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
2005/10/22 00:20:11 |
Name |
니오 |
Subject |
그들의 눈물은 우리의 감동입니다. |
눈팅경력 몇해만에 피지알 첫글이군요..
박지호의 눈물..
'다자신있어' 아이디로 입장한 박지호선수, 천군백마의 팬을 동반한 황제에게 마치 오늘은 다웟과 골리앗의 싸움이고, 결국 내가 이긴다 외치는듯 보였습니다.. 1경기를 잡고 카메라의 비친 그의 기쁨은 이미 승자의 그것이었습니다. 2경기 후 그는 웃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그토록 최면을 걸었던 로얄로드의 주인공이 되는 자신의 모습이 막상 현실로 눈앞에 다가오니, 심장이 멈출듯 초조해 보였습니다.
그러한 조급함으로 유리했던 3경기를 놓친후, 고개를 저으며 스스로를 채찍질해야 했던 그 모습에서 그가 얼마나 승리를 갈망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난 할 수 있다, 침착하자, 침착하자, 침착하자.. 내가 결승으로 간다.."
5경기 직전, 어느새 그 자신에 가득차있던 스피릿의 눈빛은 온데간데 없고, 갑자기 사냥감이 되어 추적당하는 두려움이 엿보입니다. 그러고 결국 패배가 확정되자, 그는 카메라에 비추어지지 않을만큼만 눈가를 적십니다.. 패자의 눈물.. 그러나 맹세컨데, 오늘 어느 누구도 당신을 패자라 부르지는 못할것입니다. 당신의 무서운 잠재력에 모두가 놀랬으니까요. 어느누구도 앞으로 당신과의 한판을 장담하지 못할테니까요.
임요환의 눈물..
큰실수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좌절한 1경기후, 황제의 살기어린 눈빛도 2경기 시작전에는 차츰 녹아버린듯 했습니다.
3경기 직전 주훈감독이 말했더라죠, 준비한 작전같은거에 연연하지 말구 맘대로 해보라구, 스스로 경기를 느껴보라구.. 그러나 센터배럭 취소시키면서 저는 황제가 조금씩 자신의 패배를 준비하는, 기나긴 여정의 끝을 예감하는 표정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포기할수는 없었겠죠. 60여만명의 그의 팬들이 아직 포기하고 못하고 있는것을 황제는 분명 육감으로 느꼈을겁니다. 쓰러질떄 쓰러지더라도, 숨이 차오를만큼 올랐더라도 말입니다.. 대역전의 발판을 마련할수 있던 3경기, 부정할 수 없은 팬들의 힘입니다. 그들의 눈이 황제를 바라보고 있었기에, 피투성이 몸으로 끝까지 버텨본거라 생각합니다.
황제는 축복받은 게이머임이 틀림없습니다. 적어도 그는 다른 게이머보다는 훨씬 많은 팬이라는 짐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으니.. 그 짐이 너무 버거워 넘어질떄도 있었지만, 짐을 바닥에 내팽겨두고 떠나지 않는 한, 결국은 다시금 일어서게 하는 '이유'가 되니 말입니다.
그가 승리를 확정짓고 자리를 박차고 환호한 모습은, 결승전에서나 볼수 있는 승자의 눈물은, 그가 얼마나 패배에 가까이 갔다 왔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는 알것입니다. 포기하지 않음이 자신의 팬들에게 얼마나 큰 감동을 줄 수 있는지 새삼 또다시 깨달을것입니다.
그들의 눈물..
..이 있기에 게임은 우리에게 이젠 게임 그 이상의 것이 되어버린듯 합니다. 그들의 눈물에 함께 울고 웃기에, 우리는 가보지 않아도 연습실에서 땀을 쏟는 그들을 쉽게 상상해 보고, 그들과 희노애락를 같이할 수 있는것 같습니다.
그들의 눈물이 있는한, 스타크래프트는 영원할 것만 같습니다. 박지호, 임요환 두선수 정말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