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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10/22 03:52:26 |
Name |
김호철 |
Subject |
임요환 없으면 스타는 망한다?? |
오늘 임요환선수의 결승전진출에 대한 여러 스타커뮤니티의 반응..
그 반응이 얼마나 뜨거웠을까요?
뭐 굳이 말 안해도 다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뭐..그냥..
난리죠..난리^^
세상에 이런 난리도 없을 듯 싶습니다.
전 오늘 마침 파이터포럼에 나온 기사 하나를 보았습니다.
온겜 VOD서비스 시청률에 대해서 말이죠.
시청률1위가 임요환vs도진광 815대첩이 150만의 조회수를 기록했더군요.
참..말이 150만이지..얼마나 많은 숫자입니까?
거기다가
역대 VOD시청률 1~10위까지 모두 임요환선수의 경기들이더군요.
정말 할말을 잃었습니다.
제글의 제목...
조금 품위있고 보기 좋게 가다듬어 표현할 수도 있었습니다만
어차피 그말이 그말인데...라는 생각으로 그냥 제목 작성했습니다.
표현이 조금 거북스럽더라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지금은 박정석,강민팬이지만 저의 첫사랑(아..민망;;;)은 김동수선수입니다.
몇년전 저는 김동수팬으로서 피지알에 첨으로 발을 들여놓게 되었죠.
그러다가 김동수선수가 은퇴했습니다.
그래서 김동수선수선수의 은퇴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는 글도 썼었고 정말 운좋게도 김동수선수 본인이 제글에 직접 댓글을 달아 준 기분좋은 추억도 있습니다.^^
그러한 저의 글에 다른 김동수팬분들도 저와 같은 아쉬움의 댓글을 달았었는데 뜬금없이 임요환팬분 몇몇분도 댓글을 달더군요.
'임요환선수 은퇴하면 난리 나겠군요 ..'
'전 임요환선수 팬입니다. 골수 팬이죠.
김동수님 팬은 아니지만...몇자 적자면...
김동수선수가 과거에 은퇴할때 그의 많은 팬들과 프토유저들이 아쉬워했을테고 님과같은 사람이 생겼을텐데요.
그런점에서 비추어보자면 .
내년에 임요환선수가 잠시 게임계를 떠나서 군대에 가게 될텐데.
그또한 한편의 은퇴라고 할수도 있겠죠.(2년간의 공백이 이바닥에선 엄청나기에...) 그렇게 되면 저를 비롯한 많은 임선수의 팬들이나 테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이윤열이나 서지훈에게 다시 의지하고 그들에게 환호 할수는 없을것 같네요...그리고 덧붙여 말하면 김동수님의 은퇴보다 훨씬더 큰 스타계에 파장이 일어날수도 있겠죠.
지금 잘나가는 임요환의 기량과 그의 게임수준에서가 아니라.
"임.요.환"이라는 이름석자때문에...'
(참고로 이때가 2003년 6월경이었습니다.)
전 저 댓글이 상당히 못마땅했었죠.^^
김동수선수 관련글에 왜 임요환팬이 임요환선수 얘기하냐고 말이죠..
그 당시 온리 김동수팬이고...김동수선수외에는 다른 선수에게 관심조차 없었던...심지어 임요환선수한테도 관심없었던(꼭 팬으로서가 아니라 그냥 일반적인 관심도 말입니다.) 골수 김동수팬인 저로서는 임요환팬의 저 댓글은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 임요환 한명 없다고 스타가 망하냐? 오바하지 마라..임요환을 너무 치켜세우네..쳇'
이런 불만만 저에게 생기게 했죠.
오로지 김동수라는 선수 한명만 바라보고 스타리그를 시청했던 저로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세월은 흘러 바야흐로 이제 지금..
저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예전과 똑같이 '임요환 없으면 스타 망한다'는 명제 아닌 명제를 계속 헛소리로 치부하고 있을까요?
일단 먼저 결론을 말하자면
저 명제를 거의 인정합니다.
인정이면 인정이지 무슨 또 거의 인정은 또 뭐냐? 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망하지는 않는데 확실히 스타리그의 인기가 식는다..그것도 많이..
한선수가 은퇴한 영향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뭐랄까?...이제까지 스타리그의 중심축이 흔들린다는 느낌..
골수김동수팬이었던 저에게 김동수선수의 은퇴는 상당한 공허감을 안겨주었죠.
김동수 때문에...김동수때문에 스타리그를 보는 것인데
김동수가 없다면 무슨 낙으로 더이상 스타리그를 볼 것인가?
