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10/19 23:53:17
Name EndLEss_MAy
Subject 죽고 싶은 날.
누구라도 일생을 살다보면 말예요.

'아, 정말 죽고싶다..'

이런 날이 있는것 같아요.

저에겐 요즘이 딱 그런 때입니다.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전 운동선수입니다.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많이 따는 종목, 쇼트트랙 선수예요.

요즘은 정말 하루하루가 쉽지가 않네요.

내년으로 10년이 되는 선수생활 동안에,

이렇게 힘든 시기가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몸이 힘들다면 그건 보람있는 날들로 생각하겠지만,

마음이 힘드니까 참 괴롭네요.

시즌 첫 시합이 한달정도밖에 남지 않은 시기인데,

컨디션이 끝도 모를 하락세입니다.

내일이면 괜찮아 지겠지, 다시 감각이 살아날꺼야..

자세훈련도 해보고, 운동의 강도를 높여도 보고..

하지만 백약이 무효네요.

알고 있는 문제점들은 고쳐지지도 않고..

원래 지난04~05 시즌이 끝나고 군에 입대하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미련이라는 참 무서운 녀석이 제 발목을 붙들었습니다.

올해만 하자. 은퇴를 하자..

이제 목표는 '메달'이 아닌 '은퇴'(어떤 분야에서 성공을 이루고 물러나는 것을 은퇴라

하죠..)이지만, 이게 정말 쉽지가 않네요.

몸이 피로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하루7시간의 운동량을 줄여보았는데도 소식은 없네요.

올해 22살입니다만 몸도 예전같지 않네요.

스무살때엔 3시간을 자든 2시간을 자든, 술을 먹고 자든 다음날 새벽운동이 너끈했는데

이젠 숙면을 취해도 힘에 부칩니다.

이런 날, 위로해줄 친구들은 다 군복무중..ㅠ.ㅜ

정말, 세상에 혼자 남아버린 느낌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날라보아요~
05/10/20 00:06
수정 아이콘
지난 번 우리나라에서 쇼트트랙 대회한다고 많이 관전 와달라고 글 쓰신 분이네요..
어떤 한 분야에서 성공을 이룬다는게 참 어려운것 같네요
정말 많은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하죠..
(물론 Endless_May님의 노력이 부족하단 말은 아닙니다. 전 Endless님이 얼마나 노력 하셨는지는 알길이 없죠;;)
저도 현재 24살에 평범 지극히 평범한 대학생이지만..
Endless님 같은 생각이 우리 같이 젊은 사람들이 항상 하는 생각인거 같네요..
물론 Endless님 처럼 육체적인 노력이 아닐찌언정..
정말 피땀 흘려가면서 공부하시는 분들,
힘들게 실기 준비하면서 연습하시는 분들,
회사 다니시면서 힘들게 직장생활 하시는 분들,
햇볕도 잘 안드는 연구실에서 힘들게 연구하시는 분들,
그리고 혹시라도 이 글을 볼지도 모르는 구석진 숙소에서 연습을 하고 계신 프로게이머분들,
또 그 연습과 노력을 헛되지 않도록 빛나게 해주시는 모든 캐스터, 해설분들까지...

앞을 향해 달려가기 위해서

그 "힘듦"을 이겨내면서 노력하고 계시는 PGR의 모든 분들..화이팅입니다...^^
[S&F]-Lions71
05/10/20 00:06
수정 아이콘
생각이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죽음을 입에 이렇게 쉽게 올리다니... 참 실망스럽습니다.
이제 21년여 살아놓고 죽음을 논할 정도로
인생이 간단한 것이 아닙니다.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습니다.
지금 하는 일에서 성공을 이루지 못해도 다른 것을 찾을 시간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제 부친은 환갑되시던 해에 공부를 더 해야겠다 하시더니
은퇴하시고 미국의 한 대학교에서 정치학과 연구원으로 1년간 일하시더군요.
학문에 뜻을 둔 자식에게 보여주기 위함이었는지
진정 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 였는지는 모르지만
세상을 쉽게 쉽게 살려고 했던 나에게 굉장한 자극이 되었습니다.

