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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24 21:29
슬램덩크는 일본 원판으로 전부 가지고 있습니다. 제 인생의 바이블이죠-_- 훗!
실제로 대학교 원서 쓸 때 자기소개서에서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에 '슬램덩크'라고 적었습니다.
05/10/24 21:34
<슬램덩크>의 캐릭터가 모두 '생명력'과 '흡인력'이 있는 것은 철저하게 짜여진 '영화적 시나리오' 때문이죠. 영화 시나리오 작법에 보면 인물마다 (특히 주인공) 저마다의 '확실한 과제'를 각인시키라고 말합니다. 단 과제를 던져주되 그것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죠.
<슬램덩크>의 예로 들자면 강백호에게 첫 과제는 '농구를 통해 소연이와 친해지는 것'이었습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줄거리죠. 하지만 그 과제가 서서히 본질을 드러냅니다. 저마다의 과제를 가지고 있는 다른 팀원과 상대팀들을 만나면서 '스포츠'다운 과제로 자연스럽게 옮겨가는 것이죠. 만약 강백호가 단순히 처음부터 '최고의 농구선수가 되는 것'이나 '전국 제패'를 부르짖었다면 만화의 재미가 80%는 줄어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무겁거나 거리감 있는 과제는 주변인물들(서태웅, 채치수 등)에게 넘겨주고 주인공이 가볍고 공감할 수 있는 과제를 안고 시작하면서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거기에 빨려들어가게 된 것이죠. <슬램덩크>에는 주연급 뿐만 아니라 조연, 단역들도 엄청난 수로 등장하는데 각각의 인물마다 고유의 과제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것들이 자연스럽게 갈등구조를 만들고 이야기가 술술 풀려나가는 훌륭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죠.
05/10/24 21:36
슬램덩크가 대박이 날 수 있었던 이유를 단 한가지만 대라고 하면... 강백호, 즉, 주인공이 결코 잘나지 않았다는 점을 들고 싶습니다. 이전까지 우리가 즐겨보던 만화의 대부분은 주인공은 전지전능하고 우주최강의 능력을 가진 신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만화는 특이하게 주인공이 가장 능력이 없고 어리버리합니다. 그걸 술술 풀어가니 오히려 흡입력이 강해지더군요.
단... 한가지 예외가 있다면... 바로 손오공... gg...
05/10/24 21:37
<슬램덩크>가 처음 일본에서 연재될 당시에 일본에서 농구는 그다지 인기 스포츠가 아니었습니다. 일부 매니아층에서 NBA만 즐기는 정도였죠. 그래서 처음 다케이코 이노우에씨가 원고를 들고 잡지사를 찾아갔을때 "인기 있는 야구나 축구만화를 그리쇼"라고 퇴짜를 맞은 일화는 유명합니다.
그런데도 이 '농구만화'가 흥행과 평론에서 모두 성공한 이유는 '인물'이 살아있었기 때문입니다. '비인기 스포츠였던 농구'라는 종목에 호소한 게 아니라 '농구'를 매개로한 '캐릭터'에 호소한 것이죠.
05/10/24 21:48
viper님/산왕에겐 이겼죠...
아 슬램덩크!!! 말할 필요가없는 만화책.... 우리나라 남성중에서 슬램덩크 안보신분들이 몇분이나 될까요
05/10/24 21:53
저도 들은 얘기지만(전 완전판은 안봤습니다. 집에 예전판이 있어서요) 완전판 번역이 오히려 예전판 보다 못한 경우가 있어서 오히려 예전판을 찾는 분들도 많다고 하더군요. 옥션에선 예전판 전편이 8~10만원 정도에 거래된다는 얘기도.....
머 슬램덩크에 대해 말하자면, 칭찬 말곤 별로 할게 없네요. 아주 초반엔 그림이라도 안 좋았는데 그나마도 후반갈수록 예술적인 그림으로 변해버리는..... 제 친구랑 김xx화백이랑 이노우에가 같은 직업의 사람이라는게 말도 안된다고 우스개 소리를 할 정도로 그림, 내용의 퀄러티가 천지차이죠.
05/10/24 22:04
전 채소연이 .. 둘이 신발사러갈때가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었습니다 (..)
백호 꿈에 나왔던 그 정체모를 채치수도 가끔 떠오르곤합니다..으읔
05/10/24 22:58
작가와 출판사(잡지사?)간의 마찰로 인한 조기 결말이 오히려 만화를 최고의 명작으로 만든 셈이죠.
또 하나 우리나라에서 슬램덩크가 떳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일본캐릭터들의 멋들어진 한글이름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하하하.
05/10/24 23:53
낭만토스님 / ' 내가 없는 곳에서의 NO.1 다툼은 의미없다' <- 이게 원판 대사이고.. 바뀐게 '내가 없는 곳에서 NO.1 다툼은 하지마라' <- 이게 바뀐거에요. 저는 왕 실망.. -_-
'윤대협이 한다' <- 이부분은 능남 대 해남전 시작할때 점프볼 하기 전에 변덕규와 이정환의 대화인데.. 완전판에서 맞게 수정이 된 경우에요. "도내 넘버원 간판은 오늘까지다. 내가 바꿔주겠다." "네겐 무리다 변덕규" "내가 아니다. 윤대협이 한다" 였는데.. 내가 바꿔주겠다가 우리가 바꿔주겠다로 바뀌었죠.
05/10/25 00:04
만화에 몸을 '아주 살짝' 담그려고 생각중일 때 - -;; 친구녀석이랑 우리도 농구만화를 한번 해볼까 하고 생각하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농구하면서 쓸 수 있는 명대사 명장면은 슬램덩크에 다 나온 것 같아서 뭘 더 할만한게 없더라구요 - -;;; 어릴때부터 슬램덩크와 함께 농구해온 탓인지도 모르지만요 ^^
05/10/25 02:04
제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시절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만화였죠. 지금은 친척동생들이 다 가져가 버려 없지만 그냥 읽는 것에 만족 못하고 대사 달달 외우고 만화책에다 색칠까지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같은 경우는 전국대회부분부터는 왠지 몰입이 안되더군요. 후반부에 들어서서 작품특유의 코믹함이 줄어들고 스토리의 패턴이 보이면서 부터는 '재미있네'정도로 봤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하는 경의로운 플레이에 이어 어김없이 묘사되는 최소한 2페이지를 잡아먹는 주변인물들의 반응(주로 놀라는 모습)남발등은 저로서는 조금 불만이었습니다.
05/10/25 08:41
읽었던 것이 고등학교 때인 것 같으니 13~4년쯤 전의 기억입니다. 물론 멋진 작품이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스토리가 사라지고, 오로지 다큐멘터리나 스포츠 중계처럼 농구 경기만 보여주게 되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사연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법한 주인공의 친구들은 단순한 응원단으로만 전락하고, 작은 사건 한둘은 생길만한 사랑 전선도 밋밋하기 그지 없는.. 물론 중심은 '농구'지만 2~3권에 걸쳐 한 경기만 묘사하는 것은 조금 심하다 싶었던 기억이 나네요.
05/10/25 09:43
강백호도 농구는 좀 어리버리하지만 ...... 쌈질 하나는... =ㅅ= 그 정대만 일당과의 농구연습실에서의 한판은... 허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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