그 후 한동안 전 정말로 스타리그를 보지 않았습니다.
한동안 게임방송과는 담을 쌓고 지냈죠...
그러다가 또 뭐...조금씩 보다가 강민,박정석선수 때문에 보고 있습니다만
아무리 그렇다한들
제 첫사랑(:::)인 김동수선수한테 가졌던 열정과 흥분, 관심도에 비해 지금의 관심은 떨어진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나마 제가 플토팬이다 보니 김동수선수의 빈 자리를 다른 선수가 조금 채워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임요환팬분들은 조금 다를 것 같네요.
테란팬이라서 임요환선수를 좋아했고
임요환선수가 은퇴하고 나면 다른 테란선수팬이 된다....
이게 가능할까 말입니다..
더군다나 테란이고 뭐고간에
임요환선수를 첨 보고 바로 거기서 임요환선수라는 사람자체의 매력에 빠져서 팬이 된 경우라면 더더욱 더 말이죠..
여기에 대한 답은 제가 굳이 하지 않겠습니다.
그 답은 골수임요환팬이라면 너무나 잘 알고 있을테니까요^^
김동수선수 은퇴후부터 전 드디어 온리김동수라는 '스타리그 천상천하 유아독존 가림토사상'에서 벗어나서 다른 플토선수에게도..또한 꼭 플토가 아니더라도 다른 종족의 선수에게도 관심을 갖는...특정선수의 팬임과 동시에 스타계 전체의 판도에까지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제가 관심을 가지는 그 다른 선수의 중심에는 항상 임요환선수가 있었죠.
이슈와 화제거리를 가장 많이 몰고다니는 선수였으니 말이죠.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e스포츠..스타리그에서의 임요환선수의 위상과 영향력이 엄청나게 크다는 걸 점점 확실하게 느꼈습니다.
제가 얼마전 프로게임단을 지원해줄 스폰서에 관한 글을 썼을때
임요환선수를 걸어다니는 스폰서라고 표현했습니다.
임요환선수는 이미 일개 프로게이머가 아닙니다.
임요환이라는 사람자체가 e스포츠의 역사...혼이라고나 할까요?
지금의 e스포츠의 역사나 발전현황, 기록등을 얘기할때 임요환선수를 빠뜨리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남자들만의 새로운 문화..스타리그..
초창기 스타방송에서의 관중석에는 거의 다 남자팬들뿐이었습니다.
선수응원소리도 전부 굵직굵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여자분들의 곱고 여린 응원소리가 힘찹니다.
남자들만의 전유물이 될 거 같았던 스타리그에 최초로 여성팬의 유입을 일으켰던 장본인..
지금은 거의 모든 선수들에게도 여자팬들이 일반화 되었습니다만
최초..원조라고 하면 역시 임요환선수죠.^^
그 외에도
프로게이머 중 최초,유일하게
공중파방송 CF출연,
공중파방송 뉴스 단독인터뷰,
영화출연,
청와대초대,
공군사관학교초청,
그 외 각종 사회적 이벤트 등등..
일일히 나열하기도 힘들군요..
오락에 미친 폐인집단으로 소수매니아만의 그늘진 문화로 남을 수도 있었던..
사회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로 낙인찍혔을지도 몰랐던..
그런 아슬아슬한 태생적 한계를 가진 스타리그를..
이젠 당당히 e스포츠라는 이름을 내걸수 있게 되었다는 거...
그 배경엔 임요환선수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분'이라는 임요환선수의 별명..
누가 첨에 지었는지 모르겠으나 참으로 임요환선수한테 딱 어울리는 별명이라 생각됩니다.
게시판에서 다른 글을 보니 그분이라는 의미가 원래는 안좋은 의도로 지어졌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제가 위에서 말한 임요환선수가 e스포츠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영향력을 생각하면 역시 그분이라고 불릴 수 밖에 없죠.
프로게이머계의 큰형님.대부,큰손,메시아...이런 의미로서의 그분 말입니다.
임요환팬분들은 종종 말합니다.
'임요환 은퇴하면 난 더 이상 스타리그를 보지 않고 관심 끊을 것이다.'
물론 다른 선수팬분들도 이런 소리 합니다만
임요환팬분들이 말하는 경우와는 차원이 틀리죠.
어떤 임요환팬분이 무심코 내뱉은
'임요환 은퇴하면 난 더 이상 스타리그를 보지 않고 관심 끊을 것이다.'
이 한마디가 향후 스타리그의 미래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제가 말한다면 너무 과장일까요?