하던대로만 계속 열심히 하면 성공하는 경우는 아주 드뭅니다.
아직은 실망하지 마세요.
70정도 되어서 아직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실망해도 탓하지 않겠습니다.
XoltCounteR
05/10/20 00:13
수정 아이콘
[S&F]-Lions71님///정말 힘들어하시는 분인것 같은데 어조가 너무 강하시군요. 나름데로 힘을 주시려는것은 이해가 됩니다만, '실망'이라는 단어는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되는 단어입니다.(참 실망스럽다니요....)
사람 속은 모르는 거라고, 사정에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말씀하시는것 같습니다.

PS:전 아버지가 고1때 딱한번 저한태 실망하셨다고 했는데, 평생 못잊을것 같습니다. '실망'이라는 단어, 진지하게 말하면 할수록 임펙트가 최연성 탱크만큼 ㄷㄷㄷ입니다..-_-
05/10/20 00:26
수정 아이콘
[S&F]-Lions71님.. 당장 먹고 살기 힘들기만 해도
아 세상 x같다..그냥 콱 죽고 싶다..
이런생각 드는사람 아주 많습니다..-_-;;;;
용역일 다니면서 절실히 느꼈구요.
나이와는 별로 상관 없는 것 같네요.
05/10/20 00:51
수정 아이콘
그럴 때가 있지요.
심정적으로는 그런 마음 들어도 입 밖에 내기는 힘든 말이죠.
고등학교 2학년 때 나름대로 계기가 있었는데 절대 '죽고 싶다'는 말은 하지 않기로 했고 가능한 생각도 하지 말자고 결심했죠.
지금까지 그 결심을 지켜오고 있죠.
오죽하면 그럴까~ 생각도 합니다만 죽기를 각오하고 산다면 다 극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힘내세요~ 혼자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보이지 않게 나를 돕는 천사가 있다고 생각하시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셨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김경송
05/10/20 01:11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누구나 다 그런 생각을 가지곤 하고...
또 세상누구보다 자신이 절실하다는 생각을 많이합니다.
그럴때일수록 서로에게 기대기도하고 진심을 털어놓기도 해야 좋은데...
사실저도 요즘 무척 힘들지만;;

털어놓을곳이 없어서 너무 아쉬워요 ㅠㅠ
youreinme
05/10/20 01:47
수정 아이콘
저는 운동선수가 아니지만,
농구에 미쳐 살던 제가, 2년 전 어깨부상을 당하고는 완전 좌절모드였죠.
하고 싶은 운동이 잘 안될 때 느끼는 좌절감.. 정말 말로 할 수 없죠.

일단 마음가짐부터 긍정적으로 바꿔보시길..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을 하다보면 컨디션도 돌아오고.. 더 나아지지 않을까요.
힘내세요.
[S&F]-Lions71
05/10/20 02:32
수정 아이콘
XoltCounteR 님//
사람에 따라 사용하는 어조를 달리 해야겠지요?
님처럼 첨뵙는 분에게는 강한 어조의 글은 쓰지 않습니다.
EndLEss_MAy 님에게 남긴 자극적인 글은
이 정도는 받아들여 이해할 것이라는 믿음과
그간 보여온 모습에 대한 사적인 호감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다른 분들이 보기에 어떨까 하는 부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보기 불편한 글을 남겨서 미안합니다.

