로 그린 그림을, "삼감도"님이 멋지게 바꿔 올려주셨습니다.



[스타 추리소설] <왜 그는 임요환부터...?> -13편  

원문 최초 게시일: 2005. 8. 16.


#1
어떻게 시간이 갔는가...... 눈을 떴을 때 진호는 침대 위에 있었다. 아침이었지만 게이머들에게는 한참 잘 시간이다. 그러나 그는 잠들지 못했었다. 연성에 대한 모든 기억을 곱씹으려면 하룻밤으로는 부족하다. 그러나 하룻밤 내내 가슴이 찢어지는 것도 사실 견디기 힘든 일이다.

'아직 스물네살이다. 자꾸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보기엔 어린 나이다. 왜 나에게 이런 일들이......'

다시 눈을 감아버렸다. 그는 눈물을 보이지 않기 위해 애썼다. 올림푸스 결승전 때 진호는 이번에야말로 우승할 기회라고 믿었었다. 그리고 그때 역시 그는 눈물을 보이지 않기 위해 애써야 했다.

'아버지가 보고 계실까......?'

그는 남들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잃어야만 했던 아버지를 생각했다. 그럼에도 이십대의 나이에 줄곧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는 입장이 되어야만 하지 않았던가. 이 숙소에만 해도 내가 기대기보다는 보듬어야 할 사람들 투성이다.

'난 빛보다 빠른 게임계에서 지금까지 버텼어. 지고, 터지고, 까여도 스타리거였어.'

진호는 마음을 고쳐먹었다. 다른 사람들이 슬퍼하고 있더라도 난 그럴 여유가 없다. 요환형이 위협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동수형은 누군가 풀어주길 바라면서 메시지를 남겼다. 누가 연성이를 해친 거라면 역시 알아내야 한다. 그것도 게임을 계속 하면서 말이다.

'패배하는 것이 잘못은 아니다. 포기하는 것이 잘못이다. 전투에서 질 수는 있어도, 전쟁에서 지지 않는 쪽이 결국 승자다. 나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겠어.'

진호는 연성과 최근에 만났던 기억을 떠올리려 애썼다. 잠깐이나마 의심했었다는 것, 그리고 진호를 만난 자리에서의 그 고민하던 표정, 모든 것이 진호의 마음을 인두처럼 지져왔다.

<"내가 성적 잘 못내면 좋아할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진호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연성이 한 그 말, 이중계약 사건 이후 피해의식 때문에 그런 건줄 알았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말 속에 뼈가 있었다.

<"차라리 그런 거면 좋겠어. 그런데 요환이형은 자꾸 내가 플레이하는 건 예전과 똑같은데 왜 결승에 못가는지 모르겠다고 하거든. 첨엔 위로하나보다 했는데 지금은 정말 뭔가 이상한 것 같아.">

그는 시트에 고개를 묻어버리고 주먹으로 침대를 쾅쾅 때렸다. 아무리 때려도 분이 풀리지 않았다. 왜 그땐 그 말을 새겨 듣지 않았던가!

<"지노형, 진담이야. 내가 맵을 타는 거든지, 아니면 정말 맵이 이상한 거든지. 둘 중 하나인 거 같어.">

뼈저리게 후회했다. 연성이가 머릿속에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끝까지 알아냈어야 했다! 홍진호, 넌 대체 어떤 놈이냐, 왜 그 말을 듣고도 의심하지 않았더란 말이냐...... 진호는 스스로 자책하고 또 자책했다.

강민이 말했었다, 아무 이유없이 사고를 당하는 것은 그 사람이 알아서는 안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2
주훈 감독과 서코치는 한국에 있는 관계자들에게 연락하기 바빴다. 가이드들은 병원측과 이야기했다. 선수단은 소식을 듣고 차를 돌려 병원으로 왔다. 동행한 프런트 모두가 갑자기 발생한 이 사고 때문에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인규가 아예 긴의자에 엎드리다시피 하면서 울고 있었지만 다른 선수들에겐 위로해줄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학승과 성제가 나서서 쓰러진 요환의 침대맡을 지켰다. 얼마나 충격을 받았으면 쓰러지기까지 했을까? 동수형 일 이후 우울증까지 있었던 형인데 이런 일까지 겹치는 건 너무 가혹하지 않나. 성제가 이런 생각을 하며 침대에 고개를 파묻고 있을 때 누군가가 버럭 화를 냈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야. 사람 아무나 죽일 수 있는 거 아냐. 총이나 갖고 있냐, 이 나쁜 자식아?"