'내가 좋아하는 선수만 있으면 됐지...아무리 임요환이 최고인기선수라고 해도 내가 임요환팬이 아닌데 은퇴하던 말던 나와 무슨 상관이냐?
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조금 더 넓게 생각해보면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가 A라고 가정한다면
A선수가 다른 선수와 경기할때랑
그리고
A선수가 임요환선수와 경기할때랑
A선수가 하는 경기에 대한 관심의 비중이 똑같은지 묻고 싶군요.
아무리 자신이 임요환팬이 아니라 할지라도 자기가 팬인 선수와 임요환선수와의 경기는 또 하나의 재미와 흥분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그러한 임요환 선수가 없다면
그 하나의 흥미요소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이처럼 임요환선수의 존재는 임요환팬이 아닌 분들에게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평소에 관심 못받던 선수들은
임요환선수와 경기하고 나면 갑자기 일시적으로나마 관심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굳이 누구누구라고 언급하진 않겠지만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임요환선수가 결승진출했는데 지금 이정도의 팬들의 반응이라면...
우승했을때의 반응..
그리고
흣날 은퇴했을때의 반응..
생각만 해도 그냥 덜덜덜입니다.^^
임요환선수가 언젠가 은퇴한다면
스타리그의 인기는 잠시 일시적으로만 휘청거리다가 다시 예전처럼의 인기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김빠진 맥주가 될 것인가?
우리가 살면서 들이마시고 숨쉬는 공기라는 존재..
바쁘게 살다보면 평소에 공기의 존재조차 잊고 삽니다.
하지만 천재지변이나 기상이변으로 공기가 사라져 호흡에 곤란을 느끼게 된다면
그때서야 공기가 얼마나 소중한 건지 다시금 느끼게 되죠.
지금은 임요환선수가 스타계에 멀쩡히 건재하고 있습니다.
스타리그의 인기도 높구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 계속된다면 스타리그의 미래는 앞으로도 밝습니다.
그래서 임요환선수가 없다고 해도 스타리그의 인기에 별 지장이 없을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지금 이 생각을 하는 이 순간에도
임요환선수는 아직 있습니다.
지금 있단 말이죠.
하지만
임요환선수가 은퇴한 현실이 막상 닥쳤을때도 낙관적인 생각이 들지는 의문입니다.
물론 가장 정확한 결론은 막상 닥쳐봐야 알겠지만 말입니다.
소위 임까라 불리는 안티임요환팬 여러분..
임요환선수 있을때 잘합시다.^^
임까분들이 그렇게 부르짖는
'임요환 빨리 군대가라!!''
진짜로 임요환선수 군대가면
그게 임까분들한테 정말 좋은 일일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될때입니다.
제생각으로는 임까분들에게 임요환선수가 없어진다면 무슨 낙으로 스타리그에 계속 정을 붙일지 궁금하군요.^^
그리고 임빠분들도 임까분들을 너무 매도하지 말구요.
임빠나 임까나 임요환선수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면에서는 똑같은 임요환사랑 아닙니까?
빠나 까나 동전의 양면이라고 생각되네요..
까가 없는 선수는 그만큼 빠도 없지요.
임요환선수에 대한 글을 쓰다보니 두서없이 자꾸 길어지네요..
제가 원래 임요환선수에 대한 몇개의 글을 생각하고 있었고
그 중 하나를 지금 이렇게 올립니다만
사실 제글의 주제가 태클이 많이 들어올 가능성이 너무 높아서 글 올리기가 무서워서(;;;) 올릴까 말까 고민하고 있던 차에
오늘 날이 날인지라^^
지금이라면 한번 올려도 괜찮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제가 얼마전 올렸던
'문준희, 유일한 포스트임요환'이라는 글에 달렸던 부정적인 댓글들을 보니까
제가 단순히 외모의 우열로 포스트임요환을 거론하는 것처럼 보였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제 글의 의도는 임요환선수와 똑같은 선수를 의미하는 포스트임요환이 아니라 임요환선수의 위상이라는 면에서의 포스트임요환을 의미했었다는 점..
그리고
아무 생각없이 어떤 한 선수를 임요환선수와 동급취급하면서 띄워주려는 게 아니라 스타리그의 장기적인 인기유지에 대한 관점에서 말한 것이었다는 점을 지금 말해드립니다.
좀 더 얘기 할 게 많으나
글이 너무 길어지고 머리도 아프네요..
제대로 글 마무리 짓지도 못하고 이만 써야겠습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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