steel4d 님 //
세상 X같다...고 느끼면서도 수십년을 살아온 분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나이와의 상관 관계는 몰라도
힘든세상을 얼마나 오랫동안 겪어 왔는가 하는 것은 중요하지요.
세상은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닙니다.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누구에게나 이세상은 다 힘듭니다.
얼마나 잘 견디며 버티는지가 중요하지요.
부모님이 계시다면 그분들이 이 X같은 세상 겪어온 얘기를 한번 들어보시면 좋을 겁니다.
영혼을위한술
05/10/20 11:10
수정 아이콘
세상살다보면 죽고싶은 날이 있을때도있지만
살고싶은날도 있고
행복한날도 있습니다^^;;
EndLEss_MAy님 우린 아직 젊쟎아요(저도 20대+_+)

힘들어도 포기하지말고 좀더 힘내자고요//
세상 그까이것 머 별거 있습니까?(많죠 네 많습니다-_-;;;;넝담)

죽을정도 각오로 세상살면 못할거 하나없을듯합니다^^
그러니 좀더 화이팅!!!

p.s 어떤 드라마에서 봤는데 ...
주인공이 이런 대사 하더군요;;

"포기할때는 많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Love.of.Tears.
05/10/20 13:45
수정 아이콘
EndLEss_MAy님 당신의 그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세상을 살다 어려운 일이 많아서 죽고 싶을 때가 많아도
죽고 싶다라고 말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데 용기가 많으신 것 같습니다

인생은 희노애락이 있지요
즐거운 시간은 별로 없는것 같지만 없진 않습니다..

조금의 즐거움과 세상의 빛을 벗삼아 살아야 합니다..
어둠을 이겨야죠 ... 화이팅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7513 3년하고도 2개월 반만에... [9] 영혼을위한술3771 05/10/20 3771 0
17512 진정한 괴물...선동열 [40] 로베르트5146 05/10/20 5146 0
17511 그분과 박지호 선수의 경기예상 [25] 미센4825 05/10/20 4825 0
17509 요즘 돌아보는 어린시절의 추억 1화 - 보드게임 - [13] RedTail4059 05/10/20 4059 0
17508 [임요환의 배틀배틀] 응원 메시지 '치어풀'의 위력 [3] 세윤이삼촌3981 05/10/20 3981 0
17506 [MLB]네이버 뉴스 보다가.... [3] 친절한 메딕씨4279 05/10/20 4279 0
17504 프렌차이즈의 힘!!!!!!!!!!! [13] 해맏사내4417 05/10/20 4417 0
17503 두번째로..글 올려봅니다. [4] Romance...4410 05/10/20 4410 0
17500 화려한 날은 가고 [70] 공룡5766 05/10/20 5766 0
17499 표절의 댓가. [19] seed5135 05/10/20 5135 0
17498 죽고 싶은 날. [10] EndLEss_MAy4175 05/10/19 4175 0
17497 "미 틴 놈, 힘 빼지마 ............" [12] 라구요4315 05/10/19 4315 0
17495 O.M.T(One Man Team) [20] legend5024 05/10/19 5024 0
17494 무너지는 투신... 혹사에 의한 슬럼프? [35] 진공두뇌6270 05/10/19 6270 0
17493 동종족 연속 출전 금지 조항이 부활해야 하지 않을까 [57] 김연우6865 05/10/19 6865 0
17492 2005 프로야구, 삼성의 한국 시리즈 우승을 축하합니다. [36] 저녁달빛4425 05/10/19 4425 0
17491 한빛.. [27] silence4387 05/10/19 4387 0
17490 15줄을 채우는게 어렵나요...?? [16] 못된녀석...3997 05/10/19 3997 0
17489 SK VS 삼성 다음주 빅메치 정말 볼만할듯 보여집니다. [36] 초보랜덤5211 05/10/19 5211 0
17488 [잡담] 군대와 인생. [13] 웅컁컁♡3955 05/10/19 3955 0
17487 무섭게 변해버린 티원 [46] 공중산책5715 05/10/19 5715 0
17486 슬램덩크와 나루토에 대한 나의 생각... [20] lost myself4430 05/10/19 4430 0
17484 With regard to Albert Pujols... [9] 0.2 Angstrom4235 05/10/19 423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