두 사람 모두 깜짝 놀라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러나 다름아닌 요환의 목소리였다.

"문 앞에서 그러고 있지 말고 제발 창문 쪽으로 가주세요......"

이번에는 그의 목소리가 애원조로 바뀌었다. 도대체 어떤 일을 겪었길래 정신을 잃은 형이 이런 헛소리를 하는 것일까?

"진호야, 왜 아직도 몰라? 연성이가 아니란 말야. 그 사람이랑 그 사람들이야. 니가 찾아줘, 난 못해 진호야, 니가 찾아주라고 그랬던 거야......"

요환이 진호의 이름을 부르자, 성제는 그의 손을 꼭 잡고 있던 오른손을 빼고 주머니를 뒤졌다. 요환이 하는 말을 잘 들었다가 진호에게 전해줄 생각이었다. 성제가 메모하려는 것을 알아차린 학승이 종이와 펜을 건네주었다.

"연성아, 안돼, 너 이렇게 되면 난 이제 살 수가 없어, 내가 어떻게 살아......"

성제와 학승은 열심히 귀를 기울였다. 아무래도 헛소리같지가 않았다. 요환형이 무의식속에서 자신이 겪었던 나쁜 기억들을 떠올리고 있는 것 같지 않은가.


"그 사람이 진호까지 해치면......"


그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입을 다물고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깜짝 놀란 성제는 볼펜에 너무 힘을 준 나머지 종이를 뚫어버렸다.


#3
날이 바뀌고 또 바뀌어도 KTF의 올드게이머들은 침울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을 뿐이었다. 진호는 민규와 윤환이 떠드는 소리를 뒤로 하고 하루의 연습을 마감했다. 생각이 너무 많아 항상 잠이 모자랐다.

그는 연성과 했던 대화를 입밖에 내지 않았다. 아직은 모두가 연성이 운 나쁘게도 살충제 때문에 사고를 당한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게다가, 누군가 연성을 고의로 해친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엄청난 일이 아닌가. 그것은 곧 T1 내부의 무언가를 의심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처음 연성을 의심했던 것이 잘못으로 밝혀진 이상 진호는 아무도 의심하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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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bye
05/10/28 00:01
수정 아이콘
지금 열심히 읽고있는데 재밌네요
Swedish_Boy
05/10/28 00:09
수정 아이콘
깔끔하게 정리된 피지알 버전도 재밌긴하지만
이 글은 실시간으로 달리는 추측성 리플들과 봐야 제맛이긴 한대요...^^;
아직까지도 사건의 윤곽이 잘 안잡히고 있으니 덜덜덜;;;
unipolar
05/10/28 00:12
수정 아이콘
^^네. 피지알 버전은 두번 세번 읽으면서 많이 고쳤습니다.
정리해서 파일로 올려달라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걸로 대신하려구요. 오늘부터 이번 주말 동안, 도배가 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적절한 간격으로 전부 다 올릴 생각입니다. 그러면 앞으로는 여기서도 실시간 추측성 리플을 볼 수 있겠죠.
(그런데 추측성 리플은 독자들끼리는 재밌지만 저는 정말 놀라고 또 떨곤 합니다. 가끔 기막히게 맞추시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김연철
05/10/28 00:54
수정 아이콘
와...정말 재밌네요. 설마 부커진의 음모를 알았기때문에 죽는건 아니겠죠? 하하~ 담편이 너무 궁금해집니다.
터치터치
05/10/28 09:50
수정 아이콘
여기까지 봤을때 가스렌지 근처 핏자국과 볼펜, 맥주를 담아서온 아이스박스, 의문의 흉기물체 전체적으로 볼펜을 넣어 얼린 얼음이 흉기라는 생각이 드네요..

요환이 도시가스직원인줄 알고 문을 열어줬을때 흉기같은 건 없었던 것 같구요(경찰에서 당연히 물어봤겠죠) 그렇다면 그 아이스박스안에 있어야 말이 될거구요.(추리소설에서는 단서 될만한 물건들만 제시하죠) 가스렌지근처에 핏자국이 있던건 얼음을 흉기로 쓰고 녹이려고 했던 것 같고 동수를 찔러서 얼음에 묻어있던 피가 가스렌지 근처로 흘렀겠죠....

따라서 굳이 단둘이 맥주를 먹는데 아이스박스로 옮겨온 어색한 이유도 흉기를 담을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자연스럽죠....


동기등등은 모르겠음...담편봐야